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3
이동민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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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기가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가 어떤 경우에는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는 경우도 있다. 뒤집어서 이야기 한다면 모든 것들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달린 문제라고 하겠다. 그만큼 인간인 우리에게는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과 그 사고를 행동에 옮길 수 있다는 것에서 확연히 다른 동물들과는 구분되어 지는 것이다.

그런 특징은 수많은 시간을 거쳐오면서 인간들 나름대로의 도덕과 윤리, 규범을 정립하여 이것만은 지켜야 한다는 것을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규범으로 정립해두고 있다. 그런 것들로 인하여 우리들은 조금 더 안전하고 조금 더 건강하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광의의 규범은 시대와 각 나라의 문화적 배경으로 인하여 많은 부분에 있어서는 유사하지만 특이한 자신들만의 규범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유대인들의 이야기인 ' 탈무드'가 아닐까 한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 중의 하나라는 말이 돌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상당한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 책이다. 책 내용은 유대인들의 생활지침서라고 할 정도의 것들로 간단한 우화등을 통하여 삶의 지혜를 들려주고 있다.

아직까지도 세계 여러나라의 곳곳에서 자신들만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유대인들의 삶은 언제나 연구대상이었고 그 일환으로 탈무드라는 그네들만의 생활지침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애독되어지는 책이 되었던거다.

이 책은 손에 쏙 들어올 정도로의 아담한 크기와 간간이 곁들여진 삽화, 눈에 편한 종이와 양장본으로 되어 있어 사람의 마음을 혹하게 하는 책이다. 탈무드의 교훈, 탈무드의 지혜, 탈무드의 명언, 탈무드란 무엇일까라는 4가지의 챕터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데 분량이 그다지 많지 않아 읽는데는 반나절 정도만 하면 충분하다. 하지만 그 작은 분량이 가진 삶의 무게는 반나절이라는 시간으로는 읽어 내려가기에는 쉽지 않은 내용들이다.

원래 탈무드의 내용을 압축한 책이다보니 읽는 독자들에 따라서는 실망을 할 수도 있는 책이지만 원래의 이야기가 가지는 근간을 흔들지 않고 그 정신을 전달할 수 있다면 그다지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바쁜 시간속에서 틈날 때 한번씩 끄집어 내어 읽을 수 있다는 즉시성과 접근의 편리성이 이 책이 가진 장점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글과 관련된 다른 위인들의 명언이나 경구도 책의 하단부에 실어서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나다. 너무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이 책만큼 효율적인 책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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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3 - 소고기 전쟁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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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제3권의 서두에는 지은이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닌 이야기를 담아두고 있다. 폭설로 인해 길이 끊긴 횡성 한우 목장 전경. 노숙자 사진을 구하기 위해 고생한 이야기, 웬만한 거리는 도보로 다닌다는 이야기 등...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전달되는 순간 우리는 그런 지은이의 고생이란 것들은 안중에도 없는데 책 서두에 수록된 사진들이랑 이야기들을 읽어보니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닌 것 같다.

주인공인 성찬이 이 만화에 등장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들려준 이야기는 참 재밌었다. 주인공의 직업을 무엇으로 할까하다 차장수로 낙점된 사연이라든지 성찬이 사는 아파트의 모델을 구하기 위해 서울을 이잡듯이 뒤진 결과 한남동의 한 아파트가 그 모델이 되게 된 배경(올드 보이의 화보촬영이 잇었던 아파트라고 하네요)등은 지은이의 설명이 없었더라면 그러려니하고 넘어갈 만한 이야기들이었는데 듣고보니 새삼스럽게 와닿는 부분이었다.

식객 제3권은 제목이 '소고기 전쟁'이듯이 책 1권이 전부 소고기에 얽힌 이야기들이다. 아롱사태편, 숯불구이편, 대분할 정형 편, 소매 상품 만들기 편, 비육우 편의 5가지 에피소드로 나누어져 있는데 아마 식객 全권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들이 아닐까 한다. 우리들이 여태 몰랐던 소고기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해도 될만큼 소고기에 대한 모든 것들이 그려지는데 만화에서 이만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며 다시 한번 지은이의 노고가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여태까지 팔도의 음식을 찾아가며 재미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주었던 우리의 주인공 성찬이 이번엔 이야기의 정중앙에 등장하여 소고기와의 한판 전쟁을 벌인다. 그 상대방은 바로 그가 몸담았던 운암정. 상대가 상대이다보니 무척 흥미진지하다. 이 부분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대분할 정형 장면이 조금 문제일 것 같긴 하다.

소고기를 좋아하면서 도축장의 정형 기술자(소고기를 부위별로 나누고 뼈와 살을 분리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들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소고기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은 고기를 먹을 자격이 없다. 라는 말이 나오는데 대분할 정형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면 그런 감정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항상 주위의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하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사채업자 서회장이 마마 백화점 식품부 소고기 납품을 하기 위해 5차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일을 우리의 식객 성찬에게 맡긴 것이다. 뭐 이야기의 결론이야 어떻게 될건지 대충 짐작은 가지만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보여주는 흥미진지한 스토리 구조는 사람을 흡입하는 놀라운 마력을 가진 것 같다. 여태 우리와는 잘맞지 않은 일본의 음식만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진정 우리네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마치 바다에 떨어진 눈처럼 혀 위에서 녹아 부련 듯 목구멍으로 사라지는 육즙의 그 맛을 ?아라는 문구답게 책장을 덮고나면 어느덧 혀끝에는 살살 녹아드는 소고기의 맛과 촉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본능이 발동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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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지음 / 다밋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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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벤트를 통해서 손에 넣게 되었다. 큼직 큼직한 글씨와 여백의 미,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쉬운 글등은 이 책을 읽는데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게 하지는 않았다. 막상 리뷰를 쓰려고 보니 거의 모든 리뷰들이 찬사일색이어서 내가 이런 리뷰를 올려도 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은이가 왕따를 무릎쓰고 의료계의 어두운 부분을 건드렸듯이 나는 이 책이 가진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 뒤에 가려진 것들에 대해서 지적해보고자 한다.

이 책을 쓴 지은이의 의도는 의학상식을 좀 더 쉽고 편하게 대중들에게 이해시키는 한편 상업적인 목적에 희생당한 잘못된 의학상식을 바로잡고, 우리들이 은연중에 소문으로만 알고 있었던 의료계의 어두운 부분을 밝은 곳에 드러내 놓음으로써, 건강을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같이 한번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보는 장(場)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지은이의 의도처럼 이 책은 의학상식을 재미나게 풀어헤치고 있다. 전문적이지도 않으면서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지은이가 직접 겪은 다양한 체험과 여러 가지 참고문헌, 지은이의 걸걸한 입답이 한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이니 신문이니 하는 다양한 대중매체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건강을 소재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심지어는 교양오락프로라는 미명하에 의사들이 등장하여 몸에 좋은 음식이나 아니면 어떤 약이 몸에 좋은지를 침이 튀기도록 이야기하는 장면을 흔히 접하게 된다. 그러면 그 방송이 있은 다음날은 전날 방송된 프로그램 내용에 따른 음식이나 약품이 잘 팔린다고 한다.

매스미디어의 위력이 절실히 느껴지기도 하는 점이지만 우리 국민들 모두가 건강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은이의 말대로 결론은 하나!!!

제대로 된 의학정보를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과연 우리 의료계는 그러한 물음에 자신있게 답할지는 나로서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은 우리들의 삶의 양과 질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려는 과도기 단계라 하겠다. 이를 두고 꼭 무슨 열병에라도 휩싸인 이상한 국민적 정서로 볼 필요는 없다. 자신의 건강을 자신이 돌보지 않으면 누가 돌봐준단 말인가. 예전처럼 까막눈을 가진 사람들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고 정보가 공유화된다면 이러한 열병도 차츰 사라지게 될거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많은 부분에 있어 독자들에게 잘못된 의학상식에 대해서 알려주는 올바른 지침서로서의 작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은이가 설파하는 이야기들 중에서는 이미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도 많다. 연세가 드신 분들에게는 이런 이야기들이 솔깃할지 모르겠으나 요즘처럼 매스미디어가 발달한 시기에는 조금은 동 떨어진 내용일 수도 있다.

원래 제 식구 감싸는게 하나의 관례처럼 여겨왔으나 지은이는 용감하게도 의료계의 어두운 부분을 여지없이 까발리며 그 폐단을 지적하여 신선함을 심어주고 있다. 하지만 지은이는 무조건 결론부분에서는 제약회사와 의사들이 문제라는 투의 거친 글쓰기를 해서인지 어찌보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지은이와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의료계에 대한 불신을 더 조장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다. 오히려 그러한 맹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이었더라면 더 매끄러운 글쓰기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지은이는 네이버 블로그 등 많은 포털사이트에서 정보를 가져왔는데 이런 용어들과 글 중간 중간에 보이는 최신 유행어라든지 하는 부분들은 이 책의 독자층을 한정하는 가장 큰 단점으로 보이며 정보에 대한 불확실성을 초래하게 된다. 그리고 재미나게 글을 쓰려다보니 정확한 근거없이 인터넷상의 정보나 지은이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 논리의 비약이 보이는 부분도 눈에 띠는데 이런 경우 인용문에 대해서는 정확한 출처를 제시하여 글의 신뢰성을 높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 단적인 예를 들자면 지은이가 인터넷의 블로그 등에서 인용한 글들이나 신문기사인데 81쪽의 경우 배우자의 사망으로 '결혼'자체가 없어진다고 하지만 '결혼'자체가 없어지는 경우(결혼이라는 말은 법적인 용어가 아니고 혼인이 맞다) 즉, 혼인이 소멸하는 경우는 혼인에 무효사유나 취소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그렇고 사망으로 인하여 기왕에 있었던 혼인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상속순위에는 혈족만 해당하고 인척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만 배우자만 예외적으로 상속을 받는 것이다. 배우자가 4촌 이내의 인척이어서 상속을 받는 것은 아니다.

121쪽에서는 코골이가 이혼사유가 된다고 판사가 판결했다고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코골이가 이혼사유가 아니라, 코골이로 인한 고혈압, 발기부전 등이 것이지 코골이는 직접적인 이혼사유가 아니었다. 흔히 신문기사에는 판결문을 고등어 중간부분만 남겨두듯이 앞뒤를 잘라버리고 기사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현 정부도 그런 기사를 자주 쓰는 몇몇 언론사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당하는 사람은 미칠 지경이니깐^^

편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 책은 내용과 달리 편집은 너무 안이하게 되어 있다. 드문 드문 등장하는 삽화는 아예 안넣는 것보다 못하고, 책의 편제상 대목차, 소목차 등이 일정한 규칙없이 제 멋대로 쓰이고 있으며 각주에 쓰인 글이 본문으로 들어가 있고, 약어의 경우나 학자들의 이름은 풀어서 써주는 등의 조그마한 배려가 아쉽게 다가왔다.

의학정보나 건강정보를 전달하는 정도에만 머무는 게 대부분의 책들의 경향이었다면 지은이가 보여준 시도는 신선하면서도 투박한, 그야말로 사나이다운 글쓰기의 맛이 베어나온는 글들이었다.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 하려는 욕심이 앞서다보니 전체적으로 글의 균형이 맞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이를 별론으로 하고, 지은이의 시도에 대해서는 올바른 평가가 되어져야 할 것이며 다음 번에 나올 책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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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08-2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ㅅ! d(-_-+)

2005-08-23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키노 2005-08-23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수퍼겜보이 2005-08-23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아직 안읽어서 66쪽의 살인방조가 어떤 사건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러나 최근 대법원 판례는 ㅂ 병원 사건에서 보호자의 요구에 의한 의사의 퇴원조치를 부작위가 아닌 작위로서 살인방조를 적용한 것으로 압니다. 구별이 분명한 것은 아니니 그 정도는 봐주셔도...

어쨌든 비판적인 리뷰가 신선합니다~

키노 2005-08-23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의 실수네요..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살인(인정된 죄명 ; 살인방조) 흰돌님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 그 부분은 삭제 내지 수정 하도록 하죠..제가 넘 성급하게 죄명만 보고 글을 올린 것 같네요.. 아마 대법원에서 의료행위 현실을 고민한 흔적의 판결이 아닌가 합니다.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수련의는 무죄고, 원래는 의사는 1심에서 살인죄의 공동정범이었는데 살인방조로 처벌한 걸 보면요.. 역시 글쓰기는 힘들군요^^;;
 
식객 2 - 진수성찬을 차려라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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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 이어 2편에서도 5가지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부대찌개', 'Thanks Pa', '대령숙수(待令熟手)', '아버지와 아들', '고구마'가 바로 그 에피소드들이다.

제6화 부대찌개에서 지은이는 부대찌개가 탄생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우리들의 아픈 근대사를 한번 되새겨 보게 하고 있다. 비록 외국음식 재료들이 쓰인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한국에서 한국인만이 먹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어디를 가더라도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음식이니만큼 이는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라는 것이다. 여기서 지은이의 문화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제7화 '대령숙수'에서는 성찬이 이처럼 음식에 대한 달인의 경지에 이르른 배경을 설명하는 동시에 대령숙수라는 잊혀진 우리네 문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생태탕으로 시합하는 부분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듬직한 부분이기도 하다

제8화 아버지와 아들은 단순히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현대를 살아가는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초상이라고 할 것이다. 편하고 빠르고 다소 개인주의적인 문화에 젖은 아들과 시간은 걸리지만 전통을 고집하는 아버지 사이에 충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아버지가 젊은 신세대 아들의 음식문화에 대해 알려고 요리학원에 다니는 걸 본 아들은 산과도 같은 거대한 아버지의 존재에 눈물을 적시게 되는데 2권에서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라 하겠다.

제10화 고구마에서는 1권에서 우리들의 입맛이 길들여진 어머니의 음식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우리들의 마음의 고향인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그 연장선상에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받아야 하며 그리고 누구나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필요함을 일깨워준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귀한 이에게 우리는 무엇보다 음식을 주고 싶어한다.
아름다운 것에 감동하고 사랑에 마음이 순해지듯,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푸짐한 맛이 놓일 때, 진수성찬이 차려진다."
고 이야기 하는데 아주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정성이 결여된 음식은 그저 한끼를 때우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정성과 사랑이 베인 음식은 그것이 밥이랑 몇안되는 반찬이라 하더라도 이 세상 어느 음식과 비교하더라도 진수성찬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 모두의 삶에 있어서는 사랑과 정성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생활에서 자칫 잊어버리기 쉬운 것들이다. 모두가 정성과 사랑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한다면 좀 더 밝고 건전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그것이 지은이가 음식을 통해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제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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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08-23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권이 가장 재밌으셨나요!? 시간을 쪼개어 읽는 중이라 아직 4. 7. 8, 9권밖에 못읽었습니다.

키노 2005-08-2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3권까지 밖에 못 봤어여.한꺼번에 다 보는 스타일도 아니고 생각날때 사보는게 잼나잖아요..아무래도 1권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어요. 우리나라의 쌀문제도 있고
 
식객 1 - 맛의 시작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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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허영만은 이미 우리에게  '각시탈', '무당거미', '오! 한강', '아스팔트 사나이', '비트', '미스터Q', '짜장면' 등으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중견 작가이다. 앞서 열거한 만화들은 하나같이 한국 만화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만화적 재미와 더불어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보기 드문 수작들이다.

지은이는 만화는 어린애들이나 청소년이 보는 것이라는 잘못된 고정관념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함께 만화라는 매체를 대중 문화에 있어 새로운 위치를 점하게 하는데 크나큰 공헌을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런 지은이가 '음식'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가지고 다시 우리곁을 찾아왔다.

4년간의 구상, 2년간의 취재, A4용지 1만장이 넘는 자료, 3박스를 가득 채운 음식사진들, 제7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에서 초대 비코프 만화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 우리나라 최초의 음식만화, 영화 '올드보이'의 제작사인 쇼이스트의 영화화 결정 등 만화 '식객'에 대하여 쏟아진 찬사는 근래에 보기 드물 정도로 이례적인 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혹자들은 이미 우리들에게 널리 읽혀진 일본 만화인 '미스터 초밥왕'이나 '맛의 달인'과 비슷한 구성이라는 점에서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소재는 한정된 것이고 그 소재를 가지고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다 다르듯이 지은이는 비록 소재는 유사하지만 우리네 입맛에 맞도록 아주 맛깔스럽게 요리하여 두고 있다. 일본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요리 중심의 극적인 이야기 전개보다는 팔도를 돌면서 그 지방 특유의 정서와 우리네 문화를 음식에 녹여서는 가슴 따뜻한 그림을 그려주고 있는 것이다.

야채, 생선, 건어물 등을 차에 싣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31세의 성찬이라는 주인공을 내세워 우리들에게 친숙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만들고 있으며, 거기에 간간히 곁들여지는 기자 진수와의 로맨스는 만화가 가지는 내용의 무게감에 양념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지은이의 캐릭터 묘사와 배경설정 등에 들인 많은 노고가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1권은 어머니의 쌀, 고추장 굴비, 가을 전어 맛은 깨가 서말, 36·2·9·60, 밥상의 주인장사꾼이라는 5가지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무엇보다도 쌀개방과 맞물린 현실위에 발을 딛고 있다는 점이 나에게 무한한 감동을 심어 주었다.

대장금의 표절시비로 문제가 있긴 했지만 올게쌀로 시작 되는 첫 에피소드에서 지은이가 우리네 농촌에 대해 가지는 따스한 시선은 이 책이 그냥 만화라고만 치부해 버리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주제임에도 쌀을 우리의 영원한 고향과도 같은 존재인 어머니에 비유하여 가슴 찡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쌀과 어머니는 닮아 있다

우리는 모두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음식을 최초의 맛으로 기억한다.
첫사랑이 그렇고 첫날밤이 그렇듯 처음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것은 깊은 상흔처럼 세월 속에서도 결코 희미해지는 법이 없다.
기억은 오히려 선명해지고 향수는 깊어만 간다. 거친 물살을 헤치고
기어이 태생지로 돌아가는 연어처럼 우리에게는 최초의 맛을 찾아
헤매는 질긴 습성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유년의 밥상에 올랐던 소박한 찬을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떠올리는
것은 그리움에 다름 아니다. 남루하고 고단한 삶이어도 어머니의
사랑이 있기에 함부로 좌절할 수 없듯 그 시절의 행복한 기억은
살아가는 힘이 되어 주는 것이다.
맛은 추억이다. 맛을 느끼는 것은 혀끝이 아니라 가슴이다.
그러므로 절대적으로 훌륭한 맛이란 없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숫자와 동일하다.

쌀과 어머니는 닮아 있다. 그것은 생명의 근원이고 영원한 그리움이다.
적어도 한국인에게는 그렇다."

그렇다.
지은이는 언제나 그랬듯이 현실과 맞물린 그림을 그려왔다. 이 작품의 첫 에피소드에서도 예외없이 그는 우리네의 현실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일본의 음식만화와 비교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지은이에 대한 결례라고 하겠다.

한국적인 향과 한국적인 맛이 느껴지는 그의 만화 '식객'은 아마 나의 오감을 고정시킬것이 틀림없으며, 여러분들에게도 은은한 맛을 풍기는 음식과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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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08-20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이렇게 진지한 걸작을 만나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디다. ㅎㅎ

키노 2005-08-21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셨군요, 사요나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