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때부터 정말 친했던 친구가 있다..   

그 친구 군대갔을때 내가 보내준 증명사진 한장가지고 밤새 라면 7개 먹은 기록도 있다..

음 삼천포로 빠져서 이얘길 하고 가자면...  어느날 편지가 왔다.. 고참이 친구나 여동생 소개 시켜달라고 하도 조르고 졸라서 미칠지경이라는... 수색중대로 가는 바람에  고생이 이만저만한 녀석이 아니었다.. (그러길래 왜 멋있어 보인다고 손을 들어서리... 훈련소 마칠때... 가슴에 독수리 부터 멋진걸 잔뜩 달고 나타난 교관이 지원자 손들라고 해서 그게 멋져서 손들었다는 멍청한(?) 친구다...)

그래서 고민끝에 내 증명사진 한장 보냈다... 왜냐... 그거로 우려먹으라고.. (우리오빠둘, 고모네 오빠.. 군대 갔을때 써먹은 수법이라서 혹시나 하고.. 그땐 울언니 사진을 보내서 효과가....수십배^^) 

아니다 다를까 녀석이 바로 휴가를 나왔다..당근 고참병 하나 델꾸..

종로의 주점에서 만나 그 고참넘 넋두리 들어주는데 짜증이 밀려왔지만 친구를 위해서 참아줬었다.

그리고 다음날 친구들과 다 함께 모인자리에서 이 녀석의 사진과 얽힌 얘기가 시작된다.

지 사물함에 내 사진 한장끼워 놓았더니 밤에 자는데 고참이 깨워선 배고프지 그러면서 따라오라고.. 그러면서 라면 한개를 끓여 주더란다... 신참이 얼마나 배고플까.. 국물까지 싹 헤치웠단다.. 나를 만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시후  또다른 고참이 깨우더란다.. 역시 라면 1개..

이렇게 해서 녀석 말로는 밤새 7개의 라면을 먹었는데 3개까진 국물까지 싹싹.. 4개째 부턴 도저히 못먹겠는데 고참이 니가 배가 불렀구나 하는 소리에 무서워서 먹고 넘길 망정 죽을힘을 다해 먹었단다...미련한것... 나중에 게워내면서 내가 미워 이를 갈았단다.. 2개 먹을때 까진 친구 잘둬서 너무 행복했는데 말이다...  친구들과 그 얘길 들으면서 우린 배꼽잡고 웃었었다.. 얼마나 많이 먹었을지 상상이 가니... 게다가 웃긴건... 그때 마침 휴가 나왔던 다른친구도 우리들한테 야 니들도 사진좀 보내.. 나도 라면 먹는게 소원이야...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그런 인연도 있고  암튼 그 친군 내게 엄청스레 잘해준 친구였다.. 내가 결혼한다고 하니 자기일처럼 기뻐해 주면서 필요한게 뭐냐구 하면서 선뜻 청소기를 선물해주고.. 결혼해서도 생일날이면 축하한다는 메세지와 함께 나중에라도 꼭 저녁을 사주던 친구였다. ( ㅎㅎ 내게 물질적으로 잘해주면 다 고마운 친구다...)

그런데 2001년이던가.. 생일선물로 토이의 여전히 아름다운지 앨범을 주면서 지 결혼한다고 .. 사내커플인데 이젠 이게 마지막으로 챙겨주는것 같다고 한다...

왜... 그냥 결혼해서도 선물은 계속 챙겨라 하는 나의 협박에 앤이 싫어한다나... 조금 웃기긴 했지만 그녀석 나한테 청첩장도 안보냈다... 이유는 역시 앤이 싫어한다나 어쩐다나..

그러다 지가 출장가는길이나 어디 외부에 나올때 가끔 전화를 하더니 이젠 연락이 아예없다..

이유는 자기 집사람이 친구들 만나는걸 너무 싫어한다는거다...특히 여자친구들.. 어떻게 여자랑 남자가 친구가 될수 있냐고 하면서 ....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여자랑 남자가 친구가 안되는걸까?     울 남편도 그 친구랑은 알기에 언제 가족끼리 만나자고 까지 제안을 했었는데 그녀석..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봐달란다...

내가 가정파괴범인가???

그런데 얼마전 다른 친구에게 그 친구가 어떻게 사는지 얘길 들었다..   워낙에 애엄마가 그런걸 싫어했는데 아이낳고 집에서 살림만 하다 보니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고.. 그래서 고등학교때부터 엄청 친한데 자기네도 걔 본지 무지 오래되었다고 하면서 그 녀석 죽을라고 하더라.. 워낙에 친구 좋아라 하고 술 좋아 하는녀석인데 앞뒤 꽉꽉 막고 서있으니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지..

으... 그런 사정이 있었는지는 몰랐다... 좀 심하네....

여자들이여.. 남자들이여.... 친구는 친구다... 인정해 줄것은 인정해 주자.. 색안경끼고 바라보지 말고...

갑자기 그 친구가 너무 불쌍해 보이는건 왜일까?    짜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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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15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세실 2005-07-15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정 못해욧. 전 남자친구 없걸랑요. 울신랑 여자친구 있으면 열 받죠.
예전에 밤10시쯤 집으로 여자친구한테 전화가 왔더라구요. 늦은 밤 전화한것도 열 받았는데, 이혼녀라니 더더욱 흐.....

진주 2005-07-15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되기란 쉽진 않지요.
왜냐? 친구라는 사이가 언제 뒤엎어질지 모르니까? ㅎㅎㅎㅎ
근데, 그 친구 부인도 참 답답하네요. 남편숨통을 그렇게 틀어막으면 어떡혀? 차라리 맞불작전이라도 펴시지. 니가 여자친구 있으면 나도 남자친구 맹근다-뭐 이런 식으로요 캬하하하하...(근데 친구이상의 감정이 안 생기는 남자친구도 있긴 있더라구요^^)

부리 2005-07-15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사진을 넣어둔 건 무슨 까닭? 님을 좋아하셨나봐요? 어쨌든 미녀 사진 덕분에 휴가를 나왔군요

부리 2005-07-15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녀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남자를 만나는 게 굉장히 어렵지만요^^

인터라겐 2005-07-1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예전엔 정말 맨날 투닥거리는 여자친구보다 남자친구가 더 편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다들 결혼하니 각자의 상황이 달라서 그게 안되요.. 아쉽죠...
그친구가 제 사진을 넣어둔건...고참들의 괴롭힘을 피하기 위한 술책이었습니다...

진주님.. 선을 확실하게 그으면 딴생각안해요.. 그 친구 불쌍해 죽겠어요... 서로 피곤할터인데..

세실님.. 거짓말아니신가요? 세실님이 남자친구가 없다니.. 믿을수 없어요..
그런데 아무리 친구라해도 늦은시간에 전화하는건 좀 그런데요..

물만두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