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금요일, 11일에 정성이는 학교 RCY에서 야영을 했다. 방과후에 책가방 집에 던져놓고 야영가방을 가지고 다시 학교에 등교해서 하룻밤을 운동장에서 텐트치고 자는 행사.
무스탕이는 지난주 화요일에 출근했다가, 수요일에 오전엔 엄마랑 찜방에 가시 기운빼고 오후에 야영준비로 동네를 뒤지고 다니고, 목요일에 출근했다가, 금요일에 야영준비 + 진행으로 토요일 새벽 1시에 귀가를 했다가, 토요일, 일요일에 다시 출근을 하는 강행군을 펼쳤는데..
2. 금요일 야영 프로그램중에 '담력훈련'이 있었다. 귀신의상을 대여해서 5층 건물 전체를 소등하고 곳곳에 분장한 선생님들, 학부모님들이 숨어있다 아이들을 놀래켜 주는 행사다.
난 제일 간단한 '미술실에서 드라큐라로 분장해 보기'를 맡아서 숨어있었는데, 귀신으로 분장은 안하고 여분 [백발마녀가발]만 뒤집어 쓰고 미술실로 들어오는 아이들앞에 쓰~윽 나타나는 정도의 놀래킴만 줬다.
3. 근데, 한 아이가 놀래서 도망을 가다 계단 3~4개 정도를 남기고 발을 삐끗해서 계단에서 떨어졌고 복숭아뼈의 뼛조각이 튀면서 인대를 건드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순식간에 발목은 부어오르고 아이는 아프다고 통곡을 하고.. 어찌나 미안하던지.. ㅠ.ㅠ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서 있었을 일이고 그래도 그 아이는 다쳤을테지만 그래도 참 미안하다. 저녁에 학교에서 잠도 못자고 엄마가 데리러 와서 차로 싣고 갔는데 그 아이 엄마는 '애들이 놀다보면 그럴수도 있지요. 그리고 워낙 발목이 약해서 잘 다쳐요' 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이해해 주셔서 감사하고 그래도 사고없이 잘 놀수 있었으면 훨씬 좋았을텐데 아쉽다.
4. 결국 비가와서 힘들게 쳐 놓은 텐테에선 잠도 못자고 침낭만 가지고 들어와서 1층 교실에서 잤다는..
5. 그제 월요일에 1시 20분이 조금 넘어서 지성이의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지성이가 좀 다쳤다고..
어떤 아이랑 주먹다짐이 있었는데 입술 옆을 다쳐서 찢어졌는데 병원에 가봐야 할것 같다고 보건선생님이 말씀하신다. 얼른 차를 갖고 학교에 가보니 왼쪽 아랫입술 끝부분이 1cm정도 찢어졌다. 에이.. 젠장..
얼른 평촌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싣고 달려갔고 치과선생님이 보시더니 천공(빵꾸가 났다지요)됐으니 안팍으로 다 꼬매야 한단다. 엉엉엉~~~ 정작 다친 지성이보다 보고있는 내가 더 아프다.. ㅠㅠㅠㅠ
6. 그래서 입 주변에 마취주사를 놓고(치과에서 잇몸에 놓는 마취주사랑 같은거래요) 안으로 다섯바늘 겉으로 네바늘을 꼬매고 밴드를 붙이고 항생제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아서 돌아왔다.
다음날, 화요일에 치과로 바로 외래 접수해서 소독을 하고 1주일 후인 다음주 월요일즈음에 실밥을 푸르잔다.
에휴.. 밥먹기도 불편했고 세수하기도 불편했고 덕분에 월요일 저녁엔 이도 안닦고 잤다 -_-
7. 어제 화요일에 담임선생님 수업이 없는 시간에 학교로 찾아가서 사건의 전말(?)을 전해듣고 주먹을 날린 아이의 경위서도 읽고 학교에서 그 아이에게 취한 조취도 듣고 그 아이의 보호자 연락처도 받아오고..
평소 문제가 있는 아이는 아니라 그러고 둘의 사소한 오해가 투닥거림으로 이어졌는데 지성이는 한대를 날린반면 그 애는 세 대를 때리면서 그 와중에 입술이 이에 제대로 부딪혀 입술이 터져버린것이다.
어제 학교가 끝나자마자 지성이를 태우고 다시 병원으로 가서 소독을 하고 다음주 월요일 예약도 하고 돌아왔다.
8. 그 아이의 엄마가 어제 오후에 전화를 걸어와서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몇 번을 말씀하시며 평소 그런 아이가 아닌데 순간 욱- 했던것 같다고, 아이 아빠에게도 혼나고 엄마에게도 혼나고 그랬다고, 치료비를 보내줄테니 계좌번호를 알려달라 그런다.
치료비가 문제가 아니라 얼굴에 흉이 남는거라서 더 미안하다 그런다. 그 아이가 초등학교때 누구의 실수가 아니라 혼자의 실수로 이마가 찢어져서 꼬맨일이 있어서 얼만큼의 상처인지 잘 알고 그래서 더 미안하다고..
9. 어제 병원으로 가는 길에 고가도로를 지나는 길이 있는데 오른편에서 합류하는 지점에서 들어오던 차가 내가 사각에 있었던지 거침없이 계속 돌진을 하여 난 중앙분리대와 그 차 사이에 낑기는 사고를 당할뻔 했다.
암만봐도 차선변경을 멈출 생각을 안하고 계속 밀고들어오길래 클락션을 길게 눌러줘서 그 차의 운전자는 놀라 급히 핸들을 꺽었고 몇 번을 계속 미안하다 하니 내가 뭘 더 어쩌겠나.. 에휴..
10. 참 아이들 키우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