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특수청소 전문 회사에 다님.
자살 준비중인 사람의 의뢰를 선불로 받음.
.....
결국 여자는 스스로 운전을 폭주하여....

이상문학상 수상집에서 본 기억인데 종일 책장을 뒤져도 못 찾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공산주의자들은 자본가를 탐욕스러운 돼지라고 비난했다.
조지 오웰은 부패한 공산 관료를 돼지에 빗댔다.
똘이장군에서 북한 ‘빨갱이‘는 돼지로 표현되었다.
어쩌다 돼지가 자본주의자로도 공산주의자로도 묘사되게 된걸까?
돼지들이 인간이 만들어낸 왜곡된 프레임에 항거하고자 결심한다면 자신들을 어떻게 묘사할까?
개인적으로 난 꼬마돼지 데이브가 제일 좋은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6월 14일 프로젝트도 끝냈고 직장생활도 끝냈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 빈궁마마 대열에 합류했다.
전날 저녁 7시에 입원했고 여유병실이 없어 할 수 없이 6인실에 입원했다. 이때부터는 물만 먹어야 했고 자정부터는 물도 금식. 9시 경 왁싱을 하고 관장을 했고 마취제인지 항생제인지의 부작용 검사를 했다. 목마를까봐 10시에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
수술 당일 아침에 다시 관장을 하고 환자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최소한의 물로 상복약 중 고혈압 약과 매일 먹는 알레르기약 5종 중 2종만 먹었다. 이제 링겔을 꽂아야 하는데 간호사가 3번 연속 실패하니 몹시 미안해한다. 작은애 제왕절개할 때는 10번도 넘게 실패하다 결국 발에 했다며 알려줬더니 입술을 지긋이 깨문다. 잠시 망설이더니 다른 간호사에게 부탁을 했다. 다행히 새 간호사는 2번만에 성공했다.
흡입제를 챙겨 수술실에 내려갔다. 마취선생과 인사하고 수술대에 눕는데 간호사들이 뭔가 분주하다. 최소한의 재료만 셋팅되어 있어 재료 보충을 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자기들끼리 말하는데 이를 못 들었는지 마취선생은 9시에 딱 맞춰 마취를 시작했다.
의식이 돌아온 건 오후 4시? 5시? 수술은 잘 끝났다고 이제 정신 차리셔야 한다고 간호사가 귀에 대고 소리를 친다. 난 ˝토끼가... 아이들이...˝ 웅얼웅얼하다 정신을 차리고 더 이상 아무 말도 안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도 간호사는 내 말을 기어이 알아들었나 보다. 여기 병원이에요. 토끼도 없고 아이들은 병실 안에도 없고 복도에도 없어요 딱 잘라 단호하게 말하신다. 아닌데.. 방금 전까지 들판에 산토끼가 놀고 있었는데... 집토끼마냥 겁도 없이 사람들 옆에 어슬렁거렸는데... 아이들이 산중호걸을 부르며 토끼들을 쫓아다니니까 그제서야 겁먹고 뛰어가버렸는데... 억울했지만 말해봤자 수면내시경할 때처럼 간호사들의 웃음거리밖에 안 되는 걸 알기에 침묵을 지키기로 했고 이건 잘한 일이라 지금도 생각한다.
남편 말로는 수술이 끝날 무렵 내가 너무 아파해서 추가마취를 했고 그래서 회복실에서 2시간을 기다려도 의식이 안 돌아온 채로 병실에 올라왔단다. 나중에 집도의에게 물어봤더니 수술전 준비가 늦어져 9시가 아니라 10시가 다 되서야 수술이 시작됐단다. 음. 마취선생에게 말이나 해볼 것을.
복강경 수술은 절제 없이 배에 구멍을 뚫은 뒤 수술하는 거라는 건 알았는데 수술을 용이하게 진행하기 위해 배에 가스를 넣는다는 건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다. 수술이 끝나고 뺄 수 있는 가스는 최대한 뺐다는데도 부풀어오른 배는 걸을 때마다 출렁이고 간호사는 집도의를 확인한 뒤 화장실갈 때 말고는 움직이지 말고 누워만 있으라고 한다.
저녁 9시부터 물을 마실 수 있었고 다음날 아침은 죽, 점심부터는 바로 밥이다. 누워만 있는데다가 배에 가스가 차 입맛이 영 없지만 약을 먹기 위해 몇 숟가락이라도 억지로 먹었다.
어느 순간 깨달은 2가지. 1) 1인실이 날 때마다 간호사들이 은밀히 임산부에게 다가와 병실을 옮겨준다. 2) 다른 집도의에게 똑같은 수술받은 환자들은 바지런히 복도를 걷는 운동을 한다. 1)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결국 수술 이틀 후 퇴원할 때까지 6인실을 썼다. 2)는 내가 대조군일까 싶다. 운동을 하는 경우와 누워 있는 경우에 따른 회복속도의 차이? 통증의 차이? 궁금하다.
퇴원할 때까지 어깨 통증이나 기타 후유증은 없지만 38도의 미열이 안 떨어져 나만 3일치 대신 5일치의 약을 받았다. 집도의는 집에선 누워 있지만 말고 부지런히 운동하라고 해서 꾸준히 산책을 시도하는 중이다.
다음주 수요일에는 실밥을 뽑으러 가야 하고 그날 저녁에 예약해둔 공연도 있으니 부지런히 트림하고 방귀를 뀌어야겠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19-06-2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오랜 직장생활을 끝내고 수술을 하셨군요. 어여 회복하시고 일상으로 복귀하여 빈궁마마의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기를...

조선인 2019-06-23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열심히 운동해 가스를 빼야하는데 미열이 안 떨어져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홀가분합니다.

비연 2019-06-24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생활도 수술도 잘 끝내신 거군요~ 다행입니다. 그리고 애쓰셨습니다.

조선인 2019-06-24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애썼다는 말이 확 다가옵니다.

얼룩말 2019-06-24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이연복 선생팀과 우리 가족 4식구가 현지에서 먹히니-웨딩플래너편을 맡았다. 해외 한국동포의 자손이 전통혼례를 하고 싶어할 경우 그 기획부터 피로연까지 우리가 책임지는 프로그램. 우리 부부는 전통혼레를 해본 경험-양가반대로 결혼이 지연되고 있을 때 남편 대학에서 대동제 전통혼례 재연식 커플이 됨. 이걸 우린 결혼식으로 삼아 마로를... 흠흠..-이 있다고 하여 팀으로 함께 뽑혔다.
대상은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3세 손주 부부. 할아버지 부부는 모두 고려인라 한국어가 통한다. 하지만 그 자손들은 모두 현지인과 결혼했고 영어도 한국어도 못 하고 러시아어만 할 줄 알거나 카자흐어만 할 줄 알거나 하여 제작진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가족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지 않다. 게다가 한류 여파로 한국에서 연예인이 왔다는 기대에 사돈의 팔촌까지 모두 할아버지집에 모여든 아수라장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1. 남자 연예인들에게 끈덕지게 대시하느라 일을 거든다며 계속 알짱대는 손녀. 부적절한 말과 행동으로 이 여자가 나오는 장면을 모두 들어내면 방송분량이 안 나온다.
2. 영어 러시아어 카자흐어를 모두 잘 한다는 이유로 결합한 그 손녀의 알콜중독자 친구. 실제로는 실력이 엉망이라 계속 미스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고 결혼식 준비는 엉망이 된다.
3. 천사같이 예쁘지만 호시탐탐 음식을 훔쳐먹다 망치거나, 배탈이 나서 구급차를 부르게 하는 증손자들. 제일 문제는 결혼식의 하이라이트로 작가들이 상정한 할아버지 부부가 손자 결혼선물로 물려줄 청자 그릇세트를 호기심으로 자꾸 꺼내서 쓰다가 끊임없이 깨먹는다.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대망의 결혼식 전날 리허설. 대례복을 입혀주고 예행연습을 하는데 신부가 울음을 터뜨린다. 사실 한국식 전통혼례하기 싫다고. 웨딩드레스를 입는 게 모든 여자의 꿈이라며 대성통곡한다.
제작진의 비상회의 끝에 전통혼례에 목매지 말고 해외 한국동포의 웨딩플래너 컨셉도 버리고 현지에서 먹히니 피로연 음식편으로 방향을 급선회하자고 피디가 제안하는데 작가진과 편집팀이 일제히 반발하고 본사에서도 제작비용 초과라며 반대한다. 결국 진통끝에 제작진 모두 철수.
덩그러니 남겨진 이연복 선생과 출연자들, 그리고 우리 가족.
이연복 선생이 프로그램은 박살났지만 그래도 결혼식은 도와주자고 우리 모두를 설득한다. 자기도 한국에 정착하는 게 힘들었다며 고려인 할아버지 부부를 돕고 싶어한다. 남은 사람끼리 의기투합하여 이연복 선생팀은 피로연 음식을 준비하고 우리 부부는 중고시장을 샅샅이 뒤져 신부가 원하는 웨딩드레스를 찾아냈고 우리 아이들은 증손주들과 피크닉을 나가 아이들 진을 쏙 빼어 일찍 잠자리에 들게 한다.
비록 밤새 알콜중독녀가 도토리묵을 쑤던 대형 통에 욕조마냥 들어가 진상을 부렸지만 다른 음식은 모두 무사히 사수. 드디어 결혼식이다. 신혼부부의 음식은 특별히 할아버지 부부의 청자기 셋트에 담으려고 딱 2셋트-원래는 10셋트-만 남은 그릇을 꺼내달라고 했는데 할머니가 꺼내다 떨어뜨려 박살이 난다. 일동 정지 상태로 망연자실. 다시 새신부가 고해성사를 시작한다. 사실 둘은 이미 결혼한지 몇 년 되었고-시청에서 혼인신고만 함- 증손주 중의 둘은 이 부부의 아이들. 방송출연 욕심에 사연을 만드느라 청자기셋트를 인터넷쇼핑으로 산 것이며 할아버지가 조선 도공의 후예라는 것도 싹 거짓말. 너무 어이없고 허탈했지만 최소한 남의 결혼식을 망친 게 아닌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다같이 음식을 나눠먹고 해피엔딩.
그렇게 꿈에서 깨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감은빛 2019-06-2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꿈이었군요. 재밌는 꿈이네요.

조선인 2019-06-2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에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아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정말 피곤했어요.

보슬비 2019-06-22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파란만장한 꿈을 꾸셨네요. 피곤하셨다지만, 단편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조선인 2019-06-22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었다니 다행입니다. 🥰

순오기 2019-06-23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꿈이었다니...‘뭐 이런 일이 있어‘하며 읽었는데~^^
마로와 해람이는 얼마나 컸을까요?♡

조선인 2019-06-23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는 고3 해람이는 중1입니다. ㅎㅎ

순오기 2019-06-23 13:51   좋아요 0 | URL
와~벌써 고3과 중1... 남의집 아이들은 더 빨리 자라는 거 같아요.ㅋㅋ^^

조선인 2019-06-23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순오기님 아이들은 더 이상 아이들이 아니잖아요

카스피 2019-06-2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남가일몽이셨군요^^

조선인 2019-06-23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일장하몽입니다.
 

그들은 나의 트림과 방귀와 오줌과 똥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옆에 다른 사람이 있건 없건 큰 소리로 물어본다. 오줌은 얼마나 쌌어요? 종이컵으로 반컵은 되는 거 같아요? 시원해요 아니면 졸졸 쌌어요? 아직 똥 마렵진 않아요?
부끄러워 우물쭈물 속삭이듯 대답하는데 그르르륵 트림이 나왔다. 입냄새가 날 거 같아 당황하여 입을 막는데 트림했다고 칭찬을 해준다. 방귀도 뀐 걸 물어보곤 잘 했단다. 내가 흘리는 피와 땀과 가래를 슥슥 닦아내는 손길에 거침이 없다.
이토록 원초적인 세상에선 사생활이란 없다. 나의 비루한 몸뚱아리는 서슴없이 벗겨지고 뒤집히고 속속들이 들여다 보여진다. 나를 가려주는 건 너풀거리는 얇은 커텐 한 장뿐. 그런데도 마냥 고맙고 미안할 따름이니 그들은 얼마나 숭고한 존재인가.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weetmagic 2019-06-2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원에 있으세요 ?

조선인 2019-06-2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에요. 네.

순오기 2019-06-23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웨딩플래너에 이어 수술 이야기 보고 뭔 일인가 싶어 들어와 봤더니...빠른 회복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