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서초 IC로 빠져나가려고 경부고속을 타는데 엄청 막힌다.
토요일 오후는 항상 낮잠 시간이었던지라 차가 막히니까 슬슬 졸렸다.
'이러다가 사고 날 수도 있겠다. 정신 차려야지' 라고 생각한 바로 다음 순간
"꽈광!!!!" 소리와 함께 안경이 날아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앞차와 박았다.
다행히 앞차는 고물 트럭이었다.
차를 세워놓고 내려서
"죄송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지요?"라고 했더니
차 뒷쪽을 슬쩍 보고는
"내 차는 멀쩡하네요. 그쪽이 문제지."
이러고는 도로 차를 타고 그냥 가신다.
그 와중에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앞차가 으리으리한 외제차기라도 했다면 어쩔 것인가.
트럭 기사님이 뒷목 잡고 바로 병원에 입원해 버릴 수도 있는 일 아닌가.
내 차는 볼 틈도 없이 얼른 다시 차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살펴보니
꽤 찌그러진데다 내려 앉아서 바퀴를 좌우로 돌릴 때마다
바퀴 바로 위의 부분과 마찰이 되어서 찌직찌직 거북한 소리가 난다.
아직 카센타에 안 가봤는데.....얼마나 들까?
사고 나고 얼마 후부터 머리가 멍하고 뒷목이 뻐근하고 온몸이 쑤셨는데
집에 가서 잠 푹 자니 괜찮아졌다.
졸음운전.....한번도 실감해 보지 못했는데
정말 위험하다. 순간이다.
약간이라도 피곤한 듯 하면 바로 창문 열어야겠다.
큰 사고 안 나고 이런 교훈 얻었으니 다행이다. 예방주사 맞은 셈 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