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원장이 바뀌더니 하는 짓거리를 도저히 참기 어렵네요.
큰애 키울때도 정신나간 원장 하나때문에 애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땐 그래도 그 원장이 인간은 덜되었지만, 멍청해서 그냥 넘어갔는데,
이번 원장은 완전히 약아빠진데다가 부모들과 구청 공무원을 갖고 노네요.

...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는 분 계신가요?

1. 원장이 바뀌자마자 약 2달동안 어린이집 공사를 했습니다.
아이들을 어디 다른 공간으로 옮기지 않고, 그대로 두고서요.
그러니까 두달동안 공사를 하고 있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등원시켰습니다.
아내 말로는 공사하기 얼마전에 동의서에 사인을 해달라고 보냈더래요.
아내는 당연히 동의서를 무시하고 사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공사를 시작했고, 하루종일 흙먼지가 날리고,
공사 인부들이 온갖 자재들을 갖고 왔다갔다 하는 어린이집으로
아직 2돌이 채 안된 아기가 등원을 해야했습니다.
당장 그만보내고 싶었지만, 하루아침에 어린이집을 옮길수가 없어서,
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 해당 월령의 아기를 받아주는 어린이집이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이 동네는 유난히 어린이집이 많지만,

죄다 정원이 꽉 차있어서 짧은 기간에 다른 곳으로 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가 원장에게 물었답니다.
어떻게 애들을 있는데 공사를 할 수 있냐고?
원장이 태연하게 답했답니다.
전체 부모들의 70%이상이 동의서를 보내왔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아이들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우리 둘째 녀석은 그 공사 기간 내내 코를 훌쩍거렸고,
계속 감기기운을 달고 있었습니다.
2달이 지나서 큰공사가 다 끝나고 나서야 아이의 코가 낫더라구요.
어린이집은 외양을 완전히 뜯어 고쳤고,
속도 완전히 다 바꾼 모양입니다.

2달동안 매일같이 코를 흘리고 기침을 하는 아기를 등원시키는 일이

죽을만큼 싫었습니다.

이틀이나 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병원에도 데려가야했지요.

밤에는 코가 막혀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자꾸만 깨서 보채고, 잠을 푹 자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최근에 다른 일로 구청 보육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했다가,
이 사실을 알리면서 동의서를 정말 70%이상 받았는지 확인해달라고,
또 70%이상 받으면 그렇게 맘대로 공사를 해도 되는지 물었으나,
담당 공무원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합니다.



2. 공사를 시작한 시점부터 아이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었으나,
아직 어린 아이를 당장 옮길 곳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계속 보냈습니다.
내년 3월부터는 지금 큰애가 다니는 어린이집에도
보낼 수 있는 월령이 되기 때문에 옮기려고 신청을 해뒀습니다.
큰 애는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둘이 한번도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지 못하게 되었네요.
암튼 얼마전부터 자꾸 진급신청서를 써달라고 했는데,
우린 계속 보낼 생각이 없어서 안써줬습니다.
그런데 진급비를 2만원을 내라고 가정통신문에 적혀있었답니다.
규정상 진급비는 1만원까지 받게 되어있습니다.

구청 담당 공무원은 원장과 통화한 후에
원장이 들려준 변명을 그대로 아내에게 들려줬습니다.
뭐 아이들마다 가방이 다 달라서,
안전에 크게 위협이 되기때문에 일괄적으로 바꾸기 위해
가방 값을 더 청구한 거라고 변명을 했답니다.
그리고 방금 그 이유를 12월 9일이었다가 16일로 연기된 행사인
동요부르기 대회에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이 오시면
그때 해명하려는 생각이었다고 변명을 했다고 합니다.

저는 1년넘게 아이를 보내면서 가방이 다른 아이들을 한번도 못봤습니다.
그리고 설령 그 말이 사실이라면 가정통신문에
진급비가 2만원인 이유를 적어줘야 하겠지요.
얼렁뚱땅 그냥 한 아이당 1만원씩 더 챙기려는 수작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미 대부분의 부모들은 2만원을 다 낸 상태입니다.
돈을 내기 전에 정확한 사유를 알려줘야지.
돈은 이미 다 걷어놓고,
한참 후에 그 이유를 설명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3. 최근 몇해전부터 보육료 지원을 받는 가정은
'아이사랑카드'로만 보육료를 결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올해까지 '신한카드'가 독점으로 되어 있었고,
내년부터는 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SK카드 셋중 하나로 바꿀수 있습니다.
무엇을 선택할지는 전적으로 부모의 권리입니다.
그런데 이 원장이 벌써 여러차례 가정통신문을 통해
'우리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니 꼭 우리카드로 변경하라고 안내중입니다.
이건 명백한 위법행위입니다.

아내가 역시 담당 공무원에게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공무원은 원장과 통화 후에 원장은 모르는 일이었다는 답만 받았답니다.

그 원장이 어지간히 약아빠진 인간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담당 공무원도 참 일하기 싫은 모양입니다.
명백한 위법행위가 한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대충대충 일을 하는 걸 보니,
그를 통해 이 상황을 바로잡기는 어려워보입니다.

구청 담당 공무원이 이를 바로잡아 줄 수 없다면,
어디 상급기관에 다시 신고를 해야할까요?
아니면 전화나 팩스가 아닌 정식 절차를 밟아서 신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이를 볼모로 잡고 있는 원장과 싸우는 일은
백퍼센트 부모에게 불리한 일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미 큰애를 키우면서 한차례 겪은 일입니다.
아직 내년 2월까지 2달 반을 더 보내야하는 상황이지만,
도저히 더이상은 이 상황을 그냥 참기가 어렵네요.

방법을 아시는 분이 계시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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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11-12-10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건복지부 아이사랑 홈페이지(www.childcare.go.kr)
메인페이지 -> 열린공간 -> 어린이집 불편신고센터
어린이집 이용불편신고센터 1566-2566

이런데가 그런 기능을 담당하는데 가닐까 싶은데용...
다른 학부모들하고 같이 논의해서 신고하는게 어떨까요.. -_-;; 썩을놈들.

감은빛 2011-12-12 16:57   좋아요 0 | URL
아!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구청이나 시청쪽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쪽이 더 빠를수도 있겠네요.

다른 부모들과의 연계는 사실 거의 불가능합니다.
일단 부모들끼리의 모임 같은게 형성되기 어렵구요.
(어린이집에 늦게까지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은 대부분 여유가 없죠!)
아이를 볼모로 붙잡고 있는 어린이집에 불만을 얘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2011-12-10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12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1-12-10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복잡하게 하실일 있나요.여기 쓰신 그대로를 구청 홈페이지에 올리고 만원한번 내보세요.요즘은 민선 구청장 시대라 민원 한방이면 저런 복지부동 공무원은 아마 한동안 물좀 먹게 될겁니다.

감은빛 2011-12-12 17:0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아직 전화로만 얘기하고 정식으로 민원을 넣은 건 아니니까요.
일단 말씀하신대로 한번 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blanca 2011-12-10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들을 상대로 그것도 보육을 담당하는 기관에서 돈을 내세울 때 심한 역겨움이 들더라고요. 화가 나네요. 라주미한님 말씀대로 학부모들끼리 일단 좀 뭉쳐서 움직여야 일의 진척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개선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은빛 2011-12-12 17:05   좋아요 0 | URL
보육기관들이 잘 파헤쳐보면 더러운 일이 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게 파헤쳐보기가 쉽지 않겠지만요.

부모들끼리 뭉치는 건, 위에 라주미힌님 글에도 답했듯이
쉽지 않습니다. 일부 부모들은 무조건 선생님께 굽히고 들어가야한다고 생각하더라구요.

마녀고양이 2011-12-12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쩜 좋을까요. 아유, 답답해.

감은빛 2011-12-12 17:05   좋아요 0 | URL
네, 답답한 현실이 한두가지가 아니죠!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루쉰P 2011-12-12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 이런 썽것들!! 죄송해요 갑자기 욕이 나오네여. 뭐라도 도와 드리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니.. 아이들 때문에 안절부절하시는 감은빛님을 생각하니 속상하네요. 왜 들 그렇게 사는건지..아주 지랄들을 합니다..

감은빛 2011-12-12 21:51   좋아요 0 | URL
루쉰님. 함께 화를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른 직업도 아닌 어린이집 원장이란 작자가 저런 인간이라는 점이
정말 안타깝고 또 화가납니다!

아이를 돈으로 보는 인간이 정말 무섭고 싫습니다!
 

 

하나. '감은빛'이라는 이름 

'감은빛'이란 덧이름(필명)을 사용한지 벌써 여러해가 지났다. 예전에는 그냥 블로그 이름으로만 사용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 블로그는 그닥 방문자가 많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에, 이 이름으로 사람들과 교류할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온라인 독자 모임에서 본격적으로 이 이름으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이후로 여기저기 카페나 온라인으로 활동하는 곳마다 이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감은빛'이란 이름만 갖고 나를 여성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내 글이 그닥 남성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럴거라고 생각했지만, 이 이름의 느낌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얘길 몇 번 들었다. 그리고 이 이름을 본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감'씨 성에 '은빛'이란 이름을 가진 여성이라는 상상을 했다고 한다. 나는 색깔 이름으로만 생각하고 필명을 지었는데, 실제 존재할 수도 있는 사람 이름이란 사실이 재미있다.
 

비교적 최근에 페이스북에서 '감'씨 성을 가진 분들이 친구신청을 해왔다. '흔치 않은 성씨인데, 반갑다!'는 뜻의 말씀을 건네셨다. 희귀 성씨여서, 같은 성를 발견하고 반가워했을 그분들께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저는 본명이 아닌 필명입니다.'라고 답을 드렸다. 이번 주말에는 영어로 된 이름으로 친구 신청이 하나 들어왔다. 그런데 그 영어를 읽어보니 '감은빛'이라고 읽어야 할 것 같았다.(발음이 조금 애매했다.) 프로필 사진을 보니 젊고 어여쁜 여성분이셨다. 일단 친구를 맺고 그 분이 뭔가 말을 걸어오기를 기다렸다. 아니나다를까 다음 날 곧바로 쪽지를 보내셨다.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요. 진짜 성함이 감은빛 이세요? 저랑 이름이 똑같아서.... 워낙 특이한 이름인데 똑같아서....' 표현은 약간 다르지만 이런 식으로 말을 걸어왔다. 혹시나했는데, 역시나였다.  

 

얼마 전에는 또 어느 모임에서 나보다 더 멋지게 '감은빛'이란 단어를 설명하는 분을 만났다. 그 분 말씀에 의하면 예전에 어느 술자리에서 내가 그렇게 설명했다고 하는데, 나는 전혀 기억이 없다. '칡흑 같이 까만 밤에 문득 달이 떠 올라 그 달빛에 비친, 거울 같은 호수의 수면처럼 광택이 흐르는 검은색이 바로 감은빛이다!' 뭐 이런 식으로 설명을 하셨다. 아무리 술이 취했다해도 내가 이렇게 과장을 덧붙여 설명을 했을 것 같지는 않고, 그 분이 자기 방식으로 해석해서 말씀하신 것 같은데, 어쨌거나 멋진 설명이다.  
 


페이스 북에서는 다른 온라인 공간과는 다르게 많은 분들이 본명으로 활동을 한다. 나는 본명을 쓰지 않아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께 친구 신청을 해도 거절당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쪽지를 보내면 그제서야 '아, 그게 너였냐?' 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암튼 이 특이한 필명 덕분에 재미있는 일이 계속 생기는 것 같다. 앞으로 또 어떤 재밌는 일이 벌어질지 기대된다.
 

 

둘. 다른 이를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  

다른 이를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과연 뭘까?
화려한 말솜씨?
요기조기서 암기한 지식들?
상대의 감정을 알아채는 감각?

어쩌면 세 가지 모두를 갖추고도 누군가를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내가 진정성을 보인다면,
내가 가진 열정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면,
열마디 말 없이도 누군가가 내 생각에 동의해주지 않을까?
 

진정성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그것이 남겨진 숙제이다!

 

 

 

 

 

 

 

 

 

 

 

 

 

<2011_11_10 월계동 아스팔트 방사능 오염 조사 결과 항의 액션>

  

 

 

 

 

 

 

 

 

 

 

 

 

<2011_11_11 홍대앞 거리 홍보 01 - 녹색당> --------- 녹색당 징검다리님 사진

 

오랫만에 대중 홍보 캠페인을 하나 기획, 진행했다.
너무 오랫만에 하는 일이라 도무지 자신이 없었는데,
그래도 그럭저럭 해냈다.

좀 더 참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머리는 회전을 거부한다.
남들이 이미 했던 것들만 자꾸만 맴돈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는 정말 어렵다!
 

아래는 11월 11일 녹색동 홍보캠페인과 씨앗모임(발기인대회)에 대한 딴지일보 기사! 
http://www.ddanzi.com/news/38170.html   

 

그리고 아래는 관심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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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1-15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진정성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진정성을 갖고 유지하는 자체도 어렵지만 보여주는 것도 못지않게 어려운 문제인 듯 해여.

아참, 페이스북에서 저두 감은빛님 봤어요, 그런데 친구 신청은 안 했어요! 아하하.

감은빛 2011-11-16 00:03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께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요.
직접 만나보지 못해서 말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글 쓰신 걸 보면, 진정성이 팍팍 느껴지던데요.

앗! 보셨다면서 왜 친구신청은 안하셨어요?
검색들어가기 전에 신청하세욧! ^^

이진 2011-11-15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신뢰성이나 진정성이 떨어지는 것인가요 ㅠ 친구들이 묻는 것에 대답해도 같은 답인데도 제가 하면 믿지않고 다른 애들이하면 받아들이더라구요. 진정성을 어떻게 보여줄것인가가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아요 ㅠ

감은빛 2011-11-16 00:0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요즘 여기저기서 자주 보이시더니,
드디어 이 누추한 곳까지 왕림해주셨네요. ^^
반갑습니다!

제 질문에 자신있게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거예요.
그만큼 어려운 일이죠.

다락방 2011-11-16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님, 저는 감은빛님의 닉네임을 보면서 이름이 '은빛'인 여성이라고는 한순간도 생각해 보질 않았어요. 그래서인지 이름이 은빛인 여성을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다는게 놀라워요. 그러네요, 이름이 은빛인 여성을 생각할 수도 있겠어요.

전 외려 감은, 빛 이렇게 읽고 이해하고 있었거든요. 뭔가 본인에겐 '감은빛'에 대한 뜻이 있겠지만 그러면서도 저는 빛을 감았다고 생각했어요. 재미있어요. 흣.

감은빛 2011-11-16 13:5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오랫만이네요. ^^
이 글에도 적었지만, 저도 여러 사람들이 저를 여성으로 여긴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고 당황스러웠습니다. 본명으로 착각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감은빛'이란 이름의 여성에게 연락을 받고 보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네요.

예전에 어떤 분이 다락방님과 비슷한 말씀 하셨어요. 빛을 감았다는 의미. 그래서 반대말은 열린빛이냐고 말장난을 하신 분이 계셨어요. ^^

yamoo 2011-11-16 15:42   좋아요 0 | URL
저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다락방님! 감은 빛..이라구요..ㅎㅎ

감은빛 2011-11-17 13:46   좋아요 0 | URL
호오! 야무님도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의외로 많으시군요! ^^

잘잘라 2011-11-16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녹색당은 녹색당으로 이름이 확정되었나요?
색깔있는 이름 말고 다른 이름으로 하면 좋을것 같아요. 녹색당은, 녹색당은, 뭐랄까.. 좀.. 딱 보고 딱 알겠어서 쉽긴한데, 뭐랄까 그래도 좀.. 뭔가 아쉬워요. (요즘 광고에 너무 길들여져서 그렇긴 하겠지만.. ^^;;;)

감은빛,님 이름처럼 알듯말듯 궁금증을 유발하면서도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그런 빛으로!!!(그거 아세요? 감은빛이라는 이름, 한번에 콱 박힌다는거요.^^)

감은빛 2011-11-16 13:54   좋아요 0 | URL
준비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초록당'과 '녹색사회당' 등의 의견들도 제법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 '녹색당'으로 확정이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녹색당 창당준비위원회'로 등록이 되었구요. 아직 정식 정당은 아닙니다. 정당 등록 절차가 생각보다 까다롭더라구요. 힘없는 민중들이 함부로 정치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그렇게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조건이 충족되어 정식 정당으로 등록할 때 한번 더 당명을 결정하는 절차를 거치겠지만, 거의 확실하게 '녹색당'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름은 확실한 상징성과 역사성이 있거든요. 독일이나 프랑스 등 서유럽의 녹색당은 역사도 오래되었고, 현실 정치에서 적지 않은 성과들을 거두고 있으니까요.

어쨌거나 메리포핀스님께서 관심가져주시고 또 의견도 주셔서 고맙습니다!^^

yamoo 2011-11-16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감은빛이라는 의미가 궁금했습니다. 멋대로 해석하신 어느 분의 전언이 멋지군요!

활발히 정치에 참여하고 계신 감은빛님이 존경스럴 따름입니다. 정치는 저에게 있어 너무나 먼~ 일입니다..ㅎㅎ

설득이라...설득은 감응을 이끌어 내는 일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감은빛 2011-11-17 13:49   좋아요 0 | URL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저 위의 과장된 해석보다 훨씬 간결한 표현으로 나옵니다.
'윤기나는 검은색'을 뜻하는 말입니다.
검은색은 무정부주의를 뜻하는 색이구요.
저는 엄밀히 따지면 검은색보다는
붉은색(빨갱이)과 녹색(생태주의)쪽에 더 가깝지만,
무정부주의적인 성향이 있고,
또 무엇보다 어감이 좋기 때문에 이 필명을 쓰고 있습니다.

설득은 감응을 이끌어내는 일이란 말씀에 공감합니다.
어떻게 감응을 이끌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요즘 많습니다!
한 수 가르침을 주시지요!

노이에자이트 2011-11-17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저는 감은빛 님이 남자라는 것을 알겠던데...모르는 분이 많았군요.

감은빛 2011-11-18 18:15   좋아요 0 | URL
그냥 이름의 느낌만 보고 그런 분들도 계시고,
글을 자세히 읽지 않고 그냥 느낌만 보고 그렇게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자세히 읽었다면 제가 남자라는 사실을 알았겠죠. ^^

루쉰P 2011-11-19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전 예전에 어떤 의미인지 여쭈어봤죠. 너무 감은빛님 글을 대충 읽은 분이 많군요. 읽어 보면 술 좋아하시는 데 자제하시며 소설가를 꿈꾸는 NGO 혁명가이자 아이의 아버지이며 부인의 속옷도 빨아주시는 절대 다정남이라는 사실을 알텐데 말이죠.

후와! 저런 퍼포먼스도 하시는군요. 대단하셩, 대단하셩. 전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하는 적극적 용기를 가지지 못해서요. 항상 감탄만 해요. ^^

감은빛 2011-11-24 16:07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도 초기에 몇몇 분들이 여성으로 오해하긴 했지만, 제가 언급한 분들은 대부분 다른 공간에서 인연이 닿은 분들입니다. 그러니 제가 이 공간에 쓴 글을 읽지 못한 분들이 대부분이죠. 루쉰님이 오해를 하게 해서 미안하네요.

오랫만에 다양한 캠페인을 고민중입니다. 어느새 머리가 굳어버렸는지 쉽지 않네요. ^^

순오기 2011-11-20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교롭게 본명이 '감은빛'이라는 분이 계셨군요~ ^^
배우 '감우성'은 본명일까요...

세상을 향한 감은빛님의 발걸음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감은빛 2011-11-24 16:09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댓글 읽고 검색해보니, 본명인지 가명인지 언급이 없네요.
아마도 본명이 아닐까 싶은데요.
저 정말 '감은빛'이란 이름의 아리따운 여성분 연락받고 깜짝 놀랐어요!
그분도 깜짝 놀라신 듯한 느낌을 저도 받았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솔직히 스티브 잡스가 어떤 사람인지 별로 궁금하지 않다. 그저 그가 '맥'과 '아이폰' 등의 기계를 만들어 파는 사람이고, 얼마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외에는 아는 것도 없다. 그가 어떤 사람이든 내 관심분야가 아니기에 알고 싶지도 않았다. 최근 그의 전기가 전세계 여러국가에서 동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책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리고 뒤이어 번역이 엉망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여기까지 들었을때만해도 나는 이 책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냥 그런가보다 싶었다. 그 이후 들었던 두 가지 소식 때문에 새삼 이 책을 검색해보게 되었다.  

하나는 선인세에 대한 소문이었다. '해리포터' 시리즈와 '다빈치 코드' 그리고 '1Q84'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선인세에 대해 무성한 소문이 돌았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선인세 규모에 대한 소문이 돌았다. 말그대로 상상을 초월했다. 대채 어떤 책인지 이제서야 좀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에는 한 사람의 이름이었다. 이 책의 번역논란에서 아는 형의 이름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글을 클릭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몇 개의 글을 주욱 읽었다.

대충 파악한 바로는 처음 이덕하라는 번역가가 오역 의혹을 제기하고 이것이 이슈가 되자 각종 언론이 이를 보도하고 민음사와 이 책의 번역자 안진환씨가 해명을 한 것 같다. 여기에 다시 이덕하씨가 또 다른 오역 의혹을 제기하고 여기에 노승영 번역가가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덕하씨와 노승영씨의 토론이 시작되었다. 거칠게 이해한 바로는 이덕하씨는 최대한 원문에 가까운 번역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노승영씨는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자연스러운 번역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다. 두 사람의 번역에 대한 견해 차이는 좁혀질 수 없는 부분이기에 비생산적인 토론을 이어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어보인다. 그래서 노승영씨가 이덕하씨에 번역비교를 제안했다. 일정분량의 같은 글을 번역해서 서로의 번역을 비교해고, 이를 통해 서로의 입장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해보기 위한 의도였던 것 같다. 문제는 이를 받아들인 이덕하씨가 이것을 일종의 '번역 배틀'처럼 포장해서 다음 아고라에 올린 것이다. 제목도 아주 그럴듯하게 '나는 번역가다'라고 붙여 놓았다. 

이덕하라는 분은 처음부터 오역을 지적했을 때부터 이런 태도였던 것 같다. 그가 유명세를 타기 위해 일부러 이런 일을 벌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그는 예전부터 꾸준히 다양한 책들의 오역을 지적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에서 단정적인 말투와 자신과 다른 견해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 등을 통해 마치 고의적으로 유명한 책을 공격하여, 자신이 유명해지고 싶은 사람인 것 처럼 보인다.(그렇게 오해할만한 소지가 충분히 있다!) 그에 반해 노승영씨의 차분한 글은 확실히 예의를 갖추고 있고, 다른 사람의 견해도 인정하며, 설득력도 있다. 두 사람의 번역이 나오고 나서 실제로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번역의 방식은 정답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나름의 장단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것을 마치 승과 패가 존재하고, 옳고 그름의 잣대로 판단하려는 방식은 이해하기 어렵다. 

어쨌거나 이 두 사람의 글들을 주욱 읽으면서 번역이란 작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한때 나도 번역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주위에 전업 번역가가 몇 분 있어서 더 그런 생각을 구체적으로 해봤다. 결국 나는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그리고 부족한 외국어 실력 때문에 시도도 안해보고 포기했지만, 어쨌거나 지금도 번역이란 일에 관심은 많다. 저 위에 언급한 해외에서 이미 유명했던 책들(그래서 출간되기 전부터 이슈가 되고, 출간되자 마자 베스트셀러가 되는)은 거의 대부분 번역 논란에 휘말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도 '해리포터' 시리즈와 '다빈치 코드'의 경우 출간되었던 당시에 오역을 여러개 찾아내고 번역자와 출판사를 욕했던 기억이 난다. 누가 하더라도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일이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번역자가 스스로의 능력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역할을 해준다면, 그를 더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차원이 아니라 대리 번역(마시멜로 이야기 건은 애교에 가깝다.)이나 자질 미달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번 경우는 그런 납득하기 어려운 성질의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아직 책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번 논란에 대한 글들을 주욱 읽으면서 이 책의 경우 번역 자체에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따라서 리콜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일부 독자들의 요구는 이해하기 어렵고 실현될 가능성도 없어보인다. 원문에 쓰인 단어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한 번역가의 태도가 재미있는 현상을 낳았다. 덕분에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지인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이덕하씨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아래는 이번 번역 논란에 대한 글들

<『스티브 잡스』 오역 논란을 촉발한 초보 번역가 이덕하입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9&articleId=664910 

 
<번역가 노승영입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9&articleId=665073 


<번역가 노승영 씨는 원저자와 독자 위에 군림하려고 하십니까?>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9&articleId=665801&RIGHT_DEBATE=R10 


<번역 비교를 제안합니다>
http://cafe.daum.net/Psychoanalyse/Glqj/417  

 

 <『스티브 잡스』번역 관련 민음사의 공식입장입니다.>
http://cafe.naver.com/minumsa/18955 


<『스티브 잡스』번역자 안진환입니다.>
http://cafe.naver.com/minumsa/18956  

 

나는 번역가다: 노승영 vs. 이덕하 --- 예고편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9&articleId=666715&RIGHT_DEBATE=R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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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말 많고 탈 많은 <스티브 잡스> 전기 : 선인세 그리고 번역 오류
    from 행간을 노닐다 2011-11-04 19:04 
    를 주문 했다. 열풍(?)이 지나면 구매하려 하였는데 과 같이 주문했다. 독서일기가 며칠 걸려 다음주 초에나 올 것이다. 독서일기6은 절판이다. 반디에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같이 주문했다. 독서일기 때문에 잡스를 주문 한 것이다. 책이 좀 팔리니 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아마도 배가 안픈 사람이 많은가 보다. 책에 대한 선인세도 논란이 되고 있다.(스티브 잡스에 대해 비판적인 나) 선인세는 금액의 액수가..
 
 
귀를기울이면 2011-11-04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있던 주제입니다. 이덕하씨 글을 보고 한 마디 하고 싶었는데 아직 저 책을 도입부까지밖에 읽지 못해서 참견은 못했죠. 사실 이덕하씨가 지적한 대로 다시 번역해 보니 저에게는 '읽고 이해하기 힘든' 번역이 나오더군요. 어쨌거나 말씀하신대로 책의 번역이 납득하기 어려운 큰 수준은 아닌듯 합니다. 민음사 카페에 가보니 성경에 준하는 책이라며 단어 하나하나 그대로 번역 해야한다는 분도 있던데 성경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같기도 한데다가, 그 정도 열정이면 (모르면 배워서라도) 원서를 봐야 맞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은빛 2011-11-07 15:42   좋아요 0 | URL
이덕하씨의 주장이 일리있는 부분도 없지않지만,
대개는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음사 카페 댓글들 저도 읽었어요.
특히 그 성경 어쩌고 하는 댓글들 너무 웃겨서 읽기 힘들었습니다. ^^

노승영 2011-11-06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은빛… 트위터에서도 보기는 했는데 내 후배였어? 누군지도 모른 채 맞팔하고 있었는데. 쪽지 한번 보내주라.

감은빛 2011-11-07 15:43   좋아요 0 | URL
형! 어떻게 여길 들어왔죠? 신기하네요. ^^

yamoo 2011-11-09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헌책방에서 아주 싼 가격에 나오지 않는 이상 안 살 확률 100%에요..
대형서점마다 엄청 쌓아 놓고 팔더라구요~ 그니까 더 사기 싫은 거 있죠..--;;
서점에서도 한 몫 단단히 챙길 모양입니다. 최고 가판대에다가 쌓아 놓고 선전 열라 하면서 파니~ 몰루던 사람도 시선이 갈 정도입니다..ㅎ
김난도 선생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도 좀 그렇게 팔면 어디가 덧나는지...입소문으로 베스트1위 됐죠~

잡스 전기는 너무 띄워주기 하는 거 같아 좀 거시기해요~

감은빛 2011-11-13 23:51   좋아요 0 | URL
네. 서점가보니까 완전히 탑을 쌓아놓았더라구요.
예전에도 큰 출판사들이 베스트셀러로 띄우려는 책들의 경우,
탑을 쌓아놓은 걸 본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저도 야무님과 비슷한 성향이어서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그렇게 파는 걸 보면 더 사기 싫어집니다.

이 책은 제 취향이 아니어서 아마 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1-11-14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처음 원본이 쪽으로 건네져, 쪽 번역을 했다고 해서도 문제가 되었었죠.
저는 이번 일이 번역가들의 처우에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닌, 발전을 하고 진일보 하는 계기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싶습니다~^^

감은빛 2011-11-15 17:47   좋아요 0 | URL
네, 원고가 파일형태가 아닌 페이퍼로 몇 십쪽씩 여러차례 전해졌다고 들었습니다. 문제는 애초에 번역 오류를 지적한 이덕하씨의 지적은 그것과는 별로 상관이 없다는거죠. 초보번역가를 자처하는 그 분은 매우 심각하게 읽기 어려운 지경의 직역만을 제대로된 번역이라고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입장에서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번역가들은 몇몇 유명한 분들을 제외하고 무척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앞으로 차차 좋아져야겠지요.

양철님, 오랫만에 뵈어서 무척 반갑습니다! ^^
 

 

하나. 체력 고갈 

요즘 유난히 모기가 많은 것 같다. 여름에도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모기가 많은 걸까? 모기를 잡으려고 손을 휘두르면 10번에 9번은 헛손질이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역시 나이를 먹어간다는 증거란 말인가. 시신경과 팔 근육이 예전만 못하단 뜻일까? 페이스북에 이 얘기를 올렸더니, 고맙게도 한 이웃분이 '모기가 더 빨라졌을수도 있다' 고 말씀하셨다. 내 눈에도 요즘 모기는 유난히 느리게 보이는데, 얼굴 한 번 본적 없지만, 이런 위로의 말씀이 무척 고맙고 힘이 된다. 

여하튼 요즘 체력이 딸리는 것을 확연히 느낀다. 지난 주 평창으로 출장을 갔다가 같이 간 동료랑 함께 술을 마시는데,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나를 보고 그 친구가 '너 체력 좋다. 아직도 쌩쌩하다!'고 그랬지만, 그건 술마실때만 해당되는 얘기다. 게다가 술마시는 체력도 이젠 정말 예전만 못하다. 예전에는 며칠씩 연속으로 새벽까지 술을 마셔도 좀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버틸만했는데, 요즘은 그렇게 연속으로 마시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할 정도다. 아무리 피곤해도 밤늦게 집에 들어와서 집안일이 안되어 있으면(예를들어 설겆이나 분유병 삶기 등) 해놓고 잠들었는데, 그것도 요즘은 도저히 못하겠다. 이건 환절기라서 겪는 일시적인 현상일까? 노화에 따른 영구적인 현상일까? 궁금하다. 

 

둘. 상상력 고갈 

요즘 '너무 진부하다.', '판에 박힌 얘기를 한다', '그런 뻔한 얘기를 뭐하러 하냐' 등의 소리를 자주 듣는다. 아, 이것도 예전에는 절대 이렇지 않았는데! 기발하다거나, 창의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름 독창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요즘은 그런 말을 통 듣지 못하고 있다. 아니 남의 얘기만 탓할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그렇다. 뭔가 글을 하나 쓰려고 해도 그럴듯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뭔가 좀 더 새롭고, 좀 더 신선한 글감이나 주제를 찾고 싶은데 늘 뻔한 이야기만 생각난다. 상상력이 딸린다. 저절로 의기소침해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요즘은 나란 인간에게 상상력이란 게 있기나 한가 싶을 정도로 상상력이 고갈되었다. 이것도 나이 탓으로 돌릴 것인가? 모르겠다. 

 

셋. 열정 고갈 

이건 앞의 두개와 연결되는 현상인 것 같은데, 체력도 안되고, 상상력도 딸리니까 자연스레 어떤 일에 대한 열정이 없어졌다. 뭔가 하나를 붙잡고 늘어지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하고, 끈질기게 그 일을 추진해나가던 예전의 내 모습은 더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맨날 여유가 없다. 시간이 없다. 바쁘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가며 하고 싶은 일들과 해야할 일들을 자꾸만 피하려고 든다. 지금의 내 모습은 예전의 내가 가장 싫어하는 모습이었다. 그저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뭔가 하고싶은 일도 못하고, 뭔가 새로운 자극이 되는 일도 없고, 그저 그렇게 하루 또 하루를 보내는 모습. 

이렇게 생각이 드니, 무척 우울해진다. 딱히 뭔가 기분 나쁜 일도 없고, 기분 좋은 일도 없다. 어떤 변화의 계기가 필요할 것 같다. 그게 어떤 일이 될지는 모르겠다. 뭔가 새로운 일이 생기기를 기대해본다. 

 

갖고 싶은 책은 늘 많지만(보관함에는 벌써 수백권의 책이 쌓여있다.) 책상위에 쌓여있는 산더미 같은 책들을 떠올리며 늘 책 구매를 자제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정말 꼭! 갖고 싶은 책이 생겼다. 그런데 책값이 엄청나다! 그야말로 후덜덜이다. 일단은 보관함에 담아둔다. 아내의 눈치를 봐가며 적당한 시기에 질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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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1-03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영구적 현상이요
2번, 나이 탓이염
3번, 그것두 세월 탓이요

라고 대답한다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방금 책 확인하고 왔는데, 책 가격이 정말 후덜덜하군요.
아흑, 나아쁜 감은빛님, 저도 저 책 가지고 싶어졌단 말입니다!

감은빛 2011-11-07 15:37   좋아요 0 | URL
모두 다 세월 탓이고 나이 탓이군요. 흑흑 ㅠ.ㅠ
책 값이 정말 후덜덜이죠! ^^
죄송합니다!

잘잘라 2011-11-03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나아쁜 감은빛님, 저두 ... 말입니다!!! ㅎㅎ

감은빛 2011-11-07 15:37   좋아요 0 | URL
죄송합니다! ^^

yamoo 2011-11-04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아직 모기는 안보입니다.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어요.ㅎ
운동을 해 보심이...체력 고갈에는 잘 먹고 운동하는 것이 장땡이더군요~ㅎ
2. 상상력 사전 같은 걸 보심이...
3. 충전이 필요할 듯 싶어요.

아, 저도 방금 책 값 확인하고 후덜덜 했습니다...ㅎㅎ 넘 비싸서 전 패쑤~~

감은빛 2011-11-07 15:38   좋아요 0 | URL
와! 모기가 없다니 엄청 부럽습니다.
어느 동네 사시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엄청 높은 고층 아파트 사시나요?
높은 층에 사는 분들 얘기를 들으니
거기까지 모기가 올라오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간혹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모기가 전부라고 하던데요.

yamoo 2011-11-07 22:11   좋아요 0 | URL
그냥, 단독주택인데요, 지대가 높다보니 모기가 별로 안보여요~
특히 올해는 별로 못봤어요. 저, 모기 날라댕기면 환장하거든요~ 약 뿌리고 별 난리를 다쳐요~..근데, 아직까지 안보이니, 살거 같아요..ㅎ
 
코끼리는 아프다 -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코끼리에 대한 친밀한 관찰
G. A. 브래드쇼 지음, 구계원 옮김 / 현암사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왜 코끼리가 아픈 걸까? 궁금했다. 육중한 몸과 두터워보이는 피부 덕분에 코끼리와 아프다는 단어는 쉽게 연결 되지 않는 이미지다. 제일 뒤에 실린 옮긴이의 말에는 책의 제목이 <코끼리는 슬프다>라고 되어있다. 아마도 이 제목이 기획과 편집과정 내내 불린 제목이고, 마지막에 제목을 바꾼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책의 원제는 무얼까 궁금했다. 찾아보니 <Elephants on the edge>라고 되어있다. ‘on the edge’를 뭐라고 해석해야 매끄러울지 잘 모르겠지만, ‘위기의 코끼리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린 시절 코끼리를 실제로 본 적이 있는지 없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몇 번쯤 동물원이란 곳을 가본 적이 있다. 호랑이나 악어를 본 기억은 선명하게 난다. 아마 거기에 코끼리도 있었을 법한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코끼리를 실제로 본 유일한 기억은 신혼여행에서였다. 아내와 나는 제주도에서 버스관광을 했는데, 이 버스가 자연경관이 뛰어난 곳만 데려가는 게 아니라 종종 무슨 공연장이나 쇼핑시설 같은 곳으로도 데려갔다. 그 중 한 곳에서 코끼리 쇼를 보여줬다. 그때는 거대한 덩치의 코끼리가 보여주는 다양한 묘기에 눈이 팔려 웃고 즐겼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코끼리들이 무대 밖에서 겪었을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은 죄책감이 느껴진다. 지금도 전 세계 수많은 도시와 관광지에서 코끼리들은 감금과 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코끼리도 인간처럼 자아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인간의 폭력에 노출되었던 코끼리들이 보이는 다양한 이상행동을 모두 정신질환과 연결해서 설명하고 있다. 코끼리들은 자연 상태에서 가족과 무리와 함께 작은 사회를 이루어 평화롭게 살아간다. 이들은 초식동물이기 때문에 이유 없이 다른 동물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코뿔소들이 젊은 수코끼리들에게 공격당해 죽는 일이 반복되고 있단다. 왜 코끼리가 코뿔소를 공격해서 죽였을까? 한편 한 중년의 암코끼리는 자신의 생명에 위협이 될 자해행위를 반복하고 다양한 이상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고 한다. 생물이라면 본능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행위를 피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자해행위를 지속하는 코끼리라니!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로 설명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말을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해 이번에 찾아봤다. 말그대로 심각한 외상을 입은 후에 받게된 스트레스 덕분에 다양한 정신적 장애가 생기는 증상이었다. 그럼 코끼리들은 어떤 심각한 외상을 입었을까? 이 책의 5장에는 다른 책에서 인용한 코끼리 도태작업(코끼리의 수를 일정하게 조절하기 위해 죽이는 작업)모습이 아주 끔찍할 정도로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경험이 풍부한 사냥꾼들은 3명이 1분 안에 98마리의 코끼리를 죽인다고 한다. 이런 학살의 과정에서 어른 코끼리들은 모두 죽고, 겨우 살아남은 어린 코끼리들은 다른 동물원이나 다른 나라로 팔린다. 여기서 살아남은 어린 코끼리들은 평생 그 상처와 충격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제나'라는 이름의 중년 암코끼리의 증상을 'E. M.'이라는 가명으로(코끼리라는 사실을 숨기고) 5명의 정신과 전문의들에게 의뢰했다. 그 결과 5명 모두 'E. M.'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진단했으며, 치료계획도 비슷했다고 한다. 놀랍다! 인간만이 다양한 정신질환을 앓고 사는 것이 아니라 코끼리도 역시 그런 정신질환을 갖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어디 코끼리뿐이겠는가? 동물원에 갇힌 다양한 동물들. 자신의 고향에서 강제로 옮겨진 수많은 동물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고통 받고 있을 것이다!  



이제야 이 책의 제목을 이해할 수 있다. 코끼리는 아프다. 바로 인간이 저지른 무자비한 폭력과 감금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아직까지 아이들을 동물원에 데려간 적이 없는 것 같다. 바쁜 맞벌이 부부에게 동물원 나들이는 쉽지 않은 일이었던 걸까? 만약 아이들을 동물원에 데려갈 일이 생긴다면 저 동물들이 저기 우리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꼭 설명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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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1-10-2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렵으로 죽은 엄마고릴라 옆에서 발견된 어린 고릴라를 동물학자가 길렀는데 나중에 그림을 지적하며 수화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더니 어릴 때 엄마가 총에 맞아 죽은 장면을 재현했다고 하네요.

감은빛 2011-10-24 15:19   좋아요 0 | URL
저런! 그 고릴라가 받았을 충격이 엄청났을 거예요.
영장류에 대해서는 그래도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통해서
지능이나 감성적인 면에 대해 많이 알려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에 비하면 다른 동물들에 대해서는 거의 그런 시도가 없는 것 같구요.

yamoo 2011-10-21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보니, 코끼리가 넘 불쌍하네요~

근데, 코뿔소도 코끼리한테는 지는군요~ 첨 알았습니다..ㅎㅎ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감은빛 2011-10-24 15:2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코뿔소가 코끼리보다 더 쎌 것 같은데.
책에 보면 10년동안 100마리 이상의 코뿔소가 코끼리에 의해 죽었다는 군요.
게다가 이 글에는 인용하지 않았지만,
수코끼리가 코뿔소와 교미하는 장면에 대한 언급도 있습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이죠.

마녀고양이 2011-10-22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끼리 뿐 아니라, 인간으로 인해 힘든 동물들로 인해 마음이 짠합니다. ㅠㅠ

하지만, 동물원에서 우리 속에 갇혀있는게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를 가르쳐주시면
아이들은 동물원을 즐기기는 어렵겠네요. 그럼 동물원에 놀러갈 필요가....
아하하, 이거 어려운 문제인데요.

감은빛 2011-10-24 15:28   좋아요 0 | URL
동물원인지 어딘지 모르겠지만, 어린이집에서 다녀온 얘길 듣긴 했어요.
동물원을 통해 거대한 야생동물들을 실제로 접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요.
하지만 그 동물들이 갇혀있기 때문에 겪는 고통에 대해서도 알려줘야 할 것 같아요.
그러네요. 어려운 문제이긴 하네요.

노이에자이트 2011-10-24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들도 동료의 죽음을 슬퍼하는 감정이 있더군요.코끼리가 죽은 동료를 사이에 두고 무리지어 모여서 무슨 의식같은 걸 하는 장면도 관찰되었고, 늑대나 원숭이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감은빛 2011-11-07 15:36   좋아요 0 | URL
앗! 제가 왜 이 댓글을 놓쳤을까요? 죄송합니다!
그렇죠. 동물들도 분명히 감정이 있어요.
동물들의 심리와 감정에 대해 더 다양한 사례들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1-12-22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3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