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나의 트림과 방귀와 오줌과 똥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옆에 다른 사람이 있건 없건 큰 소리로 물어본다. 오줌은 얼마나 쌌어요? 종이컵으로 반컵은 되는 거 같아요? 시원해요 아니면 졸졸 쌌어요? 아직 똥 마렵진 않아요?
부끄러워 우물쭈물 속삭이듯 대답하는데 그르르륵 트림이 나왔다. 입냄새가 날 거 같아 당황하여 입을 막는데 트림했다고 칭찬을 해준다. 방귀도 뀐 걸 물어보곤 잘 했단다. 내가 흘리는 피와 땀과 가래를 슥슥 닦아내는 손길에 거침이 없다.
이토록 원초적인 세상에선 사생활이란 없다. 나의 비루한 몸뚱아리는 서슴없이 벗겨지고 뒤집히고 속속들이 들여다 보여진다. 나를 가려주는 건 너풀거리는 얇은 커텐 한 장뿐. 그런데도 마냥 고맙고 미안할 따름이니 그들은 얼마나 숭고한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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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magic 2019-06-2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원에 있으세요 ?

조선인 2019-06-2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에요. 네.

순오기 2019-06-23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웨딩플래너에 이어 수술 이야기 보고 뭔 일인가 싶어 들어와 봤더니...빠른 회복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