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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 - 타이완 희망 여행기
이지상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시절 동창생들은 대만으로 4주 짜리 언어연수,관광차 다녀 오면서 중국어에 대한 자부심과 일종의 스펙 쌓기를 했다.돌아가신 아버님이 군대 기간(27개월) 동안 매월 3만원씩 저축해서 제대하면 대만에 보내 준다는 말씀에 어찌나 기대가 되고 설레였던지 모른다.그런데 제대하고 보니 사정이 바뀌어 저축은 커녕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그만 대만에는 가보지를 못했다.그 때는 아버지가 참 야속하기도 하고 아들의 앞 날에 대해 무심하지 않았나 싶어 서운하기도 했지만,지금이 되어서야 아버지의 마음과 가정의 살림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대학시절의 배웠던 중국어는 주로 대만어(국어)를 배우고 익혔다.아열대 기후에 고산족이 살고 장졔스가 국공합작이 결렬되어 중국의 보물을 모두 대만으로 가져왔다는 사실 등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 밖에 없었다.대학시절 그렇게도 가고 싶었던 대만이었는데 결혼하고 살다보니 결국 가보지를 못하고 여행에세이로 나마 그 곳의 이모 저모를 접하게 되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지상작가는 1980년대 후반 대만 여행을 하고 20여 년이 흐른 뒤 다시 그 곳을 찾게 되었다는데,작가는 대만의 역사와 풍경보다는 대만 특유의 먹거리 문화에 홀딱 반한 것 같다.중국식 만두,교자,국수에서부터 생과일 주스 등을 즐겨 찾고 그리워하고 사랑으로 대했던 것 같다.한국의 포장마차격인 야시장(야타이)에는 젊은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출출한 속을 채우려 북적거린다.이방인의 눈에는 이색적인 광경,알아 듣지 못하는 언어,사람 냄새로 오감을 자극한다.
6개의 민족이 혼재되어 있고 경상도 면적보다 좀 큰 대만은 인구 밀도 전세계 1위인 대만은 1980년대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신흥경제대국이었다.특히 리덩후이를 비롯한 하카족은 선진경제의 선봉이라고 한다.중소기업형의 제조업이 발달하고 일제강점기의 문화가 많이 남아 있으며,불교를 믿으면서도 도교문화권이 발달한 탓인지 집안에는 조상의 위패를 모시고 늘 분향하고 명복을 빈다.
대만의 북쪽 지룽항에서 신주,타이베이,화롄,타이루거 협곡,타이둥,헝춘,가오슝,타이난(정성공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자이와 아리산,구강과 자아화,타이중,베이푸,예류,대륙과 마주한 마쭈 열도 그리고 한국 여행자들의 숙소인 금석객잔의 여정이 그림과 같다.낯선 외국인을 보면 자상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는 대만인들의 열린 마음과 다민족이 커다란 잡음 없이 살아가는 대만인들을 보게 된다.
거리상 그리 멀지 않은 대만에 대한 로망과 설렘은 아직도 내 마음에 남아 있다.학창 시절 열심히 배우고 익혔던 중국어도 활용하고 대만의 풍물과 문화,역사,음식을 직접 체험하고 진한 추억으로 삼고 싶다.기회는 오는 것이 아니기에,기회를 만들어 대만여행을 준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