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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의 문화사
도둑연구회(와타나베 마사미 외) 지음, 송현아 옮김 / 이마고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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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둑의 문화사. 왠지 제목부터 뭔가 끌리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것처럼 이 책은 도둑의 문화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먼 옛날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로부터, 마릴린 먼로의 팬티를 훔친 도둑, 성인의 유골을 훔친 도둑, 시체를 이용해서 협박을 하는 사람 등의 문화사적 이야기를 도둑문화연구소라는 곳에서 각 챕터에 대한 이야기를 한명씩 담당하여 전개해가고 있다.

도둑질은 어떻게 보면 우리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남의 물건을 슬쩍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고 (고의던 아니던) 사기나 살인등의 다른 범죄와 비교해볼때, 도둑질은 비교적 친숙하다. 이와 같은 도둑질은 프로메테우스로부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도둑질은 어느 나라에서나, 어느 시대에서나 굉장히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의 도둑의 모습, 그리고 그로 볼 수 있는 문화적인 모습들. 이러한 모습이 잘 조화되어 흥미롭게 쓰여져있었다. 그리 딱딱하지도 않은, 흥미위주의 문화서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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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 증보판 리라이팅 클래식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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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근래에 들어 수업시간에 연암 박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연달아 들은지라, 초보 국문학도의 호기심에 의해 집어든 책. 그리고 의외의 수확이랄까.굉장히 만족한 책.

  이 책은 열하일기를 해석해주는 해석판은 아니다. 오히려 열하일기를 통해서 느껴지는 연암 박지원에 대한 고찰이랄까. 사실 그동안 연암의 초상화를 봤을 때는 굉장히 무섭게 생겼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까, 실은 연암은 굉장히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사람이랄까. 그간 내가 느껴온 것과는 왠지 다른 느낌. 문체반정에 핵심에 놓여있었으면서도 재치있게 피해온 그의 재담이나, 사촌의 도움으로 비공식적으로 가게 된 중국에서의 그의 행동들은 정말 유쾌하다. 보론에서는 연암과 다산을 비교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분명 연암과 다산은 동시대 인물로, 둘 다 18세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연암과 다산의 지향점은 달랐고, 둘의 문학 방식도 달랐으며, 또한 둘은 서로를 견제하긴 했으나(책을 읽으면 연암이 과연 다산을 견제했을까 싶지만), 서로 비난은 하지 않았던 묘한 경쟁자들이었다랄까.

 여튼, 열하일기를 곳곳에 발췌해놓아서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도 없었고, 열하일기라는 문헌 자체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열하일기를 통해서 본 연암이 목적이라서 그랬는지, 연암이란 인물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제목 그대로 웃음과 역설은 연암에게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어쨋든간에, 이 책은 내 생각과는 다르긴 했지만, (난 그저 열하일기를 좀 쉽게 써놓은 책이려니 했다) 그래도 읽고 나서 열하일기에 더 많은 관심이 생겼으니, 오히려 다행인건가? 책 뒤에 나온 더 읽어볼만한 책들도 하나같이 관심가는 책들이고.. 여튼, 오랜만에 그리 어렵지 않은 괜찮은 인문학 도서를 한권 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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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미숙, 몸과 우주의 유쾌한 시공간 '동의보감'을 만나다
    from 그린비출판사 2011-10-20 16:59 
    리라이팅 클래식 15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출간!!! 병처럼 낯설고 병처럼 친숙한 존재가 있을까. 병이 없는 일상은 생각하기 어렵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 역시 살아오면서 수많은 병들을 앓았다. 봄가을로 찾아오는 심한 몸살, 알레르기 비염, 복숭아 알러지로 인한 토사곽란, 임파선 결핵 등등. 하지만 한번도 병에 대해 궁금한 적이 없었다. 다만 얼른 떠나보내기에만 급급해했을 뿐. 마치 어느 먼 곳에서 실수로 들이닥친 불...
 
 
 
비슷한 것은 가짜다 - 연암 박지원의 예술론과 산문미학
정민 지음 / 태학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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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표지에도 쓰여져있는 것처럼 연암 박지원의 산문을 통해서 그의 예술론과 인식론, 인생론 등을 정리한 것이다. 지난번에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만나본 연암에게 호감을 품고, 원래 인문서적은 그다지 읽지 않지만 큰 마음을 먹고 집어 들었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연암의 산문을 예로 들면서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보여줬다. 책을 읽으면서 왜 책의 제목이 '비슷한 것은 가짜다'일까라고 궁금해했는데, 읽다보니까 연암이 한 말 중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정확한 대화는 책을 반납해 버린 관계로 그저 대략의 요점을 얘기해보면, "비슷한 것은 원래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비슷한 것은 같지 않음이고, 그것은 비슷하긴 하지만 원래의 것과는 다른 가짜라는 것이다. "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알다시피 연암은 그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문체를 사용하여 문체반정을 일으킨 정조로부터 반성문을 쓰는 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는 옛 것과 비슷한 문체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혹은 왕의 명령을 거스리기는 힘들었을테니) 반성문을 쓰긴 했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문장이란 옛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닌 옛 것을 바탕으로 두되, 새로운 것을 가미하여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즉, 법고창신의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법고창신은 온고지신과 비슷한 의미) 이 책에서 연암은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연암은 마치 다양한 역할을 맡은 배우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연암이 더 매력적인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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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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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학기 '국문학의 이해' 시간에 교수가 몇 번이나 언급해서 한번 읽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동안 번번이 대출중이라서 못 읽고 있었는데, 이제야 서가에 꽂혀있길래 잽싸게 빌려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이미 몇 권의 책으로 접해본 정민 선생님(교수님이라고 해야되나?)이시다.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미쳐서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국문학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연암 박지원을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생각하고 있던 차였는데, 이 책에서도 연암의 이야기는 빠지지 않고 나왔다. 연암을 비롯하여 다산 정약용, 홍대용, 허균, 박제가 등 이름을 들어봄직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노긍, 김영 등 그동안 알지 못하였던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은 크게 벽에 들린 사람들, 맛난 만남, 일상 속의 깨달음 이렇게 세개의 주제로 나뉜다. 벽에 들린 사람들에서는 그야말로 미쳐야 미친다라는 제목에 걸맞는 사람들이 소개되고 있다. 능력은 뛰어났지만, 그로 인해 주위의 시샘을 받아 제대로 벼슬을 할 수 없었고 결국 빈곤 속에서 죽었던 김영이라던지, 머리는 좋지 않으나 꾸준히 노력하여(만번 이하로 읽은 책은 아예 꼽지도 않고, 만 번 이상 읽은 문장이 36편이었다고 한다.) 결국 뛰어난 시를 지을 수 있었던 김득신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놀랍기 그지없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해나갈 때 나 자신의 능력이 모자란다고 포기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같은 문장을 만번 이상 익힌 김득신은 그런 나에게 노력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학문적으로 뛰어났으나 신분의 제한때문에 남의 답을 대필해주고 결국 귀양을 갔던 노긍의 모습에서는 슬픔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능력은 뛰어나나 결국 벼슬에 오르지 못하고 귀양을 갔던 그. 얼마나 자신의 처지가 안타까웠을까. 두번째 주제인 맛난 만남에서는 조선시대의 지식인들 사이의 우정과 스승과 제자 사이의 관계, 그리고 가족애 등이 나온다. 그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연암 박지원에 관한 일화였다. 연암이 박제가에게 돈을 꿔달라는 편지는 그야말로 이 책의 백미였다. 연암이 보내는 편지나 박제가가 보내는 답장. 그 둘의 내용 속에는 절대 '돈'이라는 단어는 언급되지 않는다. 가장 덜 우회적인 단어가 '공방'쯤 되니 뭐. 얼핏 봐서는 돈을 꿔달라는 말로 절대 안보이는 그 편지가 몇 번 곱씹어보면 돈을 빌려달라는 식이다. 짧은 편지(척독이라 일컫는다)속에 함축된 이야기들은 절제되어 있고, 옛 고사를 인용하여 생각의 여지를 남겨 놓는다. 돈을 빌려달라는 편지도 하나의 작품으로써 존재하는 것이다. 마지막 주제인 일상 속의 깨달음에서도 연암, 다산 등의 인물들의 사상이 잘 나타난다.

 책을 읽고 나서 몇 백년 전의 지식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현재의 삶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자신의 능력, 신분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의 학문을 계속했던 사람들의 모습이나 다양한 형태의 인간관계속에 피어난 정이나 일상 속에의 깨달음은 몇 백년 전의 것이 아닌. 현재에도 적용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옛 것을 안다는 것은 현재를 아는데 큰 도움을 주는 것 같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더불어 사족을 붙이자면, 연암은 갈수록 마음에 드는 사람이다. (생긴건 영 무섭게 생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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