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소피, 대체 나는 뭐가 문제인 걸까? 내가 너무 까다롭니? 나는 그저 결혼하기 위한 결혼은 싫어.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사람, 혹은 더 나쁜 경우에는 침묵을 나눌 수 없는 사람과 함께 남은 인생을 보내는 것보다 더 외로운 일은 없다고 생각해. -18~9쪽
바로 그 점이 제가 독서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작은 관심 하나로 책 한 권을 읽게 되고, 그 책 안에서 발견한 작은 흥미 때문에 그 다음 책을 읽게 되고, 거기서 찾아낸 것 때문에 또 다시 다음 책을 읽게 되는 거죠. 그렇게 해서 독서는 기하급수적으로 진행됩니다. 거기에는 가시적인 한계도 없으며, 순수한 즐거움 외에는 다른 이유도 없습니다. -25쪽
놀라웠던 것은,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놀라운 것은, 서점을 서성거리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가 어떤 책을 찾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점이에요. 그들은 그저 서점을 둘러보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아떨어질 만한 책을 마주치게 되기를 바라는 거죠. 출판사에서 써 놓은 자화자찬 광고를 신뢰하지 않을 만큼 똑똑한 사람들이라면 점원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하겠죠. (1) 무엇에 관한 책인가? (2) 당신은 이 책을 읽어봤는가? (3)읽을 가치가 있는가?-34쪽
그때 나는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했어요. (사랑에 빠졌다는 생각, 그게 바로 비참한 점이죠.)-49쪽
하지만 책이 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고자 하신다면, 앞서 얘기했듯 저에게는 단 한 권의 책이 있습니다. 세네카입니다. 세네카가 누군지 아십니까? 그는 로마시대의 철학자로 가상의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서 앞으로 남은 인생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얘기했습니다. 어쩐지 지루할 것처럼 들리겠지만, 그가 쓴 편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상당히 재기가 넘칩니다. 글을 읽으면서 웃을 수 있다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16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