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적응을 해가면서 느끼는 것은 눈을 키워야 한다는 것. 단순히 주어진 원고를 기계적으로 편집해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이해하고, 원고에 걸맞게 내지 구성을 하는 것 등 편집은 정말 능동적인 작업인 것 같다. 하면 할수록 정말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고전문학전집과 씨름하고 있으면서도(이거 정말 올해 4월에는 10권 나와야 하는데;;) 덥썩 새 원고 하나를 받았다. 거의 텍스트만 빼곡한 고전과는 달리 자기계발서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어떻게 포장하느냐도 관건인 듯. 나 혼자 하는 건 아니고 일단 일정상 pc교, 초교 정도까지 보고 팀장님이 마무리하실 듯 싶은데, 일러스트를 넣으실 생각이신지 괜찮은 일러스트가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모던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일러스트를 찾고 계신 듯한데, 이리저리 뒤져봐도 딱 이거다 싶은 일러스트가 없다.

요새 <서포만필>을 마지막 작업을 시작했는데, 그동안 작업했던 고전 중에서 최고난이도가 아닐까 싶다. 중국 고사나 공자, 맹자 같은 부분에 쥐약인지라 한 챕터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속도가 안 나간다. 하루이틀 책 몇 권 읽는다고 교양이 채워질 리는 만무하고, 앞으로 어차피 고전 계속할 꺼니까 꾸준히 이 분야도 공부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이 와중에 기획서도 해보겠다고 이런저런 아이템을 물색중인데, 이 역시 딱히 마땅한 게 없다. 괜찮을 것 같은 아이템들은 너무 시장성이 없을 것 같고. 쩝.

어쨌거나, 벌써 일요일 저녁이구나.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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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31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거나, 벌써 일요일 저녁이구나. 하아- 2

이매지 2010-01-31 21:16   좋아요 0 | URL
게다가 1월의 마지막날이로군요 -ㅅ-;;;

무스탕 2010-02-01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월요일 출근시간도 지났고 게다가 2월이에요!!
힘 내시고 쌈박하게 2월 시작하세요~ ^^

이매지 2010-02-01 10:04   좋아요 0 | URL
오늘은 심지어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어요 -ㅅ-;;;;
느릿느릿 밥도 먹고 ㅎㅎㅎ

하늘바람 2010-02-01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글을 읽자니 단행본 출판사에세 정말 피터지게 일한 기억이 나네요. 그땐 왜 그리 도전적이고 전투적이었는지 왜 그리 무서운 게 없었는지 왜 그리 다른 사람들이 한심해 보였는지
넘 욕심이 많아 제가 편집하거나 기획한 책을 들고 신문사를 다녀오겠다고 해서 다녀오고 그담엔 기사가 나고 그 기사들을 스크랩해서 인터넷 서점들에 보내고 회사에서도 홍보하고 개인블로그에도 홍보하고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기사는 났지만 그게 잘 팔리진 못했어요.
잘 팔리는 책은 하늘도 도와야 겠지만 무엇보다 상품성이나 기획성보다 정말 독자를 생각하는 책이어야 했던 것같은 생각을 지금합니다.
지금은 전집 일을 하니 다시 그 단행본의 치열함을 맛보진 못하고 있지만 이매지님 통해서 그리움과 부러움이 묻어나네요

이매지 2010-02-01 10:06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정말 열정적인 편집자이셨군요!
책은 정말 내용만 좋다고 해서 잘 팔리는 게 아니더라구요. 그렇게 묻히는 책들이 얼마나 안타까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