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와

사랑하는 나의 외투와

사랑하는 욕망과

사랑하는 헛기침과

빈방과

칙칙대는 라디오와

가물대는 그리움과

나란히 눕는다


어디선가 기웃이

소만한 꽃이

나를 들여다본다

어디서 기울어진 꽃인가

가만히 보니 꽃 뒤로

내 발바닥이 닿아 있다

 

_ 요즈음,

  나는 우울하다.

  못다한 사랑에 대한 아픔이,

  이루지 못한 소망에 대한 아쉬움이,

  체념된 미래에 대한 기대가,

  마음을 샅고 든다

  이처럼 한 송이 피지 못한 내 안의 꽃들이

  오늘밤도 뒤척이는 건 여전하다.

  나는 오늘밤도

  "사랑하는 나와

   사랑하는 외투와

   사랑하는 욕망과

   사랑하는 헛기침과

   빈방과

   칙칙대는 라디오와

   가물대는 그리움과

   나란히",

   아주 나란히

   同庫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