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현대판 농민반란? 폴 킹스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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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가 결국 나의 감성을 다 망춰놨다. 내 이럴줄 알았다. <육룡이 나르샤>라는 드라마가 있다. 그걸 어제 보는데 심장이 쿵쿵 뛰는게 아니겠는가. 요즘 내 심장은 로맨스엔 꿈쩍도 안하는데 말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지배층의 민중에 대한 수탈이 날로 심해지고 외세의 침약도 거세지는 고려말, 토지의 균등분배(정전제), 왕이 아닌 제도적 사대부간 상호견제와 법에 의한 지배를 꿈꾸는 정도전은 새로운 나라를 건설키로 한다. 여기 그에 사상에 심취한 이방원과 오직 먹고살만큼의 땅만을 원하는 분이가 함께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내가 슬펐던 순간은 민중이 웃는 나라를 꿈꾸던 이방원이, 새로운 나라 건설에 자기자리가 없다는 걸 깨닫고 정치가로 변모하는 순간이다. 낭만과 청춘이 사라지는 순간이 보는 것은 이렇게 슬픈 것이다. 


딕타토르의 한장면이 떠오른다. 키케로는 알고있다. 곡물구매권을 폼페이우스에게 넘긴다는 것은 로마민중의 목숨줄을 넘기는 것이라는 걸. 그럼에도 적당히 노회한 이 정치가는 알면서도 받아들인다. 그래서 정치란 인간을 믿고 하는 것이 아니며, 당, 법, 제도 라는 것들로 꽁꽁 싸매고 그것도 모잘라 직접 감시기관들도 두고 하는 것이다. 최순실이 등장할 수 있는 '제도'를 고칠 수 있는 세력이 누군지를 잘 가려내야 할때다. 


 다른 이야기로, 배우 유아인은 보는 눈이 좋다. (프로에게 이런말을 하는건 실례겠지만) 완득이, 깡철이, 육룡이나르샤, 밀회, 패션왕, 사도, 시카고타자기 까지 작품에서 전하고자 하는 바가 좋았다. 청춘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배우고, 이제 어른남자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배우로 가고 있다. 어딘지 천진하며 나른한 오다기리조를 떠올리게 한다.  


최근 시작한 시카고 타자기를 주목해본다. 진짜 멋진 엔틱타자기가 일단 등장하고, 천재작가도 나오고 슬럼프에 빠진 그의 유령작가도 등장하며, 당연하게도 로맨스를 담당할 탈덕한 독서광도 나온다. 그런데 작가가 할 말은 현대가 아닌 1930년대에 모두 두고 있다. 대의를 위한 희생이 있고, 순정과 우정의 가치를 높이사던 시대말이다. 아마도 주인공을 벼랑끝에 몰아세우며, 빌어먹을 세상일수록 저런 것들의 가치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은지도. 


그들이 가는 카페이름 카르페디엠. 미래가 두려워서 일만 해서는 답이 없다는거, 데모도 좀 하고, 단체도 좀 가입하고, 투표도 하자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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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보다 더욱 msg를 팍팍 첨가해 야사시하고 대중적으로 그려진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다. 런던, 마법(해리포터?), 형사들과 기괴한 사건(미드 후?)이 버무려진 시리즈인데 나는 이상한 것에 끌렸다. 


윌리엄 공과 메리여왕의 왕실 주치의였던 존 래드클리프는 책도 거의 읽지 않고 글도 거의 쓰지 않는 사람으로 당대에 유명세를 떨쳤다. 따라서 옥스퍼드에서 가장 유명한 도서관 중 하나가 그의 피조물임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 150쪽


나이팅게일은 우리 친구 제이슨과 같은 시기에 맥덜린에 있었던 모든 학생과 강사의 목록을 뽑아볼 생각을했다. (중략) 그걸 전부 한데 모으자 용의자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고 후려치기에 딱 좋은 크기와 두께의 서류철이 만들어졌다 - 법 집행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이런 것이 떠오를 경우를 대비해 하는 말이다 - 159쪽


이런 자조적인 영국식 유머가 딱 취향인데다가,


[블랙스톤 수사 안내서]에서는 중요한 수사에서 지켜야 할 ABC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A :  가정(assume)하지 말 것. B : 신용(believe)하지 말 것. C : 모든 것을 확인(check)할 것.


아니 저건 우리 선임이 숨쉬듯 말하는 관리직이 남이 준 자료를 대하는 원칙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 아닌가. 하긴, 자고로 학자라는 자들은 남들이 경험으로 아는 것을 남들이 이해못할 무시기무시기한 과정을 거쳐 규칙이니 원칙이니 하며 발표하는 자들이니까. 


이 책의 또하나의 주인공인 런던에 대해서 작가는 엄청나게 자세하게 인문사회학적 사실들을 나열해 설명하는데(그래요, 이 작가 영국남자라구요), 작가가 아르데코 양식을 사용한 런던의 건물을 설명하자 마자 내 머리에 떠오른 것은 방배동에 있는 예식장이라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키치로만 서구예술을 접한 동양 소시민의 상상력의 한계란.... 런던 체류 한달의 경험으로는 세인트메리르보 교회의 종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태어난(우리로 치면 서울 사대문안 출신) 작가의 애정 어린 묘사를 이렇게 밖에 받아들일 수 없어 안타깝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처럼 감성적으로 다가왔다면 어쩌면... 아 이작가 영국남자죠...)


여튼 2015년 이 책을 끝으로 더 이상 번역되지 않고 있으니 어느날 두꺼운(뿐만 아니라 마법용어에 라틴어까지 난무한.. 오 주여!) 책을 원서로 읽고 싶어지는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이렇게 이 시리즈와는 이별이다. 아직 마법을 세개 밖에 사용 못하는 채로 주인공을 떠나야하다니...


하나 개인적인 결심을 했는데, 다음에 독서모임을 하게되면 00쟁의(argument of)로 짓고 싶다. 저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 판타지 작가 테리 프래첵이 왜 강박에 가깝게 마법사나 마녀에게 붙이는 집합명사가 argument인지 해설한 마음이 이해가 간다. (음... 그가 영국남자라는 걸 빼고도 말이다)


자, 앞으로의 대선 정국은 무당말고 argument가 가능한 선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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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콰르텟이 끝났다.

재능없는 연주자들인 그들이 묻는다.

자신들의 연주는 음악적으로 가치가 없다.

그만큼 나이먹어서 나아질 가망도 거의 없다.

동네 상점가 축제 연주 자리조차 따내기 쉽지 않고,

주변에선 생활력없는 쓰레기 취급 받기 일수다.


그래도 말이야,

꿈을 쫓는다고 해서 나쁜건 없잖아.

알바를 전전해도.

여기 나의 연주에 발걸음을 멈춰선 당신을 발견한 순간의 기쁨.

음악아 날아올라 전해져라 전해져라.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고.

어머니가 늘 말씀하시던 특별히 더 나은 인생은 없다는게 그런것인가.


교감에 대한 간절한 욕망.

하니 쓸데 없는 쓰레기 글을 끄적인 나의 죄도 용서하라.


덧글 1, 런던의 강들 역자후기에 저자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노동자이자 격렬 노동운동가였던 아버지는 쉰이 넘은 나이에 왠일인지 대학에 가 마르크스주의 공부를 시작했단다. (그는 혁명가스럽게? 결혼도 세번이나 했단다) 형사말고 그의 아버지의 삶을 런던을 배경으로 SF물로 그리면 대박이 날거 같은데 아쉽다. 그래도 2권도 읽어보기로 했다.



덧글 2.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시작해볼까 한다. 저자의 한국출판 서문쯤 되는 것이 엽서에 적혀져 있었는데, 이렇게 먼 이국까지 번역된 것에 대한 놀라움이 느껴졌다. 요즘 나의 최대 관심주제인 '빈곤'에 대한 그들의 시각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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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3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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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의 가치는 주관적이며, 아주 많은 요인이 작용한다. 그것을 만든 사람의 정성, 선물한 사람의 마음, 그 모든걸 건네받아 간직한 사람의 기운까지. 특정분야의 초능력에 가까운 재능을 가진 그녀와 비밀을 가진 꽃미남의 로맨틱 미스테리, 아직은 시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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