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실의 바다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9월
절판


병사는 기다리는 것이 일이라고 한다.
싸우는 것이 일이 아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대부분이다. 영원처럼 느껴지는 시간을 계속해서 기다린다. 그 전쟁에서는 특히 더 그랬던 것 같다. 하긴 그것은 병사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거의 대부분이 기다림이다. 날이 밝기를 기다리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버스를 기다리고, 물이 끓기를 기다린다. 성실하지 못한 애인의 전화를 기다리고, 따분한 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고객이 잊어주기를 기다린다. 남편과 아이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고개를 움츠리고 경기가 호전되기를 기다린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린다. 그 앞의 순간의 섬광이 있는 것이다.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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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탐정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5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기원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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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거사 크리스티가 탄생시킨 명탐정들은 제각각의 매력을 갖고 있다. 우수한 두뇌를 자랑하는 포와로, 뛰어난 관찰력과 인간에 대한 통찰이 무기인 미스 마플은 감탄을 자아내게 하지만 명색이 명탐정이다보니 독자 입장에서는 어쩐지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약간은 거리감이 느껴지는 포와로와 미스 마플과는 달리 그저 모험을 좋아하고 일상에 따분해하고 있을 뿐인 토미-터펜스 부부는 독자에게 친근감을 안겨준다. <비밀 결사>에서 처음 등장해 결혼에 골인한 이들의 또 다른 모험담이 이 책에 펼쳐지고 있다. (토미-터펜스 부부가 등장하는 책으로는 이 책을 비롯해 <N 또는 M>, <엄지손가락의 통증>, <운명의 문> 등이 있다)

  일거리가 없어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토미-터펜스 부부. 그런 그들에게 첩보국의 카터가 와서 그들에게 데어도어 블런트라는 인물이 소장으로 있던 국제탐정사무소를 반년 정도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그 와중에 푸른색 봉투에 러시아 우표가 붙은 편지나 사무실에 와서 16이라는 숫자를 꺼내는 사람이 있으면 즉시 알려달라는 조건만 붙인다. 그렇게 블런트로 가장한 토미와 그의 비서로 가장한 터펜스. 그들의 좌충우돌 사건 해결기가 시작된다. 

  앞서 토미-터펜스 부부는 독자에게 친근감을 안겨주는 캐릭터라 언급했는데, 이 책 속에서는 그런 면이 더 두드러진 거 같다. 특히 각 사건마다 유명한 탐정을 흉내내는 이들의 모습은 기존에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노래하는 백골>에 등장하는 손다이크 박사를 비롯하여, 셜록 홈즈, 포와로 등 다양한 탐정을 흉내내며 사건을 해결하는 토미와 터펜스의 모습을 보노라면 왠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어린아이들이 탐정 놀이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각각의 이야기가 길어봐야 20페이지 남짓되는 분량이라 이야기의 전개도 빨라서 지루하지 않게 읽어갈 수 있었다. 등장하는 사건들도 크게 잔인하다거나 복잡한 사건들이 아니기때문에 빡빡한 추리소설을 읽다가 잠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야금야금 읽으면 좋을 듯 싶었다. 총 23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연결되는 이야기가 많아 개별적인 사건은 10개가 조금 넘는 정도라 부담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듯 싶다. 장편을 읽을만한 시간이 없는데 정말 책이 읽고 싶다면, 간단히 화장실에서라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책이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들보다 좀 더 코믹하면서 귀여운 추리소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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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진화 - 사랑, 연애, 섹스, 결혼. 남녀의 엇갈린 욕망에 담긴 진실
데이비드 버스 지음, 전중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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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과 부제(사랑, 연애, 섹스, 결혼 남녀의 엇갈린 욕망에 담긴 진실)만 봤을 때는 다소 흥미로웠지만 엄청난 두께의 압박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것이 책이다. 사실 읽기 전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류의 책이겠거니하고 '뭐 안 봐도 뻔한 내용이겠지'라고 넘겨짚었다. 그렇게 미루다 미루다 맛이나 봐야지하고 몇 장 넘겨본 책은 단순히 심리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남녀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인간이 성공적인 짝짓기를 수행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심리기제를 진화시켰는지에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라 왠지 호기심이 생겨 읽어가기 시작했다. 

  저자는 책 초반에서 짝짓기 행동의 근거를 '진화적 근거'에서 찾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흔히 진화론이라하면 인간이 유인원에서 진화되었다는 내용이나 갈라파고스의 새(사회적 진화)에 대한 내용을 떠올린다. 나 또한 진화적 근거라는 용어를 접하며 그런 생각을 했기에 대체 진화적 근거와 인간 남녀가 어떻게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라는 호기심을 품게됐다. 내 생각과 달리 여기서 쓰인 진화적 근거라는 표현은 '동물들이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떨어뜨릴 것 같은 형질을 종종 발달시키는데(예를 들어 공작의 화려한 깃털), 이는 생존상의 이득이 아니라 번식상의 이득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라고 한 다윈의 '성선택'을 인간 연구에 응용한 것이라는 의미였다. 다시말해, 다윈의 성선택이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진화심리학'이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간의 짝짓기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런 세부적인 방법에 들어가기에 앞서 여자가 원하는 것과 남자가 원하는 것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러한 요소는 왜, 그리고 어떻게 진화되었는지 보여준다. 예를 들어, 여자가 원하는 요소들로는 경제적 능력, 사회적 지위, 야망과 근면성, 신뢰성, 안정성, 지능, 몸집과 힘, 사랑과 헌신 등이 있는데 여성들이 이러한 요소를 원하게 된 것은 남자에게 적절한 자원을 제공받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편, 남자의 경우에는 젊음, 몸매, 대칭적 얼굴 등의 요소를 추구하는데, 이것은 이러한 요소들이 여성의 번식 능력을 보여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왜 남자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에게 관심을 돌리는지, 왜 여자는 외모는 좀 부족하다싶어도 능력있는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는지에 대해 단순히 남자는 원래 그래, 여자는 원래 그래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남녀 모두 좀 더 우수한 유전자를 남기고, 그것을 보호하기 위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라 보여준다. 이런 남녀의 차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왜 혼외정사를 하는지, 강간을 하는지, 동성애는 왜 나타나는 것인지 등 남녀를 둘러싼 다양한 질문을 다루고 있다. 

  진화 심리학이라고 해서 인간의 심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인간의 행동을 비롯해 동물의 행동까지 끌어와 설명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구체적인 수치나 예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자료에 대해 믿음도 갔다. 다양한 환경에서 사는 다양한 인종들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지만 결국 어느 사회나 인간의 짝짓기 모습은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일처제 사회냐, 일부다처제 사회냐, 일처다부제 사회냐 등의 차이만 존재할 뿐, 그 사회 속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성상은 대동소이했으니 말이다.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한 인간의 탐색은 끊임없다. (심지어는 이미 결혼한 사람이라 할 지라도.) 인터넷을 하며 숱하게 만나는 기사들도 누구랑 누가 연애를 한다더라, 누가 결혼을 한다더라, 누가 이혼을 했다더라와 같은 것들이다. 결국 행위의 주체가 본인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한 인간의 짝짓기 행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서로 다른 요소를 지향하는 남녀. 이 책을 읽으며 그 둘이 서로에 대해, 자기 자신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살인 본성에 대해 다룬 <이웃집 살인마>라는 책도 한 번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법 두꺼운 책이었지만 내용은 현실과 닿아있기 때문인지 크게 어렵지 않았던 책이었다. 이성에 대한 보다 깊은 부분까지 이해하고 싶다면 그냥 그런 연애참고서(?)들을 읽는 것보다 이런 책을 읽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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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2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07-10-22 00:58   좋아요 0 | URL
하기사 없잖아 그런 면도 있죠. ㅎㅎ
그래도 나름 어떤 면에서는 도움도 되고 그런 것 같아요 ㅎ
 
요츠바랑! 1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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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서점에서 이 책의 표지를 보고 <아즈망가 대왕>과 비슷한 그림투라는 생각을 했다. 혹시 같은 작가인가 하는 생각에 찾아보니 역시나 같은 작가의 책. <아즈망가 대왕>도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이 책 또한 왠지 엉뚱하면서도 꾸밈없는 즐거움을 줄 것 같아 읽어보게 됐다. 그리고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겨가면서 연신 키득거리며 귀여운 요츠바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이야기의 시작은 요츠바와 아빠가 이사를 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이삿짐을 나르던 중 요츠바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언제나 있던 일이기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아빠. 하지만 옆집에 사는 학생은 친절하게도 요츠바가 어디 있는지 찾아봐주겠다고 한다. '희안하다 싶은 꼬마가 있으면 십중팔구 걔'라는 아빠의 설명이 다소 미심쩍기는 했지만 아빠의 말처럼 정말 그런 꼬마가 있었으니... 그네를 처음 타면서 미친듯이 높이 올라가고, 전봇대에 기어올라가 '맴맴-'하며 매미놀이(?)를 하는 모습 등. 타의 추종을 불가하는 요츠바의 행동은 웃음을 안겨준다. 어쨌거나, 이런 미아(?)사건으로 인해 요츠바는 옆 집에 사는 세 사람 (아사기, 후카, 에나)과 알게 되고, 그들과 함께 보내는 즐거운 나날이 시작된다. 

  도저히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요츠바는 물론이고, 친절한 이웃집 세 자매와 둥글게 둥글게 살 것 같은 아빠, 그리고 아빠의 친구인 점보(키가 엄청나게 커서 점보라고 불린다. 본인 말로는 기린이 조상이라나 뭐라나)와 같은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가득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즐거워지는 만화였다. 각 캐릭터들의 관계나 앞으로 밝혀진 요츠바의 출생의 비밀(?)과 같은 부분이 궁금해지는 만화. 기존에 <아즈망가 대왕>을 즐겁게 보셨던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츠바에게 얼핏 치요와 오사카가 보이는 것은 나 뿐인가?!) 아, 또 어린 아이들의 엉뚱한 행동에 꾸미지 않은 즐거움을 느끼는 분들도 좋아할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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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인터넷 수능 영어 독해연습 1 - 2007
한국교육방송공사 엮음 / EBS(한국교육방송공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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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어 독해 문제집을 찾아보다가 가격도 저렴하고 ebs니까 믿음도 가서 구입하게 된 교재예요. 수능을 보는 입장이 아니라 난이도는 잘 모르겠지만 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가 적당히 섞여 있어서 독해 실력 쌓기에는 좋은 것 같네요. (수능 관련 카페에 가보니 어렵다는 평들도 있네요. 1~3등급 정도 되는 학생들이 보기에 괜찮을 것 같네요)

  유형별로 대개 1~2강씩 구성되어 있어서 특정 유형에 취약하다면 연습이 될 것 같고, 한 번씩 쭉 풀어보면서 내가 어떤 유형에 약하구나라는 걸 파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취약한 부분에 대해서 100프로 보완하기에는 문제수가 적어서 아쉽지만요. (1강에 5문제씩 들어가있어요) 각 강이 끝날 때 문법적인 부분에 대해 간략하게 짚어주고 있어 그 부분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답지도 따로 분리되는 방식이라 공부할 때도 편하네요. 

  문제수가 적은 게 아쉽긴 하지만 가격도 괜찮고 문제도 괜찮은 편이라 다 풀고 나면 독해연습 2도 살 생각이예요. 얼마 안 남은 수능을 앞두고 독해실력을 업!하겠다는 수험생들이나 저처럼 다른 수험때문에 영어 독해가 필요한 분들께 괜찮은 교재인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무료로 강의도 들을 수 있다고 하니 잘 이해가 안되면 강의를 들으며 보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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