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비웠더니 행복이 찾아왔다 - 미니멀리스트 가족의 심플 라이프 노하우
야마구치 세이코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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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은 말그대로 보금자리다.지친 몸과 마음을 녹여 주고 삶의 휴식을 갖게 하는 곳이다. 가족 구성원 제각각 일과 삶 속에서 끊임없는 생존 경쟁 속에서 살다 보니 마음 한 켠에는 아늑한 자신만의 공간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늑한 보금자리여야 할 집이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차 있다면 귀가하고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풍요로워진 물질 만능시대이다 보니 꼭 필요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한 '전시 효과' 내지 충동 구매로 인하여 집안 곳곳이 난장판이 되는 경우도 흔하게 본다. 물론 일부이고 특별한 가정에 한한 얘기이지만 말이다.

 

 나는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는 집안의 물건 가지수가 단출했다. 옷가지, 새간살이, 가구, 소파, 가전제품 등이 전부였을 정도였다. 그런데 책이 책을 몰고 오면서 꽤 넓던 집이 이제는 옹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비좁기만 하다. 그래서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조금씩 솎아내고 있다. 누군가에게 적선을 하기도 하고 명절에 친척이 오면 선심을 쓰기도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다. 두 아들 방이 아직도 유아용 도서부터 대학생용 책들이 뒤섞여 있고 의류, 신발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현재를 기준으로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처분하든지 버리라고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얘기해도 실천을 하지를 않는다. 군대를 갔다 오면 생활 습관이 좀 나아질까.

 

 이렇게 집안에 불필요한 물건들로 넘쳐난다면 반드시 솎아내야 한다. 만병이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하듯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하는 일도 잘 되지 않고 가족 구성원 간의 원만한 대화도 이루어지질 않는 법이다. 지금은 덜 하지만 아내는 그릇 욕심이 참 많았다. 다양한 모양의 그릇들을 선물 받기도 하고 사 나르기도 했다. 장식장의 그릇들은 시간을 내어 종류, 쓰임새별로 정리해 놓으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뿐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맞벌이로 돌입했지만 불과 엊그제만 해도 아내 혼자 외벌이를 하다 보니 가사는 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도맡아 했다. 청소,분리 수거, 세탁, 취사 등을 말이다. 가사를 하면서 쓸고 닦고 버리고 정리하는 습관이 몸에 배이게 되었다.

 

 인체의 체중이 늘면 체중을 줄여야 하듯 집안에 불필요한 물건들이 넘쳐 나면 처분해야 마땅하다. 야마구치 세이코 작가의 《버리고 비웠더니 행복이 찾아왔다》는 미니멀리스트의 본보기를 보여 주는 예(例)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꼭 필요한 물건들만 갖추고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누군가에게 준다든지 유상으로 처분한다든지 하는 것이 심신에 유익하다는 생각을 새삼 해 본다. 자신이 꼭 필요해서 구입한 것이 아닌 것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항상 그 자리에 먼지를 마셔댈 뿐 사람 손길을 타지 않는다. 맞벌이든 외벌이든 부부가 한마음이 되어 미니멀리스트(최소주의자)가 되어 집안이 단출하여 여백 있는 공간, 가족 간의 살아 있는 대화, 소통의 장, 심신이 치유되면서 행복이 싹트도록 노력해야 한다. 야마구치 작가는 미니멀한 삶의 선순환(善循環)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집안일이 간단해진다, 여유 시간이 생긴다,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늘어난다, 가족 간의 불화가 줄어든다. p16

 

 나는 나이를 먹으면서 무소유라는 단어가 매우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부자든 빈자든 죽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시간에는 빈손으로 갈 뿐이다. 그런데 세속에선 더 많은 돈, 더 많은 물질을 탐하다 보니 몸과 마음에 병이 절로 찾아 오게 마련이다.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소유하고 최대한의 행복을 누리다 가는 것이 인생의 궁극이 아닐까. 집안의 물건들도 적당히 소유하고 삶을 다할 무렵에는 유족에 남긴다든지 주위에 희사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최대한의 잡동사니로 최대한의 행복을 과연 누릴 수 있을까. 삶의 행복 요건 가운데에는 마음을 비우고 무소유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방전된 삶의 밧테리를 재충전할 수 있는 요건이 아닐까. 현재의 삶에 꼭 필요한 것들로 자신을 연출하고 집안의 공간을 더 넓게 바꾸며 가족 간의 화목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진정한 미니멀리스트상(像)이라고 생각한다. 필요한 물건만 갖춰 사는 미니멀리스트의 한 수를 배워가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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