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지 10주년 기념으로 초콜릿을 만들어줄까 말까 갈팡질팡하다가
이래저래 재료사러 나가지도 못 했고, 만들기 셋트를 온라인 주문하기엔 날짜가 늦어버렸다.
결국 어제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해서(그래봤자 7시지만) 마로 데리고 쇼핑에 나섰다.
그러나 화려하고 번지르르한 발렌타인 상술이 영 부담스러웠고,
값비싼 초콜릿보다 더욱 비싼 포장비에 나도 모르게 혀를 차게 되는데,
문득 귀에 들어온 건 봄나물 특선 방송!
마로 데리고 부리나케 쫒아간다고 애썼지만 그래봤자 조심스러운 임산부 발걸음.
그새 남은 건 달래 4-5팩이랑 돈나물만 왕창,
돈나물은 그닥 마음에 끌리지 않아 달래만 고르고 나오는데, 누군가 냉이 1봉지를 반품한다.
얼씨구나 집어들고 계산대로 향하는데, 이번엔 딸기와 오렌지 세일이 들려온다.
안타깝게도 딸기는 영 부실해서 오렌지를 사고 보니
대보름 지났다고 견과류도 세일이다.
오렌지 때문에 장바구니가 무거워져 땅콩만 더 사들고 룰루랄라 집에 와서야....
초콜릿을 안 샀다는 걸 알았다. -.-;;
역시 발렌타인은 내 취미가 아닌가 보다.
어쨌든 오늘 아침 냉이국과 달래무침을 차려놓고 발렌타인 기념이라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 중.
옆지기 마음에도 드려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