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한빛문고 1
이문열 지음 / 다림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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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가호위(狐假虎威)라는 말이 있다. 여우가 호랑이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의미다. 예나 지금이나 크고 작은 집단 속에는 호랑이는 못되지만 (호랑이의 위세를 빌린) 여우의 행세를 톡톡이 하는 자들이 수없이 많다. 게다가 인간의 속성상 알찬 내면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 개개인을 평가하고 행세하려 든다. 그러한 행세를 하는 사람을 일종의 힘께나 쓰는 권력자라고 여긴다면 과연 그것이 얼마나 길게 이어질까. 그러한 권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신을 방어하고 속편하게 따라가는 것을 미덕으로 아는 사람들도 알고보면 속은 새까맣게 타들고 만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힘깨나 쓰는 사람들의 수명도 영원하지는 않다는 것이 진리다.

 

 누구나 추억이 서린 학창 시절이 있을 것이다.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보다는 누군가의 두터운 배경을 뒤로 삼은 위압적인 존재감을 갖은 자가 있을 것이다. 같은 또래이지만 몸집, 목소리 톤, 위압감 등으로 주위를 지배하는 자가 있을 것이다.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전체의 분위기를 압도하고 만다. 나도 국민학교, 중학교 시절 몸집도 크고 공부도 잘하며 선생님들의 신임을 듬뿍 받던 동창이 있었다. 나는 몸집도 크지도 않고 싸움을 잘하지도 못해 그가 내겐 건드리지는 않았지만 약간 껄렁껄렁하는 아이들과는 보이지 않는 갈등과 알력으로 가득찼다. 앞서도 말했듯 그는 놀기도 잘하지만 언제 시험공부를 했는지 성적 결과는 최상위권이었다. 거북이의 걸음으로 쉼없이 걷고 움직이는 나는 시험결과는 그보다 뒤떨어져 열등의식에 사로 잡히기도 했다. 다만 나는 쉼없이 노력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선생님들에게 인정받아 격려와 칭찬이 힘이 되었다.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주인공이 학창시절을 회고하는 형식의 이야기를 스케치하고 있다. 학창시절은 바로 엊그제 일처럼 선연하게 다가오는데, 학창시절의 갖가지 에피소드가 마치 한 사회의 단면을 압축해 놓은 파일과 같다. 서열, 위계의식, 권력 등으로 똘똘 뭉쳐진 급우 집단 속에서 불세출과 같은 하나의 영웅이 나이가 들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해 가지만, 예상외로 그 영웅은 학창 시절의 기억 속에서만 영웅이었지 성장하여 사회인이 되었을 땐 물거품과 같은 초라한 행려자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이 앞선다. 주인공은 바로 엄석대이고 이 글의 전반을 이끌어 가는 자는 서울에서 남쪽 바다 미포가 있는 곳으로 전학 온 한병태이다.

 

 또래보다 두 서너살이 많았던 엄석대는 공부도 잘하고 담임 선생님의 신임도 두터웠던 모범생 중의 모범생이었다. 그런데 읽어가다 보니 엄석대에겐 담임의 힘을 빌어 급우들을 짓밟는 뭔가가 다분하다는 생각이 하나 둘씩 들게 되었다. 엄석대는 반의 보스 역할을 자처하고 반 아이들은 그를 따르는 호위무사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인 신분의 아버지를 따라 전학 온 한병태는 엄석대의 꼬락서니가 맘에 들지 않아 담임께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일러 바치려다 되레 본전도 찾지도 못하고 교무실에서 쫓겨 나고 만다. 한병태는 합리적 사고와 자유가 몸에 배여서인지 엄석대의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행위들이 영 맘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시간이 흘러 담임도 바뀌고 엄석대를 위한 대리시험 행위가 발각되면서 엄석대의 영웅은 산산조각이 되고 만다. 게다가 반장 선거에서 엄석대는 선출되지 않는다. 그의 자존감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는 교실을 뛰쳐 나가 영영 한병태의 시선에서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26여 년이 흐른 뒤 경찰에게 잡혀 가는 엄석대의 일그러진 영웅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내게 국민학교 시절의 영웅은 공부도 잘하고 싸움도 잘했던 친구가 있다. 나이는 같은데 몸집도 크고 공부, 운동, 싸움 모두가 만능이다. 그러나 엄석대와 같이 누군가의 힘을 빌려 행세를 했던 친구는 없다. 나는 꾸준하게 공부를 하는 스타일이고 그 친구는 공부하는 방법과 포인트를 잘 파악하는 학생이었다. 시험이 닥쳐오면 3당4락이라는 마음자세로 시험준비에 돌입한다. 시험결과는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그 때는 그것이 최고였는지 모르지만 어른이 되고 자식을 기르고 노후가 가까워지면서 내 마음 속의 영웅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모든 것을 제쳐 놓고 마음 편하게 행복한 시간이 오래 지속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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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 언니 - 권정생 소년소설, 개정판 창비아동문고 14
권정생 지음, 이철수 그림 / 창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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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의 참혹함에 보리고개 시절까지 겪어야 했던 인생 선배들의 삶의 애환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것이다. 연명(延命)을 이어가야 하는 것이 가장 시급했기에 언감생심 학교 근처에 가기도 힘들었다. 게다가 찢어지게 가난했던 집은 머슴살이, 식모, 바느질 삯 등으로 생계를 도모해야 했다. 빈곤한 가정에서 부모가 경제적 뒷받침을 못하니 어린 딸 자식은 식모로 떠나고, 친모는 새집 살림을 차리기도 했다. 그러한 가정, 사회의 모습이란 생기도 없도 초근목피도 앙상하게 뼈만 남아 있는 모습과 다름 없다.

 

 나는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시절 식모 생활을 하던 친척이 있었다. 한참 감수성이 강했던 사춘기 시절 남의 집에 들어가 온갖 궂은 일을 하고, 명절이 될 무렵에나 고향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아버지를 일찍이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던 친척은 착한 심성을 지녀서인지 꿋꿋하게 남의 집 살림을 도맡아 하면서 못난 부모를 원망하지 않았다.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친척이 식모살이 하던 집은 지금도 옛모습 그대로이다. 나로서는 친척을 누나라고 불렀는데 식모살이 하던 집 문 앞에서 그 누나를 부르면 바로 뛰쳐나올 것만 같다. 그 잔상이 엊그제만 같이 선명하게 뇌리에 남아 있다.

 

 권정생 작가의 작품은 주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 많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접했던 작품은 『강아지 똥』 이었다. 강아지 똥은 하찮은 소재처럼 다가오지만 읽고 나면 세상엔 쓸모 없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강아지 똥이 민들레 꽃의 자양분이 되어 주는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하찮게 여기는 사물에도 생명력을 불어 넣어 주는 권정생 작가의 글쓰기의 모티브가 매우 소중하기 이를 데 없다. 이번 《몽실 언니》는 한국 전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 가정의 애환과 이념으로 죽고 죽이는 처절한 상흔의 모습을 되짚어 내고 있다. 몽실이는 이 땅의 언니이고 누나이고 딸이고 어머니인지도 모른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원래 아버지를 버리고 딴데 시집 간 어머니를 따라 갔던 몽실이는 김씨라는 의붓 아버지에게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고 쫓겨 난다. 김씨에게 이복 동생 둘을 둔다. 고모의 부추김에 의해 몽실은 김씨 집을 나오고 새어머니 북촌댁을 맞이한다. 북존댁이 낳은 딸이 난남이다. 난남이를 구걸을 해가면서 먹여 키운다. 그러한 가운데 마을과 사회는 한국 전쟁의 난리통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이 된다. 단지 생각과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게다가 몽실은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기도 한다. 어리디 어린 몽실은 이렇게 어려운 시절을 긍정적으로 여기면서 극복해 나간다. 친부모는 세상을 떠나게 되고 몽실은 어엿한 성년이 되어 한 가정의 어머니가 된다. 어린 몽실이가 지근거리에서 만나고 부딪히고 겪었던 일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만다. 가엾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한 몽실이는 한국 전쟁 당시 한국 사회의 초상화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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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 세상에서 제일 작은 청개구리 이야기
이서경 지음, 조가비 그림 / 지식과감성#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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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챙이,개구리를 눈으로 본 지가 꽤 오래 되었다.산촌에서 살던 시절 올챙이,개구리는 봄날부터 여름날에 이르기까지 줄곧 질리도록 보아왔던 생물이다.뭍에서도 살고 수중에서도 산다고 하여 양서류(兩棲類)로 불리는 개구리는 봄날 양지바른 또랑에 점액질의 알을 낳는다.며칠 사이에 정자가 난자를 향해 화살처럼 유영을 하는데 그것이 새끼 올챙이이다.무리를 지어 유영하는 올챙이는 손바닥에 올려 놓으면 불룩 나온 배가 마치 복어와 같다.올챙이들이 물풀과 벌레를 포식하면서 차츰 뒷다리,앞다리 모양을 띄면서 개구리로 거듭나게 된다.초록색을 띠었다고 하여 청개구리로 불리며 나머지 개구리들은 다양한 이름을 띠고 있다.참개구리,무당개구리,맹꽁이,황소개구리 등.

 

 나는 청개구리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이제야 고백하련다.어린 시절 어떻게 된 판인지 내 생식기(고환)의 한 쪽이 함몰되어 한 쪽만 나와 있어 조부모,부모님 모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7살 때의 기억인데 생식기 문제로 아버지께서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의사는 생식기를 만져 볼 뿐 큰 이상은 없다고 하면서 민간요법을 써 보라고 했던 것 같다.그래서 이것 저것 민간요법을 쓰게 되었는데 최종적으로는 도라지 달인 물이 효험이 컸다.이에 앞서 청개구리를 눈 딱 감고 입에 넣어 삼키면 함몰된 생식기가 정상적으로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봄날 이슬이 맺힌 옥수수 가지에 기어 오른 청개구리를 용기있게 덜썩 잡아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입에 집어 넣었다.청개구리는 그만 화학 반응이 한창이었던 위속의 위액과 뜨거운 열기로 삶을 마감하고 나를 위해 희생했던 생물이었다.그렇게 딱 한 번 청개구리를 삼킨 뒤론 청개구리는 그냥 눈으로 보는 대상이고 객체이었다.

 

 자그마한 생물을 매개로 엮어지는 이야기는 언제나 내 마음을 순수하고 편안하게 이끌어 낸다.이른 봄날 만났던 청개구리,올챙이는 어른이 되어 울음 주머니에서 토해내는 울음소리는 수컷만 운다.암컷을 유인하여 짝짓기를 시도하려는 수컷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주구장창 울어 댄다.특히 모내기철 울어대는 개구리 울음소리와 함께 올챙이들의 개체수는 더욱 늘어만 간다.어린 청개구리를 소재로 만들어진 『꼬리』는 엉덩이 부분에 올챙이적의 흔적이 남아 있는 청개구리이다.청개구리는 초록늪 마을에서 벌어지는 꼬리의 일상은 특별하고 다채롭다.꼬리가 살고 있는 왕버들마을,창포마을,연꽃마을,노랑 어린연꽃마을,가시연꽃마을,북쪽 바위산 그리고 애기부들섬에 개구리 학교가 있다.꼬리는 남생이 등에 올라타서 개구리 학교에 등교한다.개구리 학교에 오는 개구리들은 꼬리보다 모두 몸집이 크고 세상 경험이 많은 인생 선배들이다.게다가 꼬리는 아빠를 수리부엉이에게 먹히고 말아 늘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산다.

 

 꼬리는 엄마로부터 달팽이를 알게 되었고 가끔은 아빠 생각에 마음이 산란해진다.그럴때면 왕버드나무 할아버지를 만나 마음을 달래며 상처를 잊기도 한다.꼬리는 엄마에게 먹이감이 무엇이고 먹이감을 포식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워 나간다.달팽이,지렁이,메뚜리 애벌레 등이다.학교에 가면 자기보다 몸집이 크고 힘이 센 개구리들로 꽉 차 있다.황소개구리를 받아 들여 대거 개구리들이 포식당하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져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한다.개구리 세계도 엄연히 먹이사슬 법칙이 상존하기에 크고 힘이 센 녀석들에게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해서는 경험과 직관,지혜를 발휘해야 한다.인간 세계와 다를 것이 뭐가 있겠는가라는 생각마저 든다.

 

 꼬리는 한여름 낮의 꿈,개구리학교의 가을 대축제를 겪는다.왕버들 할아버지의 꾐에 빠져 수리부엉이에게 낚이게 되지만 간신히 살아나게 된다.꼬리는 엄마에게 죽은 아빠의 노래를 듣고 싶어 한다.겨울이 가까워지면서 개구리 학교는 자율수업으로 들어간다.겨울잠을 자고 내년 봄을 맞이하기 위해 개구리들은 많이 먹어 살찌워야 하고,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진다.꼬리는 태어나 엄마에게 생존법을 배우고 개구리 학교를 통해서 동류의식과 개구리 세계의 정글 법칙을 터득해 나간다.꼬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한 세상을 터득해 나가는 과정을 사실과 상상력을 가미하여 묘사했다.사교육에 찌들어 있는 어린이들이 보다 더 자연과 친해지고 자연 속의 생물들과의 만남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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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덕끄덕 세계사 2 : 중세에서 근대로 - 술술 읽히고 착착 정리되는 끄덕끄덕 세계사 2
서경석 지음 / 아카넷주니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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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 시절 세계사 수업은 중.고등학교에서 받았다.세계사 수업과 함께 (한)국사 수업도 병행 과목이었는데,교과서 내용이 주로 편년체 위주,왕조 중심의 사료가 주가 되었다.게다가 연도별,왕조별 특징에 대해 나열하면서 해당 시대에 대한 깊은 인식과 이해보다는 좋은 점수를 따기 위해 벼락치기 암기 작전에 돌입해야 했다.짧은 학습과 넓은 시험 범위로 인해 시험에 대한 강박관념이 무척 컸다.중.고교 시절의 국사,세계사 시간은 왜 그리 재미가 없었는지,시험 결과는 만족을 못했는지에 대해 1세대를 훌쩍 넘은 이 즈음 한국사를 비롯하여 세계의 역사에 둘러싸고 새롭게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인류 역사에 대한 공부는 유익하고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국사가 재미없었던 이유는 단순 암기에 한자어로 된 낱말들에 대한 이해력이 뒤떨어졌던 것이 큰 원인이었고,세계사 역시 단어,고유명사,연도별 사건,사건를 암기해야만 했던 것이 큰 원인이었다.아무튼 과거의 역사 학습의 흥며 결핍을 두고 길게 말할 것은 아니지만 편년체(編年體)보다는 기전체(紀傳體) 위주의 학습이 더욱 효과를 거둘 수가 있기에 평소 정사(正史) 서술 형식의 역사책을 자주 접하면서,정사 서술을 각색한 역사 장르소설을 자주 접하고,반복 읽다 보면 재미와 흥미,학습 효과를 모두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세에서 근대에 이르는 세계 역사에 대한 다이제스트격인 《끄덕 끄덕 세계사 2》서유럽을 중심으로 동.서아시아에 치중하여 세계사의 흐름을 개괄적으로 엮었다.교황권이 강했던 중세시대부터 인본주의가 열리고 자유.평등.박애라는 프랑스 시민혁명은 인류 문명,인간의 삶을 한단계 올렸던 것이다.반면 중국을 위주로 한 동아시아,유럽의 신항로 개척과 대항해 시대는 유럽 열강의 제국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계기가 된다.게르만 족의 대이동으로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면서 화려했던 로마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그 즈음 과학 기술과 생산 수준이 뛰어났던 곳은 서아시아,인도,중국으로서 중국의 실크로드가 발현했던 시기로서 동.서문명의 교역은 찬란한 문화 유적을 남겼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게르만 족의 대이동은 로마 제국의 국경이 무너지는 한편 이슬람 세계가 형성,서유럽 세계의 최고 강자 프랑크 왕국 탄생을 보이고 있다.유럽에선 마자르 족과 바이킹의 침입으로 봉건 제도가 성립되면서 농업 혁명을 이루기도 한다.나아가 8차에 걸친 십자군 전쟁과 유럽에 불어 닥친 흑사병은 경제 대위기를 초래하게 되었다.반면 이슬람 세력은 세력이 일익번창하면서 이슬람교의 확산이 유럽,아시아(인도,동남아시아),아프리카까지 미치게 되었다.유럽 반대쪽인 중국에선 위.진.남북조 시대를 수나라가 통일하고 이어 당 이세민이 기틀을 다지게 된다.당나라를 이어 5대 10국의 혼란상을 조광윤에 의해 잠재우면서 송은 착실한 내치에 전념하면서 놀라운 경제성장과 시민 문화를 발전시킨다.이 시기 세계 최대 유목 제국인 몽골 칭기즈 칸은 송을 무너뜨리고 원을 세운다.쿠빌라이 칭기즈 칸의 세력은 주원장에게 무릎을 꿇고 만다.

 

 주원장에 의해 건립된 명은 해양 세력을 넓히고 이웃 조선과의 사대교린의 관계를 맺기도 한다.오랜 전쟁으로 전비 지출,재정 악화로 국력이 약해진 틈을 타 누르하치가 만주족을 통일하면서 후금을 세운다.후금의 태종인 홍타이지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고 청국을 세우는 한편,명은 이자성을 중심으로 농민 반란을 일으키면서 결정적으로 명을 멸망케 한다.만주족에 의해 세워진 청은 태종 홍타이지를 비롯하여 4대 강희제를 비롯하여 6대 건륭제에 이르면서 중국의 지도를 현재와 같은 꼴로 만들어 놓았다.한편 서유럽은 과학과 국민 계몽을 통해 시민 혁명이 싹트기 시작한다.마르틴 루터의 종교 개혁,기독교와 카톨릭교 간의 종교 전쟁,국민 국가의 탄생은 시민 혁명의 단초를 제공한다.대표적인 예가 청교도 혁명과 명예 혁명이다.

 

 미국도 보스턴 차(茶) 사건을 계기로 미국 혁명의 도화선이 되면서 미국 독립 혁명을 불사르게 되고,프랑스 역시 루이 16세가 국민들에게 저지른 가렴주구식 세금 문제가 삶을 도탄에 빠뜨리자 바스티유 감옥 습격을 단행하게 된다.루이 16세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이어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면서 프랑스는 비로소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을 선포하게 된다.그간 공포,잔혹 정치로 숨도 쉴 수 없었던 시민들은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이 글의 특징 중의 하나는 1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한 챕터가 끝날 무렵 똑똑하게 정리하는 착착 마인드맵을 실어 놓아서 학습 효과를 크게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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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 조선의 문장가 이옥과 김려 이야기,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고 1
설흔 지음 / 창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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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은 제목이 신선하고 멋져서 끌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이렇게 멋지다고 느껴지는 제목은 작가 및 편집자의 의도하에 정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글은 그렇지 않다.글 속의 문장가의 입에서 나온 인상적이고 감탄에 가까운 어조를 빌려 왔다.그래서인지 도서의 제목이 한결 깔끔하고 선명하기만 하다.

 

 이 글은 조선 정조 시대 말년부터 순조 초기에 있었던 이야기를 모아 엮어 냈다.또한 제1회 창비 청소년도서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어서인지 역사 학습 및 문학적 감수성을 자아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그렇다면 이 글이 정조 말년에서 순조 초기에 걸치기까지 어떠한 일이 있었던 걸까.

 

 당시 정조는 문체반정이라는 기치를 내걸면서 전통적인 사육문(四六文) 및 고문과 같은 문체에 반하는 잡문 형식을 철저하게 반대했다.정조는 문체에 대해서는 골수분자일 정도로 까칠하기만 했다.지금의 생각과 관점으로보면 정조의 생각은 구닥다리에 불과하겠지만 당시는 모든 영역을 군주 및 대신들이 생각하고 종합하여 판단을 내렸던 시기라서 정신이 사납고 체제를 뒤흔들 정도로 여겨지는 글들은 당사자에겐 커다란 형벌이 아닐 수가 없었다.그 중심선상에 있었던 인물이 문장가 이옥(李鈺 1759∼1815)과 김려(金鑢)이다.이 둘은 비록 생과 사를 함께 했을 정도의 동지(同志)는 아니지만 서로가 새로운 문체와 글을 존중하면서 우정을 각별히 여겼던 문우(文友) 사이로 보여진다.

 

 이옥은 문인의 집안이었지만 형이 무과에 급제하면서 무인의 집안으로 전신하게 된다.이옥은 생원시에 합격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다.그런데 정조는 그가 쓴 글을 보더니 명말,청초의 패사 소품체(稗史小品體) 즉 격이 떨어지는 야사체 정도로 인식하면서 그에게 전통적인 글을 지어 올려라고 지시를 내렸지만 이옥은 이미 자신의 문체를 바꾸지 않았던 것이다.결국 정조는 이옥에게 정거(停擧) 및 충군(充軍)의 벌을 내렸다.한편 김려는 이옥과 성균관 동재 출신으로 생원시에 합격한 수재이다.그는 문인이자 천주교인이었던 강이천(姜彛天)의 유언비어 사건에 연루되어 함경도 부령과 경상도 진해로 유배를 가게 된다.부령에서 만났던 부기(府妓) 와의 관계를 글로 쓴 필화(筆禍) 사건으로 진해에 유배가게 된다.이옥과 김려가 똑같은 성균관 동문이고 생원시에 합격한 수재였지만 명말.청초의 패사소품체라고 정조에게 낙인 찍혀 이옥은 사회생활을 못하고 낙향하면서 생을 마감하고,이옥은 두 번의 유배 생활을 거치고 의금부,현감,군수 생활로 일생을 마치게 된다.

 

 이 글은 김려가 부령 및 진해라는 유배길에서 만났던 이옥의 아들 유태와의 가공의 대화를 넘어 부령 땅에서 김려를 지극정성으로 뒤바라지해 주었던 부기 연희,그리고 이옥을 그리워하는 김려의 우정 깊은 마음이 깊게 녹아져 있다.이옥과 김려는 사상과 이념이라는 벽에 부딪힌 것보다는 고문신봉자였던 정조의 눈에는 패사소품체가 미운 오리털로 여겨졌던 모양이다.특이한 것은 이옥과 그의 아들 우태가 전기수(傳奇叟:고전소설을 직업적으로 낭송하는 사람) 출신이었다.이옥의 아들 우태는 외밭에서는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을 잊은듯 야밤에 아낙네들을 불러 책을 읽어 준다는 소문이 퍼져 그만 관아로 끌려 가고 말았다.비운의 문장가 이옥이 남긴 멋진 글은 김려가 평생 잊어 본 적 없는 글이었던 모양이다.북한산의 경치 글로 담은 멋진 풍경과 (이옥의)감성은 글에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또한 이옥에 대한 변치 않은 김령의 우정이 글의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다.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이렇게 멋진 것이 없었다면 이렇게 와 보지도 않았을 게야."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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