뭐 이렇게 자주 들어와 보고 매일 도장을 찍지만, 역시 무언가 기록을 남기는 건 부담스럽다.
임시 저장 되어 있는 글들은, 다시 불러와 들여다 보면 철지난 옷처럼 뭔가 촌스럽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차마 지우지는 못하고 불러오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
알라딘은 16년 기념 행사를 하고 평소에 그닥 궁금하지 않았던 내 16주년 기록을 보여 준다.
http://www.aladin.co.kr/events/eventbook.aspx?pn=150701_16th_records&custno=15703
2000년 2월에 첫 주문을 한 것 치고는 그리 많은 책을 구입하지는 않았다. 구매한 순서는 28,042번째니 알라딘에 대한 내 애정 치고는 그 진심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약소한 구매 금액이다. 알라딘으로서는 그리 만족스러운 고객은 아닐 듯. 자주 들락 거리긴 하지만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ㅋㅋ
그래도 맨 처음 큰 인터넷 서점에서 이쪽으로 건너올 때 가졌던 느낌 - 알라딘이 가졌던 그 순수하고 소박한 느낌-은 나만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크게 변질되지 않고 여전한 것 같아 다행이다. 이곳은 분명 상업적인 서점인데, 돈을 쓰면서도 기분 좋게 하는 이상한 공간이다. 서점이 가지는 묘한 매력. 그리고 이 곳에서 만난 몇 명의 알라디너들은 중독성이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오랜만에 와서 민망하고 할 이야기가 없으니 괜히 대문에 걸려있는 알라딘 16주년을 꺼리 삼아 끄적거려 본다. 요새 중고등학교 시험 기간이라 두 아이 모두 각자 자기 방에서 조용하고, 덕분에 난 수업도 없는 일주일을 맞아 오랜만에 휴가 인듯 휴가 아닌 휴가 같은 휴가를 보내고 있다.
당신이 현재와 같은 독서 패턴을 계속 유지하신다면,
당신은 80세까지 2,190권의 책을 더 읽으실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 알라딘과 함께해 주세요
이 구절이 제일 마음에 드는데, 그래도 드는 생각은, 80세까지 지금보다 더 건강하게 살고, 2,190권보다 더 많은 책을 읽으리라...그때까지 알라딘과 함께 하려면 이곳이 문을 닫지 않도록 (망하지 않도록...이라고 썼다가 너무 표현이 과격해서 바꿈) 꾸준히 지갑을 여는 것도 잊지 않아야겠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