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와 함께하는 커피 시리즈. 모차르트, 마릴린 멀로, 마크 트웨인, 심지어는 붓다 등 유명 인사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가고 있는 책. 딱딱하지 않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간만에 출간된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대 이야기. 보통 사람에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을 느끼는 신비한 힘을 가진 16세 말괄량이 소녀와 무가 집안의 적자로 태어났지만 산학에 뜻을 품은 허약한 청년 콤비라는 조합이 왠지 모르게 <샤바케>를 떠올리게 한다. 미야베 미유키의 현대물도 좋아하지만, 에도물도 그에 못지 않게 좋아해서 <흔들리는 바위>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 기대된다. (아직 <괴이>도 못 읽었는데 ㅠ_ㅠ)





 

오늘 네이뇬에 포스팅된 정군님의 페이퍼(2008 이 미스터리가 대단했다 best 10)를 보고 이 작품이 있길래 언제 또 제프리 디버 작품이 출간됐나 싶었는데, 아직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링컨 라임 시리즈도 재미있지만, <소녀의 죽음>같은 작품도 꽤 호평을 받아서 그냥 제프리 디버라면 아무 책이나 오케이. 라고 생각했는데, 오랫만에 링컨 라임 시리즈로 돌아왔다. 표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번에는 시간과 달력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연쇄살인범 시계공의 이야기라고. 링컨 라임 시리즈 특유의 긴장감과 함께 링컨 라임과 아멜리에 색스의 관계의 변화도 기대가 된다.

 

 

 

 











21세기 대표적인 미국의 서스펜스 거장들의 작품의 모음집. 스티븐 킹, 조이스 캐롤 오츠, 제프리 디버에 에드 맥베인 등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책.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과 테러에 대한 공포, 후유증을 다룬 작품이 많다고. 뭐 그 외에도 고령층 문제라던지 의약품 관리 실태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이 있다고 하니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세계문학전집이 여기저기서 출간되서 기쁜 건 맨날 본 거 또 보고가 아니라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 괴로운 건 도무지 읽는 속도가 출판되는 속도를 못 따라잡고 있다는 거 ㅠ_ㅠ





 요샌 연예인들의 사진집이 나름 유행인 듯. 배두나 사진집이 꽤 잘 팔리고 있어서인가 -ㅅ-a 김민선의 포토에세이의 경우에는 여행하면서 본 것들과 일상 속에서 찍은 사진들이 함께인 것 같고, 조민기의 <조씨 유랑화첩>은 쿠바에서 찍은 사진들이 있는 듯. 표지의 여인이 매혹적이다. <조씨 유랑화첩 1>이라고 하니 앞으로도 조민기의 사진집은 계속 출간될 듯.





그 외 관심 서적. (시간이 없어서 일단 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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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18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여사 책을 단 한 권도 안 본 사람 여기 있어요~ ㅜㅜ

이매지 2008-12-18 10:29   좋아요 0 | URL
미미여사를 아직 못 만나셨다니!
꼭꼭 만나보세요!
 
루팡의 소식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한희선 옮김 / 비채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008년 4분기 드라마 중에 건질만한 작품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유성의 인연>을 꼽을 것이다. 니노가 주연으로 나오기 때문이라는 사심을 제외하고도 <유성의 인연>은 시효가 끝나가는 살인사건의 단서를 우연히 얻게 되어 그 단서를 추적해간다는 스토리와 그 속에 있는 인물들의 매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영향 때문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왠지 <유성의 인연>의 세 주인공이 떠올라 재미있게 읽어갈 수 있었다. (참고로 <유성의 인연>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15년 전 유서를 남긴 채 자살한 여교사. 모든 정황과 증거가 자살임을 가르켰기 때문에 별다른 수사없이 종결됐지만, 시효가 채 하루 남은 상황에서 경찰 윗선에서 사실은 그녀가 살해됐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수사의 재개를 명한다. 제보에서 언급된 세 명의 남자. 그리고 그들의 이름과 함께 언급됐던 '루팡 작전'이라는 것. 경찰은 15년 전에 묻힌 사건을 다시금 들춰 수사를 시작하고, 범인을 찾기 위해 온 힘을 쏟는데... 과연 시효가 끝나기 전에 범인을 찾아내 기소할 수 있을까? 

  일본 범죄사에 길이 남을 사건을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3억엔 사건을 꼽지 않을까 싶다. 경찰관을 가장해 3억엔을 탈취해 체포되지 않은 범인. 전대미문의 사건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3억엔 사건은 영화나 드라마, 책 등에서 저마다의 해석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건이다. 이 책에도 그 3억엔 사건이 등장한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루팡'은 세 친구의 시험지 훔치기 작전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3억엔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던 우쓰미가 운영하는 카페 이름이기도 하다. 세 친구가 루팡 작전을 수행하면서 겪는 긴장감과 일명 글래머라 불렀던 마이코 선생의 죽음을 자기네들 나름대로 조사해가는 과정, 그리고 점점 다가오는 시효의 존재 등이 제법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술술 넘어가게 만들었다. 

  15년 전의 사건을 겪었던 고등학생들이 이제는 회사원, 노숙자, 양아치로 제각각의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루팡 작전'은 어린 날의 유쾌하고도 짜릿한 추억이었다. 책에도 나오다시피 시험 전날 시험지를 훔친다는 건 전 세계 고딩들의 꿈 아니겠는가! 15년 전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가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그보다 세 명의 악동의 루팡 작전이 더 코믹하고 긴장감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인 단서가 알고보니 사건의 방향을 결정해주고, 심지어는 범인의 존재까지도 알려줬다는 사실이 나름 치밀하게 보였지만, 뒤로 갈수록 약간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뭐 여기에 곧잘 눈에 띄는 오타도 나름 마이너스. 별다른 정보없이 읽은 책이라 '요코야마 히데오의 걸작 사회미스터리!'라는 말에 혹한 부분도 있는데, 기존에 읽어왔던 사회파 미스터리 비해서는 문제 의식 같은 게 부족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걸 두고 '사회' 미스터리라고 하긴 좀 무리가 아닐까 싶었다. 그냥 '걸작 미스터리' 정도면 오케이. 어째 국내에 소개되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작품들은 경찰 소설이 많은 것 같은데, 그 나름대로 리얼한 느낌이 살아있어 재미있는 것 같다. 살짝 낚인 감도 없지 않지만 한 편의 청춘영화를 본 것 같은 유쾌함과 수사물 특유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덧) 이 작품은 얼마 전 일본에서 스페셜 드라마로 방영된 바 있는데, 책을 읽고 찾아서봤는데 몇몇 설정이 바뀌어있지만 도리어 이런 부분이 잔가지를 쳐낸 느낌이 있어서 청춘물이라는 느낌보다는 수사물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났다. 영상 특유의 속도감도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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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차를 마시다 - <오만과 편견>의 제인 오스틴
킴 윌슨 지음, 조윤숙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올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홍차'를 알게 됐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커피를 마실 때와는 다르게 단순히 음료를 마신다는 느낌이 아니라 차 한 잔 하면서 여유를 느낄 수 있어서 그 나름의 분위기와 그 나름의 향과 맛을 즐기기 시작했다. 홍차에 대한 지식이 없이 차를 마시기 시작해 빈약하게나마 국내에 출간된 몇 권의 홍차 관련 서적을 읽어봤는데, 이 책은 특히 내가 좋아하는 제인 오스틴과 홍차 두 가지 요소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서 읽게 됐다. 
 
  아침에 마시는 차를 시작으로 여행 중에 마시는 차, 저녁에 마시는 차 등 때에 따라 홍차를 어떻게 마시는지는 물론이고, 차와 건강에 관한 이야기, 영국에서 홍차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제인 오스틴의 일화나 편지와 소설 속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보여준다. 

  다른 책에서 이미 영국에 홍차가 어떻게 전래되었는지는 본 적이 있지만, 전문서에서 읽었을 때는 뭔가 딱딱해서 거리감이 느껴졌던 이야기가 이 책 속에서 제인 오스틴을 통해 접하니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당시에 차가 너무 비싸서 자물쇠를 잠궈놓고 보관했다는 이야기, 밀수 홍차와 가짜 홍차가 성행했던 이야기, 또 홍차가 수입되기 전에는 맥주나 에일에 고기를 곁들여 거하게 아침을 먹었다는 사실 등을 통해 당시 영국 사회와 제인 오스틴, 그리고 그녀의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또 당시에 제인 오스틴이 아꼈던 트와이닝과 웨지우드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이 새삼 홍차의 역사를 느끼게 해줬다. 

  아쉽게도 표지는 예뻤지만 속지에 있는 그림은 컬러가 아니라 아쉬웠고, 내용도 살짝 빈약한 느낌이 있어서 (사실 레시피는 그림의 떡이니. 내겐 있으나 마나.) 부족함을 느꼈지만 트와이닝의 레이디 그레이 한 잔과 함께 읽었더니 정말 뭔가 표지 속의 여자처럼 우아한 티타임을 보낸 것 같아 즐거웠다. (물론 현실은 시궁창;;) 

  1800년대 영국의 레시피가 궁금한 사람이나 홍차를 좋아하는 이,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좋아했던 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 가뜩이나 홍차에 관련한 책이 없는 상황에서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갈 것 같다. 나름 제인 오스틴의 책도 많이 읽어봤고 영화화된 것도 접해봤지만 당시에는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관심없이 봤는데 다시 한 번 읽으며 그녀의 차에 대한 애정을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홍차에 빠진 사람이라면 공감할 제인 오스틴이 언니인 카산드라에게 쓴 편지 한 구절. "언니 이런 말해서 미안하지만 난 지금 매우 사치를 부리고 있어. 내 돈을 다 썼어. 게다가 언니에게 나쁜 소식은 내가 언니 돈도 다 썼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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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기별] 서평을 써주세요
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서울 북 페스티벌>에 가서 김훈의 작가와의 만남을 했을 때 현대가 배경인 작품을 쓰고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사실 내심 다음에 만날 작품은 그 작품이겠거니하고 생각했는데, 예상치도 않았던 에세이가 덜컥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읽기 시작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편 것은 거의 보름 전이었는데, 그 때만 해도 '바다의 기별'이라는 첫번째 에세이가 그렇게 어렵고 껄끄러울 수가 없었다. 흔히 김훈 식 글쓰기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간결하고 단정적인 문장들, 조사 하나에도 의미가 부여되어 있는 꼼꼼함 등은 김훈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나를 긴장시킨다. 전형적인 김훈의 글쓰기는 에세이에도 여지없이 드러나고, 특히 '바다의 기별'에는 이런 점이 잘 드러나 있기에 나는 '바다의 기별'만 읽은 채 하염없이 시간만 흘려보냈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잡고 이어지는 글들을 읽으니, 소설가 김훈을 만들어 낸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서 엿볼 수 있었다. 

   첫 이야기인 '바다의 기별'이 다소 힘들었지만, 이어지는 에세이들은 김훈의 글치고는 가독성이 좋았다. 허클베리핀 아버지를 닮았던 자신의 아버지의 이야기, 기자 생활을 하면서 김지하 출소 현장에서 본 박경리의 모습,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을 가서 생활했던 일, 우연히 도서관에서 <난중일기>를 접한 일,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소방차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인간다움을 느끼는 모습 등 무엇이 작가 김훈을 만들었고, 그가 소설로 전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지 약간이나마 느꼈다.

  김훈의 책을 읽을 때도, 작가와의 대화에서 김훈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김훈은 자상함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다. 그 때문에 김훈에게는 늘 '마쵸'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니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그의 내면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한 줌 남은 단어와 조사를 이용해 지금도 자신만의 글쓰기를 하고 있을 김훈. 커다란 바위를 정으로 깨서 조각을 만들듯 연필로 원고지에 한 글자씩 새겨 자신의 조각을 만드는 김훈. 그의 고집스러움을 <바다의 기별>을 통해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기존의 에세이보다는 양이나 질 면에서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 김훈만의 에세이를 기대했던 독자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인간 김훈에 대해, 작가 김훈에 대해 궁금했던 독자에게는 즐거운 만남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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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독서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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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당신이 내게서 빌려간 마지막 책이었다. 괜찮다면 마지막이라는 말은 취소하기로 하자. 마지막이라는 말은 자신을 위무하기에 급급한 나약한 영혼들이나 쓰라지. 그러니 마지막이라는 말은 이번이 마지막. -11쪽

독서치료사. 나는 책으로 마음의 병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사람이다.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하듯 나는 피상담자의 심리상태를 체크한 뒤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추천한다. 모든 약효의 팔십 퍼센트는 플라시보 효과다. 플라시보 효과로 치자면 책만한 물건도 없을 것이다. 부작용도 거의 없다. 중독?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 책은 안 읽는 인간과 책을 못 읽는 인간. 내 고객은 주로 후자 쪽이다. 책을 읽고는 싶지만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람을 나는 상대한다. 그들에게는 이 세상에 책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작심하고 서점이나 도서관에 갔다가도 서가를 빼곡히 메우고 있는 책에 압도당해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 남들이 다투어 읽는다는 책을 따라 읽어도 마음의 허기를 채우지 못하는 사람들 모두 나에게 오라. 와서 마음의 평화를 구하고 갱생을 도모하라. -12쪽

한번 지나가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것들이 있다. 우리가 '처음'이라 이름붙이는 모든 것이 그러하다. 따라서 모든 처음은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마지막'이다. -19쪽

현명한 독자가 되고 싶다면 독서를 통해 교훈 따위를 찾아낼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라. 독자로서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계몽이 아니라 공감이니. -21쪽

쉽게 잊히지 않는 책들은 대개 앞부분을 읽어내기가 만만치 않다. 이런 책들은 도입부의 고비만 넘기면 끝까지 읽히게 마련이지만 고비를 넘긴다는 게 녹록하지만은 않다. 생소한 문체 때문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튀어나오는 새로운 인물 때문에, 이런저런 대상에 대한 집요한 묘사 때문에 책장을 덮었을 수도 있겠지. 엇비슷한 이름을 가진 인물들의 복잡한 가계도를 그리다가 화가 난 나머지, 배경이 되는 고장의 지리나 풍속에 대한 장황한 묘사에 질린 나머지 혹시 영화화되었는지 수소문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라면 제아무리 많은 인물이 등장하더라도 문제없을 테니까. 그러나 출연료조차 요구하지 않는 책 속의 인물들은 행동보다는 말을 앞세우고 말보다는 생각을 앞세우게 마련이어서 시종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24~5쪽

오늘날 독서에서 작가의 영향력은 눈에 띄게 감소한 반면 독자의 영향력은 날로 강력해지고 있다. 책의 의미는 작가의 창조적 재능이 아니라 독자의 취향에 따라 결정된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책에는 독자가 메워야 할 수많은 빈칸이 존재한다고. 독자가 그것을 채우기 전에는 모든 책이 본질적으로 미완성 원고에 불과하다고. 심지어 잘나가는 텔레비전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결말을 좌우하기도 한다. 당신의 취향은 불치병으로 시름시름 죽어가는 여자주인공을 벌떡 일어나게 할 수도 있고 운명의 장난으로 적이 된 연인을 다시 맺어줄 수도 있다. -32~3쪽

반복은 창조의 산파이면서 가장 치명적인 독지요.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면 태양 너머를 보세요. 이 우주에서 오직 당신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거예요. 아니예요. 멀리 갈 것 없이 당신 자신에 대해 써보는 건 어때요? 이 우주에 당신이라는 존재는 오직 하나뿐이니까요.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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