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집 가는 길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하야시 아키코 그림, 이향순 옮김 / 북뱅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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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네살 아이가 되어 엄마도 없이, 혼자 길을 나서는 상상을 해본다. 나를 예뻐해 주시는 할머니 집으로 가는 길. 똑바로똑바로 오라고 했으니, 언덕을 만나도 에둘러 가지 않고, 시냇물이 나타나도 바지 걷어부치고 나선다.   

판형이 커서 눈이 시원해지는 그림, 지극히 아이다운 말투, 우리집에서 할머니집까지 곧장 걸어가 본다는 발상. 마을을 벗어나면 들길이 나오고, 그 길을 똑바로 똑바로 가다가 아이가 만나게 되는 낯설지만 아름다운 자연, 돌멩이, 풀 한 포기, 꽃 한송이.

가는 길에 꽃을 만나고, 좋은 냄새가 나니, 이 꽃을 할머니니 드려야겠다고 생각하는 아이다운 기특함.

나비를 보고,  딸기도 보고, 신던 신을 양손에 하나씩 거머쥐고 개울도 건너고, 언덕도 오르고, 할머니 집인가 하고 들여다 본 마구간을 지나 개집도 지나 벌집까지... 만나지만...

드디어! 할머니집에 도착한다. 할머니의 다정한 얼굴이 창가에 비친다.

그리고 할머니가 준비해 주신 맛있는 케잌.




무척 따뜻한 정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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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이의 첫 심부름 내 친구는 그림책
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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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또한 읽어주면 6살짜리 형과 3살짜리 동생이 나란히 함께 보는 책이라서 책이 고맙다. 게다가 나또한 아이들과 더불어 어릴 적 향수에 빠지게 된다. 그림도 마음에 쏙 드는 것이, 전봇대에 붙은 자필 광고 전단, 정감어린 골목길, 구멍가게. 역시 달님 안녕, 손이 나왔네, 싹싹싹의 작가답다!  

 읽어 줄 때마다 아이가 묻는 부분은 따로 있다. 이슬이가 지나가는 자전거를 피하느라 넘어졌을 때 동전을 떨어뜨렸는데, 그게 어디 떨어졌는지 알려 주는 거. 이슬이가 "우유 주세요!" 소리가 파뭍힐 만큼 뚱뚱한 아줌마 손님의 등장과 그 아줌마와 주인 아줌마가 수다를 떨 때, 아이는 꼭, “아줌마들이 무슨 이야기 하고 있는 거래?” 하고 물어본다.  그럼 나는 즉석에서 이렇게 꾸며준다.

“아유~ 글쎄 옆집 찬이는 동생을 때리지도 않고(사실은 주먹질 좀 한다!) 잘 놀아 준대요~ 글쎄!” “어머~ 정말요~ 그러게요, 찬이는 어른 보면 인사도 예의바르게 잘 하더라고요~(사실, 더러~ 아니 자주~ 인사하는 것을 쑥스러워 한다.) 꼬마가 아주 귀여워요!”

그리고 맨 마지막 장면에서 심부름하는 이슬이를 엄마와 동생이 마중 나왔는데, 생긋 웃고 있는 동생이 꼭 뭐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모양인지, 나더러.

“엄마 동생이 이슬이한테 뭐라고 하는거야? 언니, 나도 나중에 심부름 잘 할 거예요! 라고 했어?” 하며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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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1-06-09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야시 아키코 아이들 넘 좋아하죠??

icaru 2011-06-15 13:03   좋아요 0 | URL
ㅎㅎ 애들도 애들이지만, 저도 좋더랍니다. 노랑이 파랑이도 이 작가의 책들을 보며 자랐겠죠?
 
우리 엄마 웅진 세계그림책 16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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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 엄마는 장면장면 일관된 의상을 연출한다. 발레복도 나오고, 요리사 복장과, 정장이나 블라우스 차림도 나오는데, 모두 같은 꽃무늬~

앤서니 브라운 이 책 만들기 참 쉬웠겠다 싶으면서도 역시 앤서니 브라운이니까 이런 단순한 구성도 참 맛깔이 나는구나 싶기도 하고.

가장 감동적인 문구는 아무래도 “엄마는 어쩌면 무용가가 될 수도 있었고 우주 비행사나 멋진 영화배우 또는, 멋쟁이 사장님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에는 "우리 엄마"가 되었다”는 부분.

엄마는 ‘너의 엄마’라는 타이틀을 가장 사랑하고 그 타이틀을 숭고히 하기 위해 오늘도 하루를 열심히 일군다는 것!

 

새삼, 난 우리아이에게 어떤 엄마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집에 가서 아이에게 찬이 엄마는 어떤 엄마냐고 물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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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1-06-14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가 늦둥이를 낳아서 지금 네 살이예요 ㅋㅋ
제가 이번엔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 아빠'를 사놨어요.
며칠내로 갖다주고 읽어줘야 해요~ㅎㅎ

icaru 2011-06-15 13:05   좋아요 0 | URL
우리집도 우리 아빠 있는데, 전 엄마라선지,,, 우리 엄마를 더 많이 읽혔어요 ^^ 우리 아빠도 마찬가지... 체크 무늬가 계속 반복되잖아요! ㅋ
 
동물원 그림책은 내 친구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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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작가 앤서니 브라운 본인이 형제만 둘 있는 집안에서 자라서 이런 표현들까지도 가능하지 싶다. 아니면, 형제를 자녀로 두었거나.  

두 남자 아이와 엄마 아빠가 주말에 동물원에 놀러가는 내용이다. 주말에 차를 타고 가니, 당연 교통 지옥이며, 두 남자 아이다 보니, 동물 보는 것은 뒷전이요, 배고프다 어찌하다 그러다가는 서로 투닥투닥 몸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심지어 아이들 아빠는 다혈질에 입도 험하다.;;  언뜻 이 가족 멤버 중에 비교적 정상은 엄마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도 그랬지만, 이 책 또한 풍자와 역설이 가득하다. 그래서, 어려워서 아이들이 갸우뚱해하냐 하면 그렇지는 않고, 재미있어 하고, 아빠가 하는 썰렁한 농담도 재밌어 하고, 고릴라들엉겨 붙어 몸싸움을 하는 걸 보고, 엄마가 “저건 어디서 많이- 형제가 뒤엉켜 치고박고 하는- 본 모습인데 하는 장면도 재밌어 한다. 전반적으로 실제 두 형제들의 일상적으로 벌어질 수 있는 풍경을 여과없이 다루었기 때문인 것 같은데, 아이들은 특히나 남자 아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 책의 반전은 마지막 장면이다.  아이가 밤에 동물원의 동물들처럼 철창에 갇혀 있는 꿈을 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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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책 (100쇄 기념판) 웅진 세계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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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집, ‘멋진’ 정원, ‘멋진’ 차고, ‘멋진’ 차를 가진 피곳 씨와 두 아들. 그러나 세 남자가  “어이, 밥 줘!” “엄마 밥 줘요!” 처럼 집에 들어와 고작한다는 말은 전혀 ‘멋지지’가 않다.

‘아주 중요한’ 학교에 다니고, ‘아주 중요한’ 회사 일이라는 데, 집안일 또한 아주 중요한 일임에도 덜 중요한 일로 치부한다.

그런데, 아침저녁 식사를 뚝딱 차려내던 엄마가 집을 나가자, 세 남자가 직접 식사를 준비하는데, ‘아주 끔찍했’습니다. 이다. 아침저녁으로 식사를 준비하는 일의 힘듦을 드디어 깨닫게 된 세 남자.

피곳 씨와 두 아들이 돼지로 변한 모습과 집 안의 물건들이 모두 돼지 모양이나 돼지 무늬로 그려지고, 엄마가 집을 나간 후 묘사된 지저분한 집의 모습이 가관이다.

풍자도 이런 풍자가 없다.

집안일은 여자의 몫이고, 직장 일과 집안일을 동시에 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에 대한 제대로 비판하고 있는 그림으로, 아이들만 보기에는 아깝다~!




우리집도 사내아이만 둘인데, 아이들이 다 크도록 이 책은 두고두고 읽힐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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