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갑자기 예매를 하고 영화를 봤다. 근데, 이번 영화는, 크크크, 그동안 착실히 모은 CGV 포인트로 공짜로 보고 왔다. 공짜로 보는 영화는 조조로 예매를 해도 일괄 8천 포인트를 감하기 때문에 구태여 아침 일찍 집을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 그래서 12시 5분에 시작하는 2회로 예매를 하고 천천히 집을 나서 극장엘 갔더니.. 오마이가뜨!  

 나 혼자서 영화를 보고 왔다. 올레~~~ 

 (난 전날 예매를 했기에 확보된 관객이었지만 만약 한 명도 관객이 없으면 필름을 아예 안돌리려나..? --a) 

가장 먼저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한다는 지방 방송국 새벽 프로그램 PD였던 베키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고가 되고 운 좋게 구한 조금 더 큰 방송국 PD로서 맡은 첫 프로그램 역시 아침 일찍 시작하는, 시청율 최하의 '데이 브레이크' 

 

프로그램도 살리고 자신도 살아남고자 명앵커고 유명했던 마이크(해리슨 포드)를 꼬시고 협박해서 끌어 들이지만 시청율은 쉽게 오르지 않고 서로 의견 충돌만 계속된다. 

6주후 프로그램을 종료시키겠다는 최후의 통첩을 받은 베키는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프로그램의 해부에 나서는데.. 

까지만 하고 끝. 오늘 개봉한 영화인데 더 이야기 하면 재미 읎지용~~~ ^ㅠ^ 

 

베키가 레이첼 맥아덤즈 라는거, '시간 여행자의 아내' 였다는거 사실 몰랐다. 집에와서 검색해 보고 알았다. 꾸미기 나름이겠지만 이 영화에서의 레이첼이 더 어려보였다. 

해리슨 포드를 오랜만에 봤는데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아, 저 아저씨도 늙었구나.. 싶었다. 그렇지만 늙은 모습의 해리슨 포드였지만 영화에서 첫 등장은 참 터프하게도 나와주신다. 역시 해리슨! 

돈을 벌기위해 일을 하는건지, 일을 하려고 밥을 먹고 사는건지, 하여간 하는 일이 방송국 피디고 맡은 프로그램이 뉴스쪽이다 보니 베키는 모든 일을 무심히 보아 넘기지 않았고 그런 그녀의 생활은 연애도 제대로 하지 못할정도의 무의식중의 압박을 받고 매일매일을 살아갔다. 

과거 무슨상을 몇 번 받고, 누구를 알고, 어떤 유명세를 치뤘더라도 시대에 맞게 변화하지 못하고 독야청청 지내는 독불장군 마이크나, 미인대회 출신에 11년동안 14명의 피디를 갈아치운 늙은여우같은 콜린(다이안 키튼)은 어디서고 환영받지 못했지만 일에 대한 열정을 활활 불태우는 어린 피디의 불꽃엔 녹아내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전설의 앵커든, 늙은여우든, 열정을 태워먹고 사는 어린 피디는, 티비에는 얼굴 한 번 나오지 않는 스텝이든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그들을 똘똘뭉쳐 드림팀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영양분이다.

 영화 내내 해리슨 포드의 양말이 참 눈에 띄였다. 한번도 웃지 않고 매사에 투덜대는 캐릭터이면서 일부러 저런걸 신었겠지, 했지만 그래도 참 겉도는 느낌이면서 재미있는 느낌이면서 오묘하게 신경쓰였다. 

 지금 이 장면에서의 해리슨 포드가 노인네 같이 담배피는 손을 살살 떨면서 한 말이 내내 기억에 남았다. 

BUT I 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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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1-03-17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아...해리슨 포드가...많이 늙었네요..에구에구...

레이첼 맥아담스는..셜록 홈즈에서 꽤 이쁘게 나왔다죠.

무스탕 2011-03-17 17:46   좋아요 0 | URL
정말 많이 늙었더라구요. 아직도 전 '에어포스원'을 재미있게 보는데 그 해리슨은 찾아볼수가 없어요 ㅠ.ㅠ
셜록 홈즈는 안봤어요. 아까 레이첼 검색하며 스틸컷 몇 개 보니 이쁘게 나왔더군요 +_+

다락방 2011-03-17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비밀 댓글로 달아주셔도 되는데요, 이 영화에서 설마 레이첼 맥아담스 하고 해리슨 포드하고 사귀나요? 헐리우드는 늙은 남자들과 젊은 여자들을 종종 연결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저는 이 영화에서도 혹시 그런건 아닐까 좀.. 그러나요?

무스탕 2011-03-17 17:47   좋아요 0 | URL
ㅋㅋㅋ 아래서 나인님이 궁금해서 저녁 조금밖에 못 드시라고 알려주지 마라시는데.. ^^

2011-03-17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3-17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오후에 영화를 볼수도 있었는데 점심 먹고서 바다꿈까지 꾸면서 잠깐 엎드려 조느라고 못갔어요 ㅠㅠ 그리고 오늘부터 시작하는 영화들이 여러 편 있어서 선택을 금방 못하겠더라고요.
내일 오후엔 시간이 맞으면 이 영화부터 볼까봐요. 졸지 말고 ㅋㅋ

(다락방님한테 갈켜주지 말으래요~~~ 궁금하게 ㅋㅋ)

무스탕 2011-03-17 17:54   좋아요 0 | URL
바다까지 보셨어요? 그것도 나름 좋은 시간이셨겠어요 :)
저도 다음주에 시간이 어찌될지 몰라서 오늘 부랴부랴 달려나갔었지요. 내일은 '킹스 스피치' 보려구요. 3월에 마구 달리고 있습니다 ^^
이 영화도 좋구요, 오늘 예고편 본 영화에 '내 이름은 칸'도 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요건 다음주 24일 목요일 개봉이래요 :)

다락방 2011-03-17 17:57   좋아요 0 | URL
아, hnine님! 빵터졌어요. ㅋㅋㅋㅋㅋ

무스탕 2011-03-18 08:33   좋아요 0 | URL
제가 꿰매 드립지요. ㅎㅎㅎ

마노아 2011-03-18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셜록홈즈 봤는데 거기서 레이첼 맥아덤즈가 뭐로 나왔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나요...;;;;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기억이 나는데 말입죠. 이 영화 어글리 트루스를 떠올리게 하네요. ^^

무스탕 2011-03-18 08:33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는 안보고 사진 몇 장 봤는데 이쁘더라구요. 시간여행자랑 셜록이랑 이 영화랑, 세 영화에서의 레이첼의 분위기가 다 틀려요. 마노아님도 이 영화 보세요. 재미있어요 :)

다락방 2011-03-18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첼 맥아담스는 노트북에도 나왔었어요.

무스탕 2011-03-18 13:06   좋아요 0 | URL
노트북도 안봤어요 -_-;;;
레이첼 맥아담스를 안건 '시간여행자의 아내' 부터인데 벌써 몇 편의 영화에서 그녀를 만나네요. 오~

책가방 2011-03-18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셜록홈즈에 나온 여인이 저 여인이었군요. 봐도 모른다는..ㅋ

텅빈 영화관에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단 둘이었다면 그림이 훨씬 예뻤을 것 같은 느낌...^^


무스탕 2011-03-18 17:49   좋아요 0 | URL
전 시간여행자.. 를 봤는데도 몰라봤는데요, 뭘;;

텅 빈 영화관에 혼자 낄낄대며 늘어져서 영화보다가 다 끝나고 불이 켜지니까 뒤에서 누군가가 앞으로 걸어가는거에요. 그래서 누가 중간에 들어왔나? 했더니 극장 직원이 나가는 출구 열어 놓으려고 들어왔던거더라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