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투런을 다 읽은 것이 어제밤 아홉시 

뭐든 쉽게 감화 받는지라
(나는 사기꾼과 종교인들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 나의 약한 고리 --;;)

인간의 몸은 장거리 달리기 선수로 설계되어 있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나이키의 푹신한 쿠션이 몸을 망친다며 맨발이 최고라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당장 책에 나오는 발가락 신발을 검색해 보고, 생각보다 비싸서 기겁! 

어쨌거나 다른 대안이 없어서 때가 꼬질한 나이키 운동화를 꺼내신고 

집앞 공원으로 나섰다. 

우와 그 밤에 사람이 버글버글. 

이리저리 피하느라 뛰기가 버거울 지경이었다. 

겨우 삼십분을 뛰고 헉헉, 

편의점에서 물한병을 해치우고 집까지도 간신히 왔다. 

겨우 쌀만 씻어서 전기 밥솥에 타이머 맞춰놓고 기절.

그래서 결론은 오늘 아침 여기저기 몸이 나른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침 밥상은 밑반찬에 새싹 비빔밥이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나는 오늘 밤에도 달릴 수 있을까? 

과연 십년간 신어오던 나이키를 벗고 딱딱한 신발을 신고 달릴 수 있을까?
(발가락 양말도 안신어봤는데 신발은 어떨까?) 

쉽게 감화 받는 대신 쉽게 잊어 먹기도 하니  

본투런의 약발이 이 여름이 끝날때까지만 유지되어 

뱃살이 쬐끔만 들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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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6-10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정말 끄덕끄덕
이 책 읽기 전에 러닝화 검색하고 있었는데, 당장 치우고, 집에 있는 낡은 운동화 꺼냈어요.

발가락 신발 (비브람인가 거기꺼 보셨나요? 우리나라에 얼마전 들어왔던데) 정말 겁나 비싸죠?
저자의 말처럼 몇십년간 러닝화에 익숙해 온 사람이 맨발로 뛰면 그것 또한 무리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다만, 나는 운동을 안 해서 러닝화에 안 익숙하다 'ㅅ')

전 기본적으로 맨발을 좋아해서, 맨발로 뛰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줄 저 발가락 운동화가 끌리긴 하더라구요.

우리 달려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6-10 12:23   좋아요 0 | URL
어제 뛰면서 제 발 딛음을 주의해서 느껴보았거든요. 정말 뒤꿈치를 쿵쿵 거리고 있는거예요! 제가 달린다면 주로 집앞 공원인데 흙길이 아니라서 어떨까 망설이고 있어요.

리뷰를 쓰게 되겠지만 뭐랄까 그 괴짜들에 용기에 감동받았어요. 아 나 너무 욕구를 누르며 사는구나 하는.

비로그인 2010-06-10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겠당~~~
얼른 가서 밥 먹어야지^^

무해한모리군 2010-06-10 12:24   좋아요 0 | URL
맛있게 드셨나요?
마기님의 셀카놀이 귀여워요 ㅎ

라로 2010-06-10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제목이 넘 좋아요~.
저는 오늘 상쾌한 아침이에요!!!^^
발가락 신발도 다 있군요~.ㅎㅎㅎ
그나저나 운동은 어떤걸 하든 꾸준히 하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이 여름 꾸준한 운동으로 우리 뱃살 쏘옥~~~하자구요~.^^

무해한모리군 2010-06-10 12:25   좋아요 0 | URL
꾸준히! 맞아요 그게 문제예요.

나비님이 좋으시다니 이런 제목으로 아침마다 연재할까봐요 ㅎㅎ

카스피 2010-06-10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시내를 맨발로 뛰었다간 발이 성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ㅜ.ㅜ

무해한모리군 2010-06-10 12:26   좋아요 0 | URL
맨발은 괜찮은데 공기가 =.=

Mephistopheles 2010-06-10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가락 신발..꽤 비싸던데..근데 가격유무를 떠나...그걸 신고 다니면 굉장한 시선집중을
받게 될 것 같다는....(아 물론 부러움과 선망의 시선의 반대시선으로)

무해한모리군 2010-06-10 12:26   좋아요 0 | URL
저는 고무신 신고도 태연히 전철 타고다니는 인간이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ㅎ
돈이... 웬쑤지요 =.=

야클 2010-06-1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의 살로 만든 반찬은 안 보이고 풀만 보이네요. 저것만 먹고 뛰면 쓰러지지 않을까요?^^

무해한모리군 2010-06-10 12:29   좋아요 0 | URL
일단 그동안 비축해둔 것이 많아서 괜찮습니다. 그리고 저 새싹 밑에 가지찜이 있고, 그 가지찜 밑에 잡곡밥에 콩!(단백질의 보고)이 있습니다. 본투런에 보면 채소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마구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심에는 닭찜 먹었습니다 ㅋㄷㅋㄷ

차좋아 2010-06-1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려요 달려~~ 오늘도 말이지요^^
휘모리님 달린 이야기 읽고 제 발도 움질했습니다. 다시 뛰고 싶어졌어요~~

무해한모리군 2010-06-10 12:31   좋아요 0 | URL
한 이십분쯤 달리면 저는 힘이 든데요. 그 후에 규칙적인 내 발걸음과 호흡이 느껴지면서 잡념이 없어지고 아 이대로 끝까지 달리고 싶다는 행복감이 밀려와서 참 좋아요. 어제는 그러지를 못했어요. 공원에 사람도 많고 해서 신경쓰느라.

머큐리 2010-06-10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면...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육체적 호소가 너무 두려워서..난 패스~~ ㅎㅎ
뺄 뱃살도 없으니...응( ")

무해한모리군 2010-06-11 08:24   좋아요 0 | URL
정말 아이들이 그렇게 클때까지 담배를 안끊으신거 보면 간이 큰 남자인듯 ㅎ

머큐리 2010-06-11 08:37   좋아요 0 | URL
그렇지 않아도 금연에 대한 압박이 요즘...장난이 아닙니다..에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