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이웃집의 부부싸움을 목격했다.
잠을 자는데 어디서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에이 하면서 그냥 자려구 했는데 갑자기 와장창하는 유리깨지는 소리가 난다... 창을 열고 내다보니 바로 앞집이다... 마루며 앞마당이 난리다..
남자가 뭔가를 잡고 마구 휘둘러 대고 있는것이다.. 이거 신고를 해야 하나 어째야 하나 망설이고 있던차였는데 경찰차가 온다...
경찰이 도착을 하고 나니 현관문까지도 훤하게 열려서 그러나 말소리가 또렷이 들린다.
( 난 혹시 내가 신고했다고 해코지(?) 당할까봐 창문을 아주 조금만 남기고 닫았다..그리고 커텐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신고 받고 왔습니다..
열린 문틈으로 두사람의 서로를 자극하는 말을 끊임없이 들린다.
女 '학교도 제대로 못나왔으니 저렇게 무식하지..'
男 '야 그러는 넌 배워서 그모양이냐...집에서 배운게 없으니 그렇지...'
헉 이건 정말 막가파다..
진짜 서로에게 건드리면 안되는 부분을 마구 마구 긁어대고 있는것이 아닌가?
누가 신고를 했어요..그냥 부부싸움이니깐 돌아가셔도 됩니다.
요즘은 가정폭력도 문제 되는거 아시죠?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간다... 그와중에 나이가 지긋한 경찰은 남자를 데리고 나와 담배한대를 붙여준다.
신참으로 보이는 경찰은 안으로 들어가서 깨진 유리를 쓸어내고 있다..(우리나라 경찰이 이젠 이런것 까지 하는구나...힘들겠군...) 그 틈으로 그집의 여자는 부엌에서 칼들을 꺼내 신문지로 둘둘 싸서 방으로 가져가는건지 어디다 숨기는것 같다... (엄마 무서워라... 순간 오싹했다..)
난 칼을 치우는 여자를 보면서 조용하던 우리 동네에 재수없는 검사놈이 이사온뒤 이사오는 사람마다 무서운 사람들 이구나 생각하면서 그냥 다시 잠자리에 들었었다
그렇게 몇일이 흘렀구 어제 시어머니가 아이들과 나와서 놀고 있는 그여자를 만났단다..그래서 물어봤단다..에그 몇일전에 왜 그랬어요? 다치진 않았군요 하면서 물어보니
아줌마 보셨어요 하면서 머쓱해 하더란다.
싸움의 발단은 이집으로 이사오고 나선 남편이 매일 늦게 들어오고 오기만 하면 여자를 보면서 니년때문에 되는게 하나도 없다구 재수없다고 막말을 하길래 이유가 뭐냐구 해도 답을 안하길래 그날은 작정하고 문을 안열어 주었더니 담을 타고 넘어 와선 현관문을 깨고 들어온거란다.
그러면서 막말을 하길래 자기가 신고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애가 없고 자기가 능력만 있으면 저런놈이란 안살고 싶단다...
엄마야.... 세상에 이제 3살 5살된 아이가 있는 집인데.... 그 아이들은 부모의 싸움앞에서 얼마나 떨고 있었을까?
어찌 보면 조용히 끝날수 있는 싸움이 크게 확대된것은 그들 부부 사이에 흐르는 "무시"때문이라고 본다. 부부사이에도 할말 못할말이 있건만....
사랑으로 결혼했을텐데.....사랑하며 살아갈 날이 더 많을텐데...어찌 저렇게 살까 싶다..
시어머니 말이 내또래라고 한다.
난 감사한다... 결혼해서 7년이란 시간이 흐르도록 싸움 한번 하지 않고 보낼수있었던 시간들에...
사랑하며... 이해하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