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실의 바다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9월
절판


병사는 기다리는 것이 일이라고 한다.
싸우는 것이 일이 아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대부분이다. 영원처럼 느껴지는 시간을 계속해서 기다린다. 그 전쟁에서는 특히 더 그랬던 것 같다. 하긴 그것은 병사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거의 대부분이 기다림이다. 날이 밝기를 기다리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버스를 기다리고, 물이 끓기를 기다린다. 성실하지 못한 애인의 전화를 기다리고, 따분한 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고객이 잊어주기를 기다린다. 남편과 아이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고개를 움츠리고 경기가 호전되기를 기다린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린다. 그 앞의 순간의 섬광이 있는 것이다.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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