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새로운 사장님이 오시고 직원들의 출근시간을 도로 8시반으로 늦추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기왕에 몸에 익은 이른 출근이니 별다방 커피를 사들고 와 삼십분 토막독서를 한다.
이 책은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 종교를 중심으로 세계사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첫번째 장 욕망의 첫번째 쳅터는 커피와 홍차다. 인간이던 짐승이던 변화의 원동력이 욕망이 아니었던 적이 있겠냐만 이 인간이라는 짐승은 욕망을 끊임없이 개발해간다는 특징이 더해져 있는듯 하다.
근대이후 인류의 각성에는 대단한 가속도가 붙는데, 그 원천이 된 커피와 콜라가 인간이 만들어낸 비자연적인 음료라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
(37쪽)
차라는 휴식의 음료에서 각성의 음료로 가면서 깨어있는 문화로 끊임없이 일하는 문화로의 변화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유럽에서의 차의 소비는 무역(비록 불공정했을지라도)에 의존한 반면, 커피는 식민지 경영에 의해, 콜라는 미군의 파병에 의해 널리 퍼졌다는 점이 더 큰 차이라고 보여진다.
글 간격도 큼직큼직하고 재미있는 소재를 통해 역사를 다루고 있어서 중고교생이 읽어도 좋을 듯 하다.
커피가 위로 미끄러져 들어가면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념들은 위대한 군대처럼 전쟁터에서 앞으로 나아가고 싸움이 벌어진다. 추억들은 행진의 깃발을 들어 올리고, 태풍과 같은 발걸음으로 들어선다. 경기병은 말을 속보로 몰아 전진하고, 보급부대와 탄통을 거느린 논리의 대포가 쉭쉭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풍부한 감성으로 무장한 발상들이 저격병이 되어 전투에 끼어든다. 인물들은 옷을 차려입고, 종이는 잉크로 뒤덮이고, 전투는 점점 강해졌다가 진짜 전쟁터의 싸움이 화약연기에 뒤덮이듯 시커먼 흐름 속에서 끝난다.
(21쪽, 발자크의 글이다. 그는 몇일씩 커피와 약간의 먹을거리에 의존해서 자지 않고 글을 쓰곤 했단다)
자 나도 검은 석유를 주입받았으니, 이제 일하러 나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