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
모니카 마시아스 지음 / 예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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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의 운명은 이동이라고 생각한다.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에 태어나서 죽음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한 곳에 정착하지 아니하고 이리 저리 유랑자와 같이 떠돌며 사는 것이 인간이 갖고 있는 삶의 운명이 아닐까 한다.부모의 직장이 인사에 의해 이동이 잦으면 그에 따라 색다른 환경을 맞고 적응해 나간다.한국과 같이 학군과 프리미엄을 예상하고 이사 이동도 잦다.이것은 운명이라고 보다는 보다 더 나은 삶의 방식을 먼저 선점하려는 기민성과 도전정신이 가득차 있다는 생각도 든다.어찌되었든 인간의 운명은 수학공식과 같이 룰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이 수없이 발생한다.돌발상황은 삶을 좌초시키고 절망의 늪에 빠지게도 한다.이것이 심각할 경우에는 누군가에 의해 극도의 위협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번져 가기도 한다.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의 주인공 모니카 마시아스 특별한 운명의 인물이다.세상 물정 모르던 가녀린 어린(일곱살) 나이에 모국 적도기니를 벗어나 북한의 평양에서 16년 간을 북한식으로 생각하고 생활했던 사람으로서 모국보다도 한국과 북한을 무척 사랑하고 그리움을 나타내고 있다.스페인 식민통치에서 막 벗어나 초대대통령이었던 그녀의 아버지가 조카이면서 정적에게 암살당하면서 어머니를 제외한 형제자매가 아버지와 김일성과의 돈독한 관계에 의해 북한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북한에 온 만큼 그들에게는 특별한 대우와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하게 된다.'만경대혁명학원'를 졸업하고 피복공학과에 진학하게 된다.북한에서 학창시절 사귀었던 몇 명의 북한여학생 중에는 마음씨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학생도 있었다.개성출신의 선화라는 여학생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 모니카는 선화를 둘도 없는 사이로서 각별하기만 하다.폐쇄적인 사회에서 성장하다 북한을 떠나 중국,모국을 가야 한다는 생각에 모니카는 두려움반 호기심반으로 가득차 있지만 절대 자신의 아버지,자신의 가정을 파괴시킨 모국 적도기니에는 가고 싶은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이 증오심으로 가득차 있었다.

 

 귀국길에 선화가 건네 준 송편과 편지 한 장에는 각별하고 애틋한 우정이 순수 그 자체이다.

 

 "모니카야,늘 당당하고 씩씩하게 살아줘.가다 멈추지 말고,멀리 둘러가거나 헤매고 방황하더라도 반드시 너의 여행을 끝내야 해".

 

 

그러면서 모니카는 여행의 목적을 '나를 찾는 것','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것','나도 모르게 만들어진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모토로 북한의 온실 속에서 은혜를 입었지만 지금부터는 자신의 삶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친다.그녀는 당차고 야무지다는 생각이 든다.스페인 시라고사,마드리드,뉴욕,서울 등의 대항해를 펼쳐 가는데 그녀는 보모생활,직장생활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육체적으로는 힘은 들지만 정신적으로는 한없이 즐거움과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한국인보다도 더 한국말을 잘하는 그녀,그리고 영어,스페인어까지 터득하면서 자신 앞에 놓여 있는 생존의 법칙을 익혀 나간다.그런데 모니카의 행방이 적도기니의 대통령의 귀에 들어가면서 내키지 않는 만남이 잠깐 이루어지는데 '돈다발'로 모니카의 트라우마를 잠재우려 하지만 모니카의 가슴에는 응어리가 풀리지 않는다.과연 정치가들의 합종연횡,정파,이해관계,이념,사상에 따라 정적을 살리고 죽이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비정하기 짝이 없다.비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딛고 바르게 성장하여 자신의 모국으로 회귀하여 아버지 묘를 찾아가면서 아버지에 대한 수많은 생각으로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독재자 말 그대로 혼자서 설계하고 재단하는 사람이라는 1차적인 의미로서 정치적으로는 독단적으로 모의하고 결단을 내리는 비민주적인 존재이다.

 

 모니카의 북한 생활 16년 속에는 자신의 모국보다는 북한에 대한 기억과 추억,향수,그리움이 잔뜩 배어 나오고 있다.기회가 닿으면 또 다시 북한과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하는 모니카의 삶의 여정을 통해서 그녀는 질기도록 끊어지지 않는 낚시줄과 같은 강인한 정신력을 갖은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북한에 대한 생활상,북한의 정치상황(1990년대)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되어 다행이다.잘살지는 못하지만 북한사람들이 갖고 있는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어느 나라이든 정치적 성향이 어떠하느냐에 따라 대중들의 삶의 질과 방향이 달라지겠지만 모니카의 경우에는 자칫 전가족이 몰살의 위기를 당할 수도 있었지만 천우신조로 김일성과 그녀의 아버지와의 정치적으로 돈독한 관계로 새로운 삶을 펼칠 수가 있었고 그녀를 통해 북한의 실상을 몇 조각이나마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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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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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카미 하루키의 명성과 인기는 신작이 나올 때마다 폭발적이라는 생각을 한다.내가 처음 그의 작품 <상실의 시대>를 읽으면서 느꼈던 꿈과 사랑,상실의 감정이 내 청춘시절에 한 번쯤 홀로 방황하면서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 속앓이를 했던 아픈 기억이 오버랩되고 인간의 내면에는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혼자가 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가 깊게 마음을 휘집고 다니기 때문이기에 인상적이었다.사랑을 이루지 못해 상실했던 주인공에 대한 애틋하고 무기력한 모습에 다소 연민과 동정의 느낌마저 있었다.

 

 그외 다수의 작품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뜨거운 성원과 두터운 애독자를 형성하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삶의 이력을 전체적이면서 포괄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잡문집>은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인간의 맨얼굴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어 신선한 감각과 정체성을 알 수가 있어 그의 글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 같다.그는 일본이 말하는 베이비 붐 시대인 단카이(團塊)세대로서 1970,1980년대 일본 경제성장의 동력이고 주체이기도 한 세대이다.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와세다 대학 연극영화과를 졸업했지만 재즈와 같은 음악에 심취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여지며 한때는 레코드 가게에서 일하기도 했다고 한다.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다양한 음악가,작품 등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의 음악생활의 한단면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잡문집>이 1979~2010년 그의 미발표 에세이 및 미수록 단편소설,그리고 대담에 이르기까지 무라카미하루키의 속살을 그대로 들춰내고 있다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언젠가 그가 쓴 원서를 읽어 본 적이 있는데 일본에서 표준어이고 공통어인 동경어를 깔끔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문체로 서술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일반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친근감을 느끼도록 배려를 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했다.한국,대만 등에 열렬한 독자층을 갖고 있는 그는 소설을 쓰는 목적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야기라는 하나의 '생물'을 독자와 공유하고,그 공유성을 지렛대 삼아 마음과 마음 사이에 개별적인 터널을 뚫는 데 있다.(중략) 중요한 것은 내가 쓴 그 이야기를 당신이 '자기 이야기'로 확실하게 끌어안아주느냐 마느냐,단지 그것뿐입니다." - 본문 -

 

 그리고 그는 열렬한 음악 애호가이다.음악을 통해 인생의 질,인생에서 끊임없는 가치 판단의 축적을 음악에서 만들어 가고 있다.사람마다 취향과 기호가 다르겠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음악을 통해 좋고 나쁘고의 차이점을 비롯하여 아무 미묘한 작은 차이도 식별할 수가 있다고 하니 애호가를 넘어 음악통(通)이 아닐 수가 없다.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하고 싶은 일이라면 목숨이라도 바칠 정도로 집중과 몰입을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그는 좋은 음악,필이 꽂히는 음악을 만날 때 그 기쁨과 환희는 그의 가슴 안에소 요동을 치듯 생기발랄함이 전해져 오는 것만 같다.나에게는 뭐가 있을까.무덤덤하게 하루 하루를 이겨내야 하는 현실과의 조용한 싸움일까.

 

 이 글 속에는 1995년 고베 대지진과 옴 진리교인에 의한 지하철 사린사건을 들려 주고 있다.고베 대지진으로 수많은 인명,재해가 발생했든데 일본 정부가 취했던 외국의 재해지원에 대한 거드름 피우기와 늑장 대응을 꼬집고 있고,지하철 사린사건의 주역의 신상을 보니 일본에서도 일류대학이라고 할 만한 대학출신의 엘리트들이었다.이들은 일본의 GDP가 세계의 톱이라고 하지만 일반인들이 느끼는 삶의 지수는 그리 높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본의 불특정 다수를 향해 파괴,살해를 모의했던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단편적인 일본사회의 모습을 접하면서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정부관계자,힘있는 자들이 과연 대다수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또는 재해와 같은 재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대응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라는 회의가 든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음악,번역 등의 일을 할 수 있는 팔방미인이다.영미권의 소설을 번역하는 일을 하다 보면 소설이 쓰고 싶지 않을 때에는 번역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에세이 소재는 바닥이 날 날이 멀지 않지만 번역거리는 바닥날 일이 없을 뿐더러 소설과 번역이라는 두 가지 일을 병행해 가다 보면 뇌의 균형감각이 좋아진다는 것이다.당연한 애기이겠지만 번역을 통해 문장에 관해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게 되고 번역일을 하다 보면 문자와 문장이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손으로 만져지는 감촉과 입체감을 동시에 느낄 수가 있다고 한다.그러면서 '좋은 글은 왜 좋은가'라는 원리를 터득하는 셈인데 '꿩먹고 알먹는 식'의 효과가 아닐까 한다.

 

 그외 재즈음악을 청소년기(16세)에 접하면서 열렬한 음악 애호가가 된 무라카미 하루키는 음악이든 소설이든 마음의 근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리듬이라고 한다.신체,지성,감성 리듬이 복합적으로 원활하게 작용함으로써 제대로 된 글이 탄생하고 소중한 리듬을 타면서 쓰고자 하는 글의 전개가 매끄러우면서도 탄탄한 대로를 달릴 수가 있을 것이다.내적인 마음의 울림과 함께 형성된 리듬감은 작가의 즉흥연주가 되면서 잠재되어 있던 이야기거리,즉흥적으로 떠오르는 단상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이야기의 전개가 자유로이 솟구쳐 오르고 그 흐름을 잘 타야 할 것이다.당연 체력과 지성,감성 모두가 삼위일체가 되어 준다면 작가로서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글쓰기를 거의 음악에서 배웠을 정도라고 한다.오랜 시간 음악에 심취하지 않았더라면 글쓰기를 시작도 못하고 소설가로서 '업'을 살아가지 못했을 거라고 한다.소설 창작의 많은 방법론을 탁월한 음악에서 배우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찰리 파커(색소폰 연주자)가 자유자재로 풀어내는 프레이즈는 그의 문장작법에 커다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끝으로 안자이씨와 와다씨가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로 대담을 들려 주고 있다.그의 삶과 작품 속에 나타난 다양한 에피소드 등도 제3자의 입장에서 들려주고 있기에 무라카미 하루키 대가의 삶과 작품,인생 역정을 알게 되어 차후 작품을 읽을 때에도 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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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 인생 축복 에세이
아잔 브람 지음, 각산 엮음 / 김영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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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사회가 정한 규칙과 시스템에 얽매어 살고 있는 것 같다.하루,일주일,한 달이 공과금과 (아이들)교육비,생계비,변동비 등으로 삶은 자율보다는 타율에 의해 강행되고 있는 거 같기도 하다.그렇다고 묵은 때를 벗기고 심신을 수양하면서 깨달음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아니기에 하루 하루가 무덤덤하고 팍팍하기만 하다.이러한 생활 속에서 과연 재미를 찾고 삶의 보람을 느낄 수가 있을까.우주의 주인은 바로 '나'인데 주인행세를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자신을 바라볼 때 무거운 마음을 다스리고 보다 재미있고 신명나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신자유주의는 돈과 물질을 숭배하는 시대이고 상징이다.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시대와 사회의 기회를 잘 타서 축재를 많이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반면 오로지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자수성가를 이룬 멋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런데 재산은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요인이 있다.사람은 돈이 많으면 자연스레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본능과 습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모두가 그러하지는 않지만 돈이 인간의 마음을 부리고 조종하는 마력이 있기 때문에 돈의 맛을 알게 되면 쉽게 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과연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마는 돈이 본질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삶의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 주는가라고 묻는다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말할 수가 있다.

 

 이렇게 각박한 일상에서 마음 한 켠에는 마음의 평안과 깨달음을 원할 때가 많다.어느 종교의 말씀을 들어도 마음의 평안과 깨달음은 있을 것이지만 (개인적으론)고즈넉한 산세를 끼고 있는 사찰의 청아한 목탁소리와 영생불멸을 기원하는 부처님의 자비롭고 인자한 자태가 포근하고 편안하게만 다가온다.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불교의 역사와 함께 중생을 자비로 포용하려는 정신이 참 좋기만 하다.게다가 옹색하지만 오두막과 같은 암자,산 속에서 명상하고 칩거하는 스님들의 단촐하고 소박한 일상이 속인들과는 정반대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명상과 참선을 통해 마음의 평안함과 삶의 찌든 때를 내려놓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이상이고 꿈일 것이다.

 

 세계적인 명상 스승인 아잔 브람이 들려 주는 서른 일곱가지의 <슬프고 웃긴 사진관>의 에피소드 모두가 알고 있는 얘기이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이 각박하게만 살다 보니 잊고 지내온 것들이 많다.스트레스,걱정,우울,상실,불안 모두가 욕망과 탐욕이 빚어낸 결과물은 아닐까 한다.지나치지만 않다면 욕망과 탐욕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다만 자신의 능력이상의 한계를 제대로 읽지 못한 채 도를 넘어 우를 범하는 것이다.자신의 어깨에 놓여진 수많은 짐들,마음 속에 오래도록 자리잡고 있는 걱정과 염려,불안과 상실감 등은 오래 묵히면 묵힐 수록 마음의 고질적인 병이 되어 삶의 끈을 놓칠 수도 있는 암덩어리들이다.즐겁고 기쁘고 친절하고 유쾌한 것들을 많이 상상하면서 감동의 시간을 오래도록 마음에 담아 가도록 연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아잔 브람 스승이 전해주는 행복에 이르는 길은 바로 내려놓기,느긋하게 하기,멈추기이다.

 

 머리로는 이해를 했지만 마음은 아직 허락을 하지 못했다면 늘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해야 할 것이다.나도 나이를 먹으면서 현실적으로 해야 할 것들은 쉬지 않고 해야겠지만 지나치다고 느껴지는 것들은 체념과 포기를 통해 생의 지혜를 하나씩 쌓아 가고 있다.내려 놓아서는 안되는 것들,느긋하게 해서는 안되는 것들,멈춰서는 안되는 것들이 시간과 세월이 흐른 뒤에는 한낱 무상하고 공허한 것들로 보여질 수도 있다.그때에는 삶의 시간도 많지 않을 것이다.아잔 브람 스승이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삶의 지혜,삶의 질을 높여주는 현실 속에 너무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고 인생에서 겪는 슬픔과 불행은 다른 각도로 보면 모두가 축복이라는 생각마저 든다.마음을 어떻게 먹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행복은 멀게도 느껴지고 가깝게도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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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극지 - 아무도 밟지 않은 땅
홍성택 지음 / 드림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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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이 좋아 산사람이 되고 가야만 할 사명감을 띠고 떠나는 모험과 탐험의 인물들이 있다.한국 산악인의 전설과 같은 고상돈을 비롯하여 허영호,박영석 등이 세인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그들은 등반과 오지 탐험을 숙명으로 삼아 도전의 연속을 보여 주었다.고난과 시련,모험과 고독을 마치 즐기기라도 하는냥 그들이 밟고 지나간 자취에는 위대함과 성스러움마저 느끼게 한다.이러한 험난한 등반과 모험으로 가득찬 오지탐험의 정신은 나약한 정신력으로 진취적 기상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자극을 안겨 주기에 충분하다.

 

 왜 이들은 평범한 생활을 하지 않고 극도의 위험을 무릎쓰고 오지의 탐험을 떠나야만 할까.내 생각에는 그곳에 아니 가면 평생 후회할 것 같기도 하고 남들이 하지 못하는 길을 묵묵히 떠나고 해내려는 강건한 도전정신과 탐험에 대한 강렬한 정신이 살아 꿈틀거리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고산지,오지는 대부분 척박한 환경과 냉혹한 추위,태양의 모습은 거의 없어 생물들이 살아 버틸 수 없는 거칠고 가혹한 공간들이다.이렇게 모험과 도전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활기찬 기상과 패기 넘치는 젊음 그리고 오기와 투지가 똘똘 뭉쳐 있기에 숭고하기만 하다.

 

 '영원한 것도 없고,기쁨도 고통도 지나간다는 것을' - 본문 -

 

 모든 일이 그러하듯 시련과 고난,죽음과 맞서서 싸워야 하는 시간도 영겁에 견주하면 찰나와 같은 시간이다.주어진 시간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카르페 디 엠'이야말로 산악인과 오지 탐험가들이 보여 주는 임팩트한 정신이다.그들이 가는 한 발 한 발은 언제 닥칠지도 모르는 사마의 존재와 함께 한다.체력과 컨디션은 물론이고 대원들끼리의 의기투합과 동료애는 거칠고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는 요인이기도 하다.그리고 수많은 날들을 가족과 친구를 잊고 오로지 가려는 목표점을 향해 몸과 마음을 바쳐야만 하는 전사들과도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 글을 쓴 홍성택저자는 '최초'의 수식어를 받을 만하다.모두가 영하 30~40도의 극지만을 골라 추위와 허기,가혹한 환경과의 부딪힘이 이력이 나겠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설 때마다 알키렐스건이라도 있듯 반신반의를 한다.일단 도전하기로 작정한 이상 최고의 정신력과 응집력으로 극지를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어 가는 일지(日誌)를 접하다 보면 내 자신이 그곳에 직접 도달해 있는 듯한 착각과 동화감마저 들게 한다.북극,남극,베링해협(러시아 영토),그린란드(덴마크령),에베레스트(초모랑마)가 저자가 도전했던 극지이다.홍성택저자가 산악인이었다는 것을 이 도서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글의 내용이 매우 솔직하고 담백하기만 하다.저자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둘 정도로 산과 오지에 대한 강렬한 미련과 응축력은 가상하기만 하다.

 

 1993년부터 2005년까지의 등반,탐험 일지를 들려 주고 있다.초모랑마 등반에서는 박영석대장과 동행하고 남극 탐험에서는 허영호대장과 동행하고 있다.그들은 대원들을 스파르타식으로 몰아치기도 한다.낙오자가 생기고 심약하여 제대로 뜻을 이루어 가지 못하면 사기를 떨어뜨리기에 목표완수를 위해 일사불란한 행동을 요구한다.가장 달콤한 시간은 헬기가 떨어 뜨려준 각종 음식들일 것이다.위스키에 극지의 얼음을 희석시켜 마시는 맛은 천상의 맛이라고 했듯이 겪어 보지 않고 음미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일이다.화이트아웃,블리자드,리드 등의 죽음과도 같은 장애물이 있기도 하지만 얼음꽃과 같은 기기묘묘한 천애의 모습도 잊혀지지 않은 장면이다.사투를 감수하면서도 끝까지 이겨내고 독자들에게 그 여정의 일지를 촘촘하고 세심하게 보여준 저자의 탐험정신이 갸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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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다스리면 인생이 변한다
알루보물레 스마나사라 지음, 장운갑 엮음, 강성욱 옮김 / 경성라인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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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각과 감정은 수시로 변하기 마련이다.때와 장소,상황에 따라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다.좋은 생각과 감정은 잠깐의 기쁨과 환희,설레임인 반면 좋지 않고 싫은 감정은 오래간다.특히 괜히 싫은 존재가 있다.얼굴,표정,아우라,말투 등에서 거리감과 괴리감이 느껴져 싫은 경우가 있다.겉으로는 싫다고 내색을 하지 못하지만 느낌과 표정으로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이것은 가족 구성원간에도 적용이 될 수가 있다.성격과 생활습관에서 오는 문제인데 가족 구성원이 제때 뭔가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딴짓을 하기도 하고 나 몰라라하는 무배짱식의 대담성이 짜증과 화를 돋굴 때가 있다.몇 번은 잔소리도 하고 큰 소리도 쳐 보지만 듣지 않을 때에는 내 버려두는 식이 서로의 정신건강에 좋다라는 체념을 하기도 한다.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 느끼고 깨닫는다면 그때도 늦지는 않을거라고 내내 지켜보기도 한다.

 

 인간의 몸에는 수많은 세포,신경조직이 얽히고 설켜 있다.좋으면 엔돌핀,도파민,세로토닌 등의 호르몬이 분비가 되고 싫고 짜증이 나면서 화가 나면 극도의 아드레날린이 분비가 된다.조금만 인내력을 갖고 참으면 될텐데 대부분 순간의 감정이 문제이다.성격이 너그러운 사람이라면 그러러니하면서 넘어 갈 수도 있겠지만 깐깐하면서 따지고 덤벼 드는 사람이라면 꼭 싸울 듯이 시비를 가려야 직성이다.성격이 어떻든간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요즘에는 괜히 나섰다가 봉변을 당할까봐 수수방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화갈 날 일,짜증이 날 일을 눈과 귀로 겪어도 이해하고 체념하는 것이 때로는 속이 편할 수도 있다.화를 많이 내는 한국인은 조급증과 성미 급한 것으로 인해 화와 짜증을 내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문제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정말 소소한 경우가 많다.화를 얼마나 많이 내면 화병이 생기고 한숨을 많이 쉬는지 모르겠지만 화를 짜증을 삭힐 줄 아는 지혜와 이해심,체념,관용의 정신이 어느때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이 숨을 쉬고 먹고 자고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희노애락'이라는 감정을 품고 살아간다.즐거운 일보다는 슬프고 짜증나고 화가 나는 일일수록 오래도록 가슴에 담기 마련이다.어린 시절의 끔찍한 화재,살인사건,죽음,폭력,강간.강도와 같은 일들은 쉽게 잊혀지지 않듯 짜증과 화 역시 우리 몸에서 늘 도사리고 있는 좋지 않은 감정이다.짜증과 화가 많을수록 정신적 건강은 쉽게 무너지고 인간관계마저 황량하게 만들기에 스스로 짜증과 화를 줄일 수 있도록 세상을 넓게 보면서 짜증과 화를 다스려 나가야만이 삶도 건강해진다.진심으로 웃으면서 즐겁고 행복한 일들을 만들어 가도록 스스로 노력해 나가는 자세가 중요함을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얼마 전 국민학교 동창과 통화를 한 적이 있다.그 친구는 공무원의 신분으로 누군가에게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돈도 잃고 건강도 잃었다고 한다.죽기보다 싫은 우울한 시간들 속에서 삶을 포기하려고 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그런데 처자식이 있고 삶을 놓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자각이 일면서 사찰에 들어가 영가의 수행을 하면서 천배(千拜)를 올리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 내재되어 있는 모든 사악한 것들을 씻어 내면서 지금은 맑고 건강한 삶을 시작했다는 것이다.빚보증을 설 때에는 의리와 신뢰로 해주었건만 뒤에 오는 것은 배신이었고 자신과 가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와 회한을 남겼는데 스스로 화를 다스리면서 절망과 회한을 모두 허공에 날렸다는 것이다.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누구에게나 화가 날 만한 사연이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자신에게 좋지 않은 일을 오래 담아 두는 것은 삶의 근본을 뒤흔들고 목숨마저 잃을 수도 있음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이 글의 저자는 스리랑카 불교계 장로인 스마나사라로서 '화'는 우리 생명체에 늘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생명이란 감각이 있는 것'으로서 인간 역시 '화'라는 것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수가 있다는 것을 노스님답게 잘 들려 주고 있다.양이 적어도 '고(苦)'이고 양이 많아도  고(苦)를 느끼며 화를 느끼는 인간이기에 과유불급이라는 생각마저 든다.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적당량이 최고이고 최선이라는 것이다.누구나 행복,운수,즐거움,신나는 일을 그려보는 망상에 젖지만 그러한 것들은 오래가지를 못한다.나아가 화와 사촌격인 욕(欲)도 도를 넘으면 인간의 몸과 마음을 망가트리는 사악한 것이다.석가가 말하는 중도(中道)의 가르침이 오늘따라 소중한 것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불교에서는 '화'를 10종류로 분류해서 파악하고 있다.위험성의 차이,행위의 차이,결과의 차이로 인해 화가 생긴다.흔히 더럽다,싫다,어둡다 등의 기본적인 감정인 화가 있다.이것을 넘어 격노,원망,경시(輕視),경쟁,질투,인색함,반항심,후회가 있다.화는 곰팡이와 같은 바이러스성 세균과 같다.늘 우리 마음 속에 숨어 있다 때에 맞춰 다양한 방법으로 화를 조장하기도 한다.타인의 좋은 점을 없애 버리려는 경시현상과 지도하고 가르치기 가장 어려운 반항심,과거에 ~했어야 좋았는데라고 생각하는 후회심 등은 내가 한때 마음 속에 품었던 나쁜 습성이었다.이 기회에 말끔히 버리려고 한다.이러한 '화'의 현상은 개인을 비롯하여 사회,국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 주고 있다.

 

 화를 대처하는 데에는 빨리 깨닫고 빨리 지우는 것이 핵심사항이다.모든 '화'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간파하는 지혜와 이해심이 중요하다.사람과 부딪히면서 삐거덕거리고 갈등과 다툼이 생길 경우에는 단 한 순간이라도 복식호흡을 하면서 과연 나는 최선을 다했는가,'화'라는 존재와 싸우면서까지 마음을 상해야만이 옳은가 등을 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화,질투,욕(欲) 모두 나쁜 습성이다.사람들과 둥글둥글 살아 가려는 연습도 해보고 물질적 소유욕을 내려 놓고 살아가려는 가쁜한 마음,많이 알고 있어도 현학적으로 나서는 마음보다는 깊이 경청하고 수용하며 통찰해 나가려는 진지한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우리 몸안에 늘 해묵은 독소,곰팡이와 같이 살아 숨쉬는 '화'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 순위이다.'화'는 좋지는 않지만 늘 언제 어디에서나 따라 다니는 존재이기에 '화'를 이해하면서 다독거리면서 삶의 목표를 점진적으로 이루어 가려는 지혜와 겸허의 정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이 희망대로 흘러 가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보여진다.그리고 우연과 요행은 없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을 한다.인과의 응보에 맞춰 오늘 지금 이 시간 무엇을 어떻게 하고 대처해 나가는가가 내일의 좋은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조물주가 빚어 준 개체의 생명 안에는 화,욕,질투 등이 자연스럽게 포진하고 있다.이것들을 고통으로 맞이하기 보다는 약간은 친하지 않은 친구로 삼되 내 진정한 모습,노력하는 모습을 변함없이 보여 주고 가까이 하려고 할 때 화,욕,질투 등은 햇살이 퍼지는 아침 이슬과 같이 흔적도 없이 멀리 사라져 가리라 생각을 한다.짤막한 글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화의 근본과 퇴치하는 법 등이 알기 쉬운가르침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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