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벗하며 지내던 과거를 마감하고 남자사람과 산지 언~ 두달 

과거는 그러나 늘 내곁에 있다.

어제는 전여농에서 하는 꾸러미를 받았다. (여성농민들이 텃밭에서 나는 물품과 가공품을 한달에 두번에서 네번까지 보내준다. 도대체 이 돈을 받고 어떻게 이렇게 보내주는지가 다소 미스테리인 사업 --;; 과연 재정사업이 되고 있는가...)

나주에서 온 맛깔난 짠지들이 주먹만큼씩에 도토리묵, 과수원을 뛰어노는 닭이 만들었다는 실한 계란, 완소 두부, 늙은 호박 한쪽, 서리태콩, 버섯이 참하게 들어가 있다.  

하도 오랫만에 보는 도토리묵이 반가워서 무쳐줬더니 거의 없던 칭찬을 하지뭔가... 

신랑이 내가 해준것 중 맛나다는 것은 다 술안주다. 골뱅이무침, 찜닭 등등등.. 

어쨌거나 이 사람집에 처음 인사드리러 갔을 때 내 칭찬이랍시고 한 

"술안주는 정말 잘 만들어요!"는 아마 진심이었나보다...

 밥먹고 올해 처음으로 만화책을 잡았다. 도쿄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의 면사무소에 취직을 한 총각의 귀향기다. 가슴큰 소꼽친구에게 연정을 품기도 하고 꽃미남 고향후배의 사랑을 받기도 하는 등 오호 이건 완전히 내가 스물에 꾸던 미래상이 아닌가!  

내가 이런류의 만화를 유독 좋아하는 것은 촌놈이라서일까. 도시의 커리어우먼이 된지도 십년세월이 될려고 하는데 내 정서는 이렇게 변하지를 않는다. 서울엔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너무 무섭고 외롭다는 생각이 들고, 오지랖을 펼쳐서 사돈의 팔촌과도 다정히 지내고 싶고 말이다. 그러나 행동양태는 철저히 도시인이라 신랑한테 전화거는 것도 귀찮고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는 건 좋고 뭐 이렇다.

그런데... 주인공 총각 보다는 왠지 뻑하면 술판 벌이는 동네아저씨들에 내가 겹쳐보이는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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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1-01-13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그 안주 솜씨 맛을 꼭 봐야하는데...ㅎㅎ

같은하늘 2011-01-1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그 안주 솜씨 맛을 꼭 봐야하는데...ㅎㅎ (2)
한 달밖에 안된 새댁의 솜씨가 아닌걸요~~~ 집으로 한번 쳐들어 가야할라나봐요.^^;;;
전 주로 생협을 이용하는데 요즘은 추워서 도통 외출이 귀찮은데, 저렇게 택배로 받는건 어떻게 해야하나요?

순오기 2011-01-1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그 안주 솜씨 맛을 꼭 봐야하는데...ㅎㅎ (3)
술안주 맛보러 우리 같이 갈까요?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1-13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세분 꼭 오세요 ^^
집에 술도 많아요 아하하하

꾸러미는 http://we-tutbat.org/ 에서 신청하셔서 받으실 수 있어요 ^^

sslmo 2011-01-13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싸이트 들어가 봐야겠는걸요.
전 거의 모든 재료를 시댁에서 공수해 오는 걸로, 잘 이용은 안하게 되는데...
정말 결혼 16년 차보다 훨~ 훌륭한 새댁인걸요~

저도 그 안주 솜씨 맛 보고 싶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4 09:19   좋아요 0 | URL
저도 전에는 어머니가 모두 공수해주셨는데 요즘은 조카들을 키우고 놀러다니시느라 너무 바쁘세요 --;;

인증샷도 없는데 제 말을 믿으십니까 ㅋㄷㅋㄷ

cyrus 2011-01-13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분이 휘모리님을 너무 좋아하셔서 술 안주가 맛있는것뿐만 아니라
만드시는 모습까지 아름다우셨는가 봐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4 09:44   좋아요 0 | URL
아하하 신랑은 퇴근해서 씻느라 안보던데요!
사실 제가 한 음식 짜다고 투정이 심합니다 ㅋㅋㅋ

꿈꾸는섬 2011-01-1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안주를 잘 만든다는 휘모리님, 남편 사랑이 끝이 없겠네요.^^
알콩달콩 살고 있는 휘모리님 너무 예뻐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4 09:44   좋아요 0 | URL
알콩달콩 아니...고 매일 싸웁니다만 ㅎㅎㅎ
모두 제가 술안주를 잘만든다고 제 남편의 증언을 제가 인용한 것만 가지고 이리 철썩 믿으시다닛!

감은빛 2011-01-14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그 안주 솜씨 맛을 꼭 봐야하는데...ㅎㅎ (4)

저도 얼마전에 <식품주식회사> 읽다가,
어찌어찌 우리생협까지 가게되어 제철꾸러미 신청했습니다.
현재 지역배정대기중인데요.
경험자들 말에 의하면, 전라도, 특히 아랫지방이 음식이 좋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서울은 대부분 횡성에서 받는다던가.
암튼 아랫지방꺼(전라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저랑 똑같네요!
술안주 잘 만드는 거요!
물론 저는 국도 잘 끓이고, 밑반찬도 잘 만들지만,
제일 잘 만드는건 늘 술안주인 것 같아요!
흐 정말 언제 한번 쳐들어가고 싶어지는데요! ^^
초대한번 안해주시나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4 09:46   좋아요 0 | URL
사실 리더스에서 신년회를 하면 가져가려고 아주 큰 술도 준비했답니다 ㅎ
집들이 멀어서 그렇지 까짓거 한번하죠뭐 ㅎㅎㅎ
감은빛님께 요리비법을 전수받아야겠군요 으흐흐
네 근처지역으로 보통 배정해주는데 저는 나주가 제가 신청하는 당시에 마침 새로 생겨서 나주로 배정받게 되었어요.

보석 2011-01-14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꾸러미가 탐나서 알려주신 주소로 들어가봤답니다.ㅎㅎ
휘몰님이 만든 음식도 맛있을 거 같고 소개하신 책도 재미있어 보여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7 11:32   좋아요 0 | URL
집에가면 한번 꾸러미로 만든 음식들을 올려볼게요 ^^

fiore 2011-01-14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러미 이사가면 신청할래요 :) 좋은 정보에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7 11:32   좋아요 0 | URL
피오레님 이건 혼자라도 괜찮을듯 해요 ^^
집은 구하셨어요?

2011-01-17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