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역사 - 언젠가 어디선가 당신과 마주친 사랑
남미영 지음 / 김영사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반적으로 인간은 엄마의 뱃속에 잉태된 순간부터 좋은 음식,좋은 생각과 감정을 태아에게 많이 전해 주면서 모성애라는 커다란 사랑의 씨앗을 심어 준다.열 달 간 엄마의 뱃속에서 자라난 태아는 이제 갓난아이로 세상의 빛을 한껏 받으며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자아관념이 미숙한 아이는 부모와 가까운 또래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에게 잘해 주는 것만이 사랑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요즘에는 사춘기가 일찍 찾아 오는 것 같다.각종 매체와 성교육에 대해 일찍부터 직.간접적인 교육을 받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그런데 과연 성(性)이라는 문제에 대해 제대로 알고,이성과의 관계,접촉을 시도하고 있을까 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회의가 든다.정치민주화와 더불어 성에 대한 개방,교육도 자연스레 일선 학교 및 매체를 통해 실시되고는 있지만 성(性)문제를 드러내 놓고 대화를 나눈다든지,대로에서 대담한 스킨십과 같은 행위는 보수적인 한국인의 의식구조상 성(性)에 대한 문제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행하는 행위 쯤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성교육,이성 간의 사랑에 대해 언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 보았을까.그러한 기억은 전무(全無)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이성을 알게 되는 시기,결혼을 앞둔 청춘의 시기에 이르러서야 이성을 알아가기 마련인데,남과 여의 생리,생각,사고방식,사랑법이 다르기 마련인데,사랑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감정,표현 등을 상대에게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를 몰라 첫 만남부터 어색해지기 마련이다.외모,학벌,경제력을 중시하는 요즘 시대에서 남.녀 간의 관계 밀도는 내적인 면보다는 화려하고 든든한 외적인 면에 치중하는 경향이 크다 보니,외적연 면에서 부족하다 싶은 청춘들은 성형을 하고 경제적 자립도를 넓히면서 결혼 연령을 늦추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기성세대에게 배우지 못한 사랑법을 이제부터라도 사랑이 무엇인지,어떻게 하면 사랑이 오래도록 식지 않고 아랫목에 놓여 온기가 오래도록 남아 있는 밥그릇과 같겠는가.식구 중에 늦게 오는 사람이 있으면 식은 밥을 내놓지 않으려 엄마는 늘 아랫목에 밥그릇을 놓고 두터운 이불로 온기를 채워 주지 않았는가.그것이 진정 식지 않은 애정이고 사랑이 아니겠는가.

 

 나 역시 숫기가 많이 않아서인지 이성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지를 못했다.좋아하는 감정이 있는 사람은 나를 외면하고,내가 내키지 않은 사람은 나를 은근히 좋아하기도 했다.그때는 이십대 후반이라 내 자신이 느긋해질래야 느긋해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할머니를 비롯하여 부모님이 결혼을 해야 한다면서 안달복달하셨다.특히 할머니께는 참 죄송하기만 하다."언제 결혼할럐? 내가 증손자 한 번 보고 죽어야 원(怨)이 없을텐데"라고 하셨다.이것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닌듯 결혼과 증손자를 보시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먼저 세상을 떠나셨다.작고 하시고 바로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나,아내 모두 나이가 꽉 찼기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결혼식 준비에 들어 가고,식까지 올리는 데에는 두 달 남짓 밖에 걸리지 않았다.그때부터 나는 사랑이 무엇인가를 배워야 했고,남편의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스스로 실천하고 책임을 져야 하게 되었다.결혼한지 어느 덧 20여 년이 가까워지고 있다.신혼초 설레던 육감적 감정과 생각은 많이 희미해져 가고,서로가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인해 몸과 마음은 많이 지쳐가고 있다.말과 행동으로 사랑한다는 행위를 보여 주지 않아도,너무 많이 걸어온 탓인지 얼굴과 표정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피곤하고 힘들 때는 집안 일도 도맡아 해 주고,양쪽 어깨 안마 해주기,다리 주물러 주기,출퇴근 시간이 밀리는 시간대라 자동차로 회사까지 데려다 주면서 소소한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심연으로 빠져 드는 육체적 관계보다는 배려,보살핌,관심 등으로 애정과 사랑을 표현하는 편이다.

 

 나는 아내와 궁합이 완전히 맞는 편은 아니다.주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언쟁을 벌이는 경우가 있는데,나와 아내의 생각 차이로 인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결론적으로는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마무리하게 되면서 없었던 것으로 종결된다.가난하지만 오붓하게 부부가 상을 마주하면서 행복을 나누던 시절은 이제는 찾아볼 수가 없다.어느 정도의 경제적과 노후문제를 기본으로 하면서,부부간에 맞지 않은 부분을 맞춰 가고,나에게 없는 아내의 장점을 모방하고,아내는 내 장점을 취해 가면서 서로 살면서 마(魔)가 끼지 않았으면 한다.언젠가는 백발이 되고 자식들은 장성하여 따로 살게 마련이다.모두 떠나고 둘만 남게 되면 물 좋고 경치 좋은 전원(田園)으로 회귀하고 싶다.텃밭을 일구면서 먹거리를 자급자족하고 지나온 세월을 따뜻한 노변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처음 만났던 시절,설레임과 기쁨으로 가득했던 신혼초의 시절을 떠올리면서 포근하게 꽉 안아 주면서 애정이 식지 않도록 할 것이다.

 

 (초.중략)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을 나누어 가진다. - 박남수.<새>중에서

 

 

 

 비단 부부 간의 사랑만이 사랑은 아니다.격렬한 육체적 사랑도 사랑이겠지만 누군가를 그리워하여 못잊어 하는 사랑,진정으로 내 마음을 모두 보여 주고 나눌 수 있는 사랑이 있을 것이다.만남에는 헤어짐이 있기에 만나지 못해도 그리워하여 못잊어 마음으로 기다리는 사랑은 인스턴트 사랑법보다는 훨씬 더 고귀하고 소중할 것이다.사랑을 하게 되면 도파민,세로토닌,옥시토신,테스토스테론,룰리베린,엔도르핀이 화학반응을 한다고 한다.사랑을 하면 낮았던 자존감도 상승작용할 것이다.나를 알아 주고 아껴주며 애정으로 감싸기에 든든하기 마련이다.남에게 받는 사랑보다는 남에게 주는 사랑이 훨씬 고귀할 것이고,내 자신부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 나가야 할 것이다.더욱 중요한 점은 사랑은 혼자서 행하는 행위가 아닌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 나가는 행위이다.사랑의 역사 속에는 슬픈 사연,행복한 사연,미적지근한 사연 등 다양하다.결국 사랑다운 사랑을 실천해 가면서 온전한 인격체로 성장하고 삶의 궁극점인 행복으로의 길을 지향한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쟁이 피터 - 인생을 바꾸는 목적의 힘
호아킴 데 포사다.데이비드 S. 림 지음, 최승언 옮김 / 마시멜로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잘되면 내탓 안되면 조상탓'이라는 말이 있다.가정환경과 개인의 성격에 따라 가정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다르겠지만 모두(冒頭)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소아적이고 나약하며 의지가 박약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나 또한 청소년 시절 잘사는 집안의 친구들과 비교가 되면서 자연스레 불만의 화살이 부모,조상에게 쏠렸던 탓이었다.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는 바꿀 수 없는 관계이다.다만 성장하는 청소년에게 화목하지 못한 부모의 관계,자식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비이성적 언행은 잘살고 못살고를 떠나 자식에게 정신적,심리적인 면에서 커다란 악영향을 주고도 남는다.

 

 집안환경,신체적 결핍을 딛고 사회적 저명인사로 우뚝 자리잡게 된 주인공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난쟁이 피터'이다.우리 주위에는 결손 가정도 많고 신체적 부자유를 지닌 채 살아 가는 사람들이 많다.대부분이 나와 가족이라는 울타리만을 생각하면서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기가 벅찰 정도이니,주위를 돌아보고 관심을 갖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은 문제이다.다행히 요근래 '공감','배려','보살핌','행복','상생'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되고 있어 심정적으로는 동감은 충분히 가지만,행동면에서 타인에게 가까이 다가서서 상생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갖기란 왠만해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아마 내 자신이 극히 평범하기 때문이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크가 작은 데다 부모의 원만하지 않은 관계 속에서 자라던 피터는 분노조절장애 행동마저 보이고 있다.술을 자주 마시고 난폭한 행동을 하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지혜롭고 따뜻한 성품을 지닌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하면서 피터의 앞날은 가시밭길을 걷는 형국과 같았을 것이다.그러나 피터에게는 삶의 운명을 바꿔 줄 인생의 멘토들을 만나게 되면서,피터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부정적인 요소들이 하나 둘씩 해소되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 가기로 마음을 고쳐 먹는다.미국 사회를 빛낸 유명인사들의 삶의 이력을 보면 화려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자수성가식'으로 성공을 한 인물들이 많다는 것,그리고 꾸준히 독서노트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와 안목을 넓혀 나갔다는 것을 듣고 자신의 불우한 환경과 신체적 결핍을 극복해 나간다.노숙자 생활을 거쳐 택시 운전사,검정고시를 통한 고교졸업,하버드 로스쿨 교수와의 극적인 만남,그리고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여 변호사가 되기까지 난쟁이 피터는 작은 거인이요,인생의 진정한 목적과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극적으로 들려 주고 있다.

 

 목적만 뚜렷하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행복은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먼저 타인을 돕는 도덕적으로 뛰어난 인간,함께 살 준비가 된 선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P186

 

 개인의 행복은 그리 멀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그렇다고 해서 쉽게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도 아니다.삶의 구체적인 목표를 적어(시간대별로,연령별로 등) 이를 하나 하나 실천해 나가고 때론 궤도수정을 하면서(현실에 맞춰) 목표점에 한걸음 한걸음 내딛어야 할 것이다.복잡다단하고 이해관계로 얽힌 사회생활 속에서 자신의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분투정신이 필요할 것이다.내일 내 삶이 다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 자신의 삶을 안일하고 안정만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삶의 과정이 녹록치 않은 차가운 현실이지만 열악한 환경,나약한 심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삶의 목표가 분명하고 구체적이어야 할 것이다.또한 독서가 인생의 길라잡이가 되어 줄 수가 있기에 다양한 영역의 도서를 읽고 정리하는 것도 인생을 바꾸는 동력이 되어 주리라 생각한다.이 글을 읽으면서 지난 내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어 주었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기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스크랩 - 1980년대를 추억하며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문.잡지 따위에서 필요한 글이나 사진을 오리는 것을 스크랩이라고 한다.내 경우 스크랩에 대한 단상은 우선 귀찮고 번거롭다는 생각과 시간,노력을 기울이는 정신 노동이라는 선입견이 많아 꾸준하게 하지를 못했다.자발적이고 좋아서 했던 경험보다는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모신문 사설을 거의 매일 복사하여 모았던 적이 있다.대학 4학년 시절 수업외에는 거의 취업 준비로 너나 나나 분주하기만 했다.모두가 숨죽여 취업준비에 여념이 없다 보니 동창들이 모두가 경쟁상대로 보이면서 각박하기만 했다.미래의 생계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서 필요한 부분은 뭐든 섭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마음 속에 자리 잡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1980년대 초반 대학에 들어가 1980년대 말에 대학을 졸업한 나에게 대학시절은 달콤하고 설레이고 낭만이 가득찼던 시기이기도 했던 반면,찌든 자취 생활을 감내해야 하는 몸과 마음이 혼돈스럽기도 했다.시간과 세월이 흐르고 나니 '그런 시절도 있었구나'하면서 꼭꼭 묻어 놓은 그 시절의 기억과 추억을 새롭게 끄집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삶은 늘 앞으로 나아가고 시들지 않은 생명력에 스스로 안위를 느꼈다.1980년대 초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 온 나는 서울의 모든 모습이 대명천지와 같이 넓고 밝은 것이 꿈만 같았다.내가 다닌 대학이 비교적 서울 중심권이 아니어서인지 아늑하고 사람의 온기가 어느 정도는 살아 있어 다행스러웠다.일명 빨간 벽돌,빨간 기와 일색인 문화주택가와 꼬불꼬불 뱀,지렁이와 같이 길게 이어지는 골목길을 지나 싸고 맛있으며 덤이 존재했던 재래식 시장의 상인들의 여유와 넉넉함이 묻어나기도 했다.

 

 내가 1980년대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사건.사고의 기억은 셀 수 없을 정도이다.우선 가장 큰 사건은 정치인들의 버마 아웅산 묘지 시한폭탄 폭발사고와 김현희에 의한 KAL기 폭파 사건,연일 군부독재 타도 및 정치민주화를 요구하는 학내시위,1986년 아시아 게임과 1988년 하계 올림픽 대회 등이 어제의 일과 같이 선연하다.1980년대에는 군생활을 하기도 했으며,고교시절 부진한 학업을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여 약간의 장학금도 받기도 했다.자취생활 내내 내게 도움을 주셨던 할머니께 조금이나마 용돈을 드리고 절친들과 대학촌 먹자골목에서 막걸리 파티를 하기도 했던 단합된 순수함이 살아 있었던 시절이었다.대학 1학년 시절에는 타대학 여학생들과의 설레는 소개팅이 있어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이성을 알아가기도 했다.학교,자취방을 주로 오가는 것이 주가 되었다.외국어를 전공했기에 언어 실습실을 오고 가면서 외국어 실력향상에 매진하기도 했다.발음,문장을 반복하여 듣고 말하는 것이 외국어 향상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그다지 화려하지도 않고 톡 튀는 대학생활이 없었던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시절이었다.다만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 무엇인가를 잊지 않으면서 정도를 걸으려고 했던 점은 지금의 생활태도 및 삶의 방향에 흔들림이 없다는 사실이다.

 

 1980년대 내가 20대 초반이었다면 무라카미 하루키는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기였던 것으로 보여진다.작가로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절이고 젊은 피와 열정이 넘치던 무라카미 하루키는 몇 종의 미국 잡지를 읽으면서 오래 간직하고 싶은 에피소드 및 기사 81편을 정리하여 독자들 곁에 다가 왔다.1982년부터 1986년 사이에 일어난 기사를 기본으로 하면서 무라카미 하루키만의 생각과 감정을 이입시키고 있다.시간과 세월이 흐르면 만물이 풍화 작용에 의해 사라지고 퇴색된다.기억마저 희미하게 바뀌면서 결국에는 관심과 흥미에서 사라지기도 하는데,스크랩 속에 나오는 에피소드들을 접하다 보니 문득 색이 바랜 흑백 사진을 바라보는 격이다.희미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아니 잊혀지고 만 사진들의 파노라마가 시간의 순서에 따라 기억이 새롭게 살아나듯 무라카미 하루키의 스크랩은 인간의 생각과 감정의 공통분모를 그대로 재현해 주는 것도 있지만 생각과 감정,취향과 기호의 이질적이고 상이함에 의해 무덤덤하게 다가오는 것들도 있다.그것은 인간의 생각과 취향 등이 다를 수 밖에 없기에 넓은 마음으로 수용하는 수밖에 없다.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주요 잡지에 기재된 글들이기에 1980년대 미국 사회의 사정과 트렌드,사고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물론 운석 사냥꾼,애완동물을 관리하는 사회복지사,마이클 잭슨 닮은 사람,사설 교도소,묘석털이 등이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요즘 한국 진주에 운석이 떨어져서 운석을 사냥하려는 사람이 줄을 섰다는 뉴스를 접하다 보니 운석 사냥꾼의 얘기가 더욱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고,교도소 수용시설을 미정부차원보다는 민간이 교도소를 운영하는 것이 훨씬 제반경비가 덜 든다는 점도 이색적인 부분이었다.무라카미 하루키는 1983년 치바 우라야스시에 건립한 디즈니랜드와 1984년 LA 올림픽 경기에 대한 소식도 실었다.

 

 이 《더 스크랩을 읽으면서 문득 상기되는 것은 작가에게 있어 스크랩은 글을 쓰는 창작의 동기,소재,영감의 작용으로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스크랩은 순간 순간 신경을 써야 하는 정신적 노동이지만 정성과 열의가 쌓여 가면서 훗날 자신이든 누군가에게 하나의 역사적 자료가 될 수도 있고,창작을 하는 작가에게는 더 없는 글의 생산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되었다.81편의 스크랩을 읽다 보니 1980년대 초.중반의 뉴요커의 일상과 뉴스를 바로 면전에서 접하는 것과 같은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고,무라카미 하루키작가 특유의 센치멘탈하면서 소소한 낭만이 어우러진 오후 한나절 누군가와 거리를 거닐며 산책을 하는 것과 같이 심적인 여유와 에너지 충전이 저절로 되는 단백한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여행자 - 히말라야 도서관에서 유럽 헌책방까지
김미라 지음 / 호미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의 역사,금서,책의 정신 등 책에 얽힌 도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이러한 도서들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점은 '인간은 생각과 사유의 동물이다'라는 것이다.순수한 학문적 성격도 있고 정치,종교를 비판하는 사회적 성격의 도서도 있다.봉건시대까지는 교황,황권,영주들에 의해 통치되던 시절이었기에 통치권자들의 정책을 비판하는 도서들은 검열과 통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산업화,시민혁명이 시작되면서 시민의 권리와 자유가 더욱 가치를 띠면서 책을 만드는 저자 및 작가들의 움직임은 활발해져 왔다고 생각한다.지난 날 수많은 도서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국가의 통치권자에 의해 분서가 되고 작가는 행동의 자유가 없었을 정도의 암흑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물론 현대사회에서도 주류 이데올로기가 무엇이고,체제와 이념에 따라 출판 검열 및 통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수많은 책이 자연과 인간에 의해 사라져 갔지만,그중에서 0.1퍼센트만이라도 살아남으면,그것만으로도 새로운 개혁과 재생이 가능했다.어렵사리 지켜 낸 종자씨처럼 살아남은 0.1퍼센트의 고대 그리스의 책이 있었기에 오늘날 현대 정신은 여기까지 도달할 수가 있었다. -P18

 

 사람은 어느 환경에서 자라났느냐에 따라 삶의 정신이 결정지어진다고 생각한다.유년시절 부모와 함께 히말라야 산속에서 발견한 지하 도서관의 기억이 성년이 되어 사람들의 영혼이나 진리가 관심대상으로 바뀌면서 세계 각지의 도서관을 탐방하고 있는 김미라작가의 이 글은 기존의 도서와는 다르게 간결하고 임팩트한 인용구와 현지의 생생한 장면을 그대로 전해 주고 있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오는데,그것은 작가의 왕성한 독서이력과 풍부한 감성 및 통찰의 힘이 가미된 것이라고 보여진다.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을 다듬고 정리해 나가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실천으로 옮겨진지가 몇 년 흘렀다.며칠 밥을 굶은 사람처럼 닥치는데로 허겁지겁 책을 읽다 보니 마음의 양식과 생각의 힘을 그자리이고 남는 것은 공허와 그릇된 욕망에 불과했다는 자성을 요근래 많이 해 본다.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밥알을 꼭꼭 씹으면서 천천히 먹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처럼 책을 읽는 속도와 자세도 이와 비슷하게 해야 정신적,신체적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사실 책 욕심이 많았던 점과 그때 그때 나의 시선과 욕망을 채워줄 도서들의 유혹(?)도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어찌되었든 개인의 시간이 허락하는 한 쉼없이 책과 함께 지내 온 시간은 고귀하고 성스러울 뿐이다.읽고 싶어도 읽을 여력과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엔 내 영혼도 점점 고목과 같은 존재가 되버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마저 든다.

 

 "책은 죽일 수 없다.책은 탄생과 죽음을 스스로 결정한다.일단,'병이 깨지면' 생명의 숨결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목소리가 도망쳐 험난한 길을 간다.그리고 정신은 늘 부딪치고 변형되고 축제를 벌인다." -P23 나디아 타지 -

 

 책을 읽다 보면 눈꺼풀이 아래로 처지면서 꾸벅꾸벅 졸리는 시간대가 있다.식사를 하고 바로 책을 읽는 경우인데 식사후 얼마 지나지 않으면 신경이 마취에 걸린듯 이완되면서 나른해지는 것이다.신경이 예민한 편이라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편이기에 졸음이 가시게 되면 바로 직전 읽은 뒤부터 바로 읽어 내려 간다.졸리기 전까지 읽었던 내용이 어느 정도 머리 속에 정리가 된 상태 이를테면 문학의 경우 등장인물,사건과 전개 상황 등을 감지하고,인문학의 경우에는 전체적인 윤곽을 정해 놓고 현시대상황과 개인의 존재감 등을 대입시켜 놓고,경제.경영분야는 글로벌 경제상황과 미래에 대한 예측의 계기로 삼는다.역사 및 예술분야의 경우는 비록 자료와 삽화를 중심으로 삼되 약간의 상상력과 심미안을 가미하려고 하는 편이다.이렇게 개인적인 독서성향을 정해 놓고 책읽기에 몰입하는 편이다.

 

  하루에 86,000권 가량의 간행물이 쏟아져 나오는 출판업계 및 시시각각 전해져 오는 각종 정보,뉴스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가운데 챙겨야 할 것도 부지기수이다.이제 어느 정도 읽어 왔으니 '꼭 삶에 필요하고 자양분이 될 만한 교양서적 위주로 가자'고 스스로 다독이고 있는 중이다.허기지고 굶주린 사람마냥 무분별하게 뇌와 마음 속에 쑤셔 넣었다가는 정신착란증이 올지도 모른다.무엇을 읽었으며 내용은 무엇이며 내 삶에는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나는 무엇을 터득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인가 등에 대한 최소한의 비판력과 학습력을 배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불어난 황하의 홍수의 물살과 같이 거침없이 출간되는 도서들은 자칫 잘못하면 인간을 책을 소유하는 현상이 아닌 책이 인간을 소유해 버리는 지경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해 본다.책이 아무리 좋고 책을 사랑하는 애서가일지라도 책도 자신의 코드에 맞는 책을 선택하고 읽어야 삶이 더욱 윤택해지고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뇌와 정신상태가 포화에 이른 경우를 두고 니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망각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P125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율리시스를 쓴 제임스 조이스의 사연이 깃들여 있는 곳)

 

 

 도서수집가의 얘기고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고즈넉하면서 주황색 전구빛이 실내를 감싸는 좁은 공간에 빽빽이 쌓여 있는 고서점의 풍경은 고서의 진가와 의미를 아는 자들의 단골지점일 것이다.내게는 고서점에 추억은 많지 않다.1990년대 중반 청계천이 복원공사 이전의 동대문시장의 골목과 청계천 주변이 고서점 거리였는데 잠깐 눈요기만 했을 뿐 진귀한 도서를 고르는 수고와 재미를 느껴보지를 못해 내내 안타깝기만 하다.책의 역사가 오래되고 고서점이 많은 서구유럽 중에 프랑스 파리는 고서점가로 유명한 것 같다.어떤 사물에 생명이 깃들어 있다고 여기며 숭배해 온 것인 패티시를 비롯하여 순결한 책과 헌책,초판과 절판,유일본,서점 밖 떨이 장사,헌책방의 보이지 않은 책도둑,휴머니즘의 성지인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사라져서 전해져 오고 편지에만 남은 서점 등을 다채롭게 취재하여 전해주고 있다.인상적인 부분은 책이 탐이 나서 책을 훔친 책도둑은 엄연히 범법행위라는 것,그리고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오랜 역사와 함께 다양한 작가들이 머물렀던 추억 깊은 장소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자연에서는 가장 일찍 일어나는 새가 가장 많은 벌레를 잡는다.하지만 도서 수집의 세계에서는 벌레를 보았을 때 그것이 벌레인 줄 알아채는 새가 모든 걸 차지한다." -P205 마이클 새들러

 

 이제 도서의 전성기라고 할 만큼 책은 필요한 사람에게 아니 불특정 다수를 향해 상업적으로 흘러가는 양상과 출판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과연 독서의 본래 목적인 교양의 함양과 진리탐구로 가는 길일까 라는 의구와 우려가 짙다.우후죽순격의 출판업계를 탓할 마음은 없지만 이왕 책을 만들 바에는 책의 생명이 오래가고 불특정 다수에게 공감과 교훈,영감의 원천과 환상,활력,욕망을 채워 주는 존재물이 되어 주기를 바래본다.그리고 나도 주로 집안,전철,쉼터 등에서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는데,가끔은 역사가 깊고 고색창연하고 미로와 같은 고서점 안을 즐기면서 절판,유일본과 같은 도서를 낚아 채는데 명수가 되어 보고 싶다.

 

 "오래된 책은 이 세상이 젊었을 때의 이야기이다.새로운 책들은 나이 든 세계의 열매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치즈가 좋다 - 꿈을 찾는 당신에게 들려주는 꿈을 이룬 이야기
매트 페로즈 지음, 홍상현 옮김 / 이책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시절 가슴에 품었던 꿈을 이루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아마 대다수는 극히 평범한 일상과 생계를 위해 살아 가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어떤 사람은 그렇게 말할 것이다. "지금 살아가는 것도 버거운 실정인데 언제 새로운 것에 도전하여 새로운 삶을 꾸려 갈 수 있는가"라고 되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런데 하던 일을 완전히 멈추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자신보다는 우선 가족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경제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어린시절 품었던 내 꿈은 과연 무엇이었는가? 라고 묻는다면 딱 부러지게 답변을 못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현실은 비록 힘이 들고 어깨에 내려 놓은 짐은 철근마냥 묵직하더라도 자신의 내면에 살아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용기와 도전의 힘을 한 번쯤 살려 보는 것은 어떨까.정규직이든 프리랜서와 같은 자영업자이든 지금의 일은 밥벌이이기에 내려 놓을 수 없겠지만 불필요한 일에 매달리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면 마음 먹기에 따라 살아가는 재미와 즐거움,행복을 느끼면서 살고 싶다면 학원을 다니든,현장체험을 하든 몰입과 집중을 할 수 있는 곳에서 묵거수행을 얼마 동안 하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성취를 맛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어 본다.시작이 어렵지,일단 벌려 놓으면 누군든 학습과 훈련을 통해 준전문가의 수준은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다양한 자기계발서,삶 속에서 얻은 체험담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에세이 모두 타산지석이 되어 준다.그런데 읽고 액기스와 같은 내용물들을 자신의 것으로 옮겨 놓지 않는다면 그것은 한낱 공허한 염불에 불과할 따름이며 삶의 발전에는 아무 소용도 없을 것이다.특히 에세이의 경우에는 직접 겪었던 경험담을 생생하게 그리면서 장애물이 찾아 올지라도 굴하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전진해 나가려는 의지와 끈기,근성이 담겨져 있는 글이라면 '나도 그렇게 되보고 싶다'든지 '내가 취할 바는 무엇인가' 등에 대해 스스로 비교해 보고 나은 점이 있다면 취하는 쪽으로 삼는다.그래야 지루하고 따분한 삶도 환기시켜 주면서 몸과 마음 속에서 새로운 희망과 에너지가 꿈틀거리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잘 나가는 직업인 '국가 감사원 회계사'가 '2013년 프랑스 치즈 대회'에서 챔피언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매트 페로즈작가는 돈을 아무리 잘 벌어도 매우 쳇바퀴 돌아가는 일상에서 회의를 느끼면서 자신의 꿈을 살릴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던 참에 매트의 어머니의 요리솜씨를 어깨 너머로 많이 배웠던 것이 잠재력이 되고,부모님이 오랫동안 프랑스에 머물렀던 것이 촉매제가 되어 매트는 우선 프랑스 부르노 농장을 찾아 간다.부르노 농장에서 만난 염소들과 친해지면서 원유와 목축업에 대해 현장 체험을 하게 된다.그리고 프랑스 체제기간이 지나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 휴직을 신청하고 그의 애인인 젠의 동의를 얻어 프랑스 리옹 근처로 거주지를 옮겨 '치즈'만들기 체험을 해 나간다.

 

 프랑스는 이사 서류가 꽤 까다롭고 외국인에게는 프랑스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강요하는 듯하다.약간은 배타적이지만 자국어에 대한 애정과 애착이 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매트는 처음에는 치즈 만들기보다는 치즈 동굴이라는 곳에서 치즈 관리를 하게 된다.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치즈 만드는 법과 관리하는 법을 터득하면서 그는 직접 매장에서 치즈 판매를 직접 시도하게 되면서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소비심리,치즈에 대한 반응 등을 묻고 대답하다 보니 주인에게 눈총을 받기도 한다.현재 치즈의 천국인 프랑스에는 치즈 종류가 1,000개가 넘는다고 한다.매우 놀랍기만 하다.우리가 흔히 시장에서 사오는 치즈는 쫄깃쫄깃한 연육질의 치즈인데 매트가 만든 치즈들을 보면 종류도 많고 모양도 다채롭기만 하다.소,산양(양),염소 등에서 짜낸 원유를 잘 가공하고 숙성시켜 만든 치즈는 역사도 꽤 오래 되었다.중앙아시아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치즈는 현재는 어느 나라에서든 각종 요리에 없어서는 안될 재료임에 틀림없다.

 

 1) 치즈들은 계절,날씨 그리고 동물의 기분에 따라 조금씩 맛과 향 등의 상태가 변하기도 한다.치즈는 지리적인 특성과 자연 환경에 다라 독특한 개성과 향미를 내는 대단히 매력적인 음식이다. -P90

 

 2) 치즈를 만들기 위해서 넣은 레닛과 치즈 안에 포함되어 있는 중요한 미생물들은 우유,치즈 제조실과 제조 장비 및 주변 공기 등을 통해서 치즈에 들어가는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박테리아,이스트,그리고 곰팡이 등의 모임이라 할 수 있는데,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효소들이 치즈의 개성을 만들어 낸다. -P168

 

 매튜는 치즈가 좋아서 치즈 만들기 경험을 쌓았을 뿐인데 프랑스 치즈 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우승을 차지하면서 콧대 높은 프랑스 치즈인들을 눌렀다.그는 치즈 대회를 목표로 하지는 않았지만 부르노 농장에서의 염소들과의 체험,리옹에서의 치즈 관리 그리고 레 알에서의 치즈 판매,납품 등을 통해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반응 등을 몸소 체험을 하면서,한편으로는 꼭 치즈 만들기로 자신의 꿈을 성취해 내고 말겠다는 의지와 끈기,열정과 에너지가 넘쳤던 것으로 보여진다.또한 결혼을 앞둔 그에게 젠이라는 애인이 곁에 있어 주어 더욱 마음의 의지가 되고 힘과 용기를 얻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