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일기 날자가 어색하다.
나는 마감중 아직도 2009년에 살고 있다.
바쁘지만 잠깐 적자면,
오늘 아침에 등산화를 질끈 묶고 나와보니
길은 빙판
등산화, 방울모자, 목도리 칭칭 감고 조심조심 역으로 접근
그러나 옆을 유유히 킬힐을 신고 사뿐사뿐 걸어주는 언니
아 이런 살집이 있으니 균형을 잡기 어려운 걸까?
어쨌거나 강남방향 2호선은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붐비고,
나는 눈을 감고 그저 기도한다.
사당에선 쬐끔만 사람들이 내려 끌려내리지 않게 해 주시고,
방배에서 왕창 내려 저도 무사히 내리게 해주소서 흑.
납짝만두가 되기 직전 간신히 내렸다.
다행히 회사 통근 버스 아저씨가 운행을 시작하셔서
통근버스를 타고 올라가며 옆을 보니,
엉뚱하게 주차된 채 버려진 차들과
어그부츠를 신고 진창과 빙판이 혼재된 회사 언덕을 오르는 아가씨들이 보이더랑.
아 밥벌이의 위대함이여.
이 길을 뚫고 정녕 내가 출근했나이다~
참 오늘은 레이_시즌4님이 나의 쳐진 뺨살과 둥근턱에 대한 글을 써주신 뜻깊은 날이라
더불어 기록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