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기쁨 - 책 읽고 싶어지는 책
김겨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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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선선해지고 목 뼈가 제 궤도(?)를 찾으면서 요즘 책읽기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어느 정도냐면, 분량으로 쳤을 때- 하루에 너끈히 한권은 해치우는 듯?!? (여러 책을 한꺼번에 읽는 편이므로 정확하지는 않다..)

책을 읽다보면 책을 엄청나게 더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아, 이거 읽는데 저거 읽고 싶다. 그거도 읽어야 하는 데..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대🤔 처럼 읽고 있으면서 읽고 싶은!? 들뜬 마음이랄까.
이럴 때는 요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서 잠시 배를 부르게 만든다. 마치 예전 부모님 세대 배고픈 아이들이 물배를 채우는 것 처럼. 헛배라고 해야하나. 진짜로 허기를 채운 것은 아니지만, 빵빵 배가 불러져서 순간적으로나마 만족스러운 상태가 된다.

북튜버로 유명한 겨울서점의 ‘독서’에 관한 책이다. 가독성이 매우 좋아서 좀 놀랐다. 도서관에서 절반쯤 보다가 집에와서 침대에 누워서 안쉬고 한번에 완독. 이는 구어체에 가까운 문장의 영향도 있지만 김겨울씨가 의도한 대로 책의 무게 자체가 가벼웠기에 이뤄낼 수 있는 쾌거!!!라고 생각한다.

“(p.38) 뭐니 뭐니 해도 책의 무게가 가장 원망스러울 때는 누워서 책을 읽을 때다. (...) 누워서 책을 읽으려고 들면 정말 온갖 포즈를 다 시도하게 된다. 오른쪽으로 누워서 왼쪽 페이지를 읽다가, 왼쪽으로 몸을 돌려 오른쪽 페이지를 읽다가, 이도저도 불편해서 엎드려서 책을 읽다가, 팔과 허리가 아파서 누워서 책을 읽다가... 이걸 반복하고 있지면 아니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것이 무슨 시지프스의 고난이란 말인가 싶어지는 데, 책을 읽느라고 그 생각을 어느 새 잊게 된다.”

초 핵공감. 심지어 누/워/서 읽으려고 전자책 산 것까지 나의 마음 당신의 마음 ❤️

북튜버라는 작가의 직업답게 책의 물성에 민감한 모습이 좋더라. 난 곳곳에서 비슷한 코드를 발견하며 흐뭇했는 데 - 이를테면, 표지의 디자인을 넘어 내지의 줄간격과 자간. 각주 등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 책의 무게와 판형, 심지어 사용하는 종이에 따라 독서의 쾌감이 달라짐을 언급한달지, 그런 부분들. (책은 역시 미색모조지ㅋㅋ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

게다가 그녀의 책사랑은 단순히 모양에서 끝나지 않았는 데, 책의 냄새를 언급하며 에틸벤젠 어쩌고하는 화학분해 작용과정까지 언급할 때는 ‘역시 아무나 북튜버가 되는 건 아니었나보군’ 리스펙 하기로 하였다.

“(p.287) 그러니까 이건, 몸부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활자 시대의 종언을 듣고 싶지 않아 저 멀리 떠나는 영상 세대에게 보내는 구조요청인지도 모른다. 아직 활자는 살아있다고, 그러니 데리고 가라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비관적으로 보기에 나는 활자를 지나치게 사랑한다. 사랑하는 대상의 미래가 죽음이라 믿는 이는 없다. 그래서 미래가 책에게 그리 잔인하지 만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사람들은 계속 책을 읽을 것이고, 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모처럼 머리는 식히고 배는 불리면서 빠르게 완독했음!
북튜버로서, 책덕후로서 이제는 저자로서 김겨울씨가 품고 있는 이상에 나도 동감하게 되었다. 그녀가 승승장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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