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포함해)신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무신론자보다 나쁜 짓을 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무신론자는 하늘에 있는 위대한 스파이 카메라를 두려워할 필요가없다는 얘기이다. 이 논법에 따르면 무신론자는 단지 실제 카메라와 실제 경찰을 두려워하기만 하면 된다. 여러분은 아마
"양심은 무언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아는 것이다"라는 냉소적인 농담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 P131

인생이 평균적으로 위험할수록 모든 곳에서 행위자를 보는 쪽으로, 그래서 때때로 거짓을믿는 쪽으로 균형이 옮겨가야 한다.
- P291

우리는 행위자를 보는 쪽으로 편향되어 있다. 심지어 행위자가 없을 때에도 말이다. 그리고 종교는 우리 주위의 모든 곳에서 행위자를 보려는 경향이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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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했듯이 나에게는 무척 유용한 교훈을 준 일이었다. 나는 조시에게 달라지는 면이 있다는 것, 내가 그것에 적응할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을 뿐 아니라, 이런특성이 조시에게만 있는 게 아님도 알게 되었다. 매장 쇼원도에 디스플레이를 하는 것처럼 사람들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기 위한 면을 마련해 놓으려 한다는 것, 또 그 순간이 - P130

살짝 열고
"폴의 말은,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를 규정한다는 거군요." 카팔디 씨가 말했다. "그 이야기인 거죠? 그게 우리를규정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부당한 낙인을 찍기도 하죠."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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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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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즈오 이시구로는 참 유티크한 매력이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비단 그의 작품을 전부 다 섭렵하지 않았지만 매번 그의 작품을 접할 때 마다 느끼는 감정 중에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전작 <나를 보내지 마>를 통해서 SF장르도 충분히 서정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듯이 이번 신작인 <클라라와 태양> 뛰어난 감수성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사견이지만 <나를 보내지 마> 보다 더 진한 향을 발산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보여 집니다. 복재된 인간의 개념에서 한발 더 나아가 AF(인공지능 로봇, 뭐 기술적으로 복재인간과 AF의 우위를 논할 수는 없고 솔직히 논할 이유조차 없지만요) 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인간과 로봇의 관계 그리고 미래 인간성에 대한 고찰을 보여 주는데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미래의 인간성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현재 우리 자신들의 자아상을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는 말이 더 타당할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 로봇, 유전자 편집을 통해 향상(업그레이드)된 아이들, 오블롱이라는 테블릿PC등 일반적으로 SF장르가 갖추어야 할 레퍼토리는 다 장착되어 있다고 보여지고요, 무엇보다 스토리의 짜임새가 단단하다는 것이죠. 일방통행으로 나아가다가도 해가 휴식 장소로 쉬러 가듯이 숨고르기를 하고 한편으로 미스테리방식을 던져주면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죠. 또한 내용의 서사면에서도 유니크한 면면을 보여주는데요. 예를 들어 해를 표현하는 방법은 거의 동화나 우화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죠. (태양)와 햇빛를 자양분이 쏟아진다, 해가 휴식 장소로 향한다, 해의 무늬등으로 묘사하는 부분은 절묘하다 못해 읽는 내내 따사로운 느낌을 받게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직접 생산한 소고기를 갑니다라는 햄버거 가게의 캐치프레이즈 절로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기도 합니다. 다소 생뚱맞은 서사일지 모르지만 작가가 당초 동화를 착안으로 두고 집필했던 아이디어가 그대로 녹아 들어있지 않나 라고 봤을 때 그다지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다소 암울한 분위기를 전환하는데 효과적인 서사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을 가져보게 합니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말에 도달하게 되지만 작가는 추리기법을 통해서 조시를 둘러싼 비밀과 클라라의 역할에 긴장감을 부여 하여 내러티브를 한층 더 맛깔나게 끌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융합, 일종의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한 풍미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큰 대척점으로 조시라는 소녀인간과 클라라라는 인공지능로봇이 대두되지만 어쩌면 작가는 클라라를 또 다른 하나의 인간으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선뜻 듭니다. 쇼윈도에서 선택받고 싶어 하는 욕망, AF끼리 경쟁하는 모습등에서 또 다른 우리 인간들의 민낯을 보여 주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다소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상에서 인간과 인간성이라는 근원적인 물음에 대해서 비록 작지만, 정곡을 찌르는 힌트를 던져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로사와 내가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우리는 매장 중앙부 잡지 테이블 쪽에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도 창문이 절반 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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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도시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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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명섭 작가의 <제3도시>틀에서 추리미스터리계열의 작품이라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개성공단 입주 업체의 불량률과 물품 빼돌리기를 감시하고 적발하기 위해 위장 취업한 탐정사무소 직원의 활동, 여기에 갑작스런 살인사건 그리고 그 살인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등 전형적인 추리 장르의 작품으로 무엇보다 남북이라는 미묘한 관계와 그 중심에 서 있는 개성공단내에서의 살인사건이라는 소재가 무척 구미를 당기는 작품이죠. 다 아시다시피 남북관계를 작품의 소재로 활용할 경우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강도는 상당하죠. 왜냐하면 우리의 지정학적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흥미를 유발할 수 밖에 없는 소재이기 때문이고 여기에 더해 살인과 관련된 추리장르의 작품이라면 왠지 모르게 손이 가기 마련입니다.

 

     이번 작품은 이러한 밑바탕을 출발으로 몇몇 추리장르의 필수 아미노산 같은 요소들을 주입한 프레임으로 시작하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자칫 잘못하게 되면 작가의 이러한 설정들이 지정학적인 담론과 결합하여 작품의 무게감을 살짝 무겁게 느껴지게 할 수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무슨말인고 하니 작품 그 자체 보다 작품을 둘러싼 프레임에 갇혀 정치적인 이슈의 담론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주객전도로 흘러 갈 수 있다는 것이죠. 여기에서 작가는 약간은 어설프지만 영화 <공조> 비슷한 설정을 가져다가 독자들의 눈을 살짝 비틀어 놓습니다. 이 부분이 눈에 들어오고 개인적으로 그대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기도 한데요. 내러티브의 진행이 왠지 모를 정치적인 프레임속에 갇혀 좀 답답함을 느낄 시점에서 등장하는 오재민소좌와 그리고 둘의 공조수사가 그나마 동력을 갖게 되었다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남북이라는 소재는 매우 흥미진지한 소재임에 틀림없지만 자충수를 둘 수 있는 프레임이기도 합니다. 정말 죽도 밥도 아닌 방향으로 흘러 갈 수 있기에 독이 든 성배와 같은 플롯이기도 하죠. 이런면에서 이번 작품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 역시 무거운 담론과 적절하게 결합된 장르소설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는 점입니다. 다만, 내러티브의 짜임새나 등장인물들의 디테일한 묘사 그리고 상호 연결 구도가 타이트하지 못한 점이 내심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입니다. 향후 후속작에서는 좀 강한 임펙트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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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독한 오후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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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 모리아티는 이미 『허즈번드 시크릿』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한 오스트렐리아의 떠오로는 작가입니다. 이미 전작에서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심장을 거침없이 뛰게 하는 적절한 스릴러 그리고 절묘한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내러티브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리안 모리아티는 등장인물이나 상황 그리고 배경 묘사에 있어 상당히 디테일한 면을 보여주고 있는 동시에 이러한 상황들을 한테 묶어 큰 덩어리로 묘사함으로써 미시적인 관점과 거시적인 관점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고 있죠. 이러한 상당히 부조화스럽게 보이는 필치들이 오히려 작품 전반에 새로운 힘을 부여한다는 것을 이미 알만한 독자들이라면 캐취했을 정도로 신선한 매력을 선사하고 있는 작가이죠. 이번 작품 <정말 지독한 오후, Truly Madiy Guilty> 굳이 지역해보면 - 정말 미칠듯이 죄책감이 드는 - 정도랄까요. 작품을 읽고 나면 원제나 번역한 제목이나 둘다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죠.


          어느 날씨 좋은 날 친구의 옆집에서 우연히 참여하게 되는 바비큐 파티 그리고 그 바비큐 파티속에 뭔가의 비밀이 남겨지고, 그 파티 이후 세 가정의 비밀스러운 비사가 하나 둘 밝혀 지면서 그날 바비큐 파티에서 있었던 진실을 알아가게 되고, 그로 인해 세 가정이 은근히 눌러 두었던 각각의 또 다른 죄책감과 비밀들과의 화해... 대충의 스토리는 이런 방향으로 끌어가고 있죠. 뭐 그러다보니 결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해엔딩으로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뭐 어찌보면 뻔한 스토리에 뻔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는 소지를 다분히 갖고 있지만 내러티브의 전개 과정은 다소 산만하고 어수선하면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게 꽁꽁 숨겨져 있습니다. 일종의 추리스릴러 기법을 차용하여 두달전에 있었던 바비큐 파티와 그로부터 두달이 지나 '에리카-올리버, 클레멘타인-샘, 티파니-비드' 주연 3쌍의 부부들과 이들을 둘러싼 등장인물들의 비밀아닌 비밀들이 시점을 과거 (굳이 표현하자면) 속에서 하나 둘씩 끌어내고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기제는 다름 아닌 그날 오후의 '바비큐 파티' 이고요 바비큐 파티속의 사건을 중심으로 등장인물들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굴레에 빠져들게 됩니다. 여기에 비록 이 바비큐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던 조연급 인물들 역시 나비효과처럼 자유로울 수 없는 고백아닌 고백에 이르게 된다는 점이 재미있게 설정된 부분이라 여겨집니다. 무엇보다 왜? 아니 분명히 그날 오후의 바비큐 파티의 사건이 중요한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리라고 충분히 인지가 되는데도 리안 모리아티는 그런 독자들의 조바심을 얄밉도록 잘 이용하고 있죠. 파티가 있었던 두 달 후로 리셋된 시간속에서 시작되는 세쌍의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와 상황묘사는 정말 그 사건을 제대로 추측할 수 없게 다양한 설정들을 뿌려놓고 있습니다. 우선 맨 처음으로 떠오르는 가정 하나는 참석자들의 폭력? 혹은 참석자들의 불륜? (사실 가장 많은 이들이 얼핏 이부분을 떠올리게 하죠. 아니 그렇게 유도된 심문을 받고 말죠. 작가는 마치 그러한 방향으로 요상하게 대결구도 비슷하게 만들어 갔으니까요) 대충 이런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스토리 전개를 합니다. 나중에 정말 나중에 바비큐 파티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면서 아하! 라는 생각과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당했다는 뭐 그런 비슷한 느낌을 자아낼 만큼 작가는 치밀하게 사건의 전말을 공개하지 않죠. 사건과 관련된 그 어떤 흰트 역시 주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런 면에서 추리스릴러 장르로 판단해도 될 만큼의 스릴감을 주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번 작품 역시 전작과 같은 맥락에서 봐야할 듯 합니다. 내러티브 전개의 기법이야 추리스릴러를 인용했지만 내러티브 전반이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 휴먼드라마 그 자체이니까요. 아무도 예상치 못한 사건을 계기로 인간 본연속에 내재되어 있었던 아니 어쩌면 끄집어 내고 싶은 않았던 비밀들의 실체를 마딱드리게 되고 그 비밀들을 그 사건을 계기로 상대방과 서로 화해해 나간다는 큰 줄기에서 보면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휴먼드라마 장르라고 보는게 타당할 것입니다.


          자짓 휴먼드라마라는 일률단편적인 밋밋한 분위기의 작품이 될 법한 내러티브를 추리스릴러 기법을 동원하여 작가들의 시선을 한시도 놓지 못하게 꽁꽁 붙잡고 있어 유니크한 맛을 내고 있습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클래식의 음악처럼 현재와 과거의 일들이 서서히 (어떤이는 참기 힘들정도로 답답하게) 진행되지만 바비큐 파티의 결정적인 사건을 매게로 단숨에 놀이공원의 롤라코스터를 연상케 하는 증폭된 클라이막스에 도달하게 만들면서 독자들의 눈과 가슴을 단숨에 제압해버립니다. 그러면서 이름 지울수 없는 묘한 매력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죠. 다시한번 리안 모리아티의 절묘한 신의 한수를 느끼게 하면서 왜 이 작가가 오스트렐리아를 대표하는 신예 작가로서 명성에


         이번 작품에서 덤으로 흥미로운 부분을 대면할 수 있는데요.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친 클래식이나 세미 클래식 계열의 음악들을 유트브를 통해서 들어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무릅을 치는 묘한 끌림을 받게 된다는 것인데요. 음악들과 그 음악들이 등장하는 씬을 오버랩해보는 재미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되죠.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에 메인 테마곡으로 등장하는 야냐체크의 심포니에타가 작품 전반을 상징하듯이 이번 작품에 수록된 음악들을 통해서 작품의 분위기와 장면 하나 하나를 떠올려보는 재미도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클레멘타인이 첼로리스트인 만큼 첼로로 연주된 곡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듯 하네요. 이렇듯 리안 모리아티는 다양한 설정들을 통해서 작품의 품격을 나름 업그레이드 했고 이를 대면하는 독자들의 눈은 즐겁기만 해집니다.


          <정말 지독한 오후> 는 올리버가 수집벽이 강한 엄마를 대하는 에리카에게 던지 멘트에 모든 사유가 함축되어 있는 듯 하는데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사람은 당신이야. 당신은 장모님을 못 바꿔. 하지만 당신이 장모님한테 반응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어" 라는 말한마디에서 작가가 던지는 사유 그리고 이번 작품이 표방하는 '화해와 용서 그리고 미래를 향한 희망' 이 응축되어 있다고 보여집니다. 상대방 (물론 그 상대방의 생각이 나와 다르고 비록 틀릴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을 어떻한 방법을 동원해서 바꿀 수 있고 그렇게 하기 보다는 내가 그 상대방을 보고 반응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갈수있는 지름길이다라는 사실. 그리고 모든 오해와 곡해는 상대방이 아닌 나 자신에게 시작한다는 그야말로 아주 간단한 진리를 그동안 우리는 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한번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고 되묻게 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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