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의 뒷통수를 쳤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온전한 분노를 품고서.

 

아이를 낳고, 시댁 옆인 인천으로 이사를 오면서 매일 다섯시반 아니 그 전에 아이가 깰때는 네시다섯시 여튼 새벽에 깨서 젖한번 물리고 새벽차를 타고 출근을 한다.

 

주말에야 겨우 아이를 여유롭게 끼고 바라볼 수 있다.

늦게 본 아이니 아이를 보는 것이야 고될 것도 없는데 문제는 우리집 큰 아이 신랑이다.

주말내내 아이는 차마시는 시간 15분을 제외하고 한순간도 내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인터넷에 결제할 것이있어 커피를 들고 잠깐 컴퓨터를 켠 저 15분중에 십분간 신랑은 그새를 못참고 아이를 안고 컴퓨터 방에 들어와 내 옆에 앉는다 --;;

내가 아이와 저러고 있는동안 신랑은 게임하고 티브이보고 쇼핑도 즐기고 여하간 그렇다...

그리곤 시댁에 와선 쪼르르 이렇게 이른다...

'모리가 어제도 애보다 먼저 잤어..'

실상은 열시에 먼저 자겠다고 했더니 애를 끝내 내 옆에 데리고 와서 열두시가 되도록 모두 자지 못했고, 새벽에 두어번 뒤척거리는 아이를 다독이고 이유식을 만들기 위해 아침이 밝자마자 종종걸음을 친 나는 저 멀리 사라진다...

 

시댁에 와서 저녁내 게임을 하던 신랑은 열한시무렵까지 아이 가드를 사겠다며 인터넷 쇼핑중이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야 하니 먼저 자고 싶어서 애좀 보랬더니

"또 애보다 먼저 자냐?"며 소리를 지른다...

아 분노가 치밀어 오르며 손이 절로 나갔다...

 

그러나 한대 때려봐야 속이 전혀 풀리지 않는다. 내가 아이와 함께 삶의 모든 속도와 방식을 단숨에 바꾸는 동안 신랑은 "너도 같이 게임하자"든가, 잠깐 애좀 보고 있으라하면(알만한 사람은 다 알것이다... 화장실도 못간다...) "너는 애가 귀찮나?" 는 소리를 하며 속을 뒤집는다. (자신이 게임을 하는 그 모든 순간에 내가 아이와 있었음이 왜 보이지 않는지 나로서는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신의 속도와 욕망을 바꿔 줄 생각이 전혀 없나보다. 나도 밤에 드라마도 보고 싶고, 느긋하게 차한잔 하고 싶다... 잠이 많아서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아니라 그때가 아니면 잘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 눈치를 보시는 시어머니가 더 우리 세식구를 열심히 보살피려 하시니 일은 더 나빠질게 틀림없다. 신랑은 더 아이가 되어 세탁기에 지 옷을 가져다 놓는 것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

 

아...

저 아이를 어떻게 사람을 만들것인가...

왜 세상엔 철안든 엄마에 비해 철안든 아빠들이 많은 것일까?

 

아... 내가 꿈꾸는 결혼은 아래와 같았으나... 이상과 현실의 현격!!!!!!!!!!!!!!!!!!!!!!!!!!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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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3 0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3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3 0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3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3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3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12-03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리님, 위로 드리고픈데 살폿 웃음도 나고ᆢ 아무래도 글을 재미나게 적으셔서 그런거 같아요. 아이 키우며 잠이 모자라 병든 닭처럼 지내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힘내세요. ^^

무해한모리군 2012-12-03 12:30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다행히도 제가 체질적으로 숙면을 취하는 편이라 그리 졸지는 않고 있습니다 ㅎㅎㅎ

뭐랄까 결혼생활은 나라는 인간의 바닥은 어디인가 새삼 깨닫게 되는거 같아요.. 저는 사실 화를 잘 안내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정말 인간이 너무너무 미운거예요.. 예튼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프레이야 2012-12-03 15:55   좋아요 0 | URL
앗 깜박한 말 생각나서요. 위로가 될지도 몰라요. 히히 뭐냐면, 저도 딱 한번 뒤통수 때린 적 있어요.ㅎㅎ 머리가 단단하고 큰지라 내손 아플까봐 들고있던 아기물휴지통으로 쳤지요ㅋㅋ 당시 아가방물휴지라고 흰색과 감색 섞인 커다란 둥근 통에 적혀있었고 세로로 긴 손잡이가 있었거든요. 그걸 잡아들고는 탁ㅋㅋ 무지하게 놀라선 큰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2-12-03 17:22   좋아요 0 | URL
아래 썼는데요.. 제 주변의 주정뱅이 남편중엔 뜨거운 행주나 냄비뚜껑으로 맞아봤다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ㅎㅎㅎ

뭐 때린다고 이해 시킬 수 있는건 아니니까요.
기본적으로 우리세대는 이기적이라 그런거 같아요. 팀웍에 문제가 많아요 ㅋㄷ

감은빛 2012-12-0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리님, 오랫만에 접한 소식인데 안타깝네요.
음 젖먹이 아기 돌보면서 직장생활하기 정말 어렵죠!
그럴때 남편마저 제대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그땐 정말 분노가 치밀것 같아요.
저는 잘 모르지만, 남편도 아기 돌볼 맘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닐거예요.
어찌할줄 모르거나, 아기가 자꾸 엄마만 찾고 울어서 그랬거나 등등
뭐 이런저런 사정이 있지않을까 싶어요.

부디 힘내시길 바라고,
남편께서 많은 도움을 주시길 바랄게요!

무해한모리군 2012-12-03 12:28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녹색당 소식도 많이 궁금하고 아가들 이야기도 늘 궁금해합니다.
큰아이가 녹색당 모임에 나가기를 좋아한다지요?
주중에 하루라도 꼭 모임에 나갈 수 있었으면 하고 저도 바란답니다...
(집이랑 일터가 너무 멀긴 하지만!!!)

맞아요. 아마 아이가 엄마랑 있고 싶어한다고 생각해서 그런걸거예요.
그런데 그게 당연시 되면 좀 화가 나는거 같아요.
전혀 미안해 하지 않고 말이죠.
어제 정말 화가났던건, 신랑이 '왜 애보다 일찍 자냐?'고 제게 소리를 쳤기 때문이거든요...

저는 많은 한국남성들이 여성들보다 받는 걸 좀 너무 당연시 하는것 같아요... 어머니가 걸레질을 하면 걸레라도 빨아드리는, 설겆이를 하면 옆에서 수다라도 떨어주는게 기본인거 같은데... 너는 애보니까 나는 내 일 하겠다 해버리면 정말 외로워지는 것 같아요..

솔직히 아이가 어렸을때 신랑한테 실망을 많이 하면 관계가 회복이 안되는 경우도 주변에서 왕왕봐서 잘 대화로 풀어봐야죠 ^^;;

감은빛 2012-12-04 11:03   좋아요 0 | URL
오랫만에 모리님 소식 들어서 좋아요! ^^
모리님도, 남편님도 그리고 아가도 보고싶네요.
언제 한번 놀러가기로 했었는데,
그 말한지 1년 넘지 않았을까 싶어요. -_-;;
정말 여유 있을때 얼굴 한번 봅시다!

저도 나름 집안 일과 육아를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내와 비교하면 사실 상대가 안되죠.
게다가 여러가지 일들로 바빠지기 시작하면서는
예전보다 더 많이 못하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아이들 돌보는 날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편이예요.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이 사람인 듯 해요.
밖에서는 육아를 분담하는 우리 집 상황을 부러워하지만,
사실 아내는 저에게 할 말이 많을 거예요.
부디 두 분은 슬기롭게 잘 풀어가시길 바랍니다! ^^

2012-12-03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3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좋아 2012-12-03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나쁜 남편이..... 저 말고도 또 있었군요 ㅎㅎㅎ
잘 지내시죠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2-12-03 12:22   좋아요 0 | URL
차좋아님 저는 잘지내요 ^^
아기도 건강히 자라고 있고, 저는 일하면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산에도 다시 가고 싶고 얼른 모임도 나가고 싶고 그래요. 일단 차좋아님하고 차한잔 하고 싶다~

차좋아님도 뒷통수 맞아봤어요? ㅋㄷㅋㄷ

차좋아 2012-12-03 16:43   좋아요 0 | URL
잠수한 시간 동안 저는 많은 일이 있었어요. 한동안은 이 곳을 까맣게 잊고 있기도 했는데 잘 들어주는 이 있는 이곳 서재가 갑자기 그리워져서 다시 왔어요 ㅎㅎ
차한잔 말씀에 갑자기 막 보고 싶어지네요 ^^
새얼굴까지 있으니 더... ㅋ

2012-12-03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2-12-03 17:08   좋아요 0 | URL
아 차좋아님이 왜 글을 안쓰실까 궁금해했답니다.
저희 신랑은 사실 성질이 아주 급해서 욱하죠.
본인은 절대 화낸게 아니라고 주장하기때문에, 제 이야기가 잘 이해가 안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상호 존중(?)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게 아닌가 싶습니다.

야클 2012-12-03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리님, 간만에 나타나셔서 제가 정말 착한 남편이고 좋은 아빠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셔서 감사드려요 ^^ =3=3=3

차좋아 2012-12-03 14:43   좋아요 0 | URL
어어 야클님, 혼자 살기 있기 없기 .
우리 남편들이 연대해서 모리남편님의 죄를 희석 시켜야죠 ㅋㅋ

무해한모리군 2012-12-03 17:10   좋아요 0 | URL
사실 죄는 절대 희석되지 않습니다.
ㅎㅎㅎㅎ 제주변에도 아주 좋은 신랑도 많고 나쁜 신랑도 많답니다.
한때 제가 같이 술을 먹던 술친구 아저씨들(그래서 나쁜 신랑들 ^^;;) 중엔 뜨거운 행주나 냄비로 맞아본 사람도 있더군요.. 그땐 아 너무한데 했는데 다소 요즘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

야클 2012-12-03 17:13   좋아요 0 | URL
차좋아님/ 절대복종에 길들여진 순한 양은 이제 뿔도 빠지고 감히 반기를 들 용기도 없어졌어요. 무엇보다도 이제 애랑 놀고 집안일 하는게 은근히 재미가 붙어간다는.... ㅠㅠ

차좋아 2012-12-03 17:27   좋아요 0 | URL
야클님 사실 저도 그래요.ㅎㅎ
아이들이랑 손잡고 집 앞 마트에가고, 같이 누워 테블릿하고 ㅋ 재미있고 편안하고 그래요.
놀아줘야한다, 의무감이 아닌 놀고 싶어서 놀게 되더라고요. ㅎㅎ
야클님 저 오랜만에 다시 왔는데 인사보다도 먼저 농담을 했네요. 다시 뵈어 반갑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2-12-03 19:00   좋아요 0 | URL
제가 이 긴 글을 쓰고도 원하는 바 목표인 협조적인 신랑은 얻지 못할뿐더러 쓸데없는 넋두리일 뿐이라는 슬픔이 쿨럭 ㅎㅎ

Mephistopheles 2012-12-03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난 제법 착한 아빠였어..(뒷통수 가격의 강도는 어찌했나요? 경쾌한 소리가 났을까요?)

무해한모리군 2012-12-04 08:13   좋아요 0 | URL
때리는 것도 해본 놈이 한다고 별로 잘하지 못했어요..
아쉬워요.. 기회가 또 없을텐데 ㅎㅎㅎ

꼬마별 2012-12-0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 차리도록 때리려면 한도끝도 없지요 한대 때려가지고서야 어디 분이 풀리시겠어요
아이 키우던 때가 생각나네요
전 주부라 밤에 한숨도 못자고 모유를 먹여도 낮에 잠시 눈이라도 붙일수 있었는데 저렇게 직장까지 다니시니 너무 힘드시겠어요
조금씩 교육을 시키서야 할것 같은데요.

무해한모리군 2012-12-04 08:1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꼬마별님.
교육은요.
지금 이거 썼다고 완전 뿔나가지고 어제는 아예 또 애를 안봐줘서,
12시 넘어까지 제가 또 혼자 놀아주다가 간신히 재웠네요.
여튼 꼬맹이가 무럭무럭 잘아서 아빠를 혼내주면 정신 차리겠죠 ㅎ

직장맘이 힘들어도 전업맘만 하겠어요.
개인적으로 돈버는게 더 쉽다에 한표입니다 ㅎㅎㅎ

순오기 2012-12-04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떡해?
난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기억나서 위 대사를 신랑님 목소리로 읽어봤어요.ㅋㅋ
난 막내를 키울때, 25개월 위인 둘째는 마당 수돗가 고무통에 거꾸로 처박혀 죽어라 우는데~ 신랑은 나가볼 생각도 안하고 벽돌깨기 게임만 하고 있어서 분노 게이지 상승~ "컴퓨터만 갖고 나가!" 소리쳤답니다.ㅠ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밥도 주기 싫어요. 사실 여름부터 밥도 안해주고 있지만요.ㅋㅋ
아~ 대체 왜 아빠들은 애랑 동갑내기 아빠도 되지 못하는 건지....
휘모리님, 애가 엄마랑만 있을려고 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어요?
애기도 누가 더 자기를 사랑으로 돌보는지 본능적으로 아는 거죠.^^

무해한모리군 2012-12-04 08:18   좋아요 0 | URL
음허허
사실 컴터를 뽑아버릴려고 했는데 시누이꺼라서..
그러니까 신랑은 8개월 아빠니까 좀 나아지려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완전 사춘기라서 시키면 더 하기 싫어하거든요. 애라니까요 ㅎㅎㅎ
내가 가르치듯 훈계해서 그러나 싶어서 얼러도 보고 해요.. 참 쉽지가 않습니다.. 에휴.

카스피 2012-12-04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남자들의 결혼하면 다 해줄꼐 하는 거짓말에 속으시면 안됩니다^^;;;
그나저나 요즘은 대다수 8개월 아빠들은 잘 도와준다고 하는데 모리님 신랑은 아마 간이 배밖으로 나온 남자이신것 같네요^^

무해한모리군 2012-12-05 08:28   좋아요 0 | URL
너무 오랜만이예요 카스피님.
사실 본인의 기대로 남을 쥐어잡는건 안되지요.
같이 사는 사람에게 인정 받는게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고 하잖아요.
제 신랑 간은 저기 어디 동남아에서 햇볕을 쬐고 있을거예요 ㅋㄷㅋㄷ

2012-12-05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