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대한 관심도 별로 없고, 당연히 카레이싱에도 별다른 관심이 없기에 픽사에서 새로 '카'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 주저주저했다. 하지만 최고의 CG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온 픽사가 이번엔 과연 어떤 영상을 선사해줄까하는 기대감에 보게 된 영화.

  피스톤 컵 챔피온쉽에서 최고의 루키로 인기를 끈 라이트닝 맥퀸. 하지만 그에게는 오직 승리만이 목표이고, 카레이싱은 혼자서 하는 원맨쇼라고 생각하고 그를 도와주는 사람들을 싹 무시한다. 그런 그가 경기를 위해 캘리포니아로 가던 중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이제는 지도에도 실리지 않은 '래디에이터 스프링스'라는 마을에 가서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는 벌로 그가 망가뜨린 도로를 복구하기 시작한다. 촌스럽기만 한 이 동네에서 고물 자동차들을 만나게 되는 라이트닝 맥퀸. 그는 그 곳에서 그에게 없었던 '친구'와 '삶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게 되는데...

  빠르게만 변해가고 목표를 향해 끝없이 달려가는 사람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도 이 영화 속에 우승을 향해 달리는 레이싱카들과 다를 바가 없어보인다.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서 더러운 수법도 서슴지 않는 힉스. 사실 그의 모습은 우리의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상이 아닌가. 조금 잘 나간다고 으쓱거리는 라이트닝 맥퀸의 모습도 그렇고. 영화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한 박자 천천히 경치를 즐기며 친구들과 살아간다면 좀 더 괜찮은 삶일텐데와 같은 감상을 불어넣어준다. 게다가 이런 교훈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불어넣어주기에 이 영화는 어른이나 아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영화로 발돋움한다.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정교할 수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영화 속에 자동차들의 표정이나 재질같은 디테일 등은 실사와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림으로 표현된 자연의 모습도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였고. 그 뿐 아니라 그 스피드감이란! 직접 카레이싱을 본 적이 없었지만 이 영화 속에서는 정말 손에 땀을 쥐는 박진감넘치는 승부가 아니었나 싶다. 이제 정말 애니메이션은 더이상 아이들만 보는 영화가 아니라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영화.

  덧) 카레이싱에 문외한인 나도 알 정도로 유명한 슈마허가 마지막에 등장하는 부분도 꽤 센스있어보였다. 이 외에 실제 카레이싱 계의 스타들이 단역 더빙에 참여하기도 했다니 카레이싱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보는 재미 뿐만 아니라 듣는 재미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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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8-05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아이들만 보내놓고 차 마시며 책 읽으려고 했는데 님의 멋진 페이퍼를 읽고 저도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매지 2006-08-06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말부에는 물론 교훈적으로 끝나지만 재미는 쏠쏠했어요^^ 같이 보여도 좋을 것 같아요^^

해리포터7 2006-08-06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영화 참 좋았답니다.그리고 앞으론 꼭 더빙말고 자막을 봐야지 하고 결심한 영화이기도 하구요..아가들이 넘 시끄러워요ㅠ.ㅠ

이매지 2006-08-06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해마다 해리포터 볼 때마다 괴로웠어요 ㅠ_ㅠ 해리포터는 자막이라도 아이들의 압박이 ㅠ_ㅠ

반딧불,, 2006-08-06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무자막으로 보다가 포기하고 영화관 가려구요ㅠ.ㅠ;

이매지 2006-08-0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저한테 자막파일 있는데. 그거라도?

2006-08-07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06-08-07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 반디님 / 아. 다행히 2장짜리로 가지고 계셨군요^^ 금방 메일이 확인되서 깜짝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