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 인생 축복 에세이
아잔 브람 지음, 각산 엮음 / 김영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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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사회가 정한 규칙과 시스템에 얽매어 살고 있는 것 같다.하루,일주일,한 달이 공과금과 (아이들)교육비,생계비,변동비 등으로 삶은 자율보다는 타율에 의해 강행되고 있는 거 같기도 하다.그렇다고 묵은 때를 벗기고 심신을 수양하면서 깨달음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아니기에 하루 하루가 무덤덤하고 팍팍하기만 하다.이러한 생활 속에서 과연 재미를 찾고 삶의 보람을 느낄 수가 있을까.우주의 주인은 바로 '나'인데 주인행세를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자신을 바라볼 때 무거운 마음을 다스리고 보다 재미있고 신명나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신자유주의는 돈과 물질을 숭배하는 시대이고 상징이다.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시대와 사회의 기회를 잘 타서 축재를 많이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반면 오로지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자수성가를 이룬 멋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런데 재산은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요인이 있다.사람은 돈이 많으면 자연스레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본능과 습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모두가 그러하지는 않지만 돈이 인간의 마음을 부리고 조종하는 마력이 있기 때문에 돈의 맛을 알게 되면 쉽게 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과연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마는 돈이 본질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삶의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 주는가라고 묻는다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말할 수가 있다.

 

 이렇게 각박한 일상에서 마음 한 켠에는 마음의 평안과 깨달음을 원할 때가 많다.어느 종교의 말씀을 들어도 마음의 평안과 깨달음은 있을 것이지만 (개인적으론)고즈넉한 산세를 끼고 있는 사찰의 청아한 목탁소리와 영생불멸을 기원하는 부처님의 자비롭고 인자한 자태가 포근하고 편안하게만 다가온다.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불교의 역사와 함께 중생을 자비로 포용하려는 정신이 참 좋기만 하다.게다가 옹색하지만 오두막과 같은 암자,산 속에서 명상하고 칩거하는 스님들의 단촐하고 소박한 일상이 속인들과는 정반대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명상과 참선을 통해 마음의 평안함과 삶의 찌든 때를 내려놓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이상이고 꿈일 것이다.

 

 세계적인 명상 스승인 아잔 브람이 들려 주는 서른 일곱가지의 <슬프고 웃긴 사진관>의 에피소드 모두가 알고 있는 얘기이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이 각박하게만 살다 보니 잊고 지내온 것들이 많다.스트레스,걱정,우울,상실,불안 모두가 욕망과 탐욕이 빚어낸 결과물은 아닐까 한다.지나치지만 않다면 욕망과 탐욕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다만 자신의 능력이상의 한계를 제대로 읽지 못한 채 도를 넘어 우를 범하는 것이다.자신의 어깨에 놓여진 수많은 짐들,마음 속에 오래도록 자리잡고 있는 걱정과 염려,불안과 상실감 등은 오래 묵히면 묵힐 수록 마음의 고질적인 병이 되어 삶의 끈을 놓칠 수도 있는 암덩어리들이다.즐겁고 기쁘고 친절하고 유쾌한 것들을 많이 상상하면서 감동의 시간을 오래도록 마음에 담아 가도록 연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아잔 브람 스승이 전해주는 행복에 이르는 길은 바로 내려놓기,느긋하게 하기,멈추기이다.

 

 머리로는 이해를 했지만 마음은 아직 허락을 하지 못했다면 늘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해야 할 것이다.나도 나이를 먹으면서 현실적으로 해야 할 것들은 쉬지 않고 해야겠지만 지나치다고 느껴지는 것들은 체념과 포기를 통해 생의 지혜를 하나씩 쌓아 가고 있다.내려 놓아서는 안되는 것들,느긋하게 해서는 안되는 것들,멈춰서는 안되는 것들이 시간과 세월이 흐른 뒤에는 한낱 무상하고 공허한 것들로 보여질 수도 있다.그때에는 삶의 시간도 많지 않을 것이다.아잔 브람 스승이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삶의 지혜,삶의 질을 높여주는 현실 속에 너무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고 인생에서 겪는 슬픔과 불행은 다른 각도로 보면 모두가 축복이라는 생각마저 든다.마음을 어떻게 먹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행복은 멀게도 느껴지고 가깝게도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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