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알라딘 사태는 개인적으로 큰 깨달음을 하나 주었다. 

그동안 내가 끊은 것들은

마트, 휴지, 종이컵, 수입농산물, 술 등등 

끊었다곤 해도 내 스타일대로 많이 가지 않는 선에서..   

뭐 동행자가 원하면 같이 가는 건 꺼리지 않는 선에서..

생협이나 직거래, 소규모 상점을 이용하려고 애써왔다.. 

물론 이것도 아주 크게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그저 적게 소비하자, 불필요한 것을 소비하지 말자는 정도로만 생각해 왔다. 

사실 설렁설렁해서 그런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알라딘 불매운동 이야기가 나오면서 생각해 보았다. 

온라인 서점 없이 사는 것. 

내겐 진정 불가능한 과제처럼 보인다.  

(뭐 온라인 끊기는 더욱 불가능해 보인다)

일은 늦게 끝나고, 서점은 거의 없고, 

얼마안되는 휴일, 내가 원하는게 있을지 없을지도 모른채  

이리저리 헌책방으로 서점으로 다닐 수 있을까?   

그래 비싸더라도 원하는 걸 미리 단골 책방에 주문해두고 받는 방법이 있다. 

한달치를 계획해서 가서 받아오는거지.. 

아 만만찮아 보인다. 그 무거운 걸 들고..

그렇다 지금까지 내가 끊어온 것들은 나한테 없어도 크게 지장이 없는 것들이었나보다. 

큰 마트다닌다고 애엄마인 친구한테 무심결에 했던 말들 절절히 후회된다.

기업은 인격체가 아니고, 

이 놈의 세상은 핏빛 착취로 빚어진 물품으로 넘쳐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야구는 아직 노조도 없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영화노동자들을 그야말로 쥐어짜서 나오는 것이고, 

내가 쓰는 싼 소프트웨어는 아이티 노동자들의 고혈이고.. 쩝쩝

그저 답은 적게 쓰고 사는 것인가?  

입맛에 맞게 골라 하려는 것이 이 자본주의 세상의 망조다. 

헌책방 슬슬 다니며 있는 걸 읽으며 살아가야 되는거 아닐까? 

뭐 내가 책읽고 큰 일 하는 것도 아닌데..

거기다 혹시아나.. 적게 쓰다보면 이놈으 세상이 망하는데 좀 더 일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심란한 밤이다.  

 

확인해보니 나는 2003년 2월 알라딘에서 처음 물품을 사기 시작했더라.  

고객님은 플래티넘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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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간 순수구매금액 : 752,840원     만료일 : 2010년 02월 19일

나 생각보다 뭔가 이곳에서 많이 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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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12-04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트나 일회용품은 자제하는데 알라딘을 끊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네요.
근데 휘모리님 정말 많이 사시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12-05 09:12   좋아요 0 | URL
저기 비틀즈가 들어가 있어서 그래요 ^^*
꿈꾸는 섬님은 아이들과 정말 많이 읽으시던데요 뭘~
전 싾아두지 정작 많이 읽진 못해요 ㅋㄷㅋㄷ

바람돌이 2009-12-04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봄까지의 저와 비슷한 구매금액! ㅎㅎㅎ
요즘은 알라딘이 자주 심란해집니다그려...
근데 생각해보면 요즘같은 때 마음이 편한게 더 이상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도 사람사는 곳이잖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12-05 09:16   좋아요 0 | URL
그럼요.
단지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해고되신 분은 이 추운날 어찌 되었나도 궁금하구요..

Mephistopheles 2009-12-04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일단..스타벅스와 롯데제품은 개인적으로 불매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마트도 안가는군요...
(얼마 전 방 사진을 봐서 그런지 저 금액이 이해가 가는 1人)

무해한모리군 2009-12-05 09:18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평소는 한 30~40만원 사이인데 비틀즈가 큰 기여를 했습니다 ㅎ
매피님은 아이도 있으신데 대단해요, 하긴 우리가 사는 곳은 큰 시장이 있어서 나름 저런 것들을 끊기가 쉬운듯해요..
(책읽느라 방청소를 안해서 더럽다는 것도 이해해 주는 남자를 만나고픈 1人 ㅎ)

순오기 2009-12-05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수년간 책만 샀는데 하나둘 생필품 구입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월 10만원, 최근 3개월 구매액 30만원은 넘지 않으려고 조정하지요.^^

무해한모리군 2009-12-05 09:20   좋아요 0 | URL
저도 한 15만원선인데 이번엔 많았네요 ^^
온라인과 할부에 매력에 빠져서 한때 월급탕진 좀 했지요ㅋㄷㅋㄷ
그런데~~ 요즘은 월하일기 세트가 가지고 싶어요 흑..

순오기 2009-12-05 09:56   좋아요 0 | URL
흐흐~ 나는 혼불과 녹두장군에 눈독 들여요.
5년 전 친구 딸 여고졸업 때 토지 사줬는데 이참에 이거 사달라고 하려고요.ㅋㅋ

hanalei 2009-12-05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전신사진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12-05 09:21   좋아요 0 | URL
응? 다리보단 얼굴에 살이 없다는거요? ㅎㅎㅎ
아 난 레이님이 댓글 달아주시면 넘 좋더라 힉~

hanalei 2009-12-05 13:52   좋아요 0 | URL
그까이꺼 머 돈도 안드는데 펑펑 달아드리지요.
돈이 좀 든다 하더라도 먼 상관 있겠어요.휘모리님이 좋다 시는데.

무해한모리군 2009-12-07 00:26   좋아요 0 | URL
우왕~~ 신나는데용 흐흐흐

무스탕 2009-12-0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달 한 달을 거의 출근할때 출근 전 먹은 큰 맘은 '머그컵을 갖다 놓고 쓰리라' 였는데 결국 실천 못하고 종이컵만 실컷 축내고 끝났네요 -_-
그래도 종이컵을 한 번만 쓰고 버린게 아니고 두 번 이상 쓰고 버렸다는데서 위안을 찾아요..
책은.. 저도 허벅지 찔러가며 참고참고참아서 구입하고 있지요.
그래도 플래티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

무해한모리군 2009-12-05 10:3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맞아요. 저도 뭔가 처음 시작할땐 그래요. 일단 머그컵을 회사로 가져가는게 큰 과제예요!! 저도 손수건을 가지고 다녀야지 늘 생각하지만 못할때가 많거든요.. 건망증이 건망증이 ㅎㅎ

책은 지난 세달은 거의 안샀는데, 대신 음반을 ㅠ.ㅠ
앤님아께서 말씀하시길 '넌 페이퍼를 끊어야돼.. ㅎ'

무해한모리군 2009-12-07 00:27   좋아요 0 | URL
페이퍼가 저를 지름으로 이끌고 있다고 ㅎㅎㅎ

후애(厚愛) 2009-12-05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라인 서점은 한번도 이용 안 해보다가 미국에서 할수 없이 알라딘US에서 책을 구입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번에 한국 나가서 처음으로 한국 알라딘을 이용해 봤어요.^^
요즘은 온라인 서점 때문에 그런지 서점이 없네요. 언니 동네에 서점이나 헌책방을 찾아 보았지만 없었어요.ㅜㅜ

무해한모리군 2009-12-07 00:27   좋아요 0 | URL
저도 직장다니면서 처음으로 이용해 보았어요.
저희 동네는 서점이 있기는 한데 책이 거의 없어서 잘 이용하게 되지를 않아요.

비로그인 2009-12-06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문득 생각이 나서 장 보드리야드랑 니어링부부의 책을 뒤적여봐요.
한창 스무살 때 읽던 거랑은 다른 느낌이 드네요^^

그때는 더하기 셋인줄 알았는데 지금은 더하기 둘, 빼기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ㅋ
좋은 주말 아침 되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12-07 00:30   좋아요 0 | URL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이 시공간을 넘어서는 것은 독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르게 읽히기 때문인듯 합니다.

저도 요즘 자주 고전을 다시 뒤적입니다. 마지막 문장은 그야말로 철학적이네요. 바람결님도 즐거운 한주되세요.

바밤바 2009-12-06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말까진 플래티넘 회원이었는데.. 비틀즈를 사셨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12-07 00:30   좋아요 0 | URL
이제 저도 적당히 사모을려구요.
가능하면 읽고 싶을 때 한권씩 사고 ^^

fiore 2009-12-06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그새 무슨일이?;;

무해한모리군 2009-12-07 00:30   좋아요 0 | URL
네....... 좀 복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