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써니'가 허리우드의 블록버스터들 속에서 선전중이라는 기사를 읽고 이 영화가 생각보다 잘 나가네.. 했던건 사실이다. (뭐, 특별히 이 영화가 잘 나갈까? 생각했던건 아니지만 왠지 의외네? 싶었다)

 처음 이런 영화가 개봉한다고 했을때 친구들이랑 보러 갈까.. 싶었지만 그건 생각에서 멈췄고 영화가 궁금한 난 오늘 영화를 보러 동네 극장으로 갔다. 

 영화의 시작은 지금의 나이든 친구들로 시작을 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어진다. 유호정을 영화로 본건 처음이다. 검색해 보니 취화선을 찍었던데 그 영화는 안봤으니 패스~  


친정 엄마가 입원해 있는 병원엘 갔다가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친구 하춘화(진희경). 단박에 나미(유호정)를 알아본 춘화는 몇 달 살지 못할 암환자였고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보고 싶다는 춘화의 부탁으로 나미는 옛날 친구들을 찾기 시작한다. 

  

사소한 것들이 이유가 되어 친구가 무조건 싫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하고,
친구라는 것은 또 다른 '나'이기에 '하나를 건드리는건 우리를 건드리는 거다' 라고 믿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던 것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    

 

친구 모두가 잘 살고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같이 속상하고 같이 울어준다. 

오랜 시간이 흘러 각자 다른 위치에서, 여건에서 지내는 친구들이지만 그런건 큰 문제가 안된다. 

옛날 느낌이 그대로 남아 있지는 않겠지만 20여년 만에 만나도 서먹하지 않고 바로 손잡고 수다를 떨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건 친구들만의 특권이다. 

영화의 마지막은 정말 영화같이 마무리가 되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나도 친구들이랑 저런 마지막을 보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나미와 그의 친구들의 고등학생 시절을 보면서 좀 오버스러운 부분이 많다라고 느낀건 영화상의 시대적 배경이 내가 고등학교를 지냈던 시절이랑 엊비슷할거 같아서 많이 비교가 됐는데 난 그렇게까지 화려한(?)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았던것 같아 영화에 완전 흡수되긴 어려웠다. 

나도 고등학교때 친구들이랑 지금까지 만나고 있고 2년 후면 우리가 만난지 꽉 찬 30년이 되는데 기념으로 좋은 시간 갖자고 친구들한테 말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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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2011-05-12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부분을 차지한 신나는 음악과 약간의 감동만으로도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제게는...;;;
중학생 두 아이와 함께 봤는데 아이들도 재밌어 하더라구요.
써니에 나왔던 노래들을 열심히 검색해서 듣곤 하네요.^^

제게도 춘화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쓰다가 금새 제 잘못을 깨닫고 마네요.
그런 친구가 있어서 제게 뭘 남겨줄진 모르겠지만... 그냥 살아서 함께 추억을 공유하는 편이 훨씬 더 행복할 것 같아요 ..^^

무스탕 2011-05-13 09:01   좋아요 0 | URL
저는 고딩시절 친구들이랑 놀기만 했지 모임을 만든다거나 어디 가입한다거나 그런적도 없었고 학교에서 비빔밥을 해먹은적도 없었고 소각장 근처도 가본적이 없기 때문에 사실 많은 부분이 참 오버스럽다.. 생각하며 봤어요.
친구들끼리 욕이라고 해봤자 '이년아' '지랄하네' 정도가 다 였지요;;
그래도 노래들은 충분히 익숙한 곡들이어서 무척 편안하고 반갑게 들었어요 ^^

춘화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는건 저도에요. 말씀대로 뭘 주고 받기보다 같이 지내기 멋진 친구잖아요 :)

순오기 2011-05-13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호정 나온 취화선은 봤는데, 이 영화는 별로 안 땡기고~~ 법정스님의 의자가 보고 싶어요.

무스탕 2011-05-13 09:04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께서 이 영화를 보신다면 저처럼 '쫌 아냐..' 하실것 같아요. 추억을 곱씹는 내용들이 오버스러운 부분이 꽤 많았거든요. 그래도 친구들과의 시간을 떠올리기 좋았고 흥겨웠어요.
법정스님의 의자는 상영관이 별로 없을듯 싶어요. 이런류의 영화는 아무래도 흥행에서 떨어져서 극장주들이 선호하는 영화가 아닐테니까요. 그게 아쉽죠.

소나무집 2011-05-13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글을 읽고는 극장으로 달려간 사람입니다. 울다 웃다... 민주화 투쟁하는 오빠들 옆에서 생각없이 쌈질하는 장면에서 자꾸 눈물이 나더라구요.
저도 님처럼 완전 흡수될 수 없었어요. 우린 넘 모범샘으로 고딩 시절을 보냈나 봐요. ^^

무스탕 2011-05-13 14:33   좋아요 0 | URL
5%만 가오;;를 덜 잡았더라면 더 공감대를 형성할수 있었을텐데 째끔 아쉬운 영화였지만 그래도 잘 보고 왔어요, 전 ^^
전 정말 소심범생이었나봐요.(그렇다고 공부나 잘 했으면 할 말이나 있지ㅠㅠ) 집이 불광동이었고 학교가 청량리였는데 3년 다니는 동안 종로에서 버스를 내려본게 2~3번 되나 싶어요. 명동도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나갔었다니까요;;;
청량리 주변에 고대,경희대,외대가 있어서 참 데모 많이 당했고 최루탄도 많이 먹었었어요. 근데 그 데모 대열이랑 마주친적은 없었는데.. ( ")

섬사이 2011-05-13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저의 고등학교 적 친구들은 1년에 한 번 만나기도 힘들어요.
사는 곳도 제각각이고, 일하느라 바쁜 친구도 있고, 아이 챙기랴 주말이면 시댁가랴, 좀처럼 다같이 모일 기회를 갖기 어려워요.
영화정보프로그램에서 이 영화에 대한 소개가 나올 때마다 전 이 영화보다는 그냥 친구들이 보고싶어지더라구요. ^^

무스탕 2011-05-13 20:35   좋아요 0 | URL
전 친구들 세 명이 서울에 살고 저만 군포에 살아서 만날땐 주로 명동이나 대학로에서 만나요. 저만 조금 고생하면 나머진 편하거든요. 다행이랄까 셋은 직장엘 다니고 저만 놀아요. ㅎㅎㅎ
1년에 4~5번 만날까 싶어요. 어느해는 망년회도 제때 못해 해 넘겨 만나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도 그렇게 만나도 좋아요. 아마 그렇게 어렵게 만나서 더 좋은가봐요 :)
 

 이번 4월에도 영화를 못 보고 그냥 넘기려나 했던 참인데 어제 갑자기 맘이 바뀌었다. 한 편이라도 봐야 속이 편하겠다, 싶어서 부랴부랴 예매를 하고 아침에 달려 나갔다. 

 남과 북이 대치한 상황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만 만들수 있는 영화의 종류를 대부분 보는 편이다. 무슨 생각에선지 이런류의 영화는 꼭 봐줘야 할것 같은 맘이 든다;;

 그동안 '공동경비구역 JSA' 나 '쉬리' , '웰컴 투 동막골' , '태극기 휘날리며' , '만남의 광장' 등을 봤고 이 영화도 내 맘을 당겼다.  

 

 경기도 평택의 어느 마을.
 가진것도 별로 없고 잘 먹고 살기도
 힘들지만 얼마 안되는 마을 사람들은
 서로 도와가며 농사도 짓고
 아이들도 키워가며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어느날 전쟁이 났다는 뉴스를 듣지만
 당장 눈앞에 벌어지는 일이 아니니
 순박한 사람들은 강 건너 불구경이고
 마을에 인민군이 들어와도
 그들이 적인지 아닌지
 구분도 못한다. 





 

 그렇지만 어느 시대,
 어느 상황이고
 나름 바삐 머리굴려가며
 본인에게, 내 가족에게
 피해가지 말라고
 잽싸게 돌아서는 사람은
 있는 법이고

 


 

 그렇지 않던 사람들도
 본의든 타의든 살아남기 위해
 적에게 수그리고 들어가는건
 어쩔수 없는 사람살이다. 

 

 



 


 그 속에서도 사랑은
 생겨나는 법이고
 오래된 바램이라면
 그건 전쟁의 신 에일레스도
 꺽을수 없는 법.. 

 

 

  

영화는 웰컴 투 동막골과 같은 패턴으로 흐를것인가 싶었지만 이 영화엔 아군이 안나온다.
아, 아주 안나오는건 아니지만 동막골처럼 군인들간의 대치로 진행되는 영화는 아니다. 

몇몇 장면에서 편집의 아쉬움을 느끼게 해 줬고, 오버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코미디로도 아쉬웠고, 로맨스로도 아쉬웠고, 긴장감도 아쉬웠고, 설득력도 부족했다. 
(아쉽고 부족한것 투성이네.. 정려원이 오랜만에 찍은 영화여서 기대가 컸나부다 -_-)

엔딩 크래딧이 올라갈때 현지 주민들의 당시 증언이 나오는데 전쟁이란 어떤 이념, 어떤 말로도 정당화 될수 없는, 있어서도 생각조차 해서도 안되는 일이란걸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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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04-2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은 영화에 나오는 대사중에서.. :)

마노아 2011-04-28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시적이에요. 언급한 영화들은 저도 모두 보았네요. 이 영화 빼고...
만남의 광장이 생각보다 많이 별로여서 당시 좀 실망했어요.
이 작품도 그런 느낌일까 싶어 아직은 고민 중이에요.^^

무스탕 2011-04-29 10:03   좋아요 0 | URL
사실 영화에서 저 대사는 그렇게 시적이지 못한 대사인데 저것만 뚝 떼어놓고 보니 그래 보이기도 하네요. ㅎㅎㅎ
만남의 광장이 좀 임펙트가 약하긴 했지요. 아무래도 저런 남북의 대치를 소제로 삼는 영화에 코메디는 잘 만들어 내기가 어려운가봐요.
이 영화는 많이 권하지는 않을 작정이에요;;;;

따라쟁이 2011-04-28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망설이고 있는 이유가 동막골아류작 같은 느낌이 날까봐. 저는 동막골이 너무 너무 좋았거든요.

무스탕 2011-04-29 10:05   좋아요 0 | URL
동막골은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말이에요.
이 영화의 개봉으로 다시한번 동막골이 거론되고 있어요. 어쩔수 없을것 같아요. 그렇게 비슷한 요소를 많이 갖고 시작했으니 어쩌겠어요.
따라님. 망설이지 마시고 결정을 내리세욧-! (뭘?)

따라쟁이 2011-05-03 17:03   좋아요 0 | URL
결정을 내렸는데.. 안해요 ㅠㅠ 내가 가는 극장에서는 안해요 ㅠㅠ

무스탕 2011-05-04 09:21   좋아요 0 | URL
이 참에 J군이랑 멀리 바람쐬러 나가세요. 기회에요! :)

chika 2011-04-29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http://blog.aladin.co.kr/lifewith_/4754115

무스탕 2011-04-30 14:33   좋아요 0 | URL
어므낫~☆ 휘리릭~~~ (치카님 서재로 넘어가는 소리)

마녀고양이 2011-04-2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최근에 영화 하나도 못 보고 있습니다.. 엉엉.

무스탕 2011-04-30 14:34   좋아요 0 | URL
그렇게 바쁘셔서야 영화는 커녕 티비 드라마 한 편 보기도 힘드시겠어요.
짬을 내서 한 편 땡겨보시지요 ^^

2011-05-02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2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4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4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1-05-04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전에 정년퇴임하신 어느 선생님이 평택 어느 농촌마을 출신이신데, 마을에 북한군이 왔을 때 아이들 모아놓고 가르쳐주었다는 북한군가를 불러주신 적이 있어요. 아마 이 영화속 세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스탕 2011-05-04 17:35   좋아요 0 | URL
정말 그랬을수 있겠어요. 엔딩 크레딧 올라갈때 나온 동네 주민 아주머니 말씀도 북에서 내려온 인민군들이 어린 학생들이라서 안스러웠다 그러고 누구네집 사랑에서 지내고 여기(그 아주머니네)서도 지내고 그랬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런 기억이 있으신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면 남다른 느낌이시겠어요.

순오기 2011-05-06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아쉬운 영화였어요. 그래도 마지막 10분은 괜찮았지만...

무스탕 2011-05-06 14:21   좋아요 0 | URL
동막골보다 이 영화가 먼저 나왔다 해도 좀 아쉬웠을듯 싶어요.
김주혁에게서 파워를 전혀 못 느낀게 전 젤루 아쉬웠죠.

2011-05-06 1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6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느 영화였더라.. 안양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가 상영예정 안내 팜플렛을 보고 이런 영화도 곧 개봉을 하는구나, 잠깐 팜플렛을 읽어보다 봐야겠다! 생각을 하고 오늘 개봉을 기다렸다. 

 그런데, 이 영화는 평소 내 행동 반경내에 있는 극장(그러니까, 울 동네 아니면 안양권)에선 상영을 하지 않아 오늘은 특별히 수원까지 나가는 수고를 해야 했지만 그 결과는 절대 아깝지 않은 수고였다. 

 흔하게 접하기 어려운 인도 영화고 생전 처음 보는 배우들만 나온다. 이런 부분은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잘 접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도 한다. 

어딘지 일반인과는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지만 있는대로 받아들이고 순수를 지니고 있고 머리는 특히나 좋은 칸은 모든걸 이해하고 제대로 알려주려 노력하고 사랑이 넘치는 엄마와 살다가 엄마가 돌아가시자 미국의 동생에게로 온다. 

 

동생의 권유로 화장품 판매를 하다 만난 여인 만디라를 사랑하게 되고, 이혼녀에 아이까지 딸렸지만 그런건 그녀와 결혼하는데 아무런 방해 요소도 되지 않는다. 

2001년 미국에 9.11 테러가 일어나고 연달아 터지는 사고로 칸은 대통령을 만나야만 하는 이유가 생기는데.. (자, 늘 그렇지만 오늘 개봉한 영화니까 내용도 여기까지만.. ^^)

 

영화를 보면서 귀를 즐겁게 해주는 OST는 영화의 재미도 배가시켜주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도록 도와준다. (나한테 그런 영화중 하나는 '브룩크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이 영화의 음악은 어딘지 낯이 선 인도의 음악들이어서 잠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들으면서 아, 정말 인도 영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칸의 엄마가 칸에게 세상 사람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영화의 진행 내내, 그러니까 칸이 살아가는 동안 엄마의 말은 칸이 세계를 보고 사람을 대하는 모든 부분의 척도가 되고 그 척도는 절대 틀리지도 비틀리지도 않았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칸에게 맞춰져 있을때 내 마음 한 켠을 잡은건 칸의 동생이었다. 아무래도 타인과 다른 칸에게 신경을 더 쓰는 엄마에게 섭섭함을 느낀 동생은 그렇다고 형에게 원망을 할수도 없고 어디서 보상을 받을수도 없지만 결국 가족, 형제 사이에는 조건없는 사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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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3-29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듬 극장에 안가서 볼 영화가 밀렸어요. 이 영화도 보고 싶고...

무스탕 2011-03-29 10:23   좋아요 0 | URL
꽤 괜찮은 영화에요. 아이들이랑 보셔도 좋을거에요 ^^
근데, 이제 막내까지 고등학생이 되어서 시간 맞추기가 더 어려우시죠? 그게 아쉬워요..

꿈꾸는섬 2011-03-29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이 즐겁게 보셨다니 저도 보고 싶은데 아무래도 우리 동네 상영관에서도 안 할 것 같은 불길함이......
무스탕님 잘 지내고 계시죠? 얼른 봄이 오고 꽃이 피고 그랬으면 좋겠어요.ㅎㅎ

무스탕 2011-03-30 13:46   좋아요 0 | URL
좋은 영화에요. 근데 이 영화 상영관이 정말 별로 없어서 아쉬워요. 꿈섬님도 보시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래도 날이 좋아요. 바람도 안불고 볕도 좋구요 ^^
 

 개봉 전부터 많은 기대를 품게 만든 영화였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이나 작품상이라는 타이틀도 무척 매혹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주제가 색달라서 더더 기대되고 보고싶은 작품이었다. 

 말더듬이 왕이라니! 이런 망극할때가.. 

 물론 왕도 사람이고 말더듬이가 될수도 있지만 보통의 생각에 그런 왕이 있다해도 어디 드러내놓고 왈가왈부를 할 수 있냐 말이다. 하긴, 이건 영화니까 말더듬이 왕도 다루고 동성애자 왕도 다루고 그러지.. 그래서 영화는 좋다. 

어려서부터 말을 더듬는 습관때문에 주눅들어 사는 영국의 둘째왕자 버티는 자신이 왕의 자리를 이어받지 않는 둘째라는게 얼마나 안심이 됐었을까? 그렇지만 왕자이기 때문에 산속에 숨어서 살수는 없고 국민앞에 나서기도 해야 하고 그들 앞에서 연설도 해야 한다. 

  

아.. 저 마이크가 사람 잡아먹는 아귀도 아니구만 저 앞에만 서면 왜 그렇게 식은땀이 나고 입 벙긋 하기가 어려운 것인지.. 마이크와 맞장떠서 이겨본적이 없다. 항상 패자의 자리에 머물던 그를 가슴 펴고 자식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아빠 어땠어?' 당당하게 만들어준 공로는 그의 현명한 아내와 마음의 빗장을 풀어놓게 도와준 언어치료사 로그에게 있다. 

 

농담삼아 진담섞어 '아직도 W가 불안하다'고 말하는 로그에게 '조금은 더듬어야 난줄 알지'라 대답해 주는 왕의 위트. 

항상 남편의 옆에서 용기를 주고 어려움을 같이 해결해 나갈수 있도록 노력해준 버티의 아내가 없었다면 그는 힘든 왕 노롯을 제대로 할수 있었을까 싶었다. 

그동안 왕이 나오는 영화는 대부분이 시대물이었기에 이렇게 현대적이고 기존 관념을 깨버리는 영화는 무척 새로웠다. 두 딸 앞에서 펭귄흉내를 내며 무릎으로 걷기도 하고 자기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자 욕도 남발하는 왕이라니.. 

영화는 전체적으로 밝은 빛 없는 무채색의 진행이었지만 내 눈에는 어둠 걷히는 새벽빛으로 보였다. 

 

 

영화랑 관련 없는 이야기.. 

집에서 안양으로 버스를 타고 가면 약 20분이 조금 안걸린다. 오늘 타고 간 버스의 운전기사 아저씨는 이 20여분동안 반대 차선에서 오는 아는 기사 아저씨에겐 일일이 손을 흔들어 아는 척을 했고 가끔 백미러로 뒤에 오는 차를 앞으로 보내는 손짓도 하고 그랬다.  

내릴때쯤 되니까 이어폰을 끼기는 했지만 핸드폰 통화도 하고 버스 정류장에 정차를 할때마다 앞차와는 50cm도 안 되게 서는듯한 버릇이 있었다 (기사 아저씨 바로 뒷자리에 앉았거덩요) 

영화를 다 보고 집에 오려고 버스를 탔는데, 얼라.. 아침에 그 아저씨다 -_- 여전히 귀엔 이어폰이 꽂혀 있었고 여전히 반대편 차선의 차량, 옆 차선의 차량을 대부분 참견했고 버스를 세우는 버릇도 마찬가지였다. 

승객 입장에선 불안하다고요. 전방주시의 의무를 게을리 하지 말것이며, 공포를 조성하는 운전말고 주행을 느끼지 않는 안전운전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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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1-03-18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던데요. 출발 비디오여행에서 이 영화 소개 보고 저도 보고 싶어지더라구요. 콜린 퍼스의 영국식 발음, 좋아요.

무스탕 2011-03-18 17:51   좋아요 0 | URL
글쎄말이에요. 전 몰랐어요. 조지 6세가 말더듬이었다는 사실을.
영화에서 조금 어린 엘리자베스 2세와 조금 큰 엘리자베스 2세를(동생과 같이) 몇 번 보여주는데 이쁘더군요 +_+

책가방 2011-03-18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토요일 오후에 애들이랑 같이 보려고 아껴뒀어요..^^

(영화와 관련없는 이야기)
예전에 (세상에 이런일이)였는지 그 비슷한 프로그램에서였는지에 나온 적이 있는 버스기사분이 우리동네에 있답니다.
승차하는 손님께 일일이 인사하시고 (뭐 여기까지는 좋아요^^) 운전하는 내내 직접 구워온 CD로 음악방송을 하더라구요. 물론 멘트도 하구요. 방송에서는 명물로 소개를 했지만 직접 그 버스를 타본 저로서는 좀 불안하더군요. 남자는 여자와 달리 두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기가 힘들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던지라 방송하다가 혹시라도 운전에 소홀할까봐 내내 제가 전방주시를 했다는..ㅋ

무스탕 2011-03-18 17:53   좋아요 0 | URL
네. 애들이랑 보셔도 좋을 영화에요 :)

오늘 제가 탄 버스 기사아저씨도 오르는 승객마다 거의 인사는 하더라구요. 근데 그 다음에 주행중에 그렇게 산만할수가 없는거에요. 4차선에서 1차선 왔다갔다는 기본이고요 -_-++
막 달리다 정류장 다가와서 갑자기 감속하려니 차가 쏠리는것도 거의 매번이고.. 하여간 맘에 안드는 운전기사아저씨였어요.

마노아 2011-03-18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둠 걷히는 새벽빛! 멋진 표현이에요.
어이쿠, 그 기사님 사람 잡으실라.. 승객 불안하고 앞뒤 차들도 불안하게시리...ㅜ.ㅜ

무스탕 2011-03-18 17:55   좋아요 0 | URL
전쟁이라는 울고 싶고 외면하고 싶은 시기와 자기의 콤플렉스 때문에 영화가 밝은 수는 없겠지만 그걸 노력해서 이겨나가는 모습이 뿌듯한 영화였지요 ^^
뭣보다 왕비가 참 멋지더군요. 너무 나대서 참견하는 것도 아니고 방관하는 것도 아니고 격려와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을거에요.

세실 2011-03-19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은 영화예요. 내일 가야지~~~
인간적인 왕이라서 더 와닿을듯^*^
실화였군요.

무스탕 2011-03-19 15:53   좋아요 0 | URL
저 왕이 진짜 왕인지, 그냥 조금 고급스러운 동네 아저씨인지 친근하더라구요. 내일 꼭 보세요. 요거 보시고 시간 또 나실때 '굿모니 에브리원'도 보시구요 ^^

마녀고양이 2011-03-19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빛.. 이거 표현 좋은데요. 저두 그런 느낌이예요~
그런데 그 기사 아저씨, 너무 불안하군요. 저두 공감해요. 무섭다구요~

무스탕 2011-03-20 23:16   좋아요 0 | URL
노력과 응원이 어떤 결과를 주는지 보여주었지요 ^^
기사아저씨들이 난폭운전을 할때 전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요. 저 아저씨도 자기 목숨 걸렸으니까 함부로 운전하는건 아닐거야.. 그러면서요 ㅠ.ㅠ

후애(厚愛) 2011-03-20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정말 인기가 많군요.
나중에 찾아봐야겠어요.^^

무스탕 2011-03-20 23:17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괜찮은 영화에요. 남편님이랑 같이 보세요. 남편님도 좋아하실듯 싶어요 :)
 

 어제 오후에 갑자기 예매를 하고 영화를 봤다. 근데, 이번 영화는, 크크크, 그동안 착실히 모은 CGV 포인트로 공짜로 보고 왔다. 공짜로 보는 영화는 조조로 예매를 해도 일괄 8천 포인트를 감하기 때문에 구태여 아침 일찍 집을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 그래서 12시 5분에 시작하는 2회로 예매를 하고 천천히 집을 나서 극장엘 갔더니.. 오마이가뜨!  

 나 혼자서 영화를 보고 왔다. 올레~~~ 

 (난 전날 예매를 했기에 확보된 관객이었지만 만약 한 명도 관객이 없으면 필름을 아예 안돌리려나..? --a) 

가장 먼저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한다는 지방 방송국 새벽 프로그램 PD였던 베키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고가 되고 운 좋게 구한 조금 더 큰 방송국 PD로서 맡은 첫 프로그램 역시 아침 일찍 시작하는, 시청율 최하의 '데이 브레이크' 

 

프로그램도 살리고 자신도 살아남고자 명앵커고 유명했던 마이크(해리슨 포드)를 꼬시고 협박해서 끌어 들이지만 시청율은 쉽게 오르지 않고 서로 의견 충돌만 계속된다. 

6주후 프로그램을 종료시키겠다는 최후의 통첩을 받은 베키는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프로그램의 해부에 나서는데.. 

까지만 하고 끝. 오늘 개봉한 영화인데 더 이야기 하면 재미 읎지용~~~ ^ㅠ^ 

 

베키가 레이첼 맥아덤즈 라는거, '시간 여행자의 아내' 였다는거 사실 몰랐다. 집에와서 검색해 보고 알았다. 꾸미기 나름이겠지만 이 영화에서의 레이첼이 더 어려보였다. 

해리슨 포드를 오랜만에 봤는데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아, 저 아저씨도 늙었구나.. 싶었다. 그렇지만 늙은 모습의 해리슨 포드였지만 영화에서 첫 등장은 참 터프하게도 나와주신다. 역시 해리슨! 

돈을 벌기위해 일을 하는건지, 일을 하려고 밥을 먹고 사는건지, 하여간 하는 일이 방송국 피디고 맡은 프로그램이 뉴스쪽이다 보니 베키는 모든 일을 무심히 보아 넘기지 않았고 그런 그녀의 생활은 연애도 제대로 하지 못할정도의 무의식중의 압박을 받고 매일매일을 살아갔다. 

과거 무슨상을 몇 번 받고, 누구를 알고, 어떤 유명세를 치뤘더라도 시대에 맞게 변화하지 못하고 독야청청 지내는 독불장군 마이크나, 미인대회 출신에 11년동안 14명의 피디를 갈아치운 늙은여우같은 콜린(다이안 키튼)은 어디서고 환영받지 못했지만 일에 대한 열정을 활활 불태우는 어린 피디의 불꽃엔 녹아내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전설의 앵커든, 늙은여우든, 열정을 태워먹고 사는 어린 피디는, 티비에는 얼굴 한 번 나오지 않는 스텝이든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그들을 똘똘뭉쳐 드림팀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영양분이다.

 영화 내내 해리슨 포드의 양말이 참 눈에 띄였다. 한번도 웃지 않고 매사에 투덜대는 캐릭터이면서 일부러 저런걸 신었겠지, 했지만 그래도 참 겉도는 느낌이면서 재미있는 느낌이면서 오묘하게 신경쓰였다. 

 지금 이 장면에서의 해리슨 포드가 노인네 같이 담배피는 손을 살살 떨면서 한 말이 내내 기억에 남았다. 

BUT I 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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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1-03-17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아...해리슨 포드가...많이 늙었네요..에구에구...

레이첼 맥아담스는..셜록 홈즈에서 꽤 이쁘게 나왔다죠.

무스탕 2011-03-17 17:46   좋아요 0 | URL
정말 많이 늙었더라구요. 아직도 전 '에어포스원'을 재미있게 보는데 그 해리슨은 찾아볼수가 없어요 ㅠ.ㅠ
셜록 홈즈는 안봤어요. 아까 레이첼 검색하며 스틸컷 몇 개 보니 이쁘게 나왔더군요 +_+

다락방 2011-03-17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비밀 댓글로 달아주셔도 되는데요, 이 영화에서 설마 레이첼 맥아담스 하고 해리슨 포드하고 사귀나요? 헐리우드는 늙은 남자들과 젊은 여자들을 종종 연결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저는 이 영화에서도 혹시 그런건 아닐까 좀.. 그러나요?

무스탕 2011-03-17 17:47   좋아요 0 | URL
ㅋㅋㅋ 아래서 나인님이 궁금해서 저녁 조금밖에 못 드시라고 알려주지 마라시는데.. ^^

2011-03-17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3-17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오후에 영화를 볼수도 있었는데 점심 먹고서 바다꿈까지 꾸면서 잠깐 엎드려 조느라고 못갔어요 ㅠㅠ 그리고 오늘부터 시작하는 영화들이 여러 편 있어서 선택을 금방 못하겠더라고요.
내일 오후엔 시간이 맞으면 이 영화부터 볼까봐요. 졸지 말고 ㅋㅋ

(다락방님한테 갈켜주지 말으래요~~~ 궁금하게 ㅋㅋ)

무스탕 2011-03-17 17:54   좋아요 0 | URL
바다까지 보셨어요? 그것도 나름 좋은 시간이셨겠어요 :)
저도 다음주에 시간이 어찌될지 몰라서 오늘 부랴부랴 달려나갔었지요. 내일은 '킹스 스피치' 보려구요. 3월에 마구 달리고 있습니다 ^^
이 영화도 좋구요, 오늘 예고편 본 영화에 '내 이름은 칸'도 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요건 다음주 24일 목요일 개봉이래요 :)

다락방 2011-03-17 17:57   좋아요 0 | URL
아, hnine님! 빵터졌어요. ㅋㅋㅋㅋㅋ

무스탕 2011-03-18 08:33   좋아요 0 | URL
제가 꿰매 드립지요. ㅎㅎㅎ

마노아 2011-03-18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셜록홈즈 봤는데 거기서 레이첼 맥아덤즈가 뭐로 나왔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나요...;;;;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기억이 나는데 말입죠. 이 영화 어글리 트루스를 떠올리게 하네요. ^^

무스탕 2011-03-18 08:33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는 안보고 사진 몇 장 봤는데 이쁘더라구요. 시간여행자랑 셜록이랑 이 영화랑, 세 영화에서의 레이첼의 분위기가 다 틀려요. 마노아님도 이 영화 보세요. 재미있어요 :)

다락방 2011-03-18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첼 맥아담스는 노트북에도 나왔었어요.

무스탕 2011-03-18 13:06   좋아요 0 | URL
노트북도 안봤어요 -_-;;;
레이첼 맥아담스를 안건 '시간여행자의 아내' 부터인데 벌써 몇 편의 영화에서 그녀를 만나네요. 오~

책가방 2011-03-18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셜록홈즈에 나온 여인이 저 여인이었군요. 봐도 모른다는..ㅋ

텅빈 영화관에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단 둘이었다면 그림이 훨씬 예뻤을 것 같은 느낌...^^


무스탕 2011-03-18 17:49   좋아요 0 | URL
전 시간여행자.. 를 봤는데도 몰라봤는데요, 뭘;;

텅 빈 영화관에 혼자 낄낄대며 늘어져서 영화보다가 다 끝나고 불이 켜지니까 뒤에서 누군가가 앞으로 걸어가는거에요. 그래서 누가 중간에 들어왔나? 했더니 극장 직원이 나가는 출구 열어 놓으려고 들어왔던거더라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