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 (반양장)
트리나 포올러스 지음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변화(transformed)의 그리스어원은 성경의 로마서 12장 2절과 고린도후서 3장 18절에서 사용된 metamorphosis이다. 이 단어는 오늘날 나비 유충이 나비가 되기 위해 거치는 엄청난 변화를 묘사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아마도 나비가 되기 위해 현재의 자기모습을 온전히 버려야하는 그런 행위가 가장 변화라는 말뜻에 일맥상통하고 있는것 같다. 현재의 자기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또 하나의 탈피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성숙과 성숙에 이르기 위한 용기와 삶의 의미를 바라볼 눈을 가진 관조적 관점의 글이다.

새로운 세상에 던져진 줄무늬 애벌레가 애벌레의 숙명처럼 여기고 기어오른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애벌레 기둥에서 노랑 애벌레를 만나고 사랑하고, 그 사랑이 시들해질 즈음에 다시 그 근원을 알수없는 기둥으로 돌아가는 행위는 인간이 추구하는 막연한 이상과 다를바가 없다. 막연하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사고인가. 단순히 남의 인생살이에 곁가지로 묻혀 들어가는 주체가 없는 그런 삶이 아니던가. 다수의 사고와 선택이 정의와 진리로 규정되는 시대에 우리는 내동댕이쳐져 있는 것이 아니던가. 자신의 소신과 신념이 대중에서 떨어져 나온 사회 부적응자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시대가 아니던가. 서글프다.

사랑하는 줄무늬 애벌레를 떠나보내면서 방황하던 노랑 애벌레가 만난것은 나비가 되기 위해 꼬치를 만드는 애벌레이다. 어떻게 내 안에 없는 나비가 될수 있는냐는 노랑 애벌레의 질문에 "한 마리의 애벌레의 상태를 기꺼이 버릴 수 있을만큼 날기를 절실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는 대답을 듣는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내 안의 진실한 모습, 어쩌면 그것은 현재의 나의 껍데기를 고스란히 벗어버릴 준비가 될때에만 나의 앞에 그 모습을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마지막은 "끝....   ... 아니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인 것입니다" 이다. 그래 나비의 모습을 온전히 벗어버릴 준비가 될때 또 다른 이야기는 시작될 것이다.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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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28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중학교 때 이 책을 영어 원서로 첨 읽었었는데요...
그 때야 뭐 이 한편의 짤막한 이야기 속에 님과 같은 인생 전반에 걸친 사유와 관조적 자세에서 읽었겠습니까?
"한 마리의 애벌레의 상태를 기꺼이 버릴 수 있을만큼 날기를 절실히 바라면 이루어진다"....소박한 것 같지만 그러나 우리 삶의 전부이기도 한 이것을 못하여...... 전 아직도 제 껍데기 속에서 이리도 허우적대고 있나 봅니다.......

잉크냄새 2004-03-29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껍데기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것 같아요. 그리고 그 껍데기 속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 삶인것 같아요.
몇번의 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만나게 되는 우리의 모습은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까요?
또 우리가 벗어던진 껍데기는 어떤 모습일까요?

icaru 2004-03-31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꽃들에게 희망을 ... 이네요... 아....정말...스테디셀러네요... 저...6학년 때...저 책 첨 봤으니까...

waho 2004-04-29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뭉하네요. 그림이 예뻤던 기억은 나는데...다시 함 읽어보구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