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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글.그림, 김유철 사진 / 홍익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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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왜 너는 너 자신으로 살지 못하는가?'

 박광수작가도 어느덧 40이 넘고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지라 지나간 삶을 반추하고 현재의 모습과 더욱 나은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는 이즈음에 문득 거울 앞에 보인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왜 나는 나 자신으로 살지 못하나?'를 자문자답해 봤을 거같다.

 도서가 하드커버이면서 내용물은 거의 화보집이라할 정도로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유년기 시절을 되돌아 보기도 하고.이름 모를 수많은 무덤 위를 바라보면서 진정한 삶과 떠난 님들과의 무언의 대화를 통하여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야지라는 의지도 깔려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살아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꺼칠해진 부모님의 손을 잡고 사랑해요,고마워요,제가 편하게 해드릴게요를 실천으로 옮겨본다면 어떨지를 내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저의 돌아가신 아버지는 평생 자식과 가정을 위해 돈만 벌려고 했지,제대로 된 입성,제대로 된 음식,여행 한 번을 못해 보고 말년에는 차가운 겨울 어느 날 중풍으로 쓰러져 반신불구가 되고,11년을 어머니의 병수발을 받으시며,작고하던 날 어머니의 무릎을 베개 삼으시다 저 세상으로 가신 것을 기억하고 있죠.

 인 생 의   맛 은    어 떨 까?

 어떤 날은 수박처럼 시원하고,

 어떤 날은 딸기처럼 달콤하고,

 어떤 날은 바나나처럼 부드럽고,

 어떤 날은 배처럼 아삭아삭하다.  -본문 중에서 -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예기치 않을 경우의 수가 많다.반복순환에서 약간 벗어난 경우의 수도 있을테고,전혀 예기치 않은 돌발 사태도 있을테지만,정작 개인의 욕심과 욕망이 앞서서 사건과 사태를 그르치는 일이 없지는 않았는지,조금만 자신을 죽이고 겸허하고 침착하며 빠른 판단으로 일처리가 매끈하게 되었다면 그래도 겉으로는 손해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훗날 두고두고 잘 했다라고 자신을 위로하고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주위의 시선,사회의 환경과 조건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저자의 말씀처럼 자신이 좋아하고 그 일이 아니면 못살것처럼 몰입하고 홀릭해 나간다면 죽음 앞에 무슨 후회가 있고 미련이 남을 수가 있겠는가? 자신의 진정한 삶을 구가하고 영위해 나가려면 뚝심의 신념과 가치관하에서의 삶이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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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는 아이들
김훈 글, 안웅철 사진 / 생각의나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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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공차기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초등학교 시절 반대항 공차기를 하면서 엉성한 발놀림과 엇박자나는 공의 연결등으로 창피도 많이 당했고 하기 싫은 운동으로 전락해 버렸다.하지만 축구가 싫지만은 않다.

 김훈작가의 '공차기 예찬'을 읽어 가노라면 불현듯 운동 부족으로 굳어 있던 두 다리의 발뒷굼치를 뒤돌려차기 하듯 쭉쭉 뻗어 보게 됨은 본능적으로 운동 신경이 죽지는 않았구나,태권도 할때 앞차기,옆차기,뒤돌려차기등을 생각하게 된다.

 축구가 놀이로써 가능한 것은 공이 둥글기 때문이고,둥근 것은 거기에 가해지는 힘을 정직하게 수용하고 땅에 부딪치고 비벼지는 저항을 순결하게 드러내서 빼앗기고 뺏는 동작들 사이의 적대관계를 해소시킨다.-서문 중에서-

 멋진 화보로 엮어진 사진 한 장 한 장을 보고 있노라면 천진난만한 개구쟁이 꼬마들부터 청.장년의 조기 축구,족구등이 내가 살아 오면서 톡톡 드리블하기도 하고,점심 먹고 PX데리고 가기등으로 지겹게도 해댔던 족구등,팀 대항전에서는 의식을 갖춰 국기에 대한 경례부터 경기가 시작되고 종결되기 까지의 건강하고 생기발랄하면서 온몸에서 불덩이같은 열기로 가득차게 하는 축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정설은 아니지만 공차기의 유래는 고대 보병전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저자는 2006년 6월 월드컵 경기로 온 세계가 함성을 지르던 즈음.그리스의 크레타섬을 여행 중에 고대 서양문명의 자취의 숨결을 느끼면서 바람과 시간,아테네로 가는 보딩 게이트 앞에서 TV에서 중계되는 축구 관객들의 응집된 시선들을 보면서 공차기의 집필을 생각하게 된 거같다.

 뿌연 먼지 일어나는 누런 운동장 속에서 식식거리며 소리로 신호를 보내면서 했던 반대항전 공놀이,군대에서 카키색 런닝에 두툼한 국방색 바지를 입고 담배내기등을 걸고 하던 족구놀이,일요일 새벽마다 조기 축구의 공놀이등이 내 기억 속의 주요 공놀이인거 같다.

 천진난만하게 노오란  공을 꼭 잡고 있는 소녀의 맑은 눈동자,박모의 바람을 타고 하늘 위로 포물선을 그리며 적진으로 달려 가는 힘찬 공의 모습,아이들이 박터져라 싸우고 돌아간 운동장 모래밭 위의 공룡 화석의 흔적을 남기고 간 운동화의 발자국들,저 너머 세월 속의 희미한 기억속으로 남겨진 벽촌 분교의 녹슨 골문,초로의 건강한 공놀이 동호인들이 한 판 승부를 겨루고 난 뒤 수돗가에서 등목을 하면서 몸단장을 하는 혈기왕성한 모습등이 공놀이의 묘미이고 즐거움과 기쁨을 안겨주는 것이다.

 공은 나이가 없어서 모든 인간의 어림이나 늙음과 더불어 친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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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 안도현의 시작법詩作法
안도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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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를 하면서 작품의 쟝르를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인데,마음에 와닿는다든지 추천받은 작품이라면 밤을 세워서라도 읽고야 마는 약간의 집착증이 있다.하지만 짧은 말,짧은 글이면서도 우리에게 함축,은유,풍자,교훈등을 던져 주는 시(詩)는 그간 많이 읽지 않았던게 솔직한 심정이다.

 바쁘게 움직이고 흘러가는 요즘 세태에 시보다는 베스트셀러가 되는 소설이나 자기계발서가 위주가 되는데,그것은 작가가 품고 있는 은밀하고도 재미를 품어 내는 세계에 도취되어 대리만족과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고,시는 짧고도 여러가지 면에서 심상에 자극을 주지만 도외시되고 손에 잡히지 않는 이유는 뭘까?

 <연어>,<관계>등으로 인간성의 회복과 자연의 피조물인 연어를 통해 귀속감,희생심등을 엿보고 깨달았는데 시의 창작법과 글쓰기 전반에 대해 풀어 놓은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는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의 천부적인 시인의 기질보다는 멋지고 훌륭한 시를 많이 탐독하고 모방하며,깊게 통찰하여 얻은 소산물이라 기대가 되었다.

 시를 쓰려거든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쓰고,엉덩이로도 쓴다고 생각하라.
 가슴으로는 붉고 뜨거운 정신을 찾고,
 손끝으로는 푸르고 차가운 언어를 매만질 것이며,
 엉덩이를 묵직하게 방바닥에 붙이고 시에 몰두하라.-본문 중에서-

 시를 쓰자면기억과 정보를 입력하고 저장해 놓는 뇌와 온몸으로 내재되고 숨어 있던 양질의 시적 언어를 꼬물꼬물 밖으로 내놓을 것이며,글을 쓰고 다듬는 손으로는 이어져 가는 시의 언어를 리듬감과 생동감 있게 배치하고,시를 쓸때에는 촐랑촐랑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불안정한 자세보다는 명경지수에 이른 자세로 한 편의 시를 쓰고 매만지며 산사 뒤켠에서 볼일을 보는 것처럼 엉덩이를 바닥에 내밀어야 한다는 것이다.

 26개의 시작법과 시를 쓰는 자세에 대하여 저자는 시 창작법의 강의 및 한겨레 신문에 논고한 것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다가 서고 있다.일일히 그 내용을 열거할 수는 없지만,시를 쓰기 위해서는 명시를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읽고 읽어서 자신의 세계로 변모시킬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늘 시마(詩魔)와 동숙하고 자신의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을 유지해야 하고 ’무엇’을 쓸 것인지를 고민하지 말고 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두고 두고 사념에 빠져야 할 것이다.

 우리 고유의 한글을 멋지고 함의성이 풍부하게 할 시를 작성하려면 삼겹살이 익는 냄새와 익어 가는 고기빛을 훔쳐 보는 것에서 머물지 말고,불살을 잘 조절하며 뒤집기와 가위로 쑥쑥 잘라가면서 삼겹살의 냄새,향,타는 정도를 알게 되면서 싱싱한 삼겹살을 고르는 법부터 먹음직스럽게 익혀낼 때까지 스스로 할 수 있는 깨달음을 시의 세세한 묘사를 ’삼겹살 굽기’의 관찰에 통해 비유하고 있다.

 저자는 시를 쓸 때 특별히 유의사항을 주문하고 있는데,진부하고 난해한 한자어 대신 순수한 한글의 묘미를 살려야 하고,꾸며주는 말보다는 움직이는 말을 신경쓸 것이며,개념이 들어간 언어보다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자극하는 즉,단순하면서도 엉뚱한 발상으로 시적인 것을 추구하라고 주문한다.

 한 편의 시가 초고로서 완성될 무렵 참담한 기쁨과 환희를 맛볼 때까지 고치고 또 고쳐라는 것이다.시인소월도 한 편의 시를 완성하여 세속에 발을 내딛을 때까지는 3년이란 성상이 흘렀다는 것이다.고뇌와 상상력,창의력으로 몰두한 한 편의 시는 그렇게 탄생되고 한 편의 시가 세상을 향해 던져졌을 때는 이젠 시를 쓴 시인은 시를 간섭하지 않는 침묵의 존재로 먼발치에서 세인들의 반향을 관조하라는 것이다.

 많이 읽고 또 읽어 자기 것으로 삼고,심금을 울리고 오래도록 영혼을 적셔줄 시는 한 시인의 인고의 세월 속에서 오크통에서 숙성되어 나오는 와인과도 같음을 느끼게 된다.시를 쓰는 소질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후천적으로 시마와 함께 동숙하고 연애하기를 오랜 세월 연마해 간다면 시의 작법과 글쓰기는 요원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다 읽고 나니 탁했던 마음이 맑아지고 사물을 보는 생각도 조금씩 달라져 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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