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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 타인의 생각 훔치기,‘멘탈리스트’가 되는 길
토르스텐 하베너 지음, 신혜원 옮김 / 위즈덤피플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힘든 일을 많이 만나지만 일 문제보다는 사람문제로 발생하는 어려움이 더욱 많다. 세상 모든 일이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해야 할 경우가 많은데 함께 일하는 사람끼리 화합이 안 되면 일은 물론이고 자신도 무척 힘들어진다. 게다가 상대방과 의사소통이 잘 안될 때는 정말 죽을 맛이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만 있어도 뱃속이 편할 텐데...알다가도 모를 게 사람마음이다.
내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드리는가의 문제이고, 상대방의 말 역시 내 마음에 와 닿아야 비로소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된다. 말 자체가 아니라 서로에게 필요한 말인지의 여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내 마음도 모르는 상황에서.
여기 타인의 생각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데 마술사로 직업을 시작하여 멘탈리스트(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람)를 전문 직업으로 가진 사람이다. 저자의 말을 들어보면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것은 어떤 마술이나, 기행이 아니라 남다른 관찰의 노력이라고 한다. 즉 사람은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어 생각하는 것을 몸으로 표현하게 되고, 몸으로 나타나는 것은 마음의 결과라고 한다. 실제로 이 책을 읽어보면 사람의 동작과 표정 하나만으로도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필자의 흥미를 끈 부분은 눈동자와 입모습의 변화를 통해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하는 부분이다. 이 내용은 어려운 훈련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남다른 관찰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이라 상대방의 표정을 조금만 신경 써서 보면 알 수 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사람이 장면이나 그림과 관련된 것을 생각할 때는 눈이 위쪽으로 움직이고, 그 사람이 소리, 잡음 혹은 말소리 같은 것을 의식할 때는 눈이 바로 옆쪽으로 움직이며, 어떤 느낌적인 것, 즉 움직임이 느껴질 때는 눈이 아래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교통신호등에서 빨간 불이 위에 있나요? 아니면 초록불이 위에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 사람의 눈은 자연스럽게 오른쪽 위로 움직이고, ”당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생각해보세요.“라고 질문하면 눈은 수평으로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또 ”당신은 겨울에 따뜻하고 안락한 집에 있다가 추운 바깥으로 나올 때 어떤 느낌이 드나요?“라고 질문하면 눈은 왼쪽 아래로 움직인다. 느낌에 대한 것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재미있지 않는가?
따라서 마치 마술 같은 상황을 만들어 놓고 한 사람을 불러 아래처럼 질문한 후 그 사람의 눈동자를 보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 “당신은 지금 숲 속의 새를 보거나, 경보소리를 듣거나, 기름진 피자를 먹을 수 있습니다. 이들 중에서 한 가지를 생각해 주세요.” 세 가지 질문의 특징은 첫 번째 질문은 사물을 보는 것, 두 번째 질문은 소리를 듣는 것, 세 번째 질문은 느낌에 대한 것이다. 위의 내용을 보면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눈의 위치가 달라질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것.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순간 인간에 대한 신비감은 사라지고,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 됨으로써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갖게 된다.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됨으로써 외톨이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그린 영화도 있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것을 해 주기 위해서는, 그리고 내 주장을 상대방에게 보다 적절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필요는 있을 것 같다. 그러다보니 저자처럼 전문멘탈리스트가 될 필요는 없겠지만 간단한 훈련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제안은 한 귀로 듣고 흘러버리기에는 무척 솔깃한 제안이다. 관심 있으면 책을 한번 읽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