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미 투 헬 - Drag Me to Hel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솔직히 나는 공포영화를 잘 못본다.
유혈낭자하고 잔인한 걸 두눈 뜨고 못보는고로, 전쟁 영화도 별로다.
나와 유사한 분들은 이 영화를 안심하고 보셔도 좋다.
좀 더러워서 그렇지 전혀 끔찍하지는 않다. 

이 영화의 공포씬이래봐야 스카프 한장이 날라다니다 주인공의 얼굴을 가리고,
보이지 않는 손이 주인공을 패대기치고,
귀신들린 사람의 눈알이 튀어나올듯 하다 마는 정도에서 그친다..
(그래봐야 불위에서 탭댄스를 추는 통에 다시 웃기고 말지만 ^^) 

나머지 장면들은 무섭기 보단 더럽고 황당하다.
코피가 폭포처럼 쏟아져 승진줄을 쥐고 있는 상사에게 튄다거나,
똥파리가 주인공의 코나 입으로 들락 거린다거나,
구더기가 주인공의 입으로 쏟아지기도 하고,
틀니가 빠지기도 하고,
여하간 더럽고 황당한 장면들이 퍼레이드 처럼 이어진다. 

그래서 이영화가 나빴냐고?
아니 그렇지는 않았다.
나름 깜짝깜짝 놀래기도 했으며,
이 예쁘장한 주인공의 삼일간의 발버둥이 귀엽기도 했다.  
무엇보다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이거 쉽지 않은 일이다.)

거기다 좋은 영화를 보고 나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인 마음이 찜찜하지 뭔가. 

겨우, 승진하려고 소득 없는 할머니 대출연장 신청 거절 한번 했다가
영혼이 지옥불에 지글지글 끓어야 한다면,
단언컨데 내 영혼은 이미 구제할 길이 없다.
인간이란 그렇고 그런 존재가 아닌가..
안당해 본 일에 대한 이해력이란 형편 없다.

그래도 또한 미워할 수 없는 것은..
자기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판국에도
다른 인간에게 선뜻 그 형벌을 넘겨주지 못하는 그런 마음도 함께 있기 때문이리라.. 

여하튼 나는 이 황당한 B급 영화가 나쁘지 않았다.
나는 자기 스타일이 분명한 이런 감독이 좋다.
아직 안본 이들에게 추천은 못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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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6-17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영화가 스파이더맨을 만든 샘 레아미 작품인가요?
전혀 무섭지 않다니 샘 레아미 같지 안네요.그의 초기 작인 이블 데드 1,2는 굉장히 하드 코어였던걸로 기억하는데(이블 데드3는 코메디로 빠졌지요)..

무해한모리군 2009-06-18 08:02   좋아요 0 | URL
그 냥반이 맞는 듯 합니다.
평소 이쪽 장르가 제 취향이 아니라서 소견이 없는지라 딱 대답을 드릴수가 없네요. 일단 제겐 무섭지 않았습니다 ^^

Forgettable. 2009-06-17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2탄이 꼭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ㅋㅋ

코피가 입에 들어갔냐고 묻던; 상사의 말이 무지 황당했어요 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6-18 08:03   좋아요 0 | URL
그 장면이 가장 웃긴 장면중에 하난듯. 다락방님도 그 장면을 말씀하시더군요 ㅎㅎㅎ

비로그인 2009-06-17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래닛테러도 재밌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6-18 08:03   좋아요 0 | URL
이 감독 영화를 많이 만들었군요!!

다락방 2009-06-18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악령이 춤출때 완전 자지러지게 웃었어요. 그런데 저는 휘모리님과는 다르게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그다지 생각이 나질 않더라구요. 대출승인 거절로 인해 3일동안 저주를 받았다는 소재 자체는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데 오히려 극장을 나올때는 그다지 영화에 대한 말을 하게 되질 않더라구요. 전 그저 어처구니가 없었달까요.

눈알이 튀어나와 누군가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건, 이블데드에서도 본 기억이 있어요. 하하하하

무해한모리군 2009-06-18 09:17   좋아요 0 | URL
솔직히 저 포스터도 너무 웃기지 않습니까 ㅎㅎㅎ

머큐리 2009-06-18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면 볼 뻔한 영화였는데...못보고 말았지만 못봐서 아쉽지 않은 영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6-18 13:43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사실은 영화가 마음에 안드셔서 안나오신것 ㅋㅎㅎ

머큐리 2009-06-18 13:58   좋아요 0 | URL
천만에요...무슨 영화 볼지도 몰랐는걸요...이 영화 봤다고 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는...ㅋㅋㅋ

Alicia 2009-06-20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한방 저에요. 아, 찜찜한 영화가 좋다니.
휘모리님- 그래서 저는 휘모리님이 좋아요. :D

무해한모리군 2009-06-20 23:23   좋아요 0 | URL
하하 허접한 후기에 추천을 해주시다니 알리샤님은 천사라니까 ^^

Alicia 2009-06-21 22:11   좋아요 0 | URL

엄훠감사!^^ 알리샤더러 천사라고 해준분은 태어나서 휘모리님이 첨이에요
최근에 성질머리가 장난이 아니라는 둥 절에가서 혼자살라는둥 말은 들어봤어동ㅎㅎ

마음이 묻어나는 글이 잘쓴글이죠..
글의 얼굴빛 꾸미지 않고, 아는것이상으로 아는체하지않고.
이 글엔 휘모리님 마음이 찐하게 묻어나 있어요^^
저는 글을 잘써야 한다는 부담보다도 밝게, 유쾌하게 써야한다는 부담이 커요 이곳에서는.

무해한모리군 2009-06-22 11:47   좋아요 0 | URL
알리샤님은 글을 잘쓰니까 그렇죠!!
전 어짜피 뭐~~ 십년전에 읽은 정치경제학 상식을 하도 우려내 먹어서 이제 맑은 물만 나오는데다가, 잡다하게 읽은 글들 이어붙이기를 하는데 그것도 누구말인지도 헷갈리는 지경이예요 --;;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사랑스러워~~
내가 만나본 여성알라디너 다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