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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연장통 - 인간 본성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진화 심리학이라고 한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저자가 첫 발자국을 찍었나 보다. 읽다보면, 마빈 해리스의 작은 인간, 문화의 수수께기에서 읽었던 내용을 한국 현대 방송 매체 및 저변 문화에 이론 적용한 버전 쯤으로 읽힌다. 그래서 어디서 읽어 봤던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일까.
현대인의 심리를 진화의 관점에서 생물학적으로 접근한 학문 분야라는 이야기인데, 본문에서도 창조론에 견주어 진화 심리학에 대해 알 수 있겠끔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과학적 이론으로서의 창조론이 가치가 없는 이유는 어떤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싶은데, 설명이 안 될 때, 창조론은 '태초 그렇게 만들었답니다. 원리에 대해서는 신경끄삼'이 되버리지만, 진화 심리학의 경우 여러 예측들을 통해 인간의 지식 범위를 넓혀 주기 때문이라고.
종종 부연 설명이 더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은 부분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재미있게 그리고 풍부하게 실례를 들기 위해 노력하는 저자의 노력이 느껴져 소소한 아쉬움들에 대해서는 반쯤 눈감아 주고 읽을까나.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남녀 모두 자신의 애인이 뛰어난 유머 감각을 지니고 있기를 바라지만, 여기서 뛰어난 유머감각이 의미하는 것은 정반대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남성은 남을 잘 웃기는 여성보다 자신이 던지는 유머를 잘 이해하여 즉시즉시 큰 웃음을 터뜨려 주는 여성을 배우자로서 선호한다. 반면에 여성은 자신이 던지는 유머에 잘 반응해 주는 남성보다 무조건 자신을 잘 웃겨 주는 남성을 배우자로 선호한다. 두 결론을 종합해보면 신봉선이나 강유미 같은 개그우먼들이 얼마나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지 저절로 동정심이 생길 것이다. 남성 시청자는 개그맨이 나왔건 개그우먼이 나왔건간에 웃음에 인색하다. 그나마 잘 웃어주는 여성 시청자는 개그우먼보다 개그맨의 입담에 웃음을 잘 터뜨린다. "
"물에 대한 정서적 반응은 단순히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행동도 변화시킨다. (...) 청개천이 제대로 복원된 자연 하천이 아니라 억지로 물을 끌어다 쓰는 인공 하천임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청계천을 복원한 이가 전 국민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기현상도 물에 대한 별스러운 애착이 인간 본성의 일부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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