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의 물건 분실과 구토와 설사 등 인간을 피곤하게 하는 온갖 것들을 자연스럽고 묵묵히 받아들여 가는 단계가 바로 여행의 본질'이라고. 그런데 이 말은 너무 극단적이다. 왜냐 하면 이런 종류의 피곤은 구태여 멕시코까지 오지 않더라도 어디서든 얻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멕시코까지 왔던가. 그 물음에 하루키는 또 다음과 같은 명쾌한 답을 내린다. '왜냐 하면 그런 피곤은 멕시코에서 밖에 얻어낼 수 없는 종류의 피곤이기 때문에'라고

 

- 복순이 언니님의 <이 에세이는 널널하고 편안한 맛으로 보는 여행기임>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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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그런 경험은 여행지에서 밖에 얻어낼 수 없는 종류의 경험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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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03-31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부끄...

저는...정말...저런 종류의 피곤이라면야,, 기꺼이..감수하고.....마다하지 않겠는데.....근데...저런 피곤을 만끽할 기회가 좀 처럼 주어지지...않어라우...

비로그인 2004-04-0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냐하면 그런 경험은 (내가 밟은 특정)여행지에서밖에 얻어낼 수 없는 종류의 경험이기 때문에'....정말 명쾌한 답이네요.
그러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하여, 그토록 , 여행은 나그네들의 흠모의 대상이 되어왔나 봅니다......^^

stella.K 2004-04-01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엊그제 교회 팀장이 일본 아웃리치 갈려면 신청하라고 문자가 왔었더랬습니다. 아웃리치란 일종의 선교여행 같은 건데 워낙 짧아 땅밟기 정도를 일컫는 말이죠. 순간 갈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여러가지 현실적인 것이 자유롭지가 못해서.
그런데 이 글을 먼저 읽었더라면 저지르고 보는 건데...
저의 반복해서 꾸는 화장실 꿈은, 이렇게 하고 싶은 일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적으로든 누르고 있는 것에 기인한 것 같습니다.

잉크냄새 2004-04-02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여행을 하게되면 여행지의 문화나 환경보다는 늦은밤 낯선 곳에서 기울이는 술 한잔에 많은 비중을 두는 관계로 좀 취지와는 어긋나곤 합니다.
아~ 올해는 어느 산아래 선술집에서 술잔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로 밤을 지새울까나~~

stella.K 2004-04-0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잉크님은 풍유를 아시는 분 같군요.^^

icaru 2004-04-03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스텔라 님 .. 화장실 꿈은 무의식적으로 누르는 것에서 기인하는 것일 거라는 해몽....프로이드 뺨치십니다...우어어어어

waho 2004-04-29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명쾌한 답! 전 하루키의 이런 면이 너무 좋아요.
 

군대를 가기전만 하더라도 각 학기마다 진행되는 개강파티, 일일호프, 쫑파티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행사로 취급받았으나 복학한 이후로는 거의 자취를 감추거나 다수의 호응을 얻지못하는 소수의 통과의례식 절차로만 진행되곤 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공대 특유의 칙칙한 냄새나는 건물에서 일일호프가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전학년을 통틀어도 각 학년당 한명의 머릿수를 채우지 못하는 여학생들과의 수업환경에 거의 자포자기로 지쳐가고 있던 우리들에게 일일호프는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였다. 다름이 아니라 남자들이 써빙을 본다는 것은 손익구조상 아무리 따져보아도 승산없는 전투인지라 문과대생및 미대생들을 영입하여 써빙을 보게하는 파격적인 제도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술을 좋아하나 주머니 사정상 여의치 못한 술문화를 영위하여가는 Drunken Family들의 시야는 다른곳을 응시한다. (여기서 Drunken Family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하면, 그 당시 과인원의 상위 5%에 해당하는 소수정예 인원으로 구성된 술조직으로 1주일 기준으로 횟수, 양, 술버릇, 수업 참여도 등 각종 지표를 기준으로 암묵적으로 그 직위를 인정받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인물들이다. 본인은 아쉽게도 성실한 생활태도로 가끔 이벤트성이나 Guest로만 취급받는 수모를 받았다.) 일일호프의 특성상 준비된 술과 안주가 모자라는 일은 거의 없다. 의욕에 비해 그 쓰라린 패배를 경험하는 순간이나 Family가 노리고 들어가는 곳이 바로 이 공간이다.

일일호프가 끝날때쯤 호프집을 찾아들어 한잔 정도로 마지막까지 버티어낸다. 써빙보는 문과대와 미대 여대생들은 안중에도 없고 드디어 그 화려한 주방이 오픈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10000cc 옆에 끼고 골뱅이를 삽으로 퍼다 먹는 기분을 아는가? 소면은 바람에 날리는 덩쿨마냥 탁자위를 구르고, 파전은 사상초유의 두께와 내용물을 자랑하니... 마르지 않는 샘이란 이런 것임을 느꼈다. 대학시절의 일일호프는 그렇게 칙칙한 Drunken Family와 몇몇 Guest들로 마지막을 장식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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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3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일일호프나 축제때 술을 팔면, 제 살 깎아먹기라고 할 정도로 과 내의 고정 멤버들이 역량껏 팔아주곤 했죠. 축제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진 아끼고 꼼꼼이 따지던 안주들, 나중엔 마구잡이로 퍼먹게 되고...아, 그리운 추억이네요~^^

잉크냄새 2004-03-31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니그마' '옥천집' '아무데나' 등의 상호가 떠오르네요.
특히 '아무데나'의 특별 안주 '아무거나'를 시키면 세숫대만한 쟁반에 떡뽁이를 삽으로 담아주고 튀김만두와 삶은 계란을 떡뽁이 곳곳에 숨겨두어 찾아먹는 재미를 주곤했는데, 주머니 사정이 부족한 그때에 저녁 굶고 맥주한잔 하기에 딱이었죠. 맥주와 떡뽁이... 궁합이 영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icaru 2004-03-31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유소'라는 술집 상호가 떠올라요....
근데, 잉크 냄새 님...떡볶이를 진짜 삽으로 담아 줍니까....?

잉크냄새 2004-03-31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이 난해한 질문을 하시는군요... 과장법이라고 넘어가기도 그렇고...
전 주걱과 삽 사이에 존재하는 싸이즈의 주방기구 이름을 아는것이 없는 관계로 주걱보다 크면 그냥 삽이라고 합니다. ^^; 쌀벌한 표현 죄송합니다.


icaru 2004-03-31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전 삽이라고 하셔서... 아리까리 했습니다~ 주걱과 삽 사이에 존재하는 싸이즈의 고 납작스무리한...주방기구 ....고거 말씀이군여...허허헉.. 몬지 알겠네요...근데..저두 그 물건의 명칭을 모르겠구만요...

비로그인 2004-04-0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삿갓 님! 공대 출신이셨습니까? ...... 알라딘 공대 출신 님 몇몇 덕분에 공대생에 관한 제 졸렬한 편견이 와장창 깨지고 있는 소리 들리십니까? ^^
그나저나 Drunken Family에 가끔 Guest로 초대 받았다는 건, 맞습니다. 대단한 수모라 생각되어 집니다. ^^ 그 명예의 전당....정말 탐나는 자리인데요?
여하튼, 일일호프는 과, 내지는 단과대, 내지는 동아리의 재정 확보(?)를 위한 목적에서 여는 것이었거늘...
왜 결산을 해보면 번번히 적자요, 잘 하면 본전치기였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빼먹지 않고 일일호프를 꼭꼭 열었었는지....
바로 Drunken Family의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우리들만의 젊음과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
오랜만에 대학 시절 생각이 나는데요~~~~^^

잉크냄새 2004-04-0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대생에 관한 편견이라 하심은....
1) 지저분하고 옷차림이 영 꽝이다.
2) 문과대 여대생들만 지나가면 눈길을 떼지 못한다.
3) 책을 모르고 계산기만 안다.

비로그인 2004-04-02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거 지사.....공대생에 관한 편견은 이미 지나간 과거지사이니, 떠 보지 마시길 바라오~~*^^*

ceylontea 2004-04-06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대생보다는 공대 여학생에 대한 편견이 더 심하지 않나요? ^^

icaru 2004-04-28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 님..혹시..공대 여학생??
 



언젠가 황소개구리가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등장하여 대단한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다. 뱀의 입장에서도 얼마나 가슴 뜨끔한 일이겠느냐며 농을 주고받던 기억이 난다. 어느 작은 저수지의 생태계의 파괴를 이슈를 삼으면서도 정작 인간이 파괴하고 있는 생태계에는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다. 자연안의 인간이 살수 있는 것이지 인간안의 자연이란 존재할수도 없다.

흔히들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 견해도 없지 않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숭배의 대상에 대한 모험 정신의 도전인 것이지 지금처럼 자연파괴를 포장하기 위한 단어가 아니다. 

땅의 울음에 귀 기울이고, 파도의 부서짐에 눈을 돌려라. 아직 세상에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다. 그래서 아직 살아볼만한거다.

그래, 봄비 한 방울이 쌀 한톨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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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4-03-30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그림을 보니 주역수업이 생각나는군요. 음양오행, 건곤감리 어쩌구 저쩌구 복잡한 내용도 많았지만 결국 '자연에 순응해서 살자'라는 생각만이 남더군요.

비로그인 2004-03-30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부터인가 '개척','개발'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져 있는 '야만'과 '오만'을 발견하게 되었지요...'자연에의 순응'..그것만큼 지혜롭고 섭리를 거스르지 않는 삶은 없을 겁니다.
근데 봄가뭄인 것 같죠, 요새?

잉크냄새 2004-03-30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배워고 깨달아야 할것은 자연에 대한 겸손과 겸허한 자세가 아닌가 싶네요.
갑자기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노노케 히메'가 떠오르네요.

waho 2004-04-29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한장이 주는 의미가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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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30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만 보고 똑바로 걸어서 그렇게도 자주 넘어졌나 봅니다.......
그리하여 무릎의 멍은 이리 남아 있을 테고요..

비로그인 2004-03-30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음이 찡해지는 글입니다. ^^ 어린왕자가 또 그리워지는데요~~

잉크냄새 2004-03-3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도 종종 넘어지곤 한답니다.

ceylontea 2004-04-06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걸어다니는 인간 거리 탐지기입니다... 어찌 가는지... 움푹 페이거나 보도블럭 깨진것.. 또는 툭 튀어나와 있는 것..심지어는 육교 계단높이 다른 것보다 짧은 계단... 등등.. 몸으로 다 알아내는 기막힌 재주가 있지요.

잉크냄새 2004-04-06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걸어다니는 반사신경계인가 봅니다. 일단 걸리기는 하는데 기가 막히게 균형을 잡고 선답니다.

waho 2004-04-28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이에요. 그림도 너무 이쁘고..
 
꽃들에게 희망을 (반양장)
트리나 포올러스 지음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변화(transformed)의 그리스어원은 성경의 로마서 12장 2절과 고린도후서 3장 18절에서 사용된 metamorphosis이다. 이 단어는 오늘날 나비 유충이 나비가 되기 위해 거치는 엄청난 변화를 묘사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아마도 나비가 되기 위해 현재의 자기모습을 온전히 버려야하는 그런 행위가 가장 변화라는 말뜻에 일맥상통하고 있는것 같다. 현재의 자기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또 하나의 탈피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성숙과 성숙에 이르기 위한 용기와 삶의 의미를 바라볼 눈을 가진 관조적 관점의 글이다.

새로운 세상에 던져진 줄무늬 애벌레가 애벌레의 숙명처럼 여기고 기어오른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애벌레 기둥에서 노랑 애벌레를 만나고 사랑하고, 그 사랑이 시들해질 즈음에 다시 그 근원을 알수없는 기둥으로 돌아가는 행위는 인간이 추구하는 막연한 이상과 다를바가 없다. 막연하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사고인가. 단순히 남의 인생살이에 곁가지로 묻혀 들어가는 주체가 없는 그런 삶이 아니던가. 다수의 사고와 선택이 정의와 진리로 규정되는 시대에 우리는 내동댕이쳐져 있는 것이 아니던가. 자신의 소신과 신념이 대중에서 떨어져 나온 사회 부적응자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시대가 아니던가. 서글프다.

사랑하는 줄무늬 애벌레를 떠나보내면서 방황하던 노랑 애벌레가 만난것은 나비가 되기 위해 꼬치를 만드는 애벌레이다. 어떻게 내 안에 없는 나비가 될수 있는냐는 노랑 애벌레의 질문에 "한 마리의 애벌레의 상태를 기꺼이 버릴 수 있을만큼 날기를 절실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는 대답을 듣는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내 안의 진실한 모습, 어쩌면 그것은 현재의 나의 껍데기를 고스란히 벗어버릴 준비가 될때에만 나의 앞에 그 모습을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마지막은 "끝....   ... 아니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인 것입니다" 이다. 그래 나비의 모습을 온전히 벗어버릴 준비가 될때 또 다른 이야기는 시작될 것이다.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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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28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중학교 때 이 책을 영어 원서로 첨 읽었었는데요...
그 때야 뭐 이 한편의 짤막한 이야기 속에 님과 같은 인생 전반에 걸친 사유와 관조적 자세에서 읽었겠습니까?
"한 마리의 애벌레의 상태를 기꺼이 버릴 수 있을만큼 날기를 절실히 바라면 이루어진다"....소박한 것 같지만 그러나 우리 삶의 전부이기도 한 이것을 못하여...... 전 아직도 제 껍데기 속에서 이리도 허우적대고 있나 봅니다.......

잉크냄새 2004-03-29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껍데기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것 같아요. 그리고 그 껍데기 속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 삶인것 같아요.
몇번의 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만나게 되는 우리의 모습은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까요?
또 우리가 벗어던진 껍데기는 어떤 모습일까요?

icaru 2004-03-31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꽃들에게 희망을 ... 이네요... 아....정말...스테디셀러네요... 저...6학년 때...저 책 첨 봤으니까...

waho 2004-04-29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뭉하네요. 그림이 예뻤던 기억은 나는데...다시 함 읽어보구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