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써니'가 허리우드의 블록버스터들 속에서 선전중이라는 기사를 읽고 이 영화가 생각보다 잘 나가네.. 했던건 사실이다. (뭐, 특별히 이 영화가 잘 나갈까? 생각했던건 아니지만 왠지 의외네? 싶었다)

 처음 이런 영화가 개봉한다고 했을때 친구들이랑 보러 갈까.. 싶었지만 그건 생각에서 멈췄고 영화가 궁금한 난 오늘 영화를 보러 동네 극장으로 갔다. 

 영화의 시작은 지금의 나이든 친구들로 시작을 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어진다. 유호정을 영화로 본건 처음이다. 검색해 보니 취화선을 찍었던데 그 영화는 안봤으니 패스~  


친정 엄마가 입원해 있는 병원엘 갔다가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친구 하춘화(진희경). 단박에 나미(유호정)를 알아본 춘화는 몇 달 살지 못할 암환자였고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보고 싶다는 춘화의 부탁으로 나미는 옛날 친구들을 찾기 시작한다. 

  

사소한 것들이 이유가 되어 친구가 무조건 싫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하고,
친구라는 것은 또 다른 '나'이기에 '하나를 건드리는건 우리를 건드리는 거다' 라고 믿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던 것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    

 

친구 모두가 잘 살고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같이 속상하고 같이 울어준다. 

오랜 시간이 흘러 각자 다른 위치에서, 여건에서 지내는 친구들이지만 그런건 큰 문제가 안된다. 

옛날 느낌이 그대로 남아 있지는 않겠지만 20여년 만에 만나도 서먹하지 않고 바로 손잡고 수다를 떨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건 친구들만의 특권이다. 

영화의 마지막은 정말 영화같이 마무리가 되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나도 친구들이랑 저런 마지막을 보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나미와 그의 친구들의 고등학생 시절을 보면서 좀 오버스러운 부분이 많다라고 느낀건 영화상의 시대적 배경이 내가 고등학교를 지냈던 시절이랑 엊비슷할거 같아서 많이 비교가 됐는데 난 그렇게까지 화려한(?)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았던것 같아 영화에 완전 흡수되긴 어려웠다. 

나도 고등학교때 친구들이랑 지금까지 만나고 있고 2년 후면 우리가 만난지 꽉 찬 30년이 되는데 기념으로 좋은 시간 갖자고 친구들한테 말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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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2011-05-12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부분을 차지한 신나는 음악과 약간의 감동만으로도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제게는...;;;
중학생 두 아이와 함께 봤는데 아이들도 재밌어 하더라구요.
써니에 나왔던 노래들을 열심히 검색해서 듣곤 하네요.^^

제게도 춘화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쓰다가 금새 제 잘못을 깨닫고 마네요.
그런 친구가 있어서 제게 뭘 남겨줄진 모르겠지만... 그냥 살아서 함께 추억을 공유하는 편이 훨씬 더 행복할 것 같아요 ..^^

무스탕 2011-05-13 09:01   좋아요 0 | URL
저는 고딩시절 친구들이랑 놀기만 했지 모임을 만든다거나 어디 가입한다거나 그런적도 없었고 학교에서 비빔밥을 해먹은적도 없었고 소각장 근처도 가본적이 없기 때문에 사실 많은 부분이 참 오버스럽다.. 생각하며 봤어요.
친구들끼리 욕이라고 해봤자 '이년아' '지랄하네' 정도가 다 였지요;;
그래도 노래들은 충분히 익숙한 곡들이어서 무척 편안하고 반갑게 들었어요 ^^

춘화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는건 저도에요. 말씀대로 뭘 주고 받기보다 같이 지내기 멋진 친구잖아요 :)

순오기 2011-05-13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호정 나온 취화선은 봤는데, 이 영화는 별로 안 땡기고~~ 법정스님의 의자가 보고 싶어요.

무스탕 2011-05-13 09:04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께서 이 영화를 보신다면 저처럼 '쫌 아냐..' 하실것 같아요. 추억을 곱씹는 내용들이 오버스러운 부분이 꽤 많았거든요. 그래도 친구들과의 시간을 떠올리기 좋았고 흥겨웠어요.
법정스님의 의자는 상영관이 별로 없을듯 싶어요. 이런류의 영화는 아무래도 흥행에서 떨어져서 극장주들이 선호하는 영화가 아닐테니까요. 그게 아쉽죠.

소나무집 2011-05-13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글을 읽고는 극장으로 달려간 사람입니다. 울다 웃다... 민주화 투쟁하는 오빠들 옆에서 생각없이 쌈질하는 장면에서 자꾸 눈물이 나더라구요.
저도 님처럼 완전 흡수될 수 없었어요. 우린 넘 모범샘으로 고딩 시절을 보냈나 봐요. ^^

무스탕 2011-05-13 14:33   좋아요 0 | URL
5%만 가오;;를 덜 잡았더라면 더 공감대를 형성할수 있었을텐데 째끔 아쉬운 영화였지만 그래도 잘 보고 왔어요, 전 ^^
전 정말 소심범생이었나봐요.(그렇다고 공부나 잘 했으면 할 말이나 있지ㅠㅠ) 집이 불광동이었고 학교가 청량리였는데 3년 다니는 동안 종로에서 버스를 내려본게 2~3번 되나 싶어요. 명동도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나갔었다니까요;;;
청량리 주변에 고대,경희대,외대가 있어서 참 데모 많이 당했고 최루탄도 많이 먹었었어요. 근데 그 데모 대열이랑 마주친적은 없었는데.. ( ")

섬사이 2011-05-13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저의 고등학교 적 친구들은 1년에 한 번 만나기도 힘들어요.
사는 곳도 제각각이고, 일하느라 바쁜 친구도 있고, 아이 챙기랴 주말이면 시댁가랴, 좀처럼 다같이 모일 기회를 갖기 어려워요.
영화정보프로그램에서 이 영화에 대한 소개가 나올 때마다 전 이 영화보다는 그냥 친구들이 보고싶어지더라구요. ^^

무스탕 2011-05-13 20:35   좋아요 0 | URL
전 친구들 세 명이 서울에 살고 저만 군포에 살아서 만날땐 주로 명동이나 대학로에서 만나요. 저만 조금 고생하면 나머진 편하거든요. 다행이랄까 셋은 직장엘 다니고 저만 놀아요. ㅎㅎㅎ
1년에 4~5번 만날까 싶어요. 어느해는 망년회도 제때 못해 해 넘겨 만나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도 그렇게 만나도 좋아요. 아마 그렇게 어렵게 만나서 더 좋은가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