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입에 붙은 말 3종 세트는

"졸립다", "춥다", "일하기 싫다"이다.

몇십년만에 한번 돌아와요~! 라고 붙은 어느 추운 겨울이 바로 오늘이었고, 오늘 아침 얼마나 일어나 출근하기가 고롭기그지없었던가.

이 노릇은 이젠 이력이 붙을 만도 한데, 늘 죽겠다~이다.  

 

동료가 "라디오헤드 좋아하세요?" 하고 묻는다.

크립 같은 대표적인 곡 한두 개 알 뿐이면서 "좋아했죠~" 한다.

그러니까,

"이번 지산락페스티벌에 온다는데요." 한다.

그러냐고, 대충 이야기를 마무리하는데,,, 자기는 이번에 일본에 무슨 20년된 그룹인데, 라캉 크라씨엘이라나 뭐라나 무지개라는 뜻이라는데, 그 그룹 공연 티켓팅 시작 시점을 하루 놓쳐서 스탠딩석 그것도 뒤쪽 밖에 없었다고 푸념한다.

나는 결혼하고 나서는 오만원 넘는 공연은 엄두를 못내고, 가고 싶은 열망도 싸악~ 식었다고 대답했더니, 대번 '슬프네요.' 한다.

 

근데, 나는 그게 그렇게 슬프지는 않다.

나 오늘, 무슨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 잘 모르겠다.

아 맞다. 입에 붙은 말 졸립다! 로 돌아가서, 오후에 졸음이 쏟아져서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묵념하고 있었나 보다. 누가 부르기에, 화들짝 깨어난 판에, 지금 이렇게 깨작깨작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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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2-02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그게 안보면 슬플만큼 좋은 건 아니겠죠 저도 그래요. 그보다 더 좋은 아이들이 있잖아요. 엄마는 그런거 같아요 그 돈이면 우리 아이들 뭐 사줄텐데 하면서~
님 덕분에 힘내고 있어요 감사해요

icaru 2012-02-07 09:16   좋아요 0 | URL
휴~ 하늘바람 님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힘내고 있으시다니, 안심이어요!
맞아요!!! 돈과 관련해선 아이들이 느무 밟혀요!! 뭘 못하겠어요 ㅎ

2012-02-03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7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2-02-08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가들 언제 이렇게 금새 컸대요?
예전 그 이카루님 맞으신지?ㅋ
님의 큰아이가 울둘째랑 동갑이네요.
반가워요.반가워요^^

일하면서 아이들 돌보고 힘드시겠습니다.
그래도 힘내세요.화이팅^^
 
웃는 경관 동서 미스터리 북스 23
펠 바르.마이 슈발 지음, 양원달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명절이긴 했지요.

먹고, 치우고, 먹고, 치우고

열나게 설거지 했지요.

걸어다니는 식기 세척기가 된 기분이었지요.

스스로에게 노고를 치하해 줘야 했지요.

그러나 밖은 춥지요.

추리 소설 있지요.

더 잘 읽히지요.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고

눈물이 나도 웃기는

 

주인공 경관 마르틴 베크의 딸래미가 크리스마스에 아빠에게 줄 선물로

이 작품의 제목과 동일한 '웃는 경관'의 모험이라는 음반을 준비한다. 아빠를 웃기고 써프라이즈!

하려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빠는 이상하게도 머릿속이 싸늘하게 식어가면서 웃을 수 없었다. 가족들의 흥을 깨지 않기 위해 등을 돌리고 트리의 촛불을 고치는 척.

 

간만에 페이소스가 쫌 스미는 그런 추리물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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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1-2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걸어다니는 식기세척기2.
고생하셨어요,, 토닥토닥.

icaru 2012-01-31 14:10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마녀고양이님도요?

진주 2012-01-2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 만드는데 내공을 쌓으시면 걸식기 신세는 면하게 됩니다 ㅋ

icaru 2012-01-31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그런 것 같아요~ 근데 언제나 그 신세를 면하게 될지... 참 먼 이야기이고~ ㅎㅎ
아아아니, 근데,,,, 저 물결치는 긴웨이브의 아름자태 여인네는 누,누,누규?
클릭을 부르는 사진이로구만뇽

진주 2012-02-02 11:00   좋아요 0 | URL
아아..제가 착각했었나봐요.
저는 뒷판보다 앞판이 더 자신있다고 생각했었는데 ㅋㅋ
그 뒷판이 글케나 괜찮았던 모양이죠?
짧은 삼고머리 그만큼 길도록 3~4년, 그리고 긴 상태에서 3년 정도?
제게 유일하게 머리 긴 시절이예요.
지금은 댕강 짤랐죠.그게 보기는 좋아도 시간과 정성이 엄펑 쏟아야 되더라구염.
샴푸 및 에센스같은 유지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요 ㅋㅋㅋ
짜르고 나니 이렇게 편하고 좋은걸! ㅎ
 
새크리파이스
곤도 후미에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자전거 로드 레이스에서는 에이스가 있고, 어시스트가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을 읽고 알았다. 본래 이 작가는 여성이기도 하고, 또 여성적인 화자를 내세운 작품을 많이 썼다고 한다. 그런데, 어쩌다가 스포츠 소재를,, 작가가 열혈 자전거 로드 레이스 팬이라고 한다.

막상 작품을 읽고 보니, 새크리파이스 즉, '희생'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말하기에, 자전거 로드 레이스의 세계만큼 들어맞는 것도 없겠다 싶다. 그만큼 잘 쓴 작품이다.
어시스트, 자신의 승리를 쫓는 게 아니라, 팀의 승리를 위해서 몸을 던지는 사람.
최선을 다했을 때, 기록상으로는 승자가 아니지만, 승자 못지 않게 자랑스러운 기분으로 골에 뛰어드는 사람이다. 에이스보다 어떻게 해도 앞설 수는 없으나-꼭 그러지 말란 법은 없지만 도의상, 그렇게 생각해도 결코 불쾌하지 않다.
어시스트는 승리를 에이스에게 맡긴다. 자신이 필사적으로 노력해도 마지막에 에이스가 분발해 주지 않으면 모든 것은 헛수고가 된다. 그렇다면, 역으로 팀의 에이스는 자신의 승리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자신의 위해 바람막이로 힘써 준 어시스트를 위해서라도 그러니까 팀을 위해서라도 몸을 던져야 하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배우는 또 한 가지! 선수의 진가는 돌발 상황에서 드러난다.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에 따라 진면목이 드러나는 것.

 

시종 사이클로 내내 함께 레이스를 펼치는 기분으로 읽어서 그런지, 숭고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의 짜릿함이랄까, 정신적 법열과 해탈 상태랄까 그런 것도 느껴져서 상쾌~했다.

게다가 막판 반전이라면 반전의 묘미, 그것이 하도 숭고해서 (하마터면 그 선배를 오해할 뻔) 감동이라면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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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1-29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전거를 소재로 한 책이네요
재미나겠어요

icaru 2012-01-31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하늘바람님! 뭐랄까~ 산뜻했달까?
 

밑도 끝도 없이 의기소침해질 때가 있다. 분명 해야 할 일의 형체는 머리에 잡히는데, 도통 발동이 걸리지 않을 때. 나는 그럴 때 딱 맥을 놓고, 멍을 잡지. 그런데 간혹 서재에 들어와서 예전에 쓴 글들을 읽기도 한다. 읽고 나면, 에너지를 조금 얻기 때문이다.

리뷰나 페이퍼의 어떤 부분을 읽을 때면, 진짜 내가 이런 유치한 혹은 대단한 생각을 했던 것인지, 혹은 이런 변두리 지식까지 알고 있었는지, 깜짝 놀란다. 그런 사유와 지식들을 지금은 하나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두번 놀란다. 분명 사람은 망각의 동물...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 작은 것 하나라도 기록을 해놓는 게 좋겠지만,,

 

방 너머에서 아이의 기침소리를 듣고 있는 새벽이다. 저래서야 원, 아이는 잠을 자도 잠을 잔 것이 아닌 게 된다. 어머님이 주신 오미자진액에다가 따뜻한 물을 타서, 자는 아이를 깨워본다. 잠을 못자 짜증이 오를대로 오른 아이가 순순히 받아먹을 턱이...없고,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요령도 부득한 엄마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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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여자 - 개정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알제리에 있는 외국인들을 내쫓으려는 과격 회교도들에 의해 수녀 네 명이 살해되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네 명의 수녀만이 아니라, 다섯 번째 희생자(나이 예순 여섯의 스웨덴 여성도 함께 살해된 것)가 있었다. 그러나 알제리 경찰은 상부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이 여인을 가공의 인물로 처리하고, 그 날 밤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조작한다. 알제리 소속 여자 경찰관 프랑수아즈는 사건 현장에 혹시 남아 있지 모를 다섯 번째 여인의 개인유품을 소각하라고 명 받았다. 그러나 그 여성 경관은 다른 수사관이 발견하지 못했던 핸드백 하나를 옷장 뒤에서 발견하고, 핸드백 속에 있던 스웨덴에 살고 있는 딸에게 아직 부치지 못한 편지들을 읽게 된다.

이 다섯 번째 피살자 여성은 알제리 여행 중이었고, 젊어서는 남편에게 학대당하면서, 어렵게 딸 하나를 길러내고 그 딸이 자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평생 꿈꾸던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던 것이다. 사고 나던 날 이 여인은 숙소로 수녀원을 택하는데, 여비가 넉넉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연히도 그날밤 수녀원에 들이닥친 회교도 괴한들에 의해 다섯 번째 희생자가 되고 말았던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


주어진 임무에 대한 가책과 번민으로 괴로워하던 여자 경찰 프랑스와즈는 다섯 번째 여인이 남긴 부치지 못한 편지와 사건의 모든 진실을 털어놓으며 이해를 구하는 편지를 여인의 딸에게 보내게 된다.


그리고 도입부에서부터 범인으로 활약하게 될 인물 즉, 다섯 번째 여인의 딸을 분명히 시사해 주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어머니에 대한 복수 그러니까, 무장침입한 회교도를 타도하자는 것이냐 하면, 음,,, 그러니까 그것은 읽어보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녀가 살해 대상자로 삼은 사람들. 새새를 관찰하는 조류 애호가이고, 또 한 남자는 꽃가게를 운영하며 난초를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인물이며, 세번째 남자는 대학의 연구원. 이 평범해 보이고, 견실해 보이는 이들이 피해자인가에 대한 배후를 캐내면서 읽는 매력이 있고, 수사관 발란더와 그의 동료들의 고군분투를 지켜보게 된다. 독자는 범인을 알지만, 발란더와 그의 동료들은 범인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한명인지 여러명인지 조차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범인을 추적한다.


만켈의 추리 소설을 읽다보면, 같이 어둡디 어두워진다. 독자가 이입을 잘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전면적으로 우울을 표방하지 않으면서도 비가 많은 날씨, 업무 과다에 수면 부족한 나날들. 비가 내리는 진창에서 유해를 파해치거나, 호수에서 사체를 건져내는 장면이 좀 나와서, 아니면 살해 방법이 지나치다 싶게(오래오래 고통을 주다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방식) 잔인해서 그런가?

 발란더를 위시한 그들은 잠이 부족하고, 머리가 무겁다. 심지어 발란더가 수사를 맡게 된지 얼마 안 되었을 당시, 발란더의 아버지가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다 쓰러지시는데, 뇌출혈로 돌아가신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 제대로 슬퍼하며 의식을 치룰 겨를조차 없을만큼. 페이지수로 헤아리기 어려워 킬로그램(?) 단위로 따져야 하는 11킬로그램이나 되는 10년전 미해결 수사 기록을 들추거나 예민한 육감이 사건 해결의 단서가 될만한 일들,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데 이모든 것을 발란더 혼자 짊어지는 것은 물론 아니고, 다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전담 마크 영역들이 있다. 그런 것을 지켜보는 것도 헤닝 만켈의 작품을 읽는 작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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