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녀석은 소위 '밀고 당기기'에 대해서 논한다든가,
자신의 여자친구에 대해서 평가를 내리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는 시나리오로 헤어졌을 때의 파장을 상상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미안하게도 나는 약간의 구역질과 함께 욕지기가 오른다.
이를테면,
"헤어지긴 좀 아깝죠?"
저 쪽에서 묻는다.
사람이, 관계가, 사랑이 아깝냐니!
사람이 돈인가?
관계가 물건인가?
사랑을 아까운 것과 덜 아까운 것 따위의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을까? 사랑은 비교 가능한 것인가? 사랑을 객관화시킬 수 있는가? 정녕......
오늘 나는 그러한 질문을 받고, 우울해졌다.
방에 머츰하게 들어 앉아 슬픔에 젖는다.
혹 내가 사랑했던 이, 나를 사랑했던 이,
그들에게 나는, 나와 나눈 사랑이란 것이 어떤 것이었을까?
바라건대, 그저 '전부'였다고 한다면 좋겠다. 너무 지나친 욕심일까?
'전부'가 아니었다면 나는, 나는......장난감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런 것만 같아 더 우울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