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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극지 - 아무도 밟지 않은 땅
홍성택 지음 / 드림앤 / 2013년 6월
평점 :
산이 좋아 산사람이 되고 가야만 할 사명감을 띠고 떠나는 모험과 탐험의 인물들이 있다.한국 산악인의 전설과 같은 고상돈을 비롯하여 허영호,박영석 등이 세인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그들은 등반과 오지 탐험을 숙명으로 삼아 도전의 연속을 보여 주었다.고난과 시련,모험과 고독을 마치 즐기기라도 하는냥 그들이 밟고 지나간 자취에는 위대함과 성스러움마저 느끼게 한다.이러한 험난한 등반과 모험으로 가득찬 오지탐험의 정신은 나약한 정신력으로 진취적 기상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자극을 안겨 주기에 충분하다.
왜 이들은 평범한 생활을 하지 않고 극도의 위험을 무릎쓰고 오지의 탐험을 떠나야만 할까.내 생각에는 그곳에 아니 가면 평생 후회할 것 같기도 하고 남들이 하지 못하는 길을 묵묵히 떠나고 해내려는 강건한 도전정신과 탐험에 대한 강렬한 정신이 살아 꿈틀거리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고산지,오지는 대부분 척박한 환경과 냉혹한 추위,태양의 모습은 거의 없어 생물들이 살아 버틸 수 없는 거칠고 가혹한 공간들이다.이렇게 모험과 도전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활기찬 기상과 패기 넘치는 젊음 그리고 오기와 투지가 똘똘 뭉쳐 있기에 숭고하기만 하다.
'영원한 것도 없고,기쁨도 고통도 지나간다는 것을' - 본문 -
모든 일이 그러하듯 시련과 고난,죽음과 맞서서 싸워야 하는 시간도 영겁에 견주하면 찰나와 같은 시간이다.주어진 시간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카르페 디 엠'이야말로 산악인과 오지 탐험가들이 보여 주는 임팩트한 정신이다.그들이 가는 한 발 한 발은 언제 닥칠지도 모르는 사마의 존재와 함께 한다.체력과 컨디션은 물론이고 대원들끼리의 의기투합과 동료애는 거칠고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는 요인이기도 하다.그리고 수많은 날들을 가족과 친구를 잊고 오로지 가려는 목표점을 향해 몸과 마음을 바쳐야만 하는 전사들과도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 글을 쓴 홍성택저자는 '최초'의 수식어를 받을 만하다.모두가 영하 30~40도의 극지만을 골라 추위와 허기,가혹한 환경과의 부딪힘이 이력이 나겠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설 때마다 알키렐스건이라도 있듯 반신반의를 한다.일단 도전하기로 작정한 이상 최고의 정신력과 응집력으로 극지를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어 가는 일지(日誌)를 접하다 보면 내 자신이 그곳에 직접 도달해 있는 듯한 착각과 동화감마저 들게 한다.북극,남극,베링해협(러시아 영토),그린란드(덴마크령),에베레스트(초모랑마)가 저자가 도전했던 극지이다.홍성택저자가 산악인이었다는 것을 이 도서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글의 내용이 매우 솔직하고 담백하기만 하다.저자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둘 정도로 산과 오지에 대한 강렬한 미련과 응축력은 가상하기만 하다.
1993년부터 2005년까지의 등반,탐험 일지를 들려 주고 있다.초모랑마 등반에서는 박영석대장과 동행하고 남극 탐험에서는 허영호대장과 동행하고 있다.그들은 대원들을 스파르타식으로 몰아치기도 한다.낙오자가 생기고 심약하여 제대로 뜻을 이루어 가지 못하면 사기를 떨어뜨리기에 목표완수를 위해 일사불란한 행동을 요구한다.가장 달콤한 시간은 헬기가 떨어 뜨려준 각종 음식들일 것이다.위스키에 극지의 얼음을 희석시켜 마시는 맛은 천상의 맛이라고 했듯이 겪어 보지 않고 음미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일이다.화이트아웃,블리자드,리드 등의 죽음과도 같은 장애물이 있기도 하지만 얼음꽃과 같은 기기묘묘한 천애의 모습도 잊혀지지 않은 장면이다.사투를 감수하면서도 끝까지 이겨내고 독자들에게 그 여정의 일지를 촘촘하고 세심하게 보여준 저자의 탐험정신이 갸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