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어린이집이 2시까지 아이를 봐준다.
지난 토요일, 미처 일을 끝내지 못한 나는 결국 아이를 회사로 데리고 왔다.
다행히 아이는 회사에 오는 게 인이 박혔다.
그러나... 정신없이 일을 해치우는 동안, 낮잠시간을 놓친 아이는 결국 잠들어버렸다.
소파 위에 고슴도치처럼 웅크리고 잠든 아이를 보자 그만 울고 싶어졌다.
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지, 몹쓸 엄마는 그제서야 후회했다.
그리고 오늘.
회의는 예정대로 4시에 시작했다.
후딱 회의를 끝내고 아이를 찾으러 가겠다는 일념에 쉬는 시간도 없이 계속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다가 도저히 배고파서 더 이상 회의를 못 하겠다는 사람들의 원성에 시계를 보니 이미 9시다.
부랴부랴 아이를 찾으러 갔다.
그리고... 회사 근처에서 저녁을 먹으며 회의를 계속 했다.
다행히 딸은 냉면 사달라, 고기를 더 달라는 약간의 보챔만 할 뿐 얌전히 있었고,
나는 막판 교섭을 하느라 열을 냈다.
드디어 오늘 회의는 여기서 일단락 짓자는 상대사의 휴정(?) 요청에 한숨을 돌리자니,
그제서야 딸이 졸립다며 조금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10시 40분이었다.
아, 몹쓸 엄마.
딸아이는 택시를 타자마자 잠 들었다.
세번째 길모퉁이를 선택한 나 때문에... 딸이 너무 고생이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