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이다

서른살 경제학 - 30대를 위한 생존 경제학 강의
유병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7월

우리나라 30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가 한번쯤은 경제 관련 서적에 눈길을 두었을거다. 그만큼 사회나 회사안에서 차지하는 30대라는 위치가 아직은 불투명하기 때문일거다.

이 책은 6장으로 나누어 경제의 기초개념에서부터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의 여기저기를 넘나들며 우리 사회에서의 경제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지은이가 신문사 경제부에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한 글들이어서 더욱 쉽게 와닿는지도 모르겠다.그런 점에서  경제신문을 펼쳐볼때마다 느끼는 어려운 환율이나 금리, 주식 등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줌과 동시에 위의 것들에 대해 알면 경제가 눈에 보일 것만 같은 느낌을 들게한다.

하지만 막상 실물경제는 항상 우리가 예측한대로만 돌아가는게 아니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주된 것보다도 부수적인 것들 즉, 사회외적인 요인에 의해 주된 것이 결정되는 것을 자주본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어떤면에서는 그러한 외적인 요인이 경제를 움직이는 주변수가 되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3장 이하의 글들이 아니라 1장의 "전략적 사고하기"였다. 기업에서 자신의 물건을 팔기 위해서 소비자들을 분석하고 거기에 맞추어 자신들의 계획을 짜는 것을 보면서 "아하!!"라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어찌보면 우리들 모두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의 일이 아니고 보면 그냥 흘려버리는데. 경제라는 것이 그런 것 같다. 언제나 관심을 가지고 어떤 경제현상이 발생하면 자신이 미리 예측해보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알아보는 식의 간접적인 체험 자주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이론이라는 것은 언제나 하나의 밑거름으로 경제를 이해하는 단초가 될 뿐이지 그 이론들을 무조건 경제에 대입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 대표적인 것이 소위 '개미군단'의 일비일희를 보여주는 주식시장이 아닐까.

이 책은 그러한 현상들을 일반인들이 알게 쉽게 접근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지 않는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거나 학창시절 경제학에 대해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가지는 단점이 절실하게 와닿을 것이다.

이 책이 가지는 단점이 우리 30대가 가지는 경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완전히 해소해 줄만큼의 위력을 가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중요한 것이라면 30대가 경제관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은 확실하다. 이런 30대의 어중간한(?) 위치를 인지하고 그에 관련된 30대 시리즈들이 많은데, 그에 대한 취사선택은 30대에게 맡겨진만큼 30대는 아직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약간은 부족한 점이 없지 않은 책이지만 이 책을 읽고 경제서에 대한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앞으로 경제를 보는 눈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한 술로 배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가려운 곳을 긁어준 시원한 책

한국 논쟁 100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10월

우리는 이전에 비해 더욱 많은 이슈와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마술도구(?)가 발명되고 나서부터는 더욱 이러한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슈화되지 않아도 될 일이 이슈화되거나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나 아니면 사안에 대해서 마녀사냥식의 글들이 인터넷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며 자신들을 합리화하고 있다.

지은이는 최근까지 우리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여겨졌던 문제들에 대해 아주 객관적인 시점으로 서술하고 우리들에게 지나온 시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있다. 그간 논쟁거리로 떠올랐던 것들이 100여가지나 된다고 생각하니 "많은 것들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지은이는 "우리 사회에서 논은 없고 쟁만이 존재하는 경향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아주 적절한 지적이라 본다.  요즘 TV방송 토론 등을 보면 토론을 통해 어느 합일점을 찾기보다는 무조건 이기려는데만 치중하고 있다. 토론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의 의견을 존중랄 줄 아는 자세가 아닐까한다.. 물론 토론에 임하다보면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게되고 뜻하지 않게 전투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상대방의 이야기에 비웃음처럼 보이는 웃음을 흘리는 태도(?)는 토론자로 나온 사람들이 가장 주의하여야 할 자세라고 본다. 이는 분명히 상대방을 얕보려는 자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나는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우리네 토론문화에 대한 생각에 깊은 동감을 느낀다.

지금껏 우리 주위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과 논쟁을 불러왔고 아직도 그 진행선상에 있는 것들이지만 우리가 이처럼 많은 부분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하니 사뭇 뿌듯하기도 하다. 지나온 군부시절과 소위 말하는 양김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네의 익숙하지 않은 토론문화가 현재의 참여정부를 통하여 만개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기분좋은 책이기도 하다.

혹자들은 참여정부의 대통령에 대해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물론 사람마다 자신의 주관이 있기에 그럴수도 있을거라고 본다. 그런 생각은 아마도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이 심어준 고정관념때문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현 정부의 대통령은 위에서 언급한 각종 다종다양한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여 국민들이 서로 토론하고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여 성숙한 토론문화로 접어들어가는 과도기적 현상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에서 역대 대통령들과는 다른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형성하였다고 본다. 물론 대통령 한사람의 생각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우리 국민들이 그만큼 성국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책 내용은 100가지의 사회적 이슈를 소개하다보니 자연히 깊이 있는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위와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글을 읽는 이로 하여금 다시 한번 이들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장을 만들어 주었다는 점에서 일방향적인 글쓰기에서 볼 수있는 지은이의 생각을 무조건적으로 강요하는 듯한 글쓰기를 벗어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화되고 개방적인 시대적인 조류에 맞추어 조금씩 변모해나가고 있다. 21세기는 문화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한다. 토론도 하나의 문화다. 이런 토론문화가 건전하고 그 시회의 통합을 유도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면 그 사회가 가지는 힘은 엄청날 것이라는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무릇 토론이라는 것은 서로 상충하는 주장을 통하여 서로간의 합일점을 찾아내고 그로 인하여 사회적 통합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러한 이상적인 토론문화를 위해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지금 우리사회의 토론 문화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또한 지나온 우리들의 모습을 돌이켜보게 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좋은 글읽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예전부터 이런 책이 한번 나오지 않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 가려운 곳을 긁어준 그야말로 시원한 기분의 책이다.

쉽게 시작하자!!!

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12 - 미국 : 대통령 편 ㅣ 먼나라 이웃나라 12
이원복 글 그림 / 김영사 / 2005년 1월

이원복씨는 만화라는 매체를 통하여 방대한 내용의 글들을 읽기 쉽고 편한 내용의 그림을 그리는데는 나름대로 탁월한 면을 보이는 것 같다.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이 책은 시리즈로 나온건데 재미삼아 한번 들쳐본 책인데 의외로 재미가 있었다. 물론 가장 큰 메리트는 쉽고 빨리 읽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미국의 대통령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우리에게 알려진 대통령만 실어둔 게 아니라 미국의 역대 대통령을 모두 언급하고 있다. 우리가 지면을 통하여 알지 못한 미국의 대통령과 당시의 시대상을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괜찮은 내용의 책이었다.하지만 많은 대통령을 한권으로 만화책으로 담으려다보니 개괄적인 내용만을 담게되었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물론 이런 책이 가지는 장점이자 단점이기에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책 내용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아주 형편없는 책은 아니다. 책 자체가 가지는 장점을 살리고 이 책을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여태 우리가 가져왔던 피상적인 생각에서 탈피하여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새롭게 접근하는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나름대로 소득이 있는 글읽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처음부터 어려운 전문서적을 통해 접근하는 것보다는 이런 책을 통하여 기본적인 윤곽을 잡고 그 나라 문화에 대한 어느 정도의 흥미를 가진다면 책읽기가 좀 더 재미나지 않을까....

과학에 흥미를 가져봐!!!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 현대과학의 양면성, 그 뜨거운 10가지 이슈 ㅣ 살림 블로그 시리즈 4
이은희 지음, 류기정 그림 / 살림 / 2005년 10월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우리는 여태 생각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것중의 하나가 일반인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소위 말하는 "스타"가 되는 경우가 간혹 우리들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얼짱에서부터 인터넷 소설가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이 책을 쓴 지은이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글들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읽혀지고 재미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자신의 글들이 책으로까지 나오게 된 대표적인 경우이다. 예전같으면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책이라고 하면 보통 어느 정도 나이가 지긋해져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의 반열에 오른 경우에나 낼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져 왔었다. 그런데 요즘은 이처럼 꼭히 이 분야에서 내노라하는 전문가가 아니라도 자신의 관심분야를 재미나게 글로 옮길 수 있으면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신선하게 와닿으면서 일반인을 상대로 한 글이다보니 전문가들의 글보다 더 이해하기 쉬운 측면도 있다. 물론 그 깊이가 깊다고는 보장하지 못하는 면도 있긴 하다.

이 책은 "현대과학의 양면성, 그 뜨거운 10가지 이슈"라는 부제를 달고 요즘 우리 사회에서 문제되는 과학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풀어쓰고 있다. 우리들이 너무나도 궁금해하는 항생제 논란에서부터 최근에 만은 스포트라이터를 받고 있는 장기이식의 발전 등 그야말로 과학계에서의 뜨거운 감자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과학의 무한한 가능성에 드리워진 어두운 이면에 대해서도 지은이는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라며 우리들의 주위를 환기시키고 있다. 다만 이러한 위험성이 있는 과학적 발전이라도 과학은 발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 그러한 선택의 기회마저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이다.

과학의 어두운 이면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 책의 8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다이너마이트의 발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인류문명의 진보를 위한 발명품이 순식간에 살상용 무기로 둔갑하여 인류파괴의 괴물로 둔갑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우리 인간들이 판단하고 취사선택하여야 할 문제인만큼 우리들이 제대로만 사용한다면 우리 인간들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좀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뉴스나 매스미디어 등을 통해 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될 때마다 그저 남의 일인것처럼 생각하기가 일수여서 그냥 귀로 흘려듣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부분에 대해 아주 깔끔하고 맛깔스럽게 설명해주고 있다. 적당한 크기의 활자와 자주 등장하는 삽화와 사진은 책읽는데 그다지 큰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게 한다. 다만 앞에서 밝힌 것처럼 여기 소개된 주제에 대해서 더 깊이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러한 아쉬움은 책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누구나가 가지는 양명성이 아닐까한다. 어떤 분야에 대한 글을 읽을 때 보통은 쉽고 재미나게 쓴 책을 원하면서 막상 읽기 시작하면 좀 더 심오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길 기대하는데 이건 욕심이라고 본다. 다양한 책들이 다양한 독자들의 구미에 맞추어 서술된 만큼 이 책을 읽고 여기 소개된 주제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한다면 그건 벌써 어느 정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해주고픈 말, 듣고싶은 말

1분이면 마음이 열립니다 - 보급판
한국청소년상담원 지음 / 작은씨앗 / 2005년 6월

책을 읽을때 어떤 책은 빨리 읽어서 그 책의 내용을 알고 싶은 책이 있는가하면 어떤 책은 차를 음미하며 마시듯 느긋하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읽고 싶은 책이 있다. 이 책은 후자에 해당하는 책이 아닐까 한다. 마시면 마실수록 그 진한 뒷맛이 살아나는 차처럼 읽을 때는 모르지만 그 뒷 여운이 오래가는 책이다.

95쪽이지만 작은 판형과 짧은 글, 그리고 그림들은 1시간 정도면 그 자리에서 독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책을 덮고서는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왜 이 책을 이토록 빨리 읽었을까?"라고.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을걸. 후회가 들었다. 하나의 제목에 들어있는 조그마한 에피소드들은 두고 두고 음미하면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지침이 될만한 아주 기분좋고 따뜻한 글들이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를 이어주는 40가지 이야기'라는 책 표지의 글처럼 이 책은 부모와 자식간의 마음을 여는 말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내가 부모님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 아니면 내가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글들은 비록 짧은 몇줄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의 생각을 압축하여 그야말로 정수만 담아두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법한 글들을 싣고 있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를 이어주는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은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우리의 속담처럼 어떤 말을 하더라도 '어'다르고 '아' 다르듯이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말을 받아들이는 상대방에게 어떤 말은 상처를남기게 되고 어떤 말은 평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더없이 중요한 인생의 길잡이가 된다라는 것을 일깨워준 책이다.

말을 하더라도 듣는 이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이 책은 꼭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본다.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책이다. 별것 아니라는 생각에서 펼쳐본 책이 이렇게 마음에 와닿는건 처음이다. 원래 이런 류의 글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왠지 모르게 나를 끄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