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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 - Drag Me to Hel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솔직히 나는 공포영화를 잘 못본다.
유혈낭자하고 잔인한 걸 두눈 뜨고 못보는고로, 전쟁 영화도 별로다.
나와 유사한 분들은 이 영화를 안심하고 보셔도 좋다.
좀 더러워서 그렇지 전혀 끔찍하지는 않다.
이 영화의 공포씬이래봐야 스카프 한장이 날라다니다 주인공의 얼굴을 가리고,
보이지 않는 손이 주인공을 패대기치고,
귀신들린 사람의 눈알이 튀어나올듯 하다 마는 정도에서 그친다..
(그래봐야 불위에서 탭댄스를 추는 통에 다시 웃기고 말지만 ^^)
나머지 장면들은 무섭기 보단 더럽고 황당하다.
코피가 폭포처럼 쏟아져 승진줄을 쥐고 있는 상사에게 튄다거나,
똥파리가 주인공의 코나 입으로 들락 거린다거나,
구더기가 주인공의 입으로 쏟아지기도 하고,
틀니가 빠지기도 하고,
여하간 더럽고 황당한 장면들이 퍼레이드 처럼 이어진다.
그래서 이영화가 나빴냐고?
아니 그렇지는 않았다.
나름 깜짝깜짝 놀래기도 했으며,
이 예쁘장한 주인공의 삼일간의 발버둥이 귀엽기도 했다.
무엇보다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이거 쉽지 않은 일이다.)
거기다 좋은 영화를 보고 나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인 마음이 찜찜하지 뭔가.
겨우, 승진하려고 소득 없는 할머니 대출연장 신청 거절 한번 했다가
영혼이 지옥불에 지글지글 끓어야 한다면,
단언컨데 내 영혼은 이미 구제할 길이 없다.
인간이란 그렇고 그런 존재가 아닌가..
안당해 본 일에 대한 이해력이란 형편 없다.
그래도 또한 미워할 수 없는 것은..
자기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판국에도
다른 인간에게 선뜻 그 형벌을 넘겨주지 못하는 그런 마음도 함께 있기 때문이리라..
여하튼 나는 이 황당한 B급 영화가 나쁘지 않았다.
나는 자기 스타일이 분명한 이런 감독이 좋다.
아직 안본 이들에게 추천은 못하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