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지나 후레쉬 쿨링 바디 미스트 선블럭 SPF30/PA+++ - 141.5g
존슨앤드존슨
평점 :
단종



회사에서 너무 할 일이 없어서 화장품 코너 보다가 반가운 마음에 리뷰쓰고 있습니다 ㅠㅠ

제가 더운데 살면서 타는 것도 피하는 주제에 바르는 선블럭을 끔찍히도 싫어합니다;;
그래서 가벼운 스프레이식 선블럭을 찾아 방방곡곡 헤매다가 정착한 것이 바로 이 녀석! 완전 강추입니다!

일단 사용하기 전에 슉슉 흔들어준 후 팔이고 다리고 칙칙 뿌려줍니다. 제목에 쿨링이 들어있는만큼 금새 시원해지죠. 그러면 손으로 대충 쓱쓱 문질러주면 끝이에요. 엄청 간단하고 끈적이지도 않고 냄새도 그럭저럭 괜찮고 효과도 확실합니다! 일반 선블럭 튜브를 손바닥에 짜서 팔에 다리에 문지르다보면 얼룩덜룩 어떤 부분엔 덕지덕지 발라지고 어떤 부분은 놓치고 하여간 아주 성가신데 이 제품을 쓰면 한 번씩 쭉 뿌려주면 뭉치는 일도 없고 싹 스며드는게 아주 좋습니다. 

SPF 30이라고 되어있어서 좀 낮은가 싶기도 하지만 한국보다 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비키니 입은 채로 바닷가니 워터파크니 여기저기 다녔어도 이거 열심히 뿌렸더니 심하게 탄 적 없었습니다. 물론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덧발라주는 것은 당연하고요. 덧바를 때에도 로션보다 훨씬 간편하죠! 시원해서 자꾸자꾸 바르고싶어져요~ 시세이도 선블록 제품도 아주 좋지만 아무래도 비싸서 -_- 막 바르기는 좀 그렇더라구요. 이 제품은 가격도 저렴하고 한 계절 쓰기에는 딱입니다. 끈적이고 바르면 허옇게 되는 선크림 싫어하시는 분은 이 제품 한 번 써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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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 씽킹 - 핵심을 꿰뚫는 힘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6
로버트 프랭크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괴짜경제학의 히트 이후에 엄청나게 쏟아져나온 경제학 책들 가운데 하나인 이코노믹 씽킹.
(원제 Economic Naturalist)
보통 책을 살 때는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더라도 서점에서 꼭 맨 앞 몇 장은 읽어보고 사기에 별로 실수하는 일이 없지만 이 책만큼은 아차 싶었던 실패작 중 하나. 그래도 아까워서 지겨워하면서 어찌어찌 다 읽었다. ㅠ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질문과 답변 형식을 통해 경제학적으로 해석해놓은 책인데 하드웨어 자체는 편집도 깔끔하고 삽화도 예쁘고 그다지 흠잡을게 없었으나 중요한 내용이 영 억지가 가득하다. 첫부분에 냉장고 얘기, 콜라캔의 모양 얘기까지는 그럭저럭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었으나 끊임없이 이어지는 끼워맞추기식 내용에 이건 경제학 책도 아니고 잡학상식 책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여- 지겨워~ 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읽었다. (알고보니 대학원생들의 리포트를 중심으로 엮은 책이라는데 그러면 그렇지...왜 사기 전에 좀 더 자세히 책 설명을 읽어보지 않았을까? ㅠㅠ)

이 책은 경제학책으로 어떤 깨달음(?)을 얻기 위해 읽는 것 보다는 오히려 원서를 사서 영어 공부용으로 -_- 읽는 것이 어떨까 한다. 내용도 쉽고 토막토막 끊어져있어서 어중간한 소설보다 훨씬 쉽게 읽힌다. 하지만 그래 바로 이거야! 하는 책을 원한다면 역시 괴짜 경제학을 추천한다. 꽤나 많은 경제학 관련 서적을 읽었지만 괴짜 경제학만큼 무릎을 치면서 읽은 책은 없었다. 역시 구관이 명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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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달 2008-07-16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의외네요.
제목이 확 끌렸었는데ㅋㅋㅋㅋ

Kitty 2008-07-17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다에요;; 책이 깊이는 없습니다 ㅋㅋㅋ

꾸물꾸물 2009-03-20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 하겠습니다..ㅎㅎ;;

Kitty 2009-03-21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 반갑습니다 ^^
 
서재 이미지 바꾸기 (12)

비연님 페이퍼를 보고 문득 그동안 여기저기서 찍은 치훌리 사진이 하드에 곱게 잠자고 있다는 걸 깨닫고 방출해봅니다 ^^

데일 치훌리는 제가 예전부터 관심있게 보고 있는 미국 출신의 유리 공예가에요.
치훌리의 작품은 아주 힘이 넘치면서도 유연하다고 해야하나...하여간 한 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치훌리의 작품 중 아마도 가장 유명한 작품은 라스베가스에서 제일 호화로운 호텔 중 하나인 벨라지오의 로비를 장식하고 있는 FIORI DI COMO라고 할 수 있겠죠. 제가 처음 치훌리의 작품을 만난 것도 바로 여기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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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좀 후져요;; ㅠ)
형형색색의 꽃이 어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광경이 너무 인상적이죠.
이 천장을 보고 홀딱 반해서 치훌리에 대해서 이것저것 찾아보게 되었지요. 
지금도 라스베가스 갈 때마다 벨라지오에 묵지 않더라도 꼭 로비까지 꾸역꾸역 찾아가서
수전증이지만 사진도 찍고;; 보고 또 보고 다시 보고 한참 바라보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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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벨라지오가 우아함을 추구하다보니 로비를 지나치게 깔끔하게 꾸며 놓아 자칫 지루해보일 수가 있는데
이 천장 장식이 기가막히게 어울리면서 분위기가 확 살아납니다.
라스베가스의 호텔 갑부이자 벨라지오의 오너인 Wynn이 직접 치훌리에게 부탁한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수천 개의 꽃 하나하나를 다 수작업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작품 가격이 엄청났다고 합니다.
뭐 어차피 벨라지오가 헐리기 전에는 다른데로 움직일 일도 없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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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Phipps에서 초대전을 할 때 입구에 설치되어있던 작품입니다.
치훌리의 작품은 유리 도자기나 꽃꽃이처럼 자그마한 것부터 이렇게 커다란 설치미술까지 굉장히 다양한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설치미술쪽이 더 좋아요.
그리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생각하면서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특히 식물원에서 전시를 하면 정말 멋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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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보면 치훌리의 작품이다-라고 알 수 있는 몇 가지 테마가 있는데 이 두 사진의 소용돌이(?)도 그 중 하나입니다.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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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전시관이라서 삐죽삐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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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길쭉한 대롱을 여러 개 꽂아놓은 (혹은 매달아놓은) 작품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색깔이 너무 예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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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가 겨울이여서 그걸 테마로 한 작품인 것 같더군요. 실제로 보면 굉장히 낭만적이고 멋진데 사진이 후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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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직접 꽃과 줄기 모양을 모티브로 한 작품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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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너무 예뻐요. 굉장히 큰 전시관이었는데 저런 꽃이 가득 차있었습니다.
강렬한 원색과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복잡한 색이 어우러져서 동화의 세계같은 느낌을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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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쁘죠. ㅠㅠ 이건 제가 치훌리 작품 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배 시리즈입니다.
이것 말고도 배를 테마로 한 작품이 여러 개 있는데요, 이건 좀 단순한 편이에요.
(음 그러고보니 저는 그냥 알록달록하면 다 좋아하는 듯;;;)
배 안에 가득 담긴 색색의 공이랑 물 위에 물방울처럼 둥둥 떠다니는 공들을 보면 너무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

그렇다면 이런 몽환적인 작품을 만드는 치훌리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두구두구...

 

엥....애꾸눈 아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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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8-07-13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벨라지오에 있는 작품 멋지네요!
라스베가스를 쓸어버리러 한 번 가야하는데 말이죠 ㅋ

Kitty 2008-07-14 12:11   좋아요 0 | URL
벨라지오는 뭐 럭셔리로 안팎을 치장한 곳이죠 ㅋㅋ
매지님 라스베가스 가시게 되면 꼭 알려주세요! 제가 100배 즐기기 팁 보내드릴께요! ㅋㅋ

비연 2008-07-13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전 잘 모르고 우연히 찍어서 온건데, 멋진 작품들이 많네요^^ 감사해요, Kitty님^^
그나저나 아저씨도 좀 특이하시네요...ㅋㅋ 머리 모양이 작품들과 유사한 듯..^^;;;

Kitty 2008-07-14 12:13   좋아요 0 | URL
비연님 사진 보고 저도 생각이 나서 ㅋㅋㅋ
그나저나 아저씨 사진 정말 엥? 이죠? 역시 예술가들은 범상치 않은가 봅니다 ㅋㅋ
 

Emily giffin의 새로 나온 책을 읽다가 참지 못하고 페이퍼를 써봅니다.

아래 페이퍼에도 있듯이 지극히 비소설 편향의 독서를 하는 저인데요;
가뭄에 콩나듯 소설을 읽다보니 정말 끌리는 책이 아니면 잘 잡지도 않습니다.
새 소설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사서 읽는 작가는 보통이나 (이 사람도 소설가에 포함?;;) 닉 혼비 정도로 극히 희귀합니다만
최근에 책이 나오는 족족 읽지는 않고 못배기는 작가가 또 한 명 생겼으니 바로 에밀리 기핀입니다.

거창한 책을 쓰는 사람은 절대 아니고 예쁜 여류 소설가로 소위 chick-lit이라고 부르는 가벼운 소설을 쓰는 작가입니다만
이 사람 책은 중독성이 아주아주 강합니다 ㄷㄷ

 

 

 

 

이 책이 바로 에밀리 기핀의 데뷔작인 "Something borrowed"입니다.
(미국 여자애들이 결혼할 때 풍습인 Something old, something new, something borrowed, something blue에서 따온 것 같아요.)
레이첼이라는 여주인공이 가장 친한 여자 친구 다아시의 약혼자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라서 someting "borrowed" ^^ 
처음에는 분홍색 표지가 너무 예뻐서 호기심에 집어들었는데 줄거리는 아주 뻔하지만 완전 최고 재밌습니다. 이 작가의 특징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인데 한 번 잡으면 다음 장이 너무 궁금해서 놓을 수가 없더군요. 미친듯이 하루이틀에 다 읽었어요. 한국책도 아니고 350-400쪽 되는 꽤나 두툼한 원서를 하루이틀에 다 읽었다면 보통 일은 아닌겁니다 -_-;;;

 

 

 

 

그 다음 작품이 이 "Something blue"입니다. 역시 표지도 너무 예쁘죠..^^
소설도 잘 안읽는 주제에 그나마 표지보고 책을 고르는 못된 버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위의 something borrowed의 속편격으로 전작이 레이첼의 관점에서 쓰여졌다면 이 책은 똑같은 사건을 약혼자를 빼앗기는 친구 다아시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미 1편에서 다 읽었던 이야기를 뭐 또 읽을게 있을까 했는데 그게 아닙니다. 역시 중독성 ㄷㄷㄷ 게다가 전작에서는 다아시가 좀 얄밉고 미움받는 캐릭으로 그려졌었는데 이 책에서는 당당하게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이야기를 끌어나갑니다. 성격은 그대로인데 1편만큼 밉지가 않아요. 오히려 1편의 주인공인 레이첼이 얄미워집니다..신기한 일이죠;;;

 

 

 

 

 

 

 

 

이 책이 3번째 "Baby proof"입니다. 이 책은 번역서가 나왔네요. 그런데 제목이 베이비 in 맨해튼 -_-;; 좀;;
(참고로 에밀리 기핀의 책은 모두 배경이 뉴욕입니다. 저자가 뉴욕에서 변호사 일을 했다더군요.
그래서 뉴욕 얘기랑 변호사 얘기가 많이 나와요. ^^)  
어쨌든 이 책은 앞의 두 권처럼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전혀 다른 주인공의 새로운 얘기인데 역시 아주 재밌습니다.
리뷰도 많고 번역서도 있으니 소개는 간략하게 끝내고...^^

그 다음 가장 최신작인 "Love the one you're with"에요. 지금 읽고 있는 책입니다.
이상적인 남편 앤디를 만나서 행복한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는 엘렌 앞에 어느날 갑자기 옛 남자친구 레오가 나타납니다.
이런 소설의 설정이 그렇듯이 레오는 매일 줄기차게 싸웠지만 가장 사랑했고 결코 잊을 수 없는 남자친구였지요.
레오가 나타나면서 엘렌은 급격하게 흔들립니다. 완벽하고 사랑스러운 남편과 너무나 미우면서도 또 너무나 사랑했던 레오 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뒷 이야기는 계속 읽어야겠지요? ㅋㅋ

에밀리 기핀의 소설들은 머리 싸매고 읽는 책은 아니지만 흡입력이 아주 강해서 진짜 광속으로 읽게 됩니다;;
게다가 마치 10대 때 하이틴 로맨스나 순정만화를 보면서 느꼈던 가슴 두근거림을 다시 경험할 수 있답니다.
지금도 책 읽다가 두근두근거려서 페이퍼 쓰면서 진정시키고 있습니다 -_-;;; 

제 개인적으로 추천 순서는

1. something borrowed 
2. love the one you're with
3. something blue
4. baby proof

정도인데 공교롭게도 4번만 번역서가 나와있네요;;
번역서가 아니더라도 아주 쉬운 영어로 되어있으니 원서라도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해요.
아마존에도 각 책마다 울부짖는(?) 수백 건의 리뷰가 올라와있답니다 ^^;; 
알라딘에서도 누가 저랑 같이 버닝 좀 해주세요 ㅠㅠ 그럼 저는 다시 책 읽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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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8-07-10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시도해 볼까요? ^^

저 금~월 라스베가스랑 그랜드캐년 예약 다 해놨는데 토,일 T-storms이 예보돼 있네요. 괜히 걱정.. ^^;;
드디어 저도 라스베가스로 진출합니다. ㅋㅋㅋ

Kitty 2008-07-11 01:57   좋아요 0 | URL
ㅋㅋ 라스베가스 가시는군요. 제가 라스베가스 광빠;에요. ㅋㅋ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패키지로 가시나요? 아니면 자유여행?
우찌되었건 Paris 호텔 아점 부페는 꼭 드시기 바래요~ ^^
10시 20분쯤 가서 줄서고 기다리면 11시 전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그럼 브랙퍼스트 뷔페 값 내고 런치 뷔페까지 먹을 수 있어서 최고에요 ㅋㅋ

하루(春) 2008-07-10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아마존닷컴에 올라와 있는 첫 리뷰를 읽었는데 리뷰가 장난이 아닌 걸요?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요.

Kitty 2008-07-11 01:58   좋아요 0 | URL
악 하루님 빨리 읽으시고 같이 버닝해주세요 ㅠ_ㅠ

미미달 2008-07-10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옹 레이첼은 저의 영어이름ㅋㅋㅋㅋ

Kitty 2008-07-11 01:58   좋아요 0 | URL
앗 그러셨군요 ㅋㅋ 저도 레이첼이라는 이름의 친구가 있는데 ㅎㅎㅎ
 

아니 이럴수가;; 
소설가 김연수씨가 남자였군요? 저는 왜 이제까지 여자인 줄 알았을까요? -_-;;;

제가 한국소설에 좀 많이 무식합니다 -_- 아니 한국뿐만 아니라 국내외를 막론하고 소설 자체에 아주 무지하죠;
제 독서는 99%가 비소설에 편중되어있고 아주 편식이 심해서 소설은 가뭄에 콩나듯 읽긴 합니다만; (1년에 1-2권?;;;) 
그래도 멀쩡한 남자 소설가를 왜 여자라고 착각하고 있었을까요?; 

일단 제 지인 중에 '연수'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친구가 있다는게 첫번째 이유가 될 것이고 -_-;;
두번째는 제가 김연수씨 책을 읽은 적은 없고 이 분의 글을 접한건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라는 책의 추천사를 통해서인데 그 추천사를 읽고 진짜 100% 여성이 쓴 글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글 자체는 개인적으로 매우 싫어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만 -_-)

스밀라. 그녀는 내가 아는 한, 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자다. 매력이란 깊은 존경심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스밀라가 내게 보여주는 세상은 구름과 눈과 얼음의 세계다. 음악처럼 언어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그 세계를 스밀라는 내게 보여준다. 나는 스밀라가 보여주는 세계를 마음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다. 그럴 때, 나 역시 스밀라처럼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늘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 몇몇의 순간의 나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아마도 이 책을 펼친 당신 역시 그렇지 않겠는가.

도그지어(dog's ear)라는 건 개의 귀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건 문자를, 그리고 문자로 표현되는 세계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할 수 있는 가장 예의바른 행동이다. 도그지어라는 건 책장의 한쪽 귀퉁이를 삼각형으로 접어놓는 일을 뜻한다. 매력적인 사람을 만날 때, 나는 그 순간을 그렇게 접어놓는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어떤 점에서 그렇게 접어놓은 삼각형들을 책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밀라를 읽는 일은 그 일이 얼마나 깊은 사랑에서 비롯하는 것인지 이해한다는 뜻이다.

스밀라의 세계로 초대받는 자들이 결국 알게 되는 것들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그토록 깊은 이해다. 인간이란, 이 세계란, 도대체 우리란 과연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이 세계를 둘러싼 음모나 투쟁 따위는 스밀라에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한 아이가 지붕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점뿐이다. 자신이 읽은 눈(雪)과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그 아이의 죽음이 서로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스밀라는 길을 떠난다. 그 사소한 죽음을 납득하기 위해서. 그럴 줄 알았더라면 북극해로 들어가기 전에 그 '차가운 여자'에게 입이라도 맞춰줄 것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당신도 나처럼 스밀라에게 빠질 것이라는 점이다. 여행자의 숙소를 떠올리게 만드는 아파트에 돌아와 이 우주에 크레머가 연주하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콘체르토만큼 아름다운 것도 있다는 사실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스밀라를 사랑하지 않을 사람은, 영하 40도에서도 얼어붙지 않는 구름 속의 물방울들처럼 역경에 그런 식으로 대처하고 싶다고 말하는 스밀라에게 마음이 뺏기지 않는 사람은, 적어도 내가 아는 세상에서는 없다.

물론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세상에는 좋은 소설과 나쁜 소설이 있을 뿐이다. 오랫동안 내 마음을 뺏어갔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좋은 소설이다. 언젠가 나는 '당신이 죽기 전에 읽어야만 하는 추리소설' 리스트를 뽑은 적이 있었다. 이 책은 그 리스트의 제일 마지막 책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이 책까지 읽고 나면, 더이상 당신이 죽기 전에 읽어야만 하는 추리소설이란 없다. 죽기 싫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다시 스밀라에게 매혹되는 순간이 찾아올 때까지. 우리가 한번 더, 이번에는 좀더 깊이 인간을 이해하게 될 때까지.

스밀라를 처음 만나는 당신에게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면, 그녀에게 더 많이 더 자주 입을 맞춰 주기를. 마땅히 인간이라면 그러하겠지만. 부디. - 김연수 (소설가)

(알라딘 소개 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그런데 남자분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글을 보니 또 전혀 느낌이 다르네요.
남자가 쓴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이 무슨 조화일지;;; 선입관의 힘 ㄷㄷㄷ

혼자 제멋대로 착각하고 혼자 깨달음을 얻은 하루였습니다..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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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8-07-08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핫;;;
저는 영화 번역하시는 이미도씨가 남자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죠;;

무스탕 2008-07-08 08:37   좋아요 0 | URL
이미도씨를 몇 년전에 티비에서 본적이 있었어요.
(사실 전 그 프로그램을 보기 전엔 '이미도' 라는 사람도 몰랐다지요..;;)
이미도씨의 작업실겸 집에 갔었는데 문을 들어서자마자부터 발 디딜곳이 없더군요 -_-
그런데요, 그거 정리한다고 건드리면 큰일난대요.
뭐가 어디있는지 본인은 다 안다고요 ^^;

안녕하세요. TurnLeft님, Kitty님 :)

Kitty 2008-07-08 12:02   좋아요 0 | URL
Turnleft님/ 맞다 ㄷㄷ 이미도씨도 여자인 줄 알았어요;
전 왜 두루두루 무지한걸까요 -_-;;

무스탕님/ 앗 무스탕님 인사드린 적이 없었나요? 전 왜 마냥 친근하죠?ㅋㅋ
극장에만 가면 나오는 그 이름 이미도씨가 실존 인물이라니 신기하네요 ^^
그런데 하도 많이 번역을 하셔서 왠지 만화가처럼 문하생을 줄줄히 데리고 있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어요 ㅋㅋ

하이드 2008-07-08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 다 남자인걸 이미 알고 있어서 어떤 느낌인지 궁금한 1人

Kitty 2008-07-08 12:02   좋아요 0 | URL
음 방심하고 있는데 누가 뒷머리를 퉁 하고 치고 지나가는 느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