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옷
아멜리 노통브 지음, 함유선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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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기원전 79년 폼페이 멸망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 아멜리 노통. 그녀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은 미래 사람들이 꾸민 일이 아닐까?"라는 말을 하고, 다음 날 예약된 수술로 인해 마취를 하고 깨어났더니 26세기로 납치되어 버렸다. 그녀가 폼페이의 비밀을 알아냈기 때문에. 그 곳에서 그녀의 감시를 맡은 남자이자, 폼페이의 멸망을 이끌어 낸 장본인인 셀시우스와의 독설 섞인 대화를 나누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로 이루어지는 이 책은 아멜리 노통 특유의 독설이 잘 드러나있다. 셀리우스가 설명해주는 26세기의 모습들은 현재의 인류의 모습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예를 들어, 아름다움이 지능지수와 같이 하나의 지수로써 판별이 되고, 일정 지능지수 이상이 되면 도덕성 지수는 희박해진다는 내용들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그러니 폼페이의 수많은 사람들을 화산 폭발로 인하여 죽였지.) 게다가, 26세기의 사람들은 어느 한 종족을 없애기 위해 결정을 하곤 가난한 사람들을 없애버린다. 그들을 보면 죄책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여하튼, 그녀의 상상력에 대해 다시금 감탄을 하면서 점점 더 아멜리 노통이라는 작가에 대해서 주목하게 되는 것 같다. 셀리우스와 아멜리 노통이 벌이는 말싸움과 같은 대화와 그 대화 속에서 드러나는 진리(?)에 빠져들 수 있었다. 책을 놓은 순간에도 더욱 머리 속이 복잡해져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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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테크리스타
아멜리 노통브 지음, 백선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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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멜리 노통의 2003년 작품이자, 그녀의 열두번째 소설인 이 책 속에는 그녀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대결모드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소녀 블랑슈. 그리고 그녀가 대학에 가서 만나게 된 그녀와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진 크리스타. 모든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크리스타가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블랑슈에게 접근함으로써 블랑슈는 16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친구가 생겼다고 좋아하며, 통학시간이 4시간이라는 그녀에게 자신의 집에서 지낼 것을 제의한다. 그리고 함께 살게 된 크리스타와 블랑슈. 함께 살면서 블랑슈는 점점 크리스타의 본질에 대해 깨닫게 되지만, 이미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크리스타의 수작에 놀아나게 된다. 점점 더 파행적으로 치닫는 크리스타와 블랑슈의 관계. 그리고 밝혀지는 크리스타의 실제적인 모습들.
 블랑슈는 내면적으로 크리스타를 공격적으로 대하지만 그 동안의 생활방식으로 크리스타를 공격할 수는 없다. 소극적인 공격을 함으로써 그녀는 크리스타에게 저항하려고 하나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크리스타의 편이 되어버린 자신의 부모, 그리고 학교의 학생들. 그 모든 사람들과의 단절 속에서 블랑슈는 되려 편안함을 느낀다. 고독은 블랑슈의 삶의 본질과도 같은 것이었으므로. 이후, 크리스타의 정체를 밝히려 그녀의 집으로 찾아감으로써 그녀는 좀 더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이윽고 크리스타의 끊질긴 괴롭힘 속에서 블랑슈는 결국 승리한다.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고, 그 자신의 세계속에서 살고 있으나, 다른 사람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 것인지 알고 있는 크리스타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현실 속에서도 수 없이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겉으로만 보이는 양상으로 사람을 판단하기란 얼마나 쉬운 것인가! 여전히 독설적이고, 강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아멜리 노통의 소설. 어찌보면 그녀가 앙테크리스타와 같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녀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일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녀는 아버지가 외교관이어서 어린 시절을 외국에서 보냈고, 그녀의 그런 경험담적인 이야기는 두려움과 떨림에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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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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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2003년에 쓴거긴 하지만 이제 나왔으니..-_-)이자, 130회 나오키상 수상작. 

 흠. 글쎄, 읽고 나서 그동안 읽어온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글케 막 재미있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았다. 뭔가 줄거리에서 크게 빠진것 같고, 단편이 하나같이 좀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소금을 안치고 설렁탕을 먹는 기분이랄까..-_-a여튼 뭔가가 빠진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는 혼자사는 여자처럼 자유롭고, 결혼한 여자처럼 고독하다.'라는 책 속에서의 말이 씁쓸하게 뇌까려지는.. 뭐 글케 매력적으로 다가온 작품은 아닌듯. 사실 약간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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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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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와 레볼루션 NO3, 플라이 대디 플라이에 이어서 읽은 가네시로 카즈키의 소설. 짧은 단편 3편으로 구성된 책으로, 연애에 관한 세 편의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은 모두 죽어버리는 사정을 가진 남자, 그리고 그런 그를 사랑해주었던 여자의 이야기, 20년전에 이혼을 했지만, 그 후로 어떤 여자도 사랑할 수 없었던 남자가 죽은 여자의 유품을 받기 위해서 떠나면서 그녀와의 사랑을 다시 회상하는 이야기,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고 자신의 여자친구를 죽음으로 몰았던 사람을 죽이려고 한 남자의 이야기가 때로는 흥미롭게, 때로는 슬프게 와닿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세 편의 연애소설이다. 다만, 그 사랑 이야기를 가네시로 카즈키답게 표현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소설이다. 가네시로 카즈키의 작품을 하나씩 접하면서 그의 매력에 젖어드는 것을 느낀다. 그가 다음번엔 어떤 새로운 작품으로 날 즐겁게 해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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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읽는 노인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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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고 뭔가 노년의 로망스를 생각한다던지, 사랑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이 책은 읽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책은 칠레 출신의 작가인 루이스 세풀베다의 소설로 이 책으로 그는 각종 문학상에서 수상을 하며 한번에 세계적인 작가로 떠오르게 됐다.

이 책에 등장하는 노인은 책의 제목 그대로 연애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두 사람이 사랑을 하고 시련을 극복하면서 사랑을 쟁취해가는 과정을 읽는 것이 그의 유일한 취미이다. 그런 그는 젊었을때부터 아마존 밀림에서 살아서 원주민은 아니지만 원주민에 가까운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다. 즉, 자연과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런 그가 살고 있는 마을에 아마존에서 사냥을 하기 위해서 들어온 수렵꾼이 등장하고, 한마리의 암살쾡이에 의해서 그 수렵꾼들이 살해당하게 되자, 마을에서 다른 사람에게는 모두 무시받고 있는 읍장의 요청으로 그는 암살쾡이를 없애기 위해서 숲으로 들어간다.

극중에 등장하는 치과의사에 입을 통해서 날카롭게 비판되는 정부의 모습이라던지, 자연을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그것을 또 파괴할 수 밖에 없는 노인의 모습, 그리고 뚱뚱하게 살은 찐데다가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고집대로 밀고 나가는 읍장의 모습. 이러한 개개의 인물들의 모습에서 작가가 비판하고자 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작가가 지향하는 바가 드러난다. 마지막 부분의 암살쾡이와의 싸움에서 왠지 마음이 뭉클해지는 건 자연의 파괴에 대한 아픔이 아니었을까? 아, 그리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주어지는 내용에 아마존 밀림에서의 생활이나 환경요소들을 간단하게 설명해놓아서 흥미롭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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